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생 효과로 정시위주 학교 vs 수시체제 학교로 구분해야’

[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일반고의 서울대 합격자가 교육특구에서 늘고 있을까. 최근 한 일간지의 보도로 교육현장이 시끄럽다. 파문을 일으킨 기사는 사교육업체 종로학원하늘교육의 자료를 기반으로 서울시내 일반고 기준 서울대 합격자가 강남을 비롯 서초 송파 노원 목동 등 교육특구에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우선 기사의 배경부터 의심쩍어 보인다. 서울대를 겨냥하는 수요자들은 일반고를 가려면 교육특구로 가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팩트는 맞을까. 일부는 맞고 일부는 맞지 않는다. 서울대 실적 면에서 기사가 언급한 일반고의 대부분은 수시실적보다 정시실적이 많고 정시실적의 경우 재학생보다 많은 재수생 효과에 기대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교육특구 일반고를 갈 경우 정시에 치중할 가능성이 높고 재수할 가능성도 높아져 위험할 수 있다는 얘기가 팩트에 가깝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사교육의 분석 데이터를 검증 없이 실었다는 점에서 일간지 기사가 맞는지 의심스럽다. 수요자를 겨냥한 고교선택의 잣대로서 공정성을 갖추려면 교육특구 내 일반고 중 최근 수시체제를 갖춘 학교와 여전히 의대를 향한 재수생 등 정시실적에 기대 단순히 합격자 숫자만 늘린 학교를 가려야 한다는 지적 정도는 담았어야 했다. 2007학년과 2016학년의 두 시점만을 비교한 내용임에도 ‘10년간’이라는 표현으로 누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기사처럼 처리한 점도 아쉽다. 올해가 변별력 있는 수능으로 재수생 효과가 강한 강남 학교들이 약진한 예외적 상황이라는 점에서 사교육업체인 종로하늘의 의도 역시 의심스럽다. 절반 이상 정시로 뽑은 2007과 4분의 3 가깝게 수시로 선발한 2016을 비교했다는 점이 가장 우려스럽다. 일반고의 고교선택 기준으로 최근 부상한 가장 중요한 잣대는 수시체제를 갖추었느냐 여부이기 때문이다. 2016 서울대 입시가 일반고 교육특구 심화를 이끌었다고 비치는 것 역시 사교육적 시각이다. 사교육업체 분석자료를 받아쓴 기사를 단독기사로 칭하는 것도 맞지 않다”고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렇다면 서울대 입시가 일반고 교육특구 독식을 심화시키는 방향으로 변화해온 것일까. 2007학년과 2016학년 2개의 시점만 놓고 단순히 비교한 종로하늘의 자료는 10년간 서울대 전형의 변화, 다시 말해 서울대가 사교육을 차단하고 일반고 문호확대를 겨냥해 진전시켜온 전형변화를 아예 무시하고 있다. 서울대는 지균과 특기자전형의 수시에서 53%의 정시 모두 논술고사를 보던 2007에서 특목고가 강세였던 특기자 전형을 일반전형으로 바꾸었고 수시전체를 학생부종합으로 바꾸었으며 수시 정시 모두 논술을 폐지했다. 2015학년에는 수시를 83%까지 확대하기까지 했다. 일반고는 10년동안 자사고로 일부 바뀌면서 숫자가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수능최저가 없는 일반전형의 운영, 지균의 확대 등 서울대가 일반고 선발 비율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전형변화를 해오면서 선발규모를 일정하게 유지해왔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 시각이다.

기사의 기반이 된 종로하늘의 자료는 아예 수시 정시의 실적마저 나누지 않아 재수생 효과에 기대 정시 실적 확대에 안주하는 학교들을 ‘찬양’하는 미심쩍은 방향성을 보인데다 개별학교의 합격자 숫자가 틀리는 등 오류도 적지 않아 데이터 신뢰성마저 의심스러웠다. 사교육기관이 정시 비율이 높던 2007학년 입시를 거론하며, 현 수시체제를 뒤흔들어 수요자들에게 재수와 정시를 확대하자는 여론을 이끌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도 가능하다.

 

 

▲ 일반고의 서울대 합격자가 교육특구에서 늘고 있을까. 최근 한 일간지의 보도로 교육현장이 시끄럽다. 파문을 일으킨 기사는 사교육업체 종로학원하늘교육의 자료를 기반으로 서울시내 일반고 기준 서울대 합격자가 강남을 비롯 서초 송파 노원 목동 등 교육특구에 집중됐다고 주장했으나, 기사의 배경부터 의심쩍어 보인다.

 

 

<강남 일반고가 서울대 진학의 바람직한 통로일까>
종로하늘의 자료가 밝힌 서울대 일반고 합격자의 교육특구별 비율을 보면 강남구가 전체 서울지역 일반고 서울대 합격자의 26.6%, 서초구 10.4%, 송파구 9.9%, 노원구 8.9%, 양천구 6.4% 순이다. 교육특구로 일반고 서울대 합격자가 ‘쏠림’현상이 나타난다고 오해할 소지가 많다. 하지만 수시/정시 합격자 비율을 면밀히 구분하면 실상은 크게 달라진다. 대표적 교육특구 강남이 전체의 26.6%를 차지한 이면에는 재수생 강세인 정시에서 합격자를 독식한 배경이 숨어있다. 강남은 올해 서울지역 일반고가 배출한 181명의 서울대 합격자 중 77명을 배출해 42.5%를 차지했다. 서울지역 일반고 출신 서울대 정시최초 합격자 10명 중 4명 이상은 강남 고교 출신이라는 얘기다. 올해 수능의 특수성(변별력)으로 인해 재수생 중심의 강남 고교의 정시실적이 일시적으로 늘었다고 보는 게 일반적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최근 10년간’ 서울대 합격자가 많이 늘어난 서울지역 일반고 10곳 순위는 진실을 호도한다. 경기여고가 2명에서 13명으로 가장 많이 합격자가 늘었고, 이어 숙명여고 단대부고 영동고 등의 합격자가 많이 늘었다고 주장한다. 순위까지 매겨 마치 순위의 고교가 뛰어난 실적을 낸 것처럼 비치지만 따져보면 어이없는 부분이 많다.

‘10년간’이란 표현부터 오해를 촉발하게 만든다. 2007학년과 2016학년 합격자를 단순 비교한 표를 해석하면서 ‘10년 동안’을 뜻하는 ‘10년간’이란 표현을 쓰면서 기사는 시작한다. 마치 10년 동안 누적 합격자가 가장 많이 늘어난 학교라는 인상마저 준다. 한 고교 교사는 “10년간이란 표현은 누적 합격자를 나타내는 표현으로 두 시점간의 단순실적 비교를 할 때 쓰는 일반적 표현이 아니다. 기사 전반의 내용을 탐독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내용을 순위로 오해를 불러 일으킨다”고 꼬집었다.

강남 지역에서 상위 고교로 제시된 4개교를 비교해보면 고교별 수시/정시체제의 차이는 두드러진다. 2016학년 수능데이터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2015학년 수능 원데이터 기반 학교별 분석은 손쉽게 학교의 방향성을 드러낸다. 자연계열인 국어A 수학B 영어에 응시해 서울대 지균 수능최저인 3개영역 2등급 이내를 받은 수험생 비율이 높은 100개교 중 N수생이 많은 순서를 보면, 단대부고는 2위(자연계열 N수생 289명/자연계열 재학생 271명)에 랭크된 학교다. 수능응시생 중 재학생보다 N수생이 더 많아 정시 실적의 태반이 재수생 효과에 기댄 학교라는 추정을 가능케 한다. 영동고(213명/218명) 숙명여고(155명/205명) 경기여고(113명/142명)는 재학생보다는 적지만 거의 비슷한 규모의 N수생이 있었다.

순위에서 같이 언급한 숙명여고와 경기여고는 수시/정시 실적을 들여다보면 극명하게 다른 학교다. 수시/정시 최초합격 기준 숙명여고는 올해 실적 22명 중 정시17명 수시5명, 경기여고는 13명 중 정시3명 수시10명의 실적이다. 수시/정시를 합해 단순히 숫자로만 보면 22명의 합격자를 배출한 숙명여고가 13명을 배출한 경기여고보다 진학실적이 더 우수해 보이지만, 재학생들의 일반적 서울대 통로인 수시를 기준으로 보면 경기여고가 10명으로 숙명여고의 5명에 비해 2배나 많다. 왜 수시체제를 갖춘 학교에 진학해야 하는지, 무턱대고 강남 일반고에 진학하면 안 되는지 수시/정시 실적을 구분해 보면 명확히 알 수 있다.

강남지역 고교의 수시실적은 정시 대비 대폭으로 떨어진다. 올해 강남은 서울 일반고가 배출한 수시 최초합격자 394명 가운데 76명을 배출해 서울지역 일반고 전체의 19.3%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재수효과에 기대 42.5%를 차지한 정시와의 간극이 매우 크다. 19.3%도 높은 수치라고 볼 수 있지만, 이는 강남 일반고 중 수시체제를 구축한 학교들의 힘일 뿐이다. 강남구에서 서울대 합격자를 배출한 13개교의 면면을 보면 확실해진다. 가장 많은 합격자를 배출한 숙명여고 단대부고 영동고는 정시에 실적이 몰려있다. 최초합격자 기준 숙명여고는 22명 중 정시17명 수시5명이며, 재수생이 재학생을 압도하는 단대부고는 19명 중 정시14명 수시5명이다. 재수생이 재학생 수에 육박하는 영동고는 16명 중 정시11명 수시5명이다. 한 전문가는 “숙명여고 단대부고 영동고의 경우 전체 합격자만 놓고 보면 상당한 실적을 내는 듯 보이지만 의대를 겨냥한 정시에 치중해 재수생을 양산하고 결국 재수생 효과로 정시실적을 만드는 학교”라며 “결국 재수생이 근간을 이루는 실적에 현혹돼 진학을 결정했다가 재수까지 고려해야 하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중대부고 경기고 중산고 경기여고 개포고 압구정고 은광여고 진선여고 서울세종고 청담고 등 10개교는 수시체제를 갖추면서 수시합격자가 많은 케이스로 3개의 학교와 달리 봐야 한다. 특히 경기여고의 경우 전체 13명의 합격자 중 수시10명 정시3명으로 완전히 수시체제를 갖춘 학교이며, 경기고(전체14명/정시5명/수시9명) 중대부고(14명/6명/8명) 등도 수시체제에 비교적 빨리 적응한 고교로 평가된다.

<2007학년 2016학년 단순 비교 가능한가>
종로하늘 자료는 교육특구인 강남 서초 송파 노원 양천의 2016 서울지역 내 일반고 기준 서울대 합격자의 62.5%를 차지했다며, 10년 전인 2007학년의 53%보다 9.5%p 늘어났다고 주장했다. 입시기관이라면 일간지에 제공하는 자료를 통해 응당 행했어야 한 전형변화에 대해서는 일언반구조차 없었다. 서울대가 10년 동안 사교육 배제와 일반고 확대를 위해 전형설계를 진전시켜왔다는 점을 ‘의도적’으로 감춘 것으로 보인다.

2007학년 서울대 입시 지형은 정원내 기준으로 보면 전체 3162명의 정원 가운데 1679명이 정시, 1483명이 수시였다. 정시 53.1%, 수시 46.9%에 논술고사를 봐야 했다. 정시 선발인원이 수시보다 많아 재수생이 강세를 보일 수 밖에 없는 구조였고 일반고의 서울대 입학은 훨씬 어려웠다. 일반고 재학생 중에서는 가뭄에 콩 나듯 나오는 정시 합격자만이 문제가 아니라 수시의 특기자전형에는 일반고 학생의 접근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2007학년 수시 전형은 지역균형선발전형(지균) 특기자전형(특기자)의 2개 전형이 존재했다. 전체 서울대 정원에서 지균이 800명 선발로 25.3%, 특기자가 683명 선발로 21.6%를 차지했다. 지균의 경우 지원자격이 현재와 동일했다. 재학생인 고3을 대상으로 소속 학교장의 추천을 받은 인원이면 지원 가능했으며, 학교별 추천인원이 3명으로 현재의 2명에 비해 1명 많은 차이다. 수능최저는 2개영역 이상 2등급 이내로 현재 3개영역 이상 2등급 이내에 비해 다소 쉽게 설정됐으나, 2002학년부터 2007학년까지 단 1명의 수능만점자가 배출되지 않았을 만큼 현재에 비해 수능 난이도가 높았던 점을 고려하면 일률적으로 쉬운 수능최저라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문제는 특기자다. 일반고에서는 21.6%를 차지하는 특기자전형에 지원하기가 실질적으로 불가능했다. 까다로운 지원자격과 논술고사, 구술고사, 면접 등이 일반고생들의 발목을 붙잡았기 때문이다. 특기자전형에 포함돼있던 예체능계열과 체육교육과 등도 일반고와 거리가 멀기는 마찬가지였다.

당시 특기자전형은 인문계열과 자연계열의 2개 유형으로 신입생을 선발했다. 인문계열은 논술문학 외국어 수학과학정보 봉사사회활동 의 4개 분야, 또는 모집단위별 학문 분야 등 5개 분야에서 특기/재능을 지닌 자만 지원 가능한 구조로 논술문학은 전국 규모의 주요 문학상 수상자, 신춘문예 입상자, 작품 출판 실적 있는 자에 한해 지원이 가능했고, 외국어는 TEPS 850점 이상 또는 TOEFL CBT 253점 이상, IBT 101점 이상 취득자에 한해 지원할 수 있었다. 수학과학정보는 국제올림피아드 참가자 내지는 국내 올림피아드 수상자 등이 지원할 수 있었으며, 모집단위별 학문분야의 경우 사범대 지리교육전공이라면 지리올림피아드 입상 등 지리학 관련 특기/재능이 있는 경우에 지원 가능했다.

자연계열은 수학/과학 석차백분율 5%이내, 석차백분율 30%이내인 수학/과학 전문교과가 20단위 이상, 평점 A+인 수학/과학 전문교과가 20단위 이상인 자, 석차 4등급 이내인 수학/과학 전문교과가 15단위 이상인 자 등으로 얼핏 보면 지원자격이 간단해 보이지만, 과고/외고 등 특목고에서만 전문교과를 편성하며 일반고에서는 전문교과를 편성하지 않는 점을 고려해보면 일반고의 지원은 막혀있는 셈이었다. 자연계열 특기자도 국제 올림피아드 참가자 내지 국내 올림피아드 수상자거나 해외 전 교육과정 이수자 중 석차백분율 등이 조건과 부합하는 자 등이었으므로 일반고에서는 지원하기 어려운 구조였다. 일반고생이 까다로운 지원자격에 부합해 3배수 이내를 선발하는 1단계를 통과한다고 해도 논술고사와 구술고사, 면접고사의 문이 가로막고 있었다. 당시 인문계열은 1단계 성적 100점+면접/구술고사 60점, 논술고사 40점이었으며, 자연계열과 의예과는 1단계 성적 100점+면접/구술 100점으로 합격자를 최종 선발했다.

2016학년 서울대 입시는 전체 정원 3090명 중 수시 모집인원이 75.2%(2324명)나 된다. 정시24.5%(766명)를 압도한다. 2007학년 서울대가 수시 46.9%, 정시 53.1%로 정시에 무게를 두고 있었음을 생각하면 상전벽해 수준이다. 2007학년만 하더라도 정시에서는 재수생이 강세를, 수시에서는 특기자전형의 문이 닫혀있는 가운데 일반고생은 지균이 아니면 서울대에 입학할 방법이 없었던 셈이지만, 서울대 입시는 지난 10년간 크게 변화해왔다. 재수생이 강했던 정시의 비중을 낮추고, 특목고가 강세를 보일 수밖에 없는 특기자전형을 일반전형으로 바꾸면서 일반고에 대한 문호는 크게 넓어졌다.

10년 전과 현재의 바뀐 전형을 분석해 보면 종로하늘의 주장은 ‘무리수’와 다를 바 없다. 일반고가 구조적으로 많이 합격할 수 없던 2007학년과, 일반고에 대한 문호가 넓어진 2016학년은 동일선상에서 비교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까지 가능케 한다. 한 전문가는 ”종로하늘이 수시+정시 합격자를 근거로 수시관련 서울대의 발언을 비판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정시에서 강세를 보이는 교육특구를 띄워줌으로써 사교육 시장의 파이를 다시금 키워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진단하기까지 했다.

<10년 전에 달라진 고교지형 되짚어야>
10년 전인 2007학년에 비해 2016학년 서울지역 내 일반고는 선발효과 측면에서 보면 상위권이 많이 빠져나가면서 경쟁력이 하락했다고 볼 수 있다. 일반고보다 선호도가 높은 고교유형이 많이 신설됐기 때문이다. 얼핏 고교지형을 되짚어봐도 전국단위 선발 또는 서울 지역 내 선발하는 고교가 가장 많을 때를 기준으로 하면 36개교까지 늘어났다. 이공계 상위권 학생들이 진학하는 영재학교의 경우 2003학년부터 운영해온 한국과학영재학교를 제외하면 나머지 전국 5개 영재학교, 지난해와 올해 차례대로 개교한 2개 과학예술영재학교가 2007학년 이후 신설됐다.

기사가 거론한 2007학년엔 자율형사립고의 전신인 자립형사립고만이 있었다. 광양제철고 민족사관고 상산고 포항제철고 해운대고 현대청운고의 6개교다. 정부주도로 자립형사립고가 자율형사립고로 명칭개명한 2010년, 자사고는 대거 늘어난다. 하나고가 개교하고 외대부고 인천하늘고 북일고 김천고가 전국단위 자사고로 전환하면서 현 10개교의 전국단위 자사고 체제가 됐다. 2007학년 6개교였던 자립형사립고가 현재 전국단위 모집의 자율형사립고 10개교로 늘어난 것이다.

더하여 광역단위 모집의 자사고가 지정되면서 최초 서울에는 26개의 광역자사고가 생겨났다. 비록 동양고 용문고가 2013학년 일반고로 전환하고 우신고와 미림여고가 2016학년 일반고로 전환했지만 여전히 22개교의 광역자사고가 존재하며, 우신고와 미림여고는 2018학년까지는 광역 자사고 당시 입학한 학생들이 졸업한다. 국제고도 2007학년에는 없던 서울국제고가 2008학년을 기점으로 운영을 시작하며 서울권 고입 수험생들의 선택지로 추가됐다.

10년 전인 2007학년에는 서울 지역 상위권 학생들의 선발효과는 특목고인 과고/외고가 독식하는 체제였다면 지금은 과고/외고/국제고/영재학교/전국자사고/광역자사고 등으로 유형이 크게 늘어나 단순 선발효과 면에서 일반고의 여건은 더욱 열악해졌다. 서울지역 일반고의 선별효과 면에서 경쟁력은 10년 전에 비해 떨어졌지만 서울대 일반고 합격자는 수시에서 최근 3년간 늘어나는 추세다. 서울대가 추구한 전형변화 때문이라는 게 대부분 전문가의 견해다.

<서울대 수시 일반고의 비중 매년 확대일로.. 일반고 확대 염두에 둔 전형설계>
최근 서울대 수시에서 일반고의 비중은 매년 확대되는 추세다. 서울대가 수시합격자를 발표하며 함께 공개하는 고교유형별 통계를 기준으로 보면, 일반고는 2014학년 46.31%에서 2015학년 50.62%로 크게 상승한 후 지난해 2016학년에는 50.61%로 0.01%p 하락했으나 이는 자공고가 제외되고, 해외고/검정고시 합격자가 산입된 수치로 정확한 고교유형별 합격자 통계로 보기 어렵다. 서울의 경우 교육취약지구에 주로 만들어진 자공고를 산입하고, 고교유형에 포함되지 않는 해외고 출신자와 검정고시 출신자를 제외한 전체 합격인원에 대비하면 일반고 합격자가 수시에 차지하는 비율이 산출된다. 2014학년 수시 전체 합격인원 2684명 중 검정고시/해외고 합격자 35명(해외고 29명/검정고시 6명)을 제외하면 고교 유형에 포함되는 전체 수시 합격자는 2649명이다. 일반고 출신 합격자는 모두 1323명(일반고 1243명, 자공고 80명)으로 전체의 49.9%를 차지해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2015학년 들어 양상이 크게 달라졌다. 해외고/검정고시 26명을 제외한 2382명 가운데 1294명(일반고 1219명/자공고 75명)이 일반고 합격자로 전체의 54.3%를 차지해 일반고 합격자 비율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2016학년에도 해외고/검정고시 27명을 제외한 2423명 가운데 1334명(일반고 1240명/자공고 94명), 55.1%로 일반고 합격자의 비중이 또다시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종로하늘 자료는 “서울대는 몇 년 전부터 수시에서 일반고 합격자가 늘고 있다고 밝혀 왔지만 지역적으로 따지면 교육특구에 쏠려 있다“고 주장하며 마치 서울대가 교육특구 선발의 책임이 있는 양 비판했다. 수시+정시 합격자 자료를 근거로, 수시 관련 서울대의 발언을 비판하는 앞뒤가 안 맞는 모순을 선보였다. 일반고의 진입통로를 넓히는 방향으로 수시전형설계를 해왔기 때문에 그나마 교육특구 합격자 비율이 더 커지지 않고 있다는 점은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 게다가 10년 전 서울지역 일반고 중 자사고로 전환한 학교들로 인해(2016학년 졸업생 기준 24개교) 일반고 전체의 경쟁력이 약화됨에도 불구하고 서울대 수시에서 일반고가 절반 이상을 차지할 만큼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는 부분도 무시되고 있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일반고가 10년 전에 비해 감소하고, 개중 괜찮은 몇몇 학교들이 자사고로 전환하면서 일반고의 전체적인 경쟁력은 감소했다. 서울대가 논술/구술 등의 특기자전형을 폐지하고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전환해 일반고 문호가 넓어지면서 교육특구도 함께 혜택을 본 것으로 해석하는 게 온당하다”고 설명했다.

 

 

▲ 종로하늘의 자료는 데이터상 오류가 지적되면서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있다. 김영진 의원실, 이주호 의원실 등에서 발표, 교차검증됐던 2007학년 수시최초+정시최초 합격자 자료를 보면 단대부고 영동고 휘경여고의 합격자는 일치하지만 경기여고는 3명, 숙명여고는 16명, 양재고는 9명, 영신여고는 2명으로 종로학원 자료보다 1명 많으며, 강서고는 7명, 대진고는 5명으로 발표보다 2명 적다. 대진여고의 경우 5명으로 4명이나 많은 수준이다. 빨간 네모는 오류가 있는 부분. /사진=종로학원하늘교육 발표자료 캡처

 

 

<오류투성이 자료.. 주장의 신뢰도 떨어져>
종로하늘의 자료는 데이터상 오류가 지적되면서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동일 기준이 아닌 최종합격자와 최초합격자를 기준으로 비교해 동일선상의 비교가 아닌데다가 기준점이 된 2007학년과 2016학년의 자료에서 개별학교의 데이터 오류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종로하늘이 활용한 자료는 ‘2007학년 서울대 수시/정시 최종합격자’와 ‘2016학년 서울대 수시/정시 최초합격자’를 기준으로 한다고 밝히고 있다. 동일한 최초-최초, 최종-최종이 아닌 최종-최초 비교가 되면서 일반 동등한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 2007학년 ‘수시/정시 최초’ 합격자 자료와 2016학년 서울대 ‘수시/정시 최초’ 합격자 자료가 각각 존재함에도 2007학년 ‘수시/정시 최종’ 합격자 자료를 사용함으로써 자료의 신뢰도는 크게 떨어졌다.

종로하늘이 제공한 10년간 서울대 합격자가 많이 늘어난 서울지역 일반고 10곳 자료는 2007학년 경기여고는 2명, 숙명여고는 15명, 단대부고는 13명, 영동고는 10명, 휘경여고는 0명, 강서고는 9명, 양재고는 8명, 대진고는 7명, 영신여고와 대진고는 각각 1명의 서울대 수시/정시 최종합격자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당시 최초합격자 자료와 비교해보면 실적이 증가한 학교가 있는가 하면 감소한 학교가 있는 등 데이터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김영진 의원실, 이주호 의원실 등에서 발표, 교차검증됐던 2007학년 수시최초+정시최초 합격자 자료를 보면 단대부고 영동고 휘경여고의 합격자는 일치하지만 경기여고는 3명, 숙명여고는 16명, 양재고는 9명, 영신여고는 2명으로 종로학원 자료보다 1명 많으며, 강서고는 7명, 대진고는 5명으로 발표보다 2명 적다. 대진여고의 경우 5명으로 4명이나 많은 수준이다.

최종합격자라면 일반적으로 최초합격자+추가합격자를 뜻한다. 최초합격에 추가합격자가 더해져 합격자가 늘어나는 경우는 가능하나 줄어드는 경우는 없다. 만약 등록자 기준이라면 최초합격자의 이동으로 인한 추합에서의 증감이 반영돼 합격인원의 증감이 있을 수 있으나 이는 등록자 기준이지 최종합격자 기준이 아니다.

2016학년 발표자료 역시 오류가 있기는 마찬가지다. 서울대 수시/정시 최초합격자 기준 단 1명의 합격자라도 배출한 서울지역 내 고교는 모두 191개교다. 191개교 가운데 영재학교 1개교(서울과고), 과고 2개교(세종과고 한성과고), 국제고 1개교(서울국제고), 외고 6개교(대원외고 대일외고 명덕외고 한영외고 이화외고 서울외고), 전국단위 자사고 1개교(하나고), 광역단위 자사고 22개교(경문고 경희고 대광고 대성고 동성고 배재고 보인고 선덕고 세화고 세화여고 숭문고 신일고 양정고 이대부고 이화여고 장훈고 중동고 중앙고 한가람고 한대부고 현대고 휘문고), 광역단위 자사고에서 일반고로 전환했으나 아직 광역단위 자사고 시절 입학한 학생들이 졸업 중인 2개교(미림여고 우신고), 예고 5개교(서울예고 선화예고 국립국악고 덕원예고 국립전통예고) 특성화고 1개교(염광여자메디텍고), 자율학교 1개교(서울미술고) 등 42개교를 제외하면, 모두 149개 일반고에서 서울대 합격자를 배출했다.

종로하늘이 제시한 2016학년 서울대 수시최초+정시최초합격자 서울지역 573명은 윤재옥(새누리) 의원실을 출처로 하는 서울대 수시최초, 김회선 의원실을 출처로 하는 서울대 정시최초(새누리) 자료에 따르면 잘못된 수치다. 실제 합격자 수는 575명이다. 고교 소재지를 잘못 파악했거나 학교유형을 잘못 판단했으리라 추정되는 상황이다. 발표 자료에서 광진구 소재 일반고 서울대 합격자를 3명 늘리고, 관악구 합격자를 1명 줄이면 정확히 서울 소재 일반고 합격자인 575명과 맞아 떨어진다.

결국 2007학년과 2016학년의 데이터 오류는 10년 전 대비 현재의 합격자 변화가 과연 정확한 분석인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둘 수 없게 만들고 있다. 한 교육계 전문가는 “의원실이라는 명확한 출처가 있는 자료를 통해 동일선상에서 비교가 가능함에도 굳이 출처를 알 수 없는 자료를 사용하고 분석하면서 오류가 다수 발생한 것은 주장의 진위여부도 믿을 수 없게 만드는 꼴”이라며, “결국 ‘정시 확대’를 골자로 할 수밖에 없는 사교육 기관의 행태에 언론이 이용된 게 아니겠느냐”는 의견을 내놨다.

 

 

2007학년, 2016학년 서울대 입학전형별 모집인원 비교
구분 2007학년 2016학년
수시 지균 800 25.3% 지균 666 21.6%
특기자 683 21.6% 일반 1658 53.7%
소계 1483 46.9% 소계 2324 75.2%
정시 1679 53.1% 정시 766 24.8%
합계 3162 100.0% 합계 3090 100.0%
*정원내 기준

 

 

 

2016 강남 일반고 서울대 진학실적
구분 수시최초
+정시최초
정시최초 수시최초
숙명여고 22 17 5
단대부고 19 14 5
영동고 16 11 5
중대부고 14 6 8
경기고 14 5 9
중산고 13 6 7
경기여고 13 3 10
개포고 10 4 6
압구정고 8 3 5
은광여고 7 2 5
진선여고 7 3 4
서울세종고 5 2 3
청담고 5 1 4
153 77 76
*출처=수시(윤재옥 의원실), 정시(김회선 의원실)

 

 

2007 서울대 합격자 학교실적 오차 비교
구분 격차 종로하늘 발표 2007 서울대
최초합격자*
경기여고 1명 감소 2 3
숙명여고 1명 감소 15 16
단대부고 일치 13 13
영동고 일치 10 10
휘경여고 일치 0 0
강서고 2명 증가 9 7
양재고 1명 감소 8 9
대진고 2명 증가 7 5
영신여고 1명 감소 1 2
대진여고 4명 감소 1 5
*출처=김영진 의원실, 이주호 의원실

 

 

2014~2016 서울대 수시 합격자 고교유형별 통계
구분 2016학년 2015학년 2014학년
일반고/자공고
비율
55.1% 54.3% 49.9%
일반고 1240 1219 1243
자공고 94 75 80
자사고 349 318 405
영재학교 206 163 227
과고 107 174 233
외고 212 203 250
국제고 41 39 41
예고/체고 169 186 164
특성화고 5 5 6
해외고 23 19 29
검정고시 4 7 6
2450 2408 2684
계(해외고/검정고시 제외) 2423 2382 2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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