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치혁의 건강 클리닉]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말이 있다. ‘지나침은 부족함과 같다’는 뜻이다. 인생사 모든 영역에 적용이 되는 말이지만 건강에도 정확히 적용이 된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건강식품이다. 몸을 따뜻하게 만드는 좋은 차로 인삼차나 계피차 생강차 등이 있다. 인삼은 정기 즉 면역력을 높일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소화기도 강화시키는 좋은 약재다. 약의 성질도 따뜻해서 감기예방에는 아주 좋은 약이다. 계피차도 성품이 따뜻하고 매워서 겨울의 차로는 제격이고, 생강차도 위를 자극하는 것은 물론이고 몸을 덥혀줄 수 있어 봄 가을의 음용차로 추천할만하다.

하지만 이런 차를 마실 때에도 전문가들과 상의하지 않는다면 장기복용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특별한 병증도 없고 자기 몸에 맞는지도 확신하지 못한 상태에서 한 가지 약재만 과도하게 복용하면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인삼은 온몸을 데워주기보다는 비위 즉 소화기를 따뜻하게 보(補)해 주는 약이다. 아랫배가 차거나 다리가 찬 경우엔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진 못한다. 인삼이 좋다고 계속 복용한다면 몸에 열(熱)이 조장되어 쉽게 짜증이 날 수 있다.

▲ 한뜸한의원 황치혁 원장
계피는 한의사들이 쓸 수 있는 약재 중에 아주 뜨거운 약이다. 계피는 배꼽 위아래 부분의 냉증을 다스리는 중요한 약재다. 아랫배는 차면서 상열증상이 있는 분들은 계피차를 오래 드셔도 좋지만 냉증이 없는 분들은 피하는 게 좋다.

건강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어서 판단하기 힘들어도 얼마든지 넘치지 않게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하나를 쭉 드시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를 번갈아 드시면 지나치게 복용할 가능성은 줄어든다. 잘 모르겠으면 이것저것 골고루 드시면 된다는 말이다.

건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좋은 걸 지나치게 많이 해서 문제가 되는 상황을 많이 본다. 몸에 좋은 운동이 건강을 해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날씨가 추울 때의 운동은 자칫 득보단 실이 많을 수 있다. 그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온도가 내려가면 혈관이 수축되어 사지로 혈액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다. 혈액공급이 부족하면 경직된 근육이 풀어지고 관절의 운동이 부드러워질 때까지의 시간이 더 걸리게 된다.

근육과 관절이 충분히 풀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운동을 하게 되면 부상의 위험이 커지게 마련이다. 기온이 낮을 때 준비운동 시간을 충분이 늘리고 운동의 강도도 약화시켜야 하는 이유다. 실내운동은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지만 준비운동 시간을 늘려서 나쁠 이유는 없다.

나이 드신 분들이 겨울운동을 할 때엔 더욱 조심해야 한다. 온도가 많이 내려가는 날에는 운동을 삼가는 것이 좋다. 날씨가 따뜻해도 새벽운동보다는 10시 이후의 운동이 바람직하다. 나이가 들면 혈관의 탄력이 감소되므로 추운 날씨로 인한 혈관수축과 운동으로 인한 혈액공급량의 증가란 두 가지 악재가 겹치면 뇌졸중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준비운동을 충분히 하더라도 같은 운동을 매일 하는 것은 좋지 않다. 근육이 피로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운동지도를 하는 분들은 하루는 상체근육, 다음 날은 하체근육운동을 하는 식으로 근육이 쉴 시간을 줘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런 방법도 나이에 따라선 쉬는 시간이 부족할 수 있다. 30대 이하의 젊은 사람들은 과격한 운동을 해도 하루만 쉬면 근육의 활력이 되살아날 수 있지만 50대를 넘어서면 하루 휴식으로 근육이 회복되지 못할 수도 있다. 본인의 운동강도를 줄이거나 쉬는 날을 하루가 아니라 이틀로 잡는 것이 바람직하다. 근력운동의 경우 운동을 시키는 근육을 2개 부위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 3개 그룹으로 나눠, 운동을 한 근육들은 이틀 정도 쉬게 만들면 된다. 일주일에 6일 운동을 하는 기준이다. 만약 주 4일 운동을 한다면 2개 그룹으로 나눠 운동해도 특정근육이 일주일에 2회 정도 집중 운동하는 셈이 되므로 별 무리가 없다는 이야기다.

무리한 운동으로 건강을 해치는 정도가 아니라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드문 일이긴 하지만 마라톤을 하다가 사망했다는 보도를 가끔 접한다. 운동이 지나쳐서 생겨나는 일이다. 마라톤 경력이 짧으면서도 욕심을 내서 달리는 경우도 있고, 전날의 과로나 음주 등으로 몸의 컨디션이 악화되어 있는 상태에서 무리하다 변을 당한다. 자기의 신체능력을 넘어서는 운동보다는 약간은 모자라는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내 선배님들 중에는 테니스를 치다가 돌아가신 분들이 있다. 한 분은 60대 초반의 한의사셨다. 젊을 때부터 운동을 해왔고 지역테니스회의 고문으로 있을 정도로 테니스를 즐기던 분이 친구들과 게임을 마치고 나서 쉬다가 돌아가셨다. 시인은 심장마비. 한의사셨던 만큼 건강관리도 잘 해왔고, 규칙적인 운동을 해왔던 터라 그 분의 사망은 주변사람들에게 충격이었다. 또 다른 분도 테니스를 치고 난 후에 심장마비로 돌아가셨다. 그것도 50대 중반의 나이에. 존경했던 선배였고, 아직은 왕성한 활동을 할 나이여서 주변의 안타까움은 컸다. 상가에서 들은 이야기론 한의사 선배님은 나이에 비해 운동강도가 강했던 것 같고, 50대 중반의 선배님은 스트레스와 전날의 과음이 원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테니스가 나쁜 운동이란 이야기가 아니다. 몸이 과로한 상태에선 평소와 같은 강도의 운동도 과하다는 케이스들이다. 모든 상황에 통용되는 건강법이 드물지만 ‘모든 일이 정도를 지나치면 오히려 부족한 것만 못하다’는 말은 언제나 믿어도 될 말이다. /한뜸 한의원 원장 (02)2052-7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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