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소서 간접활용 가능'…‘K-MOOC 학종전략’ 원년되나

[베리타스알파=이우희 기자] 대입의 새로운 대세 학생부종합전형에 겨냥, 진로탐색과 심화학습 도구로 주목 받고 있는 K-MOOC 강좌가 대폭 늘어난다. 사교육 통제를 위해 교육부가 대입 자기소개서 기재 금지 활동을 촘촘하게 걸어둔 상황에서 지난해 출범한 K-MOOC에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수강 후 평가점수나 이수증은 학생부에 기재할 수는 없지만 강좌 관련 내용을 언급하면서 지원한 전공에 대한 관심과 열정, 전공적합성 등을 증명해 보일 수 있다. K-MOOC가 10여개 강좌로 지난해 출범하면서 2016 입시에서는 가능성만 확인하는 데 그쳤지만, 2017부터는 풍성한 강좌를 바탕으로 ‘K-MOOC 학생부종합전형 전략적 활용의 원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K-MOOC 프로젝트, 꾸준한 인기>
교육부는 4일 “인터넷으로 언제 어디서나 유명 교수의 명강의를 무료로 들을 수 있는 K-MOOC 강좌를 올해 100개 이상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국내 10개 대학 27개 강좌로 시범서비스가 첫 닻을 올린 지 4개월여만에 강좌를 100개 이상으로 대폭 확대하는 것이다. 교육부는 “지난해 10월 14일 서비스 개통 이후, 올해 3월 1일까지 약 4개월 간 홈페이지 방문 수가 60만 건을 넘어서는 등 개인학습자의 관심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무크'(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는 말 그대로 일반 대중(Massive)을 상대로 무료로(Open) 진행되는 온라인(Online) 강좌다.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등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MOOC는 질의/응답, 토론, 과제 등을 통해 교수와 수강생 또는 수강생간 양방향 학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일방향성 온라인 강의인 TED보다 진일보한 방식이다. TED가 짧은 시간 진행되는 특강이라면 MOOC는 일정 기간을 두고 과제를 수행하고 궁금한 점을 질의할 수 있으며, 토론 등에도 임하는 과정을 거쳐 수료하는 일반적인 강의의 형태를 띤다.

K-MOOK는 지난해 10월14일 경희대, 고려대, 부산대,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이화여대, 포스텍, 카이스트(KAIST), 한양대 등 10개 대학이 개설한 27개 강좌로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1일 현재 홈페이지 방문건수가 66만7000건, 수강 신청자가 7만2000명에 이른다.

▲ K-MOOC가 올해 100여개 강좌로 본격 확대되면서 대입 '학생부종합전형의 출발점'으로서의 가치가 더욱 주목받을 전망이다. 지난해 10개 대학 27개 강좌 가운데 인기강좌 1위는 8093명(3월1일 기준)이 수강한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의 '경제학 들어가기'가 차지했다. 사진은 인터뷰 중인 이 교수의 모습./사진=K-MOOC 홈페이지 캡처
가장 인기 있는 강좌는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의 '경제학 들어가기' 강좌로 지금까지 8093명이 수강신청을 했다. 이어 2~10위는 ▲박영택 성균관대 시스템경영공학과 교수의 ‘창의적 발상’ 5793명 ▲신정근 성균관대 유학대학 교수의 ‘논어’ 5030명 ▲김기응/오혜연 KAIST 전산학과 교수의 ‘인공지능과 기계학습’ 4459명 ▲김희준 서울대 화학부 명예교수/GIST(광주과학기술원) 석좌교수의 ‘우주와 생명’ 3494명 ▲이종필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의 ‘일반인을 위한 일반상대성이론’ 3364명 ▲류철균 이화여대 영상콘텐츠전공/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의 ‘영화스토리텔링의 이해’ 3353명 ▲정명교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의 ‘문학이란 무엇인가’ 3333명 ▲손영종 연세대 천문학과 교수의 ‘우주의 이해’ 2710 ▲김종우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의 ‘경영데이터마이닝’ 2650명으로 집계됐다.

<신규강좌는 수시원서접수 시즌인 9월 중 개발완료 예정>
100여개 신규강좌는 20여개 K-MOOC 선정대학이 55개, 재정지원사업을 활용한 강좌 30개를 기본 개발하고 여기다 민간기업 협의와 해외 MOOC와의 연계를 통해 나머지를 채울 계획이다.

교육부는 올해 서비스 활성화를 목표로 10개 안팎의 참여 대학을 추가로 선정한다. 이들 대학은 지난해 선정 대학과 함께 총 50여개 강좌를 개발하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선정된 대학에는 강좌당 5000만원이 3년간 지원된다. 대학은 이를 바탕으로 선정 첫해에는 2개, 2년차에는 3개, 3년째에는 5개 강좌를 개발해야 한다.

외국인 대상 한국어 등 한국학 분야와 과학기술 대중화를 위한 이·공계 전공기초분야는 별도로 지정해 5개 강좌를 개발한다. 한국학 분야 강좌는 해외 유학생을 대상으로 선수과목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한국어 강좌는 2017년 정부초청장학생을 대상으로 한 한국어 연수과정에 적용될 예정이다. 외국인 대상 강좌 운영을 위해 하반기부터는 영문 서비스도 제공한다.

또 대학특성화사업과 대학인문역량강화사업 등 각종 재정지원 사업 대상에 선정된 대학이 희망하면 해당 사업비를 이용해 K-MOOC 강좌를 개발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이를 통해 30개 안팎의 강좌를 새로 개설한다.

중국 칭화(淸華)대가 개설한 '중국판 무크'인 '쉐탕엑스'의 강좌 1개도 해외 무크 연계 강좌로 수강할 수 있다. K-MOOC 강좌를 초・중등 교원 및 공무원 대상 연수와 민간기업의 재직자 교육훈련에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현재 한국능률협회와 서울시 교육연수원, 한국저작권위원회,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iMBC가 K-MOOC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대학가의 K-MOOC 활용도 역시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등은 K-MOOC 강좌를 오프라인 수업과 연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경희대와 이화여대는 K-MOOC 강좌를 이수하면 별도 오프라인 평가를 거쳐 학점을 줄 계획이다. 대학간 학점교류 양해각서(MOU) 체결을 통해 다른 대학이 개설한 강좌를 들을 때도 학점을 주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K-MOOC 강좌가 100여개로 본격 확대되는 시점은 수시 원서접수가 한창인 올해 9월로 예상된다. 교육부는 이달 신규 K-MOOC 대학과 재정지원사업 활용 강좌에 대한 공모를 거쳐, 4월 말까지 선정을 완료할 계획이다. 선정된 대학은 오는 9월 개설을 목표로 강좌 개발을 추진한다. 다만 지난해 개설된 강좌는 올해 1학기 중 다시 운영된다. 강좌별로 수강신청 기간과 개강일이 다르므로 수강을 원하는 희망자는 홈페이지에서 강좌별 일정을 확인하고 수강신청을 하면 된다.

<K-MOOC의 학생부종합전형 활용성에 주목해야>
수시의 대세로 떠오른 학생부종합은 방학부터 준비하는 게 좋다. 학기중에는 교과진도를 따라가야 하고 중간/기말시험과 모의고사 등 바쁜 일정에 쫓기게 마련이다.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방학을 이용해 진로와 전공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이유다. 방학 동안 최근 부상한 MOOC를 활용해 진로탐색은 물론 교과와 연결되는 전공에 대한 관심, 최근 강조되고 있는 인문학과 융합에 대한 접근을 위한 출발점으로 삼아보는 것도 괜찮은 전략이다.

대외 활동이 학생부/자소서 등에 기재가 금지돼 있는 상황에서 MOOC와 TED 등 온라인 강좌들은 활용가치가 상당하다. 강좌의 성격, 역사, 일방향성/양방향성, 소요시간 등 MOOC와 TED는 상이한 성격을 지녔으나, 학생부종합전형의 입장에서 보면 동일한 맥락이다. 자기주도적으로 선택해서 영향을 자기화할 수 있는 온라인 강좌 플랫폼이라는 형식의 동일함 때문이다. 실제 ‘3대 MOOC'로 꼽히는 에덱스(edEX) 유다시티(Udacity) 코세라(Coursera)와 TED는 이미 다양한 측면에서 학생부종합전형에서 활용되어왔다. 다만 언어의 장벽이 대중적인 활용을 가로막는 걸림돌이었다. 올해 본격 확대되는 K-MOOC와 번역이 제공되는 TED가 주목 받는 배경이다.

MOOC와 TED는 학생부종합전형 중 자기소개서에서 특히 빛을 발한다. 서울대 수시 일반전형 자소서를 기준으로 보면, 1번(고교 재학기간 중 학업에 기울인 노력/학습경험에 대해 배우고 느낀 점) 2번(고교 재학기간 중 의미를 두고 노력했던 교내활동 3개 이내) 3번(고교 생활 중 배려/나눔/협력/갈등 관리 등을 실천한 사례) 4번(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책 3권 이내) 중 3번을 제외한 전 문항에서 MOOC/TED가 활용 가능하기 때문이다. 3번에서 활용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문항의 특성상 MOOC/TED를 활용하는 사례는 드문 편이다.

실제 자소서의 사례를 들면 1번의 경우 학업에 노력을 기울이던 중 이해되지 않는 부분을 찾기 위해 TED와 MOOC를 찾아 심화학습에 나섰다는 방식으로 기술이 가능하고, 2번에서는 교내활동 과정에서의 TED/MOOC 활용사례 또는 역으로 TED/MOOC를 보고 교내활동을 계획/실행했다는 사례 등의 기술도 가능하다. 4번의 경우 책을 고르게 된 계기부터 시작해 책을 읽고 TED/MOOC까지 섭렵했다는 방식으로의 기술로 학습열의를 나타내는 데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다만 TED/MOOC를 활용함에 있어서 유의 할 지점은 이를 자소서의 출발점이나 학생부와의 연결고리로 활용하는 선에서 그쳐야 한다는 점이다. TED/MOOC가 학습에 대한 동기(흥미)를 유발시켰고 심화학습까지 이어졌다는 식의 활용은 바람직한 인상을 남길 수 있지만, TED/MOOC가 마치 학습의 목표이거나 전부인 것처럼 다뤄지게 되면 곤란하다. 학생부종합의 중심은 어디까지나 교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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