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대학 전형명칭/서류/방식 '통일' 논의

[베리타스알파=김경 기자] 17일 인하대에서 열린 '대학입학전형 표준화 방안 연구결과' 공동포럼은 입시계 난제인 '표준화'에 방점을 찍었다는 데 획기적이다. '대입전형 표준화'는 수험생과 학부모, 교사 입장에선 반색할 일이지만, 대학 입장에선 자율성을 포기해야 하는 위험한 시도이기 때문이다. 대학마다 다른 지원자의 학습수준과 특성, 대학별로 축적한 선발 노하우를 원점으로 돌리거나 공유하는, 과감한 시도다. 각 대학 입학처의 성적표인 '입시결과(입결)'에는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수험생 마인드'로 접근, 무려 7개대학이 머리를 맞댄 결과를 발표한 17일의 포럼은 고교현장에 다각도의 설문조사를 실시함으로써 현장의견도 수렴한 결과를 공유한 자리라는 데 의미가 있다.

연구는 '2015년 고교교육 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 추가지원 공동연구 선정과정을 통해 가톨릭대 국민대 광운대 동국대 숭실대 아주대 인하대(가나다 순)의 7개대학이 공동으로 참여해 진행됐다. 각 대학 입학처 입장에선 운영에 절대적이기까지 한 정부 사업수주를 추가하는 동시에 대학 단독 수주가 아닌, 대학연계 수주로 대학간 협력을 도모할 수 있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연구결과에 대한 포럼으로 딱 부러지는 결과물을 당장 도출하긴 힘들지만, 대학간 이견을 좁히는 노력만으로도 진전된 현장의 모습에 의미를 부여할만하다. 연구진행과정은 물론 결과발표 포럼에도 현직 고교교사들을 참여시키면서 고교와의 연계까지 이뤄 현장 목소리에 귀기울인 시도라는 데도 의미가 있다.

포럼은 학생부종합전형의 전형방법(전형요소, 반영비율) 전형명칭과 평가관련용어를 표준화하고 나아가 고른기회전형의 지원 자격 및 제출서류에 대한 표준화를 도모한다는 목적으로 진행됐다. 책임연구원인 이장현 인하대 입학부처장(교수사정관)의 '대학입학전형 표준화 방안 공동연구 결과', 김병진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입학지원팀장의 '대학입학전형 간소화 체감도 향상 방안', 윤지윤 아주대 입학사정관의 '전형방법(전형요소, 반영비율) 표준화 방안 연구', 김성길 광운대 교수사정관의 '전형명칭 표준화 방안 연구', 김영배 숭실대 입학사정관의 '학교생활기록부 평가활용 표준화 방안 연구' 등 5개 주제의 발표가 진행됐다. 이학조 인하대 입학기획팀장이 좌장으로 현직 고교교사들이 패널로 참석해 대학입학전형 표준화 방안에 대한 종합토론도 이어졌다. 사전신청한 250여 명의 전국 고교교사, 입학사정관 및 입시관계자들이 함께했다. 포럼에서 발표된 연구결과 내용을 전한다.

▲ 가톨릭대 국민대 광운대 동국대 숭실대 아주대 인하대의 7개대학이 공동으로 '대입전형 표준화'를 고민, 연구결과를 17일 포럼을 통해 내놓았다. 입시계 난제인 '표준화'에 방점을 찍었다는 데도 획기적이지만 7개대학간 이견을 좁히는, 진전된 입시현장의 모습이라는 데 의미를 부여할만하다. 사진 왼쪽부터 김문석 광운대 입학처장, 최정주 아주대 입학처장, 박태훈 국민대 입학처장, 장경호 인하대 입학처장, 이창우 가톨릭대 입학처장, 강삼모 동국대 입학처장, 이상은 숭실대 입학처장. /사진=인하대 제공

<전형내용과 전형방법 '서류 공정성 문제 해결해야'>

이장현 인하대 입학부처장의 발표내용 가운데선 학생부종합전형을 둘러싼 고교교사들에 대한 설문결과가 눈에 띈다. 204명의 현직 고교교사들에 대한 설문으로 서울과 수도권 중심, 전국을 아우른다. 고교유형은 일반고가 대부분으로 과고 외고 자사고 자공고 특성과고도 있다. 40~50대 연령을 중심으로 전 세대를 아우른다. 대상자의 수가 적은 측면은 있지만 현장의 반응에 대한 경향은 읽을 수 있다.

설문의 배경으론, 같은 학생부종합전형임에도 대학마다 다른 전형내용과 전형방법에서 기인한다. 윤지윤 아주대 입학사정관의 포럼자료에 의하면 공동연구한 7개대학만 해도 단계별 반영비율은 2016학년 기준, ▲가톨릭대 서류80+면접20 ▲광운대 서류60+면접40 ▲국민대 서류60+면접40 ▲동국대 서류70+면접30 ▲숭실대 서류60+면접40 ▲아주대 서류50+면접50 ▲인하대 서류70+면접30으로 상이하다. 교사추천서를 서류평가에 활용하는 대학은 국민대와 인하대 두 곳이고, 가톨릭대 광운대 동국대 숭실대 아주대는 추천서를 활용하지 않는다.

이장현 부처장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학생부종합전형 운영에 있어 면접평가는 긍정적으로 보는 반응이다. '학생부 자소서 추천서는 지원자의 잠재적 역량 및 특성 파악을 위한 평가도구로써 충분하다(충분 160명, 불충분 62명)'면서도 '심층면접 없이 서류평가(학생부 자소서 추천서)만으로는 불충분하다(충분 38명, 불충분 181명)'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서류평가는 학생부와 자소서를 함께 반영하되, 추천서는 제외할 필요가 있다는 조사결과다. '자소서 추천서 없이 학생부에 대한 평가만으로는 불충분하다(충분 69명, 불충분 152명)'라는 의견에 '자소서는 제외되어선 안 된다(제외찬성 45명, 제외 반대 152명)' '추천서는 제외되어야 한다(제외찬성 139명, 제외반대 80명)'의 의견이다.

서류평가에 있어 교과와 비교과의 비중에 대한 의견은 비등했다. 교과비중이 비교과비중보다 커야 한다는 의견이 115명, 반대하는 의견이 104명으로 비슷해 현장의견을 합의해내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심층면접은 제출서류(학생부 자소서 추천서)만을 기반으로 실시하길 희망했다. '제출서류를 기반으로 실시돼야 한다(그렇다 195명, 아니다 24명)' '제출서류 없이 공통문제 기반으로 평가돼야 한다(그렇다 41명, 아니다 178명)'으로 면접내용에 있어 공통문제 대신 제출서류 기반의 면접을 희망하는 교사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서류평가와 면접평가의 대학별 상이한 반영비율과 평가요소에 대해선 대학 자율성을 아예 무시하는 상황은 아니다. '표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 높지만 '자율성'을 존중하는 의견도 상당하다. '대학별로 상이한 반영비율 때문에 학생부종합전형 준비가 어렵다(그렇다 118명, 아니다 98명)'는 의견이 다소 많은 가운데 '대학들이 동일한 평가요소를 적용해야 한다(그렇다 127명, 아니다 91명)' '대학들이 평가요소 반영비율을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그렇다 126명, 아니다 93명)'는 의견 역시 다소 많은 정도다.

최종합격에 있어 서류평가의 영향이 미치는 건 달가워하지 않는 반응이다. '1단계 서류평가 및 2단계 면접평가(심층면접)가 이뤄지는 경우, 최종합격자는 2단계 면접평가 점수만으로 선발돼야 한다(그렇다 160명, 아니다 58명)'는 의견이 압도적이다.

조사대상이 204명에 불과하다는 데서 상대적으로 적은 반응에 대한 이유 역시 살필 필요가 있다. "서류기술의 신뢰성" 문제가 우선 전형운영의 걸림돌로 거론된다. "서류기술 내용의 과장, 미화"가 문제점을 꼽힌다. 학생부 기술의 한계 역시 걸림돌이다. "현행 학생부 기록지침으로는 학생 변별이 어렵다"는 현장의견이다. 추천서의 경우 "교사의 업무가 과중되고 객관성이 미흡하며, 미화 등으로 무의미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교사의 객관적 시각을 형성하고 비공개 추천서를 통해 교사의 정당한 학생평가권을 부여함으로써 교권의 확립을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반론이 제기됐다.

설문에는 1단계 서류평가와 2단계 면접평가의 반영비율에 대해선 '서류50:면접50(64명, 29%)' '서류70:면접30(58명, 27%)'의 답변이 많았고, 교과와 비교과 반영비율에 대해선 '교과70:비교과30(85명, 40%)' '교과50:비교과50(49명, 23%)'의 답변이 많았다. 교과비중이 비교과비중보다 더 커야 한다는 측은 "학교생활을 대변하는 부분으로 교과가 가장 객관적인 자료이며, 대학에서의 학업능력의 가늠자 역할을 하고, 비교과영역 평가에 대한 평가의 공정성에 의문"이라는 입장이다. 비교과비중이 더 커야 한다는 측은 "학생의 잠재력이나 창의성을 고려해 교과-비교과의 조화로운 조합이 바람직하며, 교과비중이 더 크면 학생부종합전형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의견이다. "1단계 합격자로 동질성이 확보됐기 때문에" 2단계는 면접평가 점수만으로 선발돼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소수의견으로 "전 과정의 종합적 평가라는 점에서 서류평가 및 면접평가 둘 다 반영해야 하며, 서류 평가는 지원자의 장기간에 걸친 학생의 특성을 반영한 반면 면접은 객관성에 의문이 있다"도 제기됐다.

<전형명칭 '브랜드명 최악' '전형방법 최고'>

포럼에선 대학마다 다른 전형명칭의 표준화에 대한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김성길 광운대 교수사정관은 2015년 고교교육 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 선정대학 60개교와 2009년 입학사정관제 시범대학을 대상으로 2009~2016학년의 전형명칭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명칭은 크게 ▲선발방법(서울대 일반전형, 인천대 자기추천) ▲전형방법(인하대 학생부종합, 한국외대 학생부종합, 한양대 학생부종합) ▲브랜드명(동국대 Do Dream, 경희대 네오르네상스) ▲학교명+브랜드명(광운대 광운참빛인재, 국민대 국민프런티어, 아주대 아주ACE) ▲학교명+인재상(숭실대 SSU미래인재, 숙명여대 숙명미래리더) ▲전형인재상(가톨릭대 잠재능력우수자, 서울과기대 학교생활우수자)으로 구분된다. 대학마다 다른 전형명칭이 일부교사들과 전문가에겐 익숙할지 모르지만 매년 새롭게 입시판에 들어서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에겐 명칭공부부터 해야 하는 생소함을 이끌고 있다는 지적이 현장에선 제기되고 있다.

학생(384명)과 학부모(190명), 교사(222명)를 대상으로 각 인식조사를 한 결과 '학생부종합전형 명칭 구분의 어려움 정도'가 응답자의 절반 가량이 명칭구분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부모 과반 이상이 명칭 구분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교사는 과반 가까지 명칭에 불만을 나타냈다. 반면 학생의 경우 응답의 38% 가량이 어려움을 겪는다고 답해 상대적으로 학생들은 명칭에 좀더 빨리 적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의 경우 '매우 그렇다(19명, 4.95%)'와 '그렇다(128명, 33.33%)'가 147명으로 응답자의 38.25%를 차지한 가운데 '보통이다(118명, 30.73%)' '아니다(96명, 25%)' '전혀 아니다(21명, 5.47%)'의 응답결과다. ▲학부모의 경우 '매우 그렇다(14명, 7.37%)' '그렇다(90명, 47.37%)'가 104명으로 응답자의 과반이 넘는 54.74%를 차지한 가운데 '보통이다(71명, 37.37%)' '아니다(10명, 5.26%)' '전혀 아니다(3명, 1.58%)'의 응답결과다. ▲교사의 경우 '매우 그렇다(19명, 8.6%)' '그렇다(87명 39.2%)'가 106명으로 응답자의 과반에 가까운 47.8%를 차지한 가운데 '보통이다(42명, 18.9%)' '아니다(54명, 24.3%)' '전혀 아니다(20명, 9%)'의 응답결과다.

진학을 지도하는 교사들의 응답을 더욱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종합전형의 공통표준 전형명칭 필요 정도'에 대해 응답자의 60.2%에 해당하는 133명이 '매우 그렇다', 응답자의 25.8%인 57명이 '그렇다'고 답해 무려 응답자의 86%가 전형명칭의 표준화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형명칭은 전형방법을 따르는 것을 가장 희망했다. 공통표준안 1순위로 '전형방법(109명, 49.3%)'이 꼽혔다. 이어 '전형방법+학교명(59명, 26.7%)' '전형인재상(20명, 9%)'의 순이었다. '브랜드명'은 단 1명만이 응답, 설득력을 잃는 전형명칭으로 꼽혔다.

▲ 포럼은 수도권 7개 대학이 주도해 전형의 표준화를 기하고 고교현장과 정보를 공유한다는 데서 고교 진학지도 현장에도 정보력 측면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전 참가신청한 250여 명의 교사들이 모였다. /사진=인하대 제공

<현장의 호소와 비판.. 대교협 겨냥>

포럼에는 김성길 연수고 교사(전국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장), 안연근 잠실여고 교사(전국진학지도협의회장), 조광제 언양고 교사(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표강사), 정제원 숭의여고 교사(서울교육청 대학진학지도지원단) 등 현직교사들의 제언도 나왔다. 이학조 인하대 입학기획팀장이 좌장으로 교사들은 패널로 참석, 대학입학전형 표준화 방안에 대한 종합토론을 이어갔다.

교사들은 7개대학이 나선 '전형 표준화'에 대해 환영의 박수를 치면서도 현장 어려움을 호소하는 한편 날선 비판을 서슴지 않았다. 비판은 7개대학뿐 아니라 대교협까지 겨냥한다. 특히 안연근 교사는 "대입전형 표준화는 대입전형에 대한 자율성을 침해하고 대학 서열화의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는 한계가 있다. 때문인지 7개대학 공동연구 결과에서 구체적으로 표준화된 전형방법이 제시되지 않고 일반적인 방안들만 제시됐다"고 지적했다. 안 교사는 "대입전형의 명칭은 전국 대학에 적용해야 한다. 몇몇 대학끼리만 활용한다면 그 의미는 반감될 것"이라며 "대교협 차원에서 연구해 전국 대학에 표준 전형명칭을 보급하고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교사는 대교협에 대해 "전형요소의 경계선"을 명확히 긋기를 요구했다. 위주전형의 한계에 대한 지적이다. 안 교사는 "현재처럼 전형요소가 50%가 넘는 것을 기준으로 명칭을 부여하는 것은 명확하지 않고 혼란만 조장한다. 학생부종합전형 1단계에서 학생부교과 100%로 3배수를 선발한다면 이것은 학생부교과전형 아닌지? 학생부교과전형에서 비교과와 면접, 심지어 자기소개서까지 요구한다면 학생부종합전형과 무슨 차이가 있는지?"라 반문하며 "서류평가의 용어는 범위가 학생부인지, 학생부+(자기소개서)+(추천서)+(학교소개서)+(기타증빙서류)인지 범위를 구분해 제공해야 한다. 면접평가 역시 서류확인+(인성)+(적성)+(전공적합)+(학업역량) 등의 범위를 구분해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제원 교사는 학생부종합전형의 확대로 인해 긍정적으로 변화한 고교현장을 전하는 한편 고충을 호소했다. 정 교사는 "지난 3년간 대체로 수긍이 되는 합불사례가 많아졌다"며 "그만큼 입학사정관과 교사의 시각이 가까워졌고, 생기부에 대한 학교현장의 시각도 많이 달라졌다"고 말문을 열었다. "담임교사의 연령이 낮아지고 있고, 젊어진 선생님들은 자신이 만든 학생부가 대학에 제출됐을 때 돋보이길 바라고 있다.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줄바꿈을 하고, 특수문자를 넣어 문장과 문장을 구분하기도 한다. 구체적 사례를 발굴하기 위해 학생들을 관찰하기도 하고, 학생부 기재가 부실한 학생을 불러 몰아세우기도 한다. 입으로는 불만을 이야기하면서도 두 손으로는 끊임없이 아이들의 이야기를 입력하는 모습, 요즘 흔한 연말 교무실 풍경이다."

정 교사는 "다만, 여전히 나아갈 길은 먼 것 같다"며 의견을 제기했다. 우선 학생부 작성에 있어 교사간 시각차를 거론했다. "일부 교사들은 자신들이 만들 학생부가 객관적 평가가 어떠하든 간에 스스로 만족하는 경향이다. 충분한 만족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이 정도면 뭐 할 만큼 했다'라는 생각 탓이다. 반면 사정관들은 전문적으로 근무하고 꾸준히 연수 받고 대학별로 순환근무를 하면서 어느 정도 시각의 일치를 보이고 있다. 교사간 시각차는 단기간 내 줄일 수 없다. 방치할 수도 없으니, 이 부분은 대학이 해줘야 한다. 대학은 당분간 고교별 차이를 무시하고 평가를 해야 한다고 본다. 고교별 편차를 인정하고 기준을 고교에 따라 달리 적용한다면 표준화된 대입은 요원해지고 입시판은 혼란스러워질 수 있다. 대학은 시간을 갖고 고교의 변화를 기다려주면서 명확한 기준들을 고교에 지속적으로 알려줄 필요가 있다. 그런 면에서 모의평가에 교사들을 참여시키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사업이라 생각한다. 가급적 많은 교사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확대해보는 게 좋을 듯하다."

정 교사는 학생부 기재에 대한 보안의 필요성도 거론했다. '보완'이 아니라 '보안'이다. "교사가 서술형 답안지를 채점하는데 학부모와 학생이 자기의 답안 채점과정을 관찰하고 간섭하는 학교가 있다면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경악을 급치 못할 것이다. 그런데 모든 학교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 학생부는 일종의 성적표인데 현재 학부모 서비를 통해 실시간 감시가 이뤄지고 있다. 학부모 서비스의 중단 내지는 제한적 열람이 필요하고, 이 역시 학생 평가서를 분석하는 대학이 좀 더 목소리를 내줘야 한다."

정 교사는 학생부 기재에 문제시되는 '온정주의'의 문제도 거론했다. "고교의 문제는 고교만의 문제가 아니기에 문제다. 우리학교 신임교사 채용 때 일이다. 한 지원자는 고2 때 담임교사가 학생부 종합의견에 '말과 행동이 가볍다'라는 표현을 적어놓으셨다. 그 지원자는 탈락했다. '한 번 채용되면 30년 이상 한 직장에서 동료들과 지내야 할 사립학교 교사가 말과 행동이 가볍다면 곤란하다'가 이유였다. 요즘처럼 취업도 어려운 시점에 제자들에게 학생부라도 잘 적어줘야 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 교사들의 입장 중 일부다. 온정주의 학생부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저절로 잘 써지는 경우, 잘 써주고 싶어서 억지로 분량을 늘리는 경우, 잘 써주고 싶으나 도저히 안 되는 경우, 별로 쓰고 싶지 않은 경우... 단점을 쓰기보다는 분량으로 승부할 수밖에 없는 면이 있다. 대학에서 분량의 행간을 읽어주신다면 감사하겠다."

"대학이 재채기하면 고교는 바로 독감에 걸린다"는 정 교사는 경직될 수밖에 없는 고교현장에 대한 하소연도 이었다. "고교보다 대학은 영향력이 큰 집단이다. 고교는 학생들에게 기초지식을 가르치고 진로와 적성에 따른 교육을 실시하는 기관이다. 자율성도 많이 떨어진다. 서울교육청에서 '자기주도'라는 단어를 제한적으로 사용하라 한마디했더니, 겨울방학 때 교사들이 출근해 학생부에서 '자기주도'라는 단어를 삭제하는 데 하루를 보내기도 할 정도로 약한 행정집행기관이다. 고교의 변화의 방향성을 대학은 어떻게 고민할 것인가가 전형 표준화와 함께 고민해볼 문제라 생각한다."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고교교사 설문결과
문항 그렇다 아니다
학생부 자소서 추천서는 지원자의 잠재적 역량 및 특성 파악을 위한 평가도구로써 충분하다 160 62
심층면접 없이 서류평가(학생부 자소서 추천서)만으로도 충분하다 38 181
서류평가는 자소서 추천서 없이 학생부에 대한 평가만으로 충분하다 69 152
서류평가에서 자소서는 제외돼야 한다 45 174
서류평가에서 추천서는 제외돼야 한다 139 80
서류평가에서 교과(내신성적 또는 학업성취도)영역에 대한 평가비중(예:70%)은 비교과(출결사항 자율활동 동아리활동 독서활동 진로활동 등)활동에 대한 평기비중(예:30%)보다 커야 한다 115 104
심층면접은 제출서류(학생부 자소서 추천서)를 기반으로 실시돼야 한다 195 24
심층면접은 제출서류(학생부 자소서 추천서) 없이 공통문제를 기반으로 평가돼야 한다 41 178
대학별로 상이한 평가요소의 단계별 반영비율(예:1단계 서류종합평가(70%)+2단계 면접평가(30%)는 학생부종합전형 준비를 어렵게 한다 118 97
학생부종합전형을 운영하는 대학들은 동일한 평가요소를 적용해야 한다 127 91
학생부종합전형을 운영하는 대학들은 평가요소 반영비율(예:서류평가(50%), 심층면접(50%)을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 126 93
1단계 서류평가 및 2단계 면접평가(심층면접)가 이뤄지는 경우, 최종합격자는 2단계 면접평가 점수만으로 선발돼야 한다 160 58
*자료=7개대학 '대학입학전형 표준화 방안 공동연구' 결과공유 세미나 자료집(2016년 2월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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