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액장학금 기숙사 입사 전폭 지원 준비

[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이화여대가 전국 세 번째 여대 학군단(ROTC)으로 선정됐다. 이화여대는 학군단을 반대한다는 총학생회의 선언과 그에 대한 학내 여론이 맞붙는 등 우여곡절을 거친 끝에 세 번째 학군단 보유 여대가 됐다. 이화여대는 학군단 전원 전액 장학금 지급, 기숙사 입사 등 전폭적인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국방부는 전국 세 번째 여대 학군단으로 이화여대를 선정했다고 24일 밝혔다. 국방부는 ‘지난해 시행된 대학구조개혁 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점’과 “학군단 전원에게 전액 장학금을 지급하고 기숙사 지원을 약속하는 등 전폭적인 지원계획을 마련한 점‘을 이화여대의 선정 배경으로 설명했다. 국방부는 “이화여대의 선정으로 3개 여대 학군단에서 매년 90명가량의 우수 인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며 기대감을 표출했다.

새롭게 학군단이 설치되는 이화여대는 내달부터 8월까지 30명 규모의 학군 후보생을 선발한다. 기존 여대 학군단인 숙명여대 성신여대와 같은 규모다. 이화여대는 11월 학군단을 창설하고 내년 1월부터는 본격적인 학군 후보생 훈련에 돌입하겠다는 계획이다. 해외 대학 학군단과의 교류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는 지난해 10월 여성 인재들의 군 장교로의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 여대 학군단을 추가 설치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전국 7개 여대 중 학군단이 기 설치된 숙명여대와 성신여대를 제외한 광주여대 덕성여대 동덕여대 서울여대 이화여대 등이 후보군이 됐으며, 12월24일까지 지원서를 접수한 결과 동덕여대를 제외한 나머지 4개 여대가 지원서를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심사위원의 3분의 2 이상을 민간전문가로 구성하고, 심사단계별로 심사위원을 다르게 편성하는 등 공정성에 중점을 둔 심사를 진행했다. ▲학군단 설치요건인 시설요건과 안보학 과목 개설여부, 예비역 채용여부 ▲우수 후보생 확보 여건인 대학의 기본역량과 후보생 지원계획 ▲대학 안보관련 활동인 평시 군과의 교류실적과 안보 인프라 구축 ▲학군단 운영의지를 나타내는 대학 및 재학생 관심도 등이 평가 항목으로 활용됐다. 지난달 중순까지 서류심사를 하고, 지난달 말 현지실사를 거친 끝에 이화여대가 학군단으로 최종 선정됐다.

▲ 이화여대가 전국 세 번째 여대 학군단(ROTC)으로 선정됐다. 이화여대는 학군단을 반대한다는 총학생회의 선언과 그에 대한 학내 여론이 맞붙는 등 우여곡절을 거친 끝에 세 번째 학군단 보유 여대가 됐다. 사진은 지난 2012-2013 동계훈련에서 1위를 차지한 성신여대 학군단의 모습. /사진=성신여대 제공

이화여대는 최종 선정을 앞두고 곤혹스러운 상황에 직면하기도 했다. 총학생회가 학군단 유치 반대 의견을 SNS에 게재하는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27일 이화여대 총학생회는 SNS를 통해  "군대는 가부장제를 구체화하며 (가부장제를) 가장 강력하게 재생산하는 곳"이라며, "학군단 유치는 남성중심적 군대문화를 '이화'에서 재생산해 '여성'대학의 본질을 망각하는 행보"라고 학군단 유치 반대에 대한 입장을 강력히 표명했다. 당시 총학생회는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징병제를 통해 군대를 남성의 의무로 강요해 여성과 차별화하는 '남성' 중심적 사고방식과 주체를 생산해 왔다"라며 "이화여대가 지켜야 할 가치는 ROTC 유치가 아닌 한국여성학의 산실로서 아직 한국 사회에서 소수자인 여성들의 교육권을 수호하고 군대 내 남성중심적 문화에 대해 비판적인 사고를 하는 여성인재를 양성하는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총학생회가 ROTC 유치에 대한 반대입장을 드러내자 학교 측과 학생들의 우려섞인 질타가 이어졌다. 학교 측은 "총학생회의 주장이 학생 다수 의견과 상충된다"고 꼬집었으며, 학생들은 "학우들과의 소통 없는 일방적인 입장 표명"이라고 질타했다. 결국, 총학생회는 하루가 지난 지난달28일 SNS를 통해 "입장서와 관련해 많은 우려의 목소리를 전달(받았다)"며 "부족한 부분이 담긴 입장서인만큼 삭제하도록 하겠다"고 입장을 표명하고 "이화인 여러분들께 우려와 논란을 만든 점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의 말을 전했다.

이화여대 총학생회가 게재글을 삭제하면서 사태는 일단락됐지만, '오해의 소지' '부족한 부분이 담긴 입장서인만큼 삭제' 등의 표현을 사용해 향후 ROTC 유치 관련 불똥이 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특히, 학군단 운영의지 관련 대학과 재학생의 관심도가 평가 항목에 포함된 탓에 이화여대가 선정에서 배제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 우여곡절 끝에 세 번째 여대 학군단으로 이화여대가 호명되며, 학군단 설치를 희망하던 학교 측과 학생들은 가슴을 쓸어내리는 모양새가 됐다.

세 번째 여대 학군단으로 이화여대가 선정되면서, 학군단 설치 여대는 내년부터 3개 대학 체제가 된다. 기존 학군단 설치 여대는 숙명여대와 성신여대 2개 대학이다. 국방부는 여성 대상 학군단을 시범 시행하기로 하고 2010년 숙명여대를 여군 학군단 시범학교로 선정하고, 2011년부터 여자 후보생 선발을 시작했다. 2012년 성신여대에 학군단이 설치되면서 여대 학군단은 2개 대학으로 늘어났다. 광주여대 덕성여대 동덕여대 서울여대는 1, 2차 여대 학군단 선발에 모두 지원했으나 탈락했으며, 이화여대는 1차 선발에서 경합에 나섰다 탈락한 후 2차 선정에서는 신청을 포기한 바 있다.

숙명여대가 선정될 당시만 하더라도 여대 학군단 설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으나, 2012년 하계훈련에서 숙명여대 학군단이 종합성적 1위를 기록하고 2012-2013 동계훈련에서는 성신여대가 1위를 기록하는 등 여대 학군단은 뛰어난 훈련 성과를 보이며 우려를 종식했다. 기존 여대 학군단의 뛰어난 훈련 성과는 3차 여대 학군단 선발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여대 학군단이 부각돼 마치 여대를 통해서만 학군장교가 될 수 있는 것처럼 오해를 사기도 하지만, 타 일반대학 학군단도 여대생을 선발한다. 현재, 일반대에 설치된 108개 학군단을 통해 연 190명 규모의 여자 학군단 후보생이 선발되고 있다. 여대가 아닌 일반대에서의 여자 후보생은 고려대 명지대 강원대 충남대 전남대 영남대 등 6개 대학이 숙명여대와 같이 여군 학군단 시범학교로 선정돼 2011년 선발이 시작됐으며, 2012년 성신여대 학군단 설치와 같은 시기에 대부분의 학군단에서 여자 후보생을 선발하는 것으로 확대됐다.

다만, 대학별로 선발인원이 배정돼 학내 경쟁을 하는 남자 후보생과 달리 여자 후보생은 지역별로 인원이 배정된다. 개별 대학에 인원을 배정하는 구조가 아니므로 해마다 대학별로 선발되는 여자후보생의 수는 다소 상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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