성균관대가 올해도 사교육/선행학습을 유발하는 경시대회를 실시해 비난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습니다. 사교육업체인 종로학원하늘교육과 손잡고 운영하는 경시대회로 사교육을 유발하고 선행학습 또한 조장한다는 교육계의 비판에는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입니다.

성대 경시대회 참가/수상 실적 등은 학교 밖에서 이뤄지는 외부실적인 탓에 학생부종합전형에선 활용될 수 없으나, 특기자 전형에서는 활용 가능합니다. 성대와 종로하늘은 특기자전형의 맹점을 파고들어, 사교육기관 주관 경시대회에 성대의 대학 브랜드와 영향력으로 학부모들에게 사교육을 유발/조장하는 효과를 내 왔습니다. 교육당국과 대학들이 일관되게 사교육 시장축소 노력을 쏟아 붓는 와중에 상위대학인 성대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는 셈입니다. 성균관대 영어/수학 학력경시대회는 초등학교/중학교 학부모들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누립니다. 한 해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되는 경시대회는 성적 발표일이면 홈페이지가 마비될 정도지요. 지난해 3월 경시대회의 경우 신청자가 많아 마감일을 이틀 연장하기도 했습니다. 초/중학교의 경우 ‘모의고사’라는 전국단위 평가가 없다는 점도 높은 인기의 배경입니다. 매년 6월중3, 고2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학업성취도 평가가 있으나, 교육과정을 따라갈수 있는지 확인하는 기초학력 수준 테스트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학부모들 입장에서는 경시대회를 일종의 실력체크 무대로 인식하게 됩니다.

성균관대는 경시대회를 사교육업체인 종로학원하늘교육과 손잡고 운영하고 있습니다. 주최기관이 성균관대이며 정식 명칭은 ‘성균관대학교 전국 영어/수학 학력경시대회’지만, 실질적인 운영은 종로하늘이 전부 주관합니다. 홈페이지, 관련 문의사항 접수, 원서접수 등 경시대회 운영 전반에서 종로하늘의 손이 닿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입니다. 수익사업도 종로하늘이 실질적 주관사로 기출문제집 동영상 강의 등 사교육 콘텐츠를 종로하늘을 통해 구매하도록 안내합니다. 사교육기관의 영리사업에 성대가 나서 대학 브랜드와 영향력을 제공해가며 사교육 유발행위를 돕는 셈입니다.

 

사교육기관이 수익을 추구하고 영리행위에 나서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으나, 공공기관에 속하는 대학인 성대의 행보는 석연치 않습니다. 사립대라고는 하나 국/공립대와 동일한 고등교육을 담당, 공적 책무가 있는 공공기관의 성격이며, 사립학교법/고등교육법 등의 통제를 받는 기관으로서 사교육기관과 다른 행보를 보여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기 때문입니다. 교육계에서 성대 경시대회를 바라보며, 우려와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게 되는 배경입니다.

교육수요자들도 성균관대의 경시대회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출했습니다. 대학이 사교육기관과 손잡고 벌이는 경시대회에 대해 ‘대학이 주최로 참여해서는 안 된다’는 대답이 83%나 됐습니다. 대학이 참여해도 된다는 응답은 17%에 불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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