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추합 147명 가운데 자연 110명.. '추락'치대, 화생공 순

[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2016학년 서울대 정시에서 총 147명이 등록을 포기하고 타 대학으로 이동했다. 서울대는 타 대학보다 하루 빠른 15일 3차 추합을 진행해 오후9시를 기점으로 추합일정을 전부 마감하고 추합현황을 홈페이지에 공고했다.

서울대의 정시 추합 충원율은 16%로 지난해에 비해 소폭 상승했다. 서울대는 1차 83명, 2차 39명에 이어 3차 25명까지 1~3차 합산 총 147명이 추가합격해 전체 정시 모집인원 920명 대비 충원율 16%을 기록했다. 지난해 2015학년 15.4%에 비하면 소폭 상승한 수치다.

3차례에 걸친 전체 추합 충원인원 147명 가운데 국어A 수학B 영어 과학탐구 응시자만이 지원 가능한 자연과학대 공과대(건축학과 제외), 농업생명과학대(농경제사회 제외), 자연계열 사범대(수학교육/물리교육/화학교육/생물교육/지구과학교육), 식품영양학과, 수의과대학, 의과대학, 치의학대학원 치의학과 등에서 110명의 추합인원이 나왔다. 전체 모집인원 대비 절반 남짓인 55.2%(508명)를 차지하는 자연계열에서 74.8%의 추합이 발생해 인문계열과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서울대가 인문계열에서는 국내 최고대학의 명성을 공고히 이어나가는 반면, 의대선호현상 등으로 인해 자연계열에서는 위상이 낮아졌다는 반증이다.

▲ 2016학년 서울대 정시에서 총 147명이 서울대에 합격했음에도 등록을 포기하고 타 대학으로 이동했다. 충원율은 16%로 지난해에 비해 소폭 상승했다. /사진=베리타스알파 DB

<치대 추락.. 치대의 앞날은?>
의대의 뒤를 이어 서울대 자연계열에서 높은 선호도를 보이는 치대는 2016정시에서 곤욕을 치렀다. 정시 모집인원이 3명인 가운데 최초합격자 전원이 등록을 포기하며 1차 추합 3명이라는 의외의 모습을 보인데 이어 2차 추합에서도 2명의 추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3차 추합에서는 추합인원이 발생하지 않았으나 1~2차 추합에서 5명이 추합된 탓에 최종 충원율은 166.7%를 기록했다. 2016 정시 모집단위 가운데 최고 충원율이다. 지난해 2명을 모집해 단 1명의 충원인원도 발생하지 않았던 모습과 대조적이며, 2014학년 6명 모집에 4명이 추합돼 66.7%의 충원율을 기록한 사례와 비교해도 유달리 높은 충원율이다. 최근 3년간 2016치대보다 더 높은 충원율을 기록한 학과는 1명 모집에 2명 추합으로 200%의 충원율을 보인 2014생명과학부 뿐이다.

전국 11개 치대 가운데 서울대 치대의 선호도가 가장 높은 점을 고려하면, 결국 5명의 인원은 타 대학 의대로 이동했다고 보는 것이 현실적인 해석이다. 업계 전문가들도 의대 이동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 전문가는 “군외 대학인 KAIST로 이동했을 가능성도 있긴 하나 정시원서 지원전략상 서울대 치대에 지원자는 나/다군에서 의대를 쓰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으며, 다른 전문가는 “서울대 치대와 겹치는 서울 중상위권 의대로의 이동이 유력시된다”고 타 대학 의대로의 이동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올해 치대의 충원율 고공행진은 비단 서울대에만 국한된 현상은 아니다. 전국 11개 치대 중 서울대 치대 다음으로 선호되는 연세대 치의학과도 올해 충원율이 급격히 높아졌다. 지난해 1차~4차 충원결과 5명이 추가합격하며 33.3%의 최종충원율을 기록했던 연세대 치의학과는 3일 발표한 1차 추합결과 22명 모집에 11명 추합으로 50%의 충원율을 기록하며 지난해 최종충원율을 넘어서는 충격을 던진데 이어 이어 2차 7명, 3차 1명, 4차 3명, 5차 0명 등으로 급기야 충원율 ‘1바퀴‘를 기록하고 있다.

치대의 충원율 상승이 서울대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지만, 166.7%라는 높은 충원율은 대입현장에 충격을 던지고 있다. 2016 정시에서 모집인원이 379명에서 360명으로 줄었음에도 지원자가 2194명에서 2041명으로 동반 감소하며 나타난 전국적인 치대 인기하락현상이 또 한번 실체를 드러내며 의대 선호현상이 더욱 공고해지고 있음을 나타낸 셈이기 때문이다. 서울대가 최상위권을 공고히 하는 인문계입시와 달리 자연계열은 서울대와 KAIST 포스텍 등 최상위 이공계대학 위로 의대가 있다는 말이 있을만큼 ‘의대선호‘ 현상이 날로 위세를 떨치고 있다. 치대와 대조적으로 서울대 의대는  홈페이지에 추합현황이 공개된 2008학년 정시부터 지금까지 단 1명의 추합도 발생한 전례가 없다.

치대의 인기하락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의사가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과 반대로 치과의사는 과잉공급에 치달을 것이라는 진단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오영호 박사팀이 발표한 ‘보건의료인력 수급추계 연구결과’에 따르면 의사는 2024년부터 공급부족 현상이 발생해 2030년 9960명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 반면 치과의사는 2020년 477~1501명, 2030년 1810~2968명 과잉공급될 것으로 진단됐다.

현재 전국 치대/치전원 입학정원은 750명 수준으로 정원외입학자와 해외치대 출신, 국가시험에 불합격해 재시험을 치르는 인원까지 800명 가량이 매년 치과의사 국가시험에 응시하고 있으며, 2015년 기준 3만여 명의 치과의사가 배출됐다. 과잉공급 현상을 막기 위해 치대/치전원의 정원 조정방안 등이 제시되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게 평가된다. 업계 한 전문가는 “의대/치대/한의대 등 ‘라이센스’가 주어지며 국가에서 정원을 통제하는 학과들은 국가 차원의 정원조정이 아닌 자발적인 정원 조정은 힘들다”며 “대학들이 별다른 홍보를 하지 않아도 우수 인재가 제 발로 찾아오는 학과 정원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화학생물공학 92.6% ‘1바퀴’ 근접.. 윤리교육/수학교육 1명모집 1명충원>
지난해 2015학년 정시 선발 모집단위 중 가장 높은 65.5%의 충원율을 기록했던 화학생물공학부는 올해 92.6%의 충원율로 치대를 제외하면 가장 높은 충원율을 기록했다. 화학생물공학부는 1차에서 51.9%로 ‘반바퀴’이상의 충원율을 보인 데 이어 2차에서도 7명이 추합돼 77.8%의 충원율을 기록했고, 3차에서도 4명이 추합해 27명 모집에 25명 추합으로 ‘1바퀴’에 근접하는 충원율을 보였다. 화학생물공학부는 2014학년에도 13명 모집에 12명이 추합되며 92.3%의 충원율을 기록하는 등 매년 서울대 자연계열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충원율을 보여오고 있다.

본래 수시에서 전원선발 계획이었으나, 미등록인원이 이월되며 각 1명씩을 모집한 윤리교육과와 수학교육과는 1명의 최초합격자가 전부 이탈했으나, 1차추합자가 최종 추합까지 등록을 유지해 100% 충원율에 머물렀다. 당초 정시 선발계획이 없던 학과였으나 수시이월인원으로 인해 정시선발한 모집단위인데다 선호도가 서울대 모집단위 내에서 그다지 높지 않고, 단 1명 모집인 탓에 얼마든지 추합이 발생할 수 있던 구조이므로 충원율 100%가 별다른 의미를 갖지 않는다.

<그밖에 충원율 어땠나.. 간호대 조경/지역시스템 생명과학 순>
치대, 윤리교육, 수학교육, 화학생물공학의 뒤를 이어 간호대학 48.6%(17명/35명),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38.9%(7명/18명), 생명과학부 36.8%(7명/19명) 식물생산과학부 33.3%(10명/30명), 기계항공공학부 30.2%(13명/43명) 등도 30%이상의 상대적으로 높은 충원율을 기록했다.

다음으로 수리과학부 28.6%(2명/7명), 건축학과 26.7%(4명/15명), 지구환경과학부 25%(2명/8명), 건설환경공학부 25%(5명/20명), 응용생물화학부 20%(3명/15명), 전기/정보공학부 19.6%(10명/51명), 화학부 16.7%(2명/12명), 역사교육과 16.7%(2명/12명), 지리교육과 16.7%(2명/12명), 수의예과 16.7%(1명/6명), 생물교육과 13.3%(2명/15명), 소비자아동학부 11.8%(2명/17명), 식품영양학과 11.8%(2명/17명), 지구과학교육과 11.1%(2명/18명), 산림과학부 10.5%(2명/19명), 물리천문학부 9.1%(1명/11명), 산업공학과 9.1%(1명/11명), 사회교육과 8.3%(1명/12명), 바이오시스템/소재학부 7.7%(1명/13명), 재료공학부 7.4%(2명/27명), 컴퓨터공학부 7.1%(1명/14명), 화학교육과 6.7%(1명/15명), 의류학과 6.7%(1명/15명), 식품동물생명공학부 5.3%(1명/19명), 조선해양공학과 5%(1명/20명), 농경제사회학부 4.8%(1명/21명), 인문계열 4.3%(2명/47명),순이었다.

서울대 인문계열에서 최고 선호도를 자랑하는 사회과학계열 2.2%(2명/92명)과 경영대학 2.6%(2명/78명)은 1차에서 소수의 인원만 추합됐을 뿐 이후 추합인원이 발생하지 않았다. 당초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낸 모습이다. 경영대학은 2014~2015학년 정시에서는 단 1명의 추합인원도 발생하지 않았으나 올해 1차에서 2명의 추합인원이 발생했으며, 사회과학계열도 2014~2015학년 1명의 추합인원만 발생하는데 그쳤으나 올해 1차에서 2명의 추합이 발생해 “예년에 비해 충원율이 높아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섞인 전망을 받은 바 있다.

<충원율 0% 모집단위 9개 어디?>
최종 추합결과 의예과를 필두로 통계학과 에너지자원공학과 원자핵공학과 디자인학부(공예) 국어교육과 영어교육과 물리교육과 체육교육과 등 9개 모집단위는 추합인원이 단 1명도 발생하지 않으며, 충원율 0%를 기록했다.

1차 추합에서는 18개에 달했던 충원율 0%모집단위는 2차 추합에서는 11개로 감소했다. 최종 3차 추합에서 1~2차 추합인원이 없던 바이오시스템/소재학부와 식품영양학과에서 추합이 발생해 충원율 0%모집단위는 최종 9개로 결정됐다.

<‘펑크’우려 수의예.. 2~3차 추합 0명>
서울대 수의예과는 1차 추합에서 1명의 충원이 발생한 이래 2~3차 추합에서 0명 추합으로 충원율 16.7%를 기록했다. 당초 우려와 달리 적정 지원선에 비해 합격선(커트라인)이 크게 하락하는 ‘펑크’는 발생하지 않았다.

수의예과는 최초합격발표 당시 수험생 커뮤니티 등지에서 합격선(커트라인)이 서울대 환산점수 기준 505점 가량인 것으로 드러나며, 적정 지원점수로 여겨졌던 514~515점에 비해 10점 가까이 낮은 점수를 보여 펑크 우려를 받은 바 있다. 일각에서는 1981학년 추정합격선에 겁먹은 수험생들이 대거 안정지원 하며 100점대 학생들이 서울대 법대에 합격한 일을 일컫는 '관악마운틴 노루점핑' 사건의 재현이 아니냐는 전망까지 제기됐다.

2016 서울대 정시 일반전형 추합현황
대학 모집단위 2016 정시
최종
충원율
1차
추합
2차
추합
3차
추합
모집인원
인문대학 인문계열 4.3% 2 2 0 0 47
사회과학대학 사회과학계열 2.2% 2 2 0 0 92
자연과학대학 수리과학부 28.6% 2 1 1 0 7
통계학과 0.0% 0 0 0 0 1
물리천문학부 9.1% 1 1 0 0 11
화학부 16.7% 2 0 1 1 12
생명과학부 36.8% 7 1 5 1 19
지구환경과학부 25.0% 2 2 0 0 8
간호대학 간호대학 48.6% 17 12 3 2 35
경영대학 경영대학 2.6% 2 2 0 0 78
공과대학 건설환경공학부 25.0% 5 1 1 3 20
기계항공공학부 30.2% 13 8 3 2 43
재료공학부 7.4% 2 1 0 1 27
전기/정보공학부 19.6% 10 8 2 0 51
컴퓨터공학부 7.1% 1 1 0 0 14
화학생물공학부 92.6% 25 14 7 4 27
건축학과 26.7% 4 2 1 1 15
산업공학과 9.1% 1 1 0 0 11
에너지자원공학과 0.0% 0 0 0 0 1
원자핵공학과 0.0% 0 0 0 0 5
조선해양공학과 5.0% 1 1 0 0 20
농업생명
과학대학
농경제사회학부 4.8% 1 1 0 0 21
식물생산과학부 33.3% 10 3 3 4 30
산림과학부 10.5% 2 1 1 0 19
식품동물생명공학부 5.3% 1 0 1 0 19
응용생물화학부 20.0% 3 0 1 2 15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38.9% 7 5 2 0 18
바이오시스템/소재학부 7.7% 1 0 0 1 13
미술대학 디자인학부(공예) 0.0% 0 0 0 0 5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0.0% 0 0 0 0 10
영어교육과 0.0% 0 0 0 0 11
사회교육과 8.3% 1 0 1 0 12
역사교육과 16.7% 2 2 0 0 12
지리교육과 16.7% 2 2 0 0 12
윤리교육과 100.0% 1 1 0 0 1
수학교육과 100.0% 1 1 0 0 1
물리교육과 0.0% 0 0 0 0 17
화학교육과 6.7% 1 0 1 0 15
생물교육과 13.3% 2 0 1 1 15
지구과학교육과 11.1% 2 2 0 0 18
체육교육과 0.0% 0 0 0 0 29
생활과학대학 소비자아동학부 11.8% 2 1 1 0 17
식품영양학과 11.8% 2 0 0 2 17
의류학과 6.7% 1 0 1 0 15
수의과대학 수의예과 16.7% 1 1 0 0 6
의과대학 의예과 0.0% 0 0 0 0 25
치의학대학원 치의학과 166.7% 5 3 2 0 3
16.0% 147 83 39 25 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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