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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놓고 사교육 선행유발' 성대 경시대회, 비난 봇물'초중 사교육선행유발의 주범'..'대학경시대회 정돈해야'
  • 박대호 기자
  • 승인 2016.02.24 11:37
  • 호수 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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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성균관대가 사교육업체의 경시대회를 올해도 실시한다. 사교육업체 종로학원하늘교육과 손잡고 운영하는 경시대회로 사교육 유발과 선행학습 유발 요인 탓에 쏟아지는 교육계의 비판에는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성대 경시가 학교 외부실적인 탓에 학생부종합전형에선 활용될 수 없으나 특기자전형에서는 활용 가능하다는 맹점을 파고들어, 사교육기관 주관 경시대회에 성대의 대학 브랜드와 영향력으로 학부모들에게 사교육을 유발/조장하는 효과를 내 왔다. 교육당국과 대학들이 일관되게 사교육 시장 축소 노력을 쏟아붓는 와중에 상위대학으로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는 셈이다. 

성대가 ‘꼼수’까지 발휘해가며 특기자전형을 운영하는 대학으로서 마치 경시대회가 대입과 연계되는 듯한 인상을 주는 부분도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대학별 고사에 관해 선행학습(사교육)영향평가보고서를 대학들이 매년 초 발표하도록 강제될 만큼 대학의 선행학습 유발행위 예방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상위학년 응시가 가능한 경시대회를 운영해 선행학습을 사실상 유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대는 연 300억원에 달하는 국가재정지원사업을 받는 데다 상위대학으로 영향력이 강하기 때문에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업계 한 전문가는 “주요 대학으로 꼽히는 성대가 계속해서 사교육기관과 손잡고 경시대회를 주최해 사교육 시장 확대를 돕고, 어린 학생들을 대상으로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일은 대학의 책무를 저버리는 짓”이라 강하게 비판하며, “지금이라도 성대는 사교육 기관 주관 경시대회에 손을 떼고 대입 사교육과 선행학습 유발 행위를 멈춰야 한다”고 꼬집었다.

   
▲ (주)하늘교육 홈페이지에서는 성대 경시대회를 버젓이 홍보한다. 명칭은 성균관대 경시대회지만, 실질적인 주관을 종로학원하늘교육이 도맡아 하기 때문이다. /사진=(주)하늘교육 홈페이지 캡처

<사교육기관과 손잡은 성대 경시>
성균관대 영어/수학 학력경시대회는 초등학교/중학교 학부모들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누린다. 한 해 2차례에 걸쳐 진행되는 성대 경시대회는 성적 발표일이면 홈페이지가 마비될 정도로 많은 학부모에게 있어 관심의 대상이다. 지난해 3월 경시대회의 경우 신청자가 많아 마감일을 이틀 연장할 정도였다. 초/중학교의 경우 ‘모의고사’라는 전국단위 평가가 없다는 점도 경시대회의 높은 인기 배경이다. 매년 6월 중3, 고2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학업성취도 평가가 있으나, 교육과정을 따라갈 수 있는지 확인하는 기초학력 수준 테스트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학부모들 입장에서는 경시대회를 일종의 실력체크 무대로 인식하게 된다.

주요 대학 가운데 경시대회를 실시하는 대학은 성대 외에도 있지만, 실질적인 사교육업체의 경시대회에 주최기관으로 참여하는 대학은 성대가 유일하다. 연세대가 초/중 대상 창의수학 경진대회, 한국외대가 초/중/고 외국어경시대회, 고려대가 전국 영어/수학 인증시험 등 명칭은 제각기 달라도 실질적인 경시대회들을 운영하고 있지만, 연대 경시대회는 연대 주최, 연대 미래교육원 주관, 외대 경시대회는 외대 주최/주관, 고대 경시대회는 KU네트웍스, 고려대산학협력단 기술지주 주최/주관으로 최소한 대학의 테두리 내에서 실시된다. 실질적인 사교육기관의 경시대회에 이름을 얹는 모양새인 성대 경시와는 궤를 달리한다.

성대는 경시대회를 사교육업체인 종로학원하늘교육과 손잡고 운영하고 있다. 주최기관이 성대이며 정식 명칭은 ‘성균관대학교 전국 영어/수학 학력경시대회’지만, 실질적인 운영은 종로하늘이 전부 주관한다. 홈페이지, 관련 문의사항 접수, 원서접수 등을 전부 종로하늘이 주관/실시하고 있다. 경시대회 홈페이지 URL부터 skku.edusky.co.kr로 하늘교육의 도메인을 활용하고 있으며, 경시대회 고사진행본부와 종로하늘 본사의 주소도 ‘서울시 중구 청파로 456’으로 동일하다. 홈페이지에 안내된 전화번호를 통해 관련 문의를 받는 곳도 종로하늘이며, 원서접수도 종로하늘을 통해 이뤄진다.

성대 경시를 통해 이뤄지는 수익사업도 종로하늘이 실질적 주관사다. 성대 경시 홈페이지는 하이퍼링크를 통해 기출문제집과 동양상 강의 등 사교육 컨텐츠를 종로하늘을 통해 구매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기출문제집의 경우 링크를 누르면 (주)하늘교육 인터넷 교육방송 EDUSKY로 접속되며, 동영상 강의는 링크를 누르면 ‘에듀원’이라는 동영상 강의를 판매하는 홈페이지에 접속된다. 각기 다른 사이트지만 에듀원의 대표는 서진원씨와 임성호씨로 주소가 서울 중구 청파로 456 (주)종로학원하늘교육이며, EDUSKY도 대표가 임성호씨 주소가 서울 중구 청파로 456 (주)종로학원하늘교육으로 사실상 동일하다. 종로하늘이 성대 기출문제 판매를 주관하고 동영상 강의 역시 주관하는 등 영리활동도 전부 도맡아 하고 있다.

즉, 사교육기관의 영리사업에 성대가 나서 대학 브랜드와 영향력을 제공해가며 사교육 유발행위를 돕는 셈이다. 사교육기관이 수익을 추구하고 영리행위에 나서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공공기관에 속하는 대학인 성대의 행보는 석연찮다. 사립대라고는 하나 국/공립대와 동일한 고등교육을 담당, 공적 책무가 있는 공공기관의 성격이며, 사립학교법/고등교육법 등의 통제를 받는 기관으로써 사교육기관과 다른 행보를 보여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기 때문이다. 국가가 실시하는 각종 재정지원사업에 참가해 재정지원과 보조금 등을 받는다는 점도 고려해보면 성대의 사립이라는 설립유형보다는 공공기관이라는 공적 특질에 무게가 실린다.

성대의 공공성은 그간 정부로부터 받아온 재정지원사업의 규모를 따져보면 명백하다. 지난해 성대는 정부재정지원사업 수주액 기준 전국 3위의 규모를 자랑했다. 교육부 관계자 등을 통해 밝혀진 사실로는 과다한 논술전형 운영 등이 문제가 돼 고교교육정상화 사업에서는 서류평가에서 일찌감치 탈락했지만, ACE사업 16억2700만원, LINC사업 59억3300만원, CK사업 39억9400만원, BK21+사업 183억500만원 등 타 사업을 통해 300억원에 달하는 사업비를 챙겼다. 공교육(고교교육) 정상화와는 거리가 먼 행보 탓에 전년도 14억원 규모였던 고교교육정상화사업에서는 탈락했으나, 여전히 국가로부터 1년간 300억원을 지원받는 대학이 사교육 유발 행보를 보이는 셈이다.

   
▲ 성대 경시대회 고사진행본부와 경시대회 기출문제집 판매처, 경시대회 강의 영상 판매처는 각각 다른 홈페이지를 사용하지만 주소가 동일하다. 서울 중구 청파로 456으로 종로하늘이 실질적인 운영 주체다. /사진=성대 경시대회, (주)하늘교육, 에듀원 홈페이지 캡처

<선행학습 규제에 정면으로 맞서는 성대 경시>
현 대입은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행위를 규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은 제1조(목적)에서 ‘초/중/고 교육과정이 정상적으로 운영되도록 하기 위해 교육관련기관의 선행교육 및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행위를 규제’한다고 밝히고 있으며, 대학별 고사에 대한 선행학습영향평가보고서를 매년 발표하도록 할 정도로 선행학습을 규제하는 데 역점을 둔다. 대학별 고사가 교육과정을 위배했을 시에는 정원의 10%까지 감축 제재를 내릴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하게 규제하고 있다.

성대 경시대회 요강은 시험 참가대상을 영어는 초3부터 고3, 수학은 초1부터 고1까지로 규정하고, 수학문제 출제 범위를 고3기준 문과는 수학Ⅰ, 수학Ⅱ(이상 전 범위), 미적분Ⅰ(함수의 극한과 연속), 확률과 통계(순열과 조합)까지로 하고, 이과는 수학Ⅰ, 수학Ⅱ, 미적분Ⅰ, 미적분Ⅱ(이상 전 범위), 확률과 통계(확률), 기하와 벡터(평면곡선)까지로 안내한다. 4월6일 경기교육청의 주관으로 열리는 학력평가와 범위가 동일해 선행학습과는 마치 관련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상을 들여다보면 달라진다. 대회 요강상 시험 참가대상과 학년별 출제범위만을 규정했을 뿐, 해당학년 응시만을 허용한다는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상위학년 응시가 가능한 경시대회 때문에 더 이상 상위학년이 없는 고3을 제외하면 나머지 초1~고2는 상위학년에 응시할 수 있다. 대학이 실질적인 선행학습 유발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종로하늘 관계자도 상위학년 응시가 가능함을 인정했다. “하위 학년으로의 응시는 금지돼있지만 상위학년으로의 응시는 허용된다. 아무런 제한사항이 없기 때문에 초1학생이 고3 시험을 치는 것도 가능하다.”

성대경시는 선행학습 유발에 더해 고입과 대입에서 수험생/학부모들의 불안심리를 이용해 사교육을 유발하며 확장을 거듭하고 있다. 고입/대입 자소서에 한 줄이라도 추가가능한 경시대회를 눈에 불을 켜고 찾을 수 밖에 없기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교육 수요자들의 빈틈을 파고든다.

외고/국제고/과고 등 특목고와 일부 자사고 등 자기소개서를 받는 전기고 입학전형을 살펴보면 ▲올림피아드 입상실적 ▲교내/외 각종 경시대회 입상실적 ▲영재교육원 교육 및 수료 여부▲각종 어학인증시험(TOEFL/TOEIC/TEPS/TESL/TOSEL/PELT/HSK/JLPT) 점수 ▲한국어/한자 등 능력시험 점수를 자소서나 추천서에 기재할 수 없다. 기재할 시 0점 처리되거나 일정분 점수가 감점된다. 그럼에도 기재 금지사항을 해석하면 성대 경시의 입상실적은 기재 불가능하지만, 성대 경시 입상을 위한 노력은 기재가능하다는 결론이다. 요강들이 입상실적만을 금지할 뿐 여타 사항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기재 금지여부를 적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성대경시에서 은상을 받았다”라는 형태로는 자소서에 기재할 수 없으나, “성대 경시에 입상을 하기 위해 이러이러한 노력을 했다”는 방식으로는 풀어낼 수 있는 셈이다. 특목고/자사고 입시전형을 앞둔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안심리를 파고드는 요소일 수 밖에 없다.

더욱이 지난해 고3으로 시험대상이 확대되면서 문제는 확대된다. 대입에서는 특기자전형을 통해 외부 수상실적을 기재한 자소서 제출이 허용된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발표한 자소서 공통양식에 따르면, 자소서에 ▲수학/과학 올림피아드를 비롯한 수학/과학/외국어 등 교과에 대한 교외수상실적 ▲공인어학성적을 기재할 시 0점 처리되지만, 이는 학생부종합전형으로 한정되기 때문이다. 특기자전형에는 외부수상실적 일체를 대입의 요소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자소서에도 기재 가능하다. 성대가 논술전형으로 요강에 분류하지만, 전국에서 논술을 실시하는 30개 대학 중 유일하게 자소서를 받는데다 학생부종합전형이 아니라는 이유로 외부수상경력 기재가 가능한 실질적 특기자전형인 ‘과학인재전형’을 운영하는 등 특기자전형에 열을 올리는 대학인 점을 고려하면 수험생/학부모의 입장에서는 마치 성대경시가 대입과 연계되는 듯한 인상을 받을 수밖에 없다. 성대는 대표적 ‘꼼수전형’인 과학인재전형의 선발인원을 2015학년 193명에서 2016학년 135명으로 줄였으나, 다시금 2017학년 193명으로 정원을 늘리는 등 특기자전형 축소와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다만, 성대 경시는 공교육정상화법의 목적에 정면으로 위배되지만 관련 법령의 미비로 인해 처벌 대상은 아니다. 대학별 고사에 대해서만 처벌규정이 있을 뿐 경시대회로 인한 실질적 선행학습 유발에 대한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상위학년에 대한 응시를 허용함으로써 대학이 나서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대회임에도 처벌받지 않는 이유다. 대입에 쏠린 관심 탓에 초/중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적은 부분도 성대 경시 문제의 심각성을 다소 왜곡시킨다.

본래 경시대회는 일반적인 또래 학생들에 비해 유달리 해당 분야에 소질과 적성을 보이는 학생을 대상으로 일종의 성취감을 주기 위해 열리는 대회지만, 대입과 맞물리면서 본래 기능은 변질된 상태다. 한 관계자는 “경시대회는 특기라 불릴만한 실력을 가진 학생들에게 학습목표를 제시하는 등의 순기능도 존재하지만, 우리나라의 교육열과 특기자전형이라는 대입제도와 맞물리면서 ‘내 아이가 우수한 아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데 쓰이는 모습으로 변질됐다. 더하여 성대의 사례처럼 대입과 연계될 것 같은 인상을 남김으로써 외부 스펙 한 줄을 위한 대회로 변질되는 사례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성대처럼 대놓고 사교육기관과 손잡아 선행과 사교육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다른  대학들의 경시대회도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학생부종합전형이 대입의 중심축으로 자리잡아 교외 수상실적들을 배제해 나가는 상황에서 공공성을 띈 교육기관인 대학이 교외활동을 권장하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특기자 전형이 존재하는 대학에서 경시대회를 주최하면 결국 수요자들은 해당 대학에 진학하는 통로로 오해할 소지가 생긴다"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실제 경시대회 성적이 해당 대학 진학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는 알 수 없다. 대학들이 일체의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학부모들 입장에서는 ‘경시대회가 득이면 득이지, 해가 되진 않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무리하게 아이들을 들볶고 사교육을 통로로 삼아 경시대회를 준비하게 된다. 대학들이 돈벌이에 혈안이 돼 어린 아이들까지 사교육으로 내모는 것은 아닌지 다시금 경시대회에 대해 고려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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