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사이클링으로 선순환 구조 이끌어"

[베리타스알파=강수민 기자] 서울대 경영대학 학생들의 전공지향적 봉사활동이 눈에 띈다. 현지의 사정을 파악, 봉사활동이 선순환되도록 구조를 갖추는 노력 때문이다. 서울대 경영대학 글로벌 봉사단 GCS 7기 학생들이 지난달 10일부터 23일까지 국립 베트남 호치민 인문사회과학대학 한국학과 학생들과 공동으로 호치민 지역에서 동계 봉사활동을 진행, 경영학적 마인드를 봉사활동에도 접목했다.

GCS(Global Community Service)는 경영대학 글로벌리더십센터 산하의 공식 해외봉사 프로그램으로 '가슴이 따뜻한 리더' '세계의 여러 문화를 포용할 수 있는 글로벌 리더' '도전과 혁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리더' 양성을 목표로 2009년에 설립됐다. GCS는 중국과 베트남에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으며, 이번 7기는 베트남 호치민에서 교육사업팀 벤처사업팀 소셜벤처팀 총 3팀으로 나누어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GCS의 봉사활동은 경영학적 마인드를 봉사에 도입함으로써 효과적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믿는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만들어가는 활동이라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GCS 7기 하반기 학생대표를 맡은 경영학과 4학년 김혜진 학생은 GCS 활동을 "경영학적 지식을 활용하여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것이 목표"라고 소개했다.

▲ 서울대 경영대학 학생들의 '현지 상황 고려한 선순환 구조 정착마련의 봉사활동'이 눈길을 끈다. 서울대 경영대학 봉사동아리 GCS의 교육사업팀이 한국국제학교 멘토링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서울대 경영대학 제공

<불공정거래 막는다 "과외가격 낮추기">
특히 이번 기수에서 처음 시작된 소셜벤처팀은 사회적 기업 모델을 베트남 현지에서 실현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1년간 활동하는 팀이다. 소셜벤처팀 학생들은 현지 사정에 대해 조사를 거듭하면서 베트남이 리틀 차이나라고 일컬어질 만큼 높은 성장성이 돋보이고, 호치민시에 거주하는 교민이 12만명을 넘어서지만 베트남어를 쉽게 배울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지 않다는 점에 주목했다. 베트남어를 배우고자 하는 한국인의 수요가 과열되면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과외시장 단가가 외국인 대상의 다른 서비스에 비해서도 지나치게 높게 책정되는 불공정 거래가 발생하고 있었던 것이다. 투명한 과외중개 서비스 도입이 과열된 과외 가격을 낮출 수 있으며 뛰어난 능력을 갖춘 신뢰도 높은 선생님을 학생들과 연결시켜주기 위해 필수적이라는 판단은 이러한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어학교육 "사업자등록 예정">
소셜벤처팀은 베트남어를 배우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인들을 호치민 인문사회대 한국학과 학생들과 무역대학 학생들과 연결시켜주는 서비스를 현지 활동 중에 시작했으며, 귀국한 이후에도 온라인으로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3주 남짓한 기간 동안 236명의 멘토 선생님들이 지원했고,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연락해오는 한인들도 적지 않다. 실제로 한국어능력검정시험을 통해 능력이 검증된 베트남 학생을 소개 받은 한국인 한 분은 "착실하고 좋은 학생을 소개시켜줘 고맙다"며 이후 피드백에도 성실히 응하겠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소셜벤처팀에서 활동하였던 경영학과 1학년 신동수 학생은 "우리 팀은 호치민에서 쉬지도 않고 일해서 체력적으로 힘들기도 했지만, 발로 뛰며 주도적으로 사업을 진행한다는 것이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소셜벤처팀은 올해 상반기에 웹페이지를 제작하고 사업자 등록을 해 보다 장기적이고 본격적으로 제공하고자 하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보다 현지인들에게 필요한 도움을 제공할 수 있는 사업을 만들어가기 위해 소셜벤처팀은 이번 여름에도 호치민을 방문할 계획이다.

교육사업팀은 호치민 한국국제학교 학생들을 멘토링하고 더불어 한베 다문화가정 아이들과 어머니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동계 봉사활동이 끝난 이후에는 지속적으로 봉사가 이루어지기 어려운 해외 봉사활동 프로그램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호치민 한국학과 학생들이 강사가 되어 한국어 교육을 제공하는 'Vision in Vina' 프로그램을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관계자는 "이번 프로그램은 사이공 한글학교를 주무대로 진행됐으며, 이후 다양한 지역으로 확장하기 위해 다음 기수에도 동 프로그램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쓰레기 모아 판매.. 수익 기부>
벤처사업팀은 베트남에서 환경 보호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분리수거가 한국만큼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에 착안, 업사이클링 사업을 진행했다. 업사이클링이란 재활용을 넘어서서 쓰레기에 상위의 경제적 가치를 더하는 상품을 만들어낸다는 의미의 조어(up+recycling)로, 이미 한국 및 세계 등지에서 다양한 제품들을 판매하는 기업들이 활동하고 있다. 학생들은 출국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업사이클링 기업들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베트남에서 버려지는 자원이 어떤 것인지를 검토하여 일회용 포장봉지, 종이, 커피 포대 등의 원료를 선정하고 상품 디자인을 진행하였다. 이후 현지에서는 팀을 나누어 각 원료를 이용하여 제품을 제작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일례로 일회용 포장봉지를 이용해 파우치를 만들기로 한 팀은 민간 지역장애인교육센터를 방문하여 장애아동들에게 포장봉지를 가공하는 법을 가르쳤으며, 마무리 작업을 진행해 작은 파우치를 완성하였다. 최종적으로 완성된 파우치, 무드등, 종이시계, 소이 캔들 등은 호치민 주말 벼룩시장 Sale for Share에서 판매됐으며, 인사대에서 비어있는 공간을 활용하여 추가 판매를 진행하기도 했다.

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은 부스러기사랑나눔회 베트남지부에서 도시빈곤지역에 설립한 휴맨지역아동센터에 현물로 기부했다. 휴맨지역아동센터는 적절한 돌봄을 받지 못하는 빈곤 가정의 아이들에게 배움과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복지시설로, GCS는 2014년 1월에 센터에 도서관 공간을 조성하는 활동을 진행한 바 있다. 사회공헌 활동이 일회적인 시혜로 중단되어서는 안 되고 지속적으로 가치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GCS 내부에서 합의된 가치에 따라 학생들은 수익을 이전에 지어진 도서관을 보다 더 이용하기 좋은 공간으로 만들고 책을 추가로 기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관계자는 "앞으로는 진행될 활동에서는 원료 조달, 제품 제작 및 판매, 수익 기부 및 재투자로 이루어지는 선순환 과정을 파트너십을 체결,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활동에 참여한 학생들에게도 2주간의 봉사는 뜻깊은 경험이었다. 한국국제학교 멘토링 활동을 했던 농업생명과학대학 14학번 최유민 학생은 "봉사를 하러 갔다가 더 많은 것을 배워온 것 같다"며 봉사의 기쁨을 전했다. 벤처사업팀 팀장을 맡았던 경영학과 15학번 장예림 학생은 "목표한 만큼의 금액을 모아 기부를 했을 때 기뻐하던 아이들의 얼굴을 보니 너무 뿌듯했다"며 "우리의 활동으로 조금이라도 도움을 받았던 사람들을 기억하며 이후에도 계속 사회에 도움이 되는 활동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GCS는 앞으로도 베트남과 중국에서 동계, 하계 활동을 지속할 예정이며, 장기적으로는 몽골과 카자흐스탄 등 제3국가로 활동을 넓혀가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 서울대 경영대학 봉사동아리 GCS의 벤처사업팀 학생들이 수공예동아리 학생들과 함께 종이시계를 제작하고 있다. /사진=서울대 경영대학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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