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김경화 기자] 서울대의 17일 컨퍼런스는 서울대 학생부종합전형의 평가체제와 서류분석에 대한 ‘우수성과 공유’라는 데 전국적으로 큰 관심을 모았다. 학생부종합을 두고 ‘불공정성’이 논의되는 배경에는 대학과 고교 간 소통의 부족함이 자리한다. 특히 고교 입장에선 대학이 무엇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궁금하다. 대학들이 평가자료를 공개하는 데 난색을 표하는 상황은, 대학별 ‘기밀’에 붙여진 자료일 수도 있겠지만, 학생부종합의 평가라는 자체가 어떤 분명한 잣대를 두고 합격과 불합격의 근거로 제시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기 때문일 터다. 권오현 서울대 입학본부장 역시 1월7일 대구에서 열린 ‘샤 포럼’에서 ‘왜 떨어졌는지 이유를 알려달라’는 고교교사들에게 “불가능한 일”이라 답하며 “특정 학생이 합격하고 불합격한 이유는 아무도 설명할 수 없다. 시스템에서 나온 결과이기 때문”이라며 이유를 설명한 바 있다. 권 본부장의 의견은 ‘시스템적으로 가동되고 있는 서울대 학생부종합에서 당락의 결정적 근거를 답해줄 수는 없다’는 의미로 이해된다. 서울대는 ‘딱 부러지는 결정적 근거’를 학생개별에 설명해줄 수는 없지만 적어도 서울대가 어떻게 평가를 진행하고 어떤 점에 방점을 두고 서류를 분석하는지 컨퍼런스를 통해 실제 사례를 들며 교사들에 정보를 제공했다. 사례를 통한 이해를 구하는 게 사실 가장 현명하고 즉각적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방법이다. 서울대의 사례보고는 유혜영 입학사정관이 진행했다. 자료집엔 일부 PPT 자료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현장설명을 정리해 전하는 것으로 참석하지 못한 교사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고자 한다.

 

 

▲ 서울대는 17일 컨퍼런스에서의 자료집을 3월 중으로 입학본부 웹진 '아로리'에 탑재할 예정이다. 사진은 '아로리' 캡처. /사진=베리타스알파DB

 

 

<시스템으로 가동.. ‘입학본부장도 단계별 결과 모른다’>
서울대의 학생부종합에 있어 어떤 서류가 긍정적이고 어떤 서류가 부정적인지를 논하기에 앞서, 우선 서울대 학생부종합의 평가시스템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서울대 학생부종합은 ‘시스템입시’다. 권오현 서울대 입학본부장은 ‘샤 포럼’에서 “입시는 공정성과 타당성/효과성이 상충할 때 문제가 생긴다. 어디에 우선권을 줘야 할지 한국인의 정서상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다. 아무리 타당하고 효과적이어도 공정하지 않다고 여론에 형성되는 경우 버텨낼 수 없는 구조가 종합전형의 가장 힘든 부분 아닌가 싶다. 입시라는 게 ‘정책입시’가 있고 ‘시스템입시’가 있다 한다면, 서울대는 정책입시가 아니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권 본부장에 의하면 ‘합격생 중에 일반고 출신이 적을 것 같아 여론이 불리하게 형성될 것 같으니 일반고 출신을 더 뽑자’ 식이 될 수가 없다. 짜인 시스템에서 입학사정관도, 교수도, 입학본부장도 전체 입시결과를 관리하지 못한다. 입학본부장 역시 1단계결과 2단계결과를 볼 수 없고, 각자 자기가 맡은 단계만 볼 수 있다. 그게 시스템적으로 합산되고, 결과적으로 일반고 출신 비율이 나오는 것이다. 권 본부장은 “우리가 목적을 가지고 전형을 들여다 보는 건 엄청나게 위험하다. 시스템 속에서 움직이고, 각 역할이 있고, 결과가 있는 것이다. 왜 불합격했는지 해답을 달라 하셔도, 입학사정관 누구도 모른다. ‘입학사정관 당신은 어떻게 평가하느냐’라 묻는다면 답변은 하겠지만, 그게 당락의 결정적인 근거가 되는 것도 아니다. 정성적인 평가 부분의 기준을 정량적인 것처럼 명확하게 제시해버리면, 지원이 정량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서울대는 과거에 교과중심으로 입시를 진행했다가 한국교육을 망친 적이 있다. 우리는 겸손해야 하고, 교육자로서 마지막 자존심을 꼭 지켜줘야 한다”고 개인적 차원을 넘어선 서울대의 입장을 밝혔다.

서울대의 서류평가는 총 5단계다. 준비단계를 거쳐 1단계에서 전임입학사정관이 평가하고, 2단계에서 또 다른 전임입학사정관이 평가한 것을 3단계에서 1, 2단계 평가결과를 확인하고 조정하는 단계를 거쳐 4단계에서 위촉입학사정관이 평가하고 5단계에서 평가위원회가 최종평가한다. 1, 2단계 평가결과를 확인하는 데 대해 유혜영 입학사정관은 “단계별 평가가 유사한지를 점검해 공정성 확보를 위한 장치”라 설명했다.

학생부는 내신만 보는 게 아니다. 학생부에 기재된 정보(교과성취도 외에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교내수상, 독서활동상황,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 창의적 체험활동, 진로희망사항 등) 모두를 활용한다. 학생부와 자기소개서 추천서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며, 학생이 지닌 학업능력, 학업에 대한 노력, 의지, 열정, 적극성, 도전정신, 발전가능성 등을 읽어내는 과정이다. 때문에 가장 흔한 ‘내신과 관련한 질문(‘평균 1.35등급이고 엄청 똑똑한 우리학생이 왜 떨어졌죠?’ ‘평균 1.18등급인데, 붙을까요? 어떤 학과에 지원해야 할까요?’)’은 무의미하다. 유 입학사정관은 “학교소개자료의 경우 학교의 이해를 위한 자료이지 학교평가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학교소개자료는 교육과정에서 편성하지 못한 과목을 방과후학교 등에서 개설해 학생의 요구를 충족하는 정보 등을 제공하는 자료라 볼 수 있다. 유 입학사정관은 “3월에 2017 대입 세부사항이 나오면 설명회가 있을 것”이라며 “200여 개 고교와 간담회를 가질 예정으로 서울대 입학본부 홈페이지에 관련 내용을 3월 중으로 안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내신, ‘등급만 고려하는 게 아니다’>
서울대는 내신평가에 어떤 시각으로 접근할까. 서울대는 컨퍼런스를 통해 실제 사례를 들며 이해를 도왔다. 결론적으로 등급만으로 내신을 평가하긴 어렵다. 상대적으로 낮은 내신등급임에도 불구하고 원점수와 평균 표준편차까지 고려한다면 상황이 역전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서울대가 사례로 공개한 특정 과목에 대해 1학년학기부터 3학년1학기까지 ‘올 1등급’인 학생A과 1학년1학기에 2등급, 1학년2학기부터 2학년2학기까진 1등급, 3학년1학기에 1등급인 학생B를 비교했을 때를 보자. 많은 이들이 학생A의 평가결과가 더 좋으리라 여기겠지만 이 학생들의 원점수와 평균, 표준편차까지 고려하면 상황은 역전된다.(그림1 참고) 유 입학사정관은 “학생A의 원점수는 90점대인 반면, 학생B의 원점수는 2등급일 때는 등급컷에 걸리고 1등급일 때는 만점에 가까운 학생”이라며 “이렇게 볼 때 학생B가 우수하다고 볼 수 있다”고 내신성적구조를 설명한다. 다만 “학생B의 경우도 서울대는 내신만 고려하는 게 아니라 세특과 수상 등 학생부의 다른 자료도 보고 종합적으로 판단한다”고 강조한다.

<세특, ‘개인정보를 보여줘야’>
세특은 개인정보를 보여주는 데, 수상은 발전가능성을 입증하는 데 신경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해 상기 학생A와 학생B의 자료가 세특과 수상까지 사례로 제시됐다. 학생A의 세특은 ‘성실하고 차분하게 수업을 잘 듣는 학생’이고 수상은 ‘1학년 장려, 2학년 장려’다. 학생B의 세특은 ‘논리적인 이해력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며…’이고 수상은 ‘1학년 장려, 2학년 우수, 3학년 최우수’다.

유 입학사정관은 “세특에 A는 평범한 멘트, B는 개인적인 평가부분이 드러나 있다. 수상도 B는 점차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종합적으로 볼 때 A학생보다 B학생이 우수하다는 결론에 다다를 수 있다”고 전했다.

자료집엔 비공개했지만, 현장에서 교과영역별 세부능력특기사항의 기재내용을 예시로 들며 ‘바람직한 기재내용’에 대한 이해도 구했다. 서울대가 ‘베끼기’를 우려해 비공개자료 방침을 세운 만큼, 기재내용은 전하지 않은 채 유 입학사정관의 설명을 전한다. 사례로 든 A와 B는 모두 “이상적인 자료”로 평가된다. “개인적 특성까지 이야기했기 때문”이다. 학생이 어떤 것을 왜 배우려 했는지, 과정상에 어떤 긍정적 행동을 보였는지, 어떤 어려움이 있었고 어떻게 극복했는지, 성실했다면 예를 들어 어떤 장면이었는지 등 구체적 사례를 들어 작성한 내용이다.

반면 ‘바람직하지 않은 기재내용’은 자료집에 공개, 피해가길 권했다. 공통적으로 “해당 과목에서 드러낸 구체적 활약상이 없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공개된 자료의 해당과목은 윤리와사상 문학Ⅱ 확률과통계 영어다. 윤리와사상의 경우 ‘롤스를 배우며 실제 사회에서도 최소 수혜자에게 균등한 기회가 주어지고 사회적 이익이 고르게 분배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으며, 자신도 어려운 사람을 배려하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함’, 문학Ⅱ의 경우 ‘수업시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고 문학Ⅱ 과목을 이수하면서 성취한 문학감상 및 창작능력을 통해 문학활동을 생활화함’, 확률과통계의 경우 ‘모범적이고 반듯하게 학교생활을 하는 성실한 학생임. 향후 어느 학문분야에서나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되는 학생임’, 영어의 경우 ‘영어경시대회(읽기)에서 장려(공동4위) 수상(2014.07.01)한 학생으로 독해능력이 뛰어남’이라 기재돼 있다. 유 입학사정관은 “가장 많이 보는 세특 내용”이라 언급하며 “윤리와사상의 경우 롤스에 대한 언급이 분량은 작고 다짐이라는 추상적인 내용 때문에 구체적 정보가 추가됐으면 한다. 문학에서도 활동이 구체적으로, 확률과통계는 수학이 없고 행동특성에 대한 내용이라고 본다. 영어는 수상경력만 있기에 부족해 보인다”고 지적하며 “구체적인 활약상이 드러나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비공개한 ‘이상적인 자료’까지는 아니지만 “이 정도만 작성해주시면 나머지는 사정관이 종합적으로 평가하겠다”고 제시한 자료도 참고해야 하겠다. 해당 과목은 물리 과학 사회 국어다. 물리의 경우 ‘생각하지 못했던 본질적 질문을 자주 함. 돌림힘과 일의 원리에 대해 흥미를 갖고, 그에 대한 심화학습으로 젓가락질의 원리와 이와 관련지어 설명하고 돌림힘과 탄성력을 연결하여 ‘고무동력기와 OO효과’에 대한 수행 평가보고서를 제출하였음’, 과학의 경우 ‘생명과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으며 자연과학에 관한 신문기사를 읽거나 독서를 많이 하여 과학적 상식이 풍부함. 특히 DNA의 복제, 전사, 번역과정과 생명체의 유전적 다양성 확보방법에 대해 보고서를 작성하며 진로에 대한 확신을 보임’, 사회의 경우 ‘다른 학생들에 비해 지리 개념에 대한 이해가 빠르고 관련 내용을 분석하는 수준이 매우 우수, ‘OO구 OO동 아파트 단지의 지하주차장 건설’에 적합한 입지를 선정하기 위해 친구 3명과 지리 조사 활동을 실시하였으며 매우 성실한 태도를 보였음’, 국어의 경우 ‘학년말 자율적으로 이루어진 총 5회의 토론활동에 참여하였으며, 토론의 경험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토론 규칙 및 순서 등을 찾아와 수업 시간 전에 나누어주는 등, 관련 활동에서 적극성을 보임’이라 기재돼 있다. 유 입학사정관은 “물리의 경우 무엇인가 확실히 한 것으로 보이는 예시로 이 정도만 되어도 사정관이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과학의 경우도 좋다고 본다. 다만 ‘진로의 확신’과 같은 내용이 1학년 때 있다면 어렵지 않을까 한다. 학과는 3학년1학기에 정할 수 있도록 생각하고 있다. 물론 1학년 때의 진로확신에 대해 크게 의미를 두지는 않는다. 사회의 경우 구체적 활동만 언급해도 된다. 친구 3명에 대한 평가도 좋을 것 같다. 국어의 경우 학생이 토론 과정에서 열심히 한 내용을 기술해준 것으로 긍적적으로 본다”고 평가하며 “그냥 긴 글 보다는 짧지만 구체적이고 사실적인 내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율활동 봉사활동, ‘공통부분 빼면 학생개인정보 없다’>
자율활동은 특히 학생개별의 특성이 잘 드러나도록 쓰는 게 바람직하다. 대부분 학교 입장에서 어떤 걸 교육했다는 학교자료가 많은 분량을 차지하면서 공통부분을 빼고 나면 학생개별의 정보는 매우 적어지는 문제가 현존하고 있다.

서울대가 사례로 든 아쉬운 자율활동 사례는 ‘1학기 학예부장(2013.03.04-2013.08.31), 2학기 학급반장(2013.09.01-2014.02.28). 1학기 반장선거에서 낙선하며 다소 위축된 모습을 보였으나, 이후 학급회의에서 학예부장으로서의 활동계획을 발표하며 실제 한 학기 동안 적극적인 실천의 모습을 보임(과목별 요점정리 배부, 매일 아침 수학문제 3개 풀이). 처음에는 너무 나선다는 평가도 받았으나 꾸준히 성실한 모습을 보이며 친구들의 지지를 얻어 2학기 반장선거에서는 큰 표차로 당선되었음…’으로 유 입학사정관은 “이렇게 써주시면 좋을 것 같은 방향에 대한 재구성”이라 밝히고 “객관적인 활동의 기록과 학생의 개별적 특성이 있다면 조금이라도 특징이 드러나도록 적어주시길 권한다. 예시로 ‘나대는 학생’이라고 특이한 점을 기술했으나 이는 자기소개서와 추천서에도 확인 가능하다. 그러나 발전한 모습이 있어 이를 기술해줬다. 짧거나 간단한 학생평가라도 기술해주시면 좋을 듯하다”고 설명했다.

긍정적이라 평가한 자율활동 사례는 ‘… 지역 내 명승지를 답사하는 단체활동을 마친 후, 본인이 보고 느낀 것을 직접 영어로 정리한 영어 안내서를 작성. 영어선생님과 지속적인 수정을 거쳐 외국인에게 도움이 되는 영어 안내서를 완성하여, 시청에 활용할 것을 제안하였으며, 참신한 아이디어와 내용 등을 인정받아 이후 일부 내용이 공식적인 안내지에 실리기도 하였음. 학교의 공식적인 과제는 아니었으나…’다. “개별 학생의 특징이 드러나는 활동 위주”라는 데 점수를 받았다. 유 입학사정관은 “특이한 활동이 있는 학생인 경우다. 이 학생의 경우 성적이 우수한 학생은 아니었으나 교사 입장에서 보면 귀찮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생이 잘 추진하고 적극성을 발휘했다는 점을 자기소개서나 추천서 등 다른 서류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봉사활동은 “절대적인 양보다 활동에의 진정성이 중요하다”는 강조다. 예시로는 누가기록의 일자가 겹치는 경우가 제시됐다. 동일한 일자에 3개의 봉사활동을 했는데 각 2시간 3시간 3시간의 기록이다. 또 다른 날에도 동일한 일자에 3개의 봉사활동을 각 4시간 2시간 2시간 실시한 경우다. 유 입학사정관은 “이런 부분도 확인하다”며 “요즘에는 봉사활동을 잘 안 본다고 알고 계시지만, 보고 잇다는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제시하는 자료다. 학교에서 세운 봉사활동이라도 의미가 있다면 참고한다”고 말했다.

<수상, ‘개수보다 학교 시스템에서 어떤 능력 보였나’>
수상에선 지원자가 받은 상의 개수와 등급보다는 “학교 시스템에서 어떤 능력을 보였는지를 확인”하는 데 집중한다.

서울대가 자료로 제시한 나지원 학생의 교내수상실적의 경우 1학년 때 OO체험보고서에서 우수상을, OOOOOO대회에서 은상을 수상했고, 2학년 때 OOO특강에서 우수상을, 독서OOO대회에서 최우수상을, OO경시대회에서 대상을, 소논문OOOO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유 입학사정관은 “실상은 최우수 8명, 우수상 22명, 참여학생 전원 우수상 식이었다. 학교마다 수상 격이 다를 수 있어서 이런 자료는 절대적이지 않다. 물론 모두 버리는 게 아니라 학교의 상황을 참고한다. 각 학교의 대회에 대한 탐구를 사정관들이 하고 있으며, 스스로 하고 있는 것인지 준비하는지에 대한 확인을 한다. 학교에서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대회를 강조하면 좋을 듯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사례는 “수상 개수가 아닌, 지원자의 관심분야와 노력의 과정을 평가하는 자료”로 의미 있었다. 해당 교내수상 자료는 학년과 내용 수상등급에 각 수상일자까지 적혀있다. 1학년 5월에 과학경연대회에서 장려상을 수상한 이후 11월에 논술대회에서 우수상을, 2학년 5월에 영어말하기대회에서 장려상을 수상한 이후 11월에 물리경시대회에서 최우수상을, 3학년 5월에 수학경시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기록이다. 유 입학사정관은 “수상 개수보다는 학교 시스템에서 어떤 능력을 보였는지, 대회가 많은가 적은가 등의 정보를 확인하는 데 노력한다”며 “사례의 학생은 과학경연에서 장려상, 물리경시에서 최우수상을 받아 우수하게 평가됐으며, 노력의 과정과 관심 분야에 대한 확인을 거친다”고 밝혔다.

<자소서 추천서, ‘학생부의 보충자료’>
자기소개서와 추천서 역시 중요한 평가서류로서 큰 관심이다. 유 입학사정관은 “학생부 중 결과위주의 내용을 보완하는 자료”라며 “지원자의 우수성을 ‘과정’ 중심으로 파악하며 학생부 학교소개자료와 종합해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자소서 추천서는 유사도 검증을 실시한다”고도 강조했다. “기재금지사항에 대한 철저한 확인”도 강조했다. 유 입학사정관은 “실제로 기재금지사항을 기술해 탈락한 경우가 있다”며 “향후 유사도 검증이 더욱 강화되어 평가에 반영하는 것 역시 강화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자기소개서는 자신만의 이야기, 의미있는 경험, 학생부에서 충분히 파악하기 어려운 내용을 각 항목 주제에 맞는 내용과 분량을 쓰도록 한다. 추천서는 학생부에서 파악하기 어려운 내용을 추천인의 관점에서 솔직하고 구체적으로 각 항목 주제에 맞는 내용과 분량으로 쓰도록 한다.

자료집엔 비공개했지만, 컨퍼런스에 현장에 공개된 PPT에 의하면, 자연계열 지원자의 경우 부족한 내신을 상쇄시킨 학생의 개별정보를 학생부와 자소서 추천서를 통해 확인 가능하도록 기재된 긍정적 사례다. 추천서에 있는 내용에 대한 구체적 정보가 학생부와 자소서에서도 확인 가능했다. 지원자는 전체 내신이 수학이 약해 보이나 수학경시 우수, 과학의 경우 1등급 중에서도 최상위 점수 획득했다. 유 입학사정관은 “수학 내신이 부족해 보이나, 수학 세특을 보면 세특 기록이 상시 일자별로 기록되어 있고, 수학 내신이 상대적으로 떨어져 보이는 점이 상쇄됐다. 추천서를 통해 수학에 대한 약점을 분석해서 기술해줬다. 단순히 선생님의 기술 때문에 판단한 것은 아니지만, 이런 자료를 통해 선생님과 같은 생각을 하게 됐다. 내신이 특별히 우수한 학생이 당연히 합격하지만 내신 불리함을 위의 사례를 통해 극복할 수 있다. 이후 자소서에서도 이에 대한 기술을 통해 수학을 못한다고 생각하지 않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학생부-자소서-추천서간 일관성을 맺게 하는 데만 치중해선 곤란하다. 인문계열 지원자의 경우 교사의 솔직한 평가는 우수하다고 평가됐지만, 타 서류와의 유기성에서 큰 도움이 되진 않았다. 유 입학사정관은 “서류 상호간의 일관성과 진솔하게 기록하는 게 최고가 아니다”라며 “자기소개서와 추천서는 학생부에서 확인하지 못한 정보를 확인하는 서류”라고 강조했다.

특히 기회균형에서의 ‘감정에 호소’는 피하는 게 좋겠다. 유 입학사정관은 집안사정으로 3학년 성적이 떨어진 이유에 대해 설명한 추천서를 예시로 들며 “학생의 내용은 슬프지만, 슬픈 내용이 전형에 중요한 것은 아니다”라며 “서류에 대한 사실 정보만 확인할 수 있는 정도만 기록해주시면 된다”고 설명했다.

추천서 가운데 문과에서 이과로 전과한 학생의 내용을 전한 사례도 제시됐다. 문과에서 이과, 이과에서 문과로의 자연스러운 전과는 추천서 자소서를 통해 사정관이 이해할 수 있다. 물론 사례로 든 자료는 2학년 때 이과로 전과, 3학년 때 물리Ⅱ에서 1등급을 받은 사례로 학생 노력이 근거가 됐다.

<서울대 서류평가, 제출서류별 평가항목은?>
서울대는 이날 학생부 자기소개서 추천서 학교소개자료의 제출서류가 평가에 어떻게 활용되는지 도식을 통해 정보를 제공, 눈길을 끌었다. 제출서류가 어떤 목적으로 평가되는지 안다면, 교사 입장에서 작성은 어떻게 해야 할지 길이 보인다.

서울대의 서류평가는 종합평가다. 목적은 크게 ▲학업능력 지적성취 ▲지적호기심 자기주도성 적극성 열정 ▲개인적특성 학업외소양의 3개 분야를 평가하는 것으로 나뉜다.

▲학업능력 지적성취를 파악하기 위해 △학생부 △자기소개서/추천서 △학교소개자료를 본다. △학생부에 기재된 교과관련 성취수준(정성평가), 학업관련 교내 수상,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교과 및 방과후학교 이수내용), 창의적 체험활동(학업관련 동아리활동, 탐구/연구 활동) △자기소개서/추천서의 학업관련 내용 △학교소개자료에 기재된 교과개설현황, 교내시상현황, 학내 프로그램 개설현황이 대상이다.

▲지적호기심 자기주도성 적극성 열정을 파악하기 위해선 △학생부 △자기소개서/추천서를 본다. △학생부에 기재된 학업관련 교내수상(교내대회 참여도 및 노력), 창의적 체험활동(동아리, 학내활동 참여도 및 노력),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수업참여도 및 태도, 심화과목 선택 노력 등) △자기소개서/추천서에 기재된 학업에 대한 노력, 자기주도적 학습태도, 수업참여도가 대상이다.

▲개인적특성 학업외소양을 파악하기 위해 △학생부 △자기소개서/추천서를 본다. △학생부에 기재된 학업외 교내수상, 창의적 체험활동(동아리활동, 리더십 책임감 공동체의식, 봉사활동에서 나타난 배려심), 출결상황 △자기소개서/추천서에 기재된 지원자의 인성, 대인관계가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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