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2017 논술 논란..수능최저 무려9개

[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지방거점 국립대인 경북대가 수요자를 전혀 배려하지 않는 복잡한 2017 수시 논술 수능최저 적용안을 내놔 물의를 빚고 있다. 전문가들조차 분석하는데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는 복잡한 수능최저 구조 때문에 지원을 고려하는 학부모/수험생 등 교육 수요자들은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경북대는 전형계획을 통해 논술전형에서 4가지 정도의 수능최저 기준이 있는 것으로 설명하지만, 실체는 모집단위별로 계산하면 9개에 달하는 수능최저 기준이 존재한다. 모집단위별 수능 지정 응시영역을 정하면서 자연계를 3개 유형으로 쪼갠데다 수능최저는 그와 달리 단과대별로 정한 데 더해 자연계열에서 수학 가형과 나형을 선택/응시할 수 있는 모집단위의 경우 농생대/생과대와 기타 자연계열로 나눠 등급조정방안까지 내놓는 등 기준점을 찾기 어려울 정도의 수능최저기준을 설정했기 때문이다.

지역거점국립대인 경북대의 수요자 배려 없는 수능최저기준에 비판의 열기가 거센 상황. 지난해 선행학습영향평가결과 보고서를 무성의하게 발표하는 등 수요자 무시에 앞장서온 경북대의 행태에 수요자들 뿐만 아니라 업계에서도 질타의 목소리가 드높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경북대의 논술 수능최저는 원칙을 찾아볼 수 없는 마구잡이식”이라고 비판하며 “그동안 지역거점국립대들이 치열하게 대입전형을 설계하는 수도권 지역 대학들과 달리 지역이라는 든든한 뒷배만 믿고 안일하게 전형을 운영해 온 것은 사실이다. 공무원 사회인 국립대의 경직된 체계가 바뀌지 않고서는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는 일”이라 설명했다.

< 2017 논술 수능최저 어떻게 설명하나>
경북대가 대입 3년예고제에 맞춰 지난해 발표한 2017학년 대학입학전형 기본계획만 보면, 경북대 논술전형(AAT) 수능최저는 실체에 비해 간략한 모습이다. 경북대는 기본계획에서 △의대/치의대는 한국사가 3등급 이내이며, 한국사를 제외한 수능 4개 영역 등급합 5이내 △경상대/수의대/사범대/행정학부는 한국사가 3등급 이내이며, 한국사를 제외한 수능 상위 3개 영역 등급합 7이내 △인문대/사회대/자연대/공대/농생대/생과대/IT대/간호대/자율전공부는 한국사가 3등급 이내이며, 한국사를 제외한 수능 상위3개 영역 등급합 9이내 로 최저수학능력기준(수능최저)를 설명했다.

또한, 경북대는 농생대 자연계열과 생과대는 수학(나형) 기준이고 전자공학부 모바일공학전공은 수학 가형, 과탐(1과목) 2개 영역 등급합 3 이내라고 덧붙이며, 농생대/생과대를 제외한 자연계열의 경우 수학 가형은 수능성적표상의 등급이 그대로 반영되지만 수학 나형은 수능성적표상 등급에서 2등급 하향한 등급이 반영되고, 자연계열 중 농생대/생과대는 수학 가형은 수능성적표상 등급보다 2등급 상향한 등급이 반영되지만 수학 나형은 수능성적표상 등급이 적용된다고 논술전형 수능최저 설명을 끝맺었다. 즉, 일반적인 자연계열 학과라면 수학 나형을 선택했을 때 2등급의 불이익을, 농생대(자연계열)/생과대라면 수학 가형을 선택했을 때 2등급의 이익을 적용하겠다는 이야기다.

경북대의 설명을 이해하는 것도 첫 대입을 겪는 ‘초보’ 수험생/학부모 등 교육수요자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지만, 경북대 논술전형 수능최저의 실체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간략한 설명이다. 경북대가 전형계획에 기재한 설명을 해석하면, △의대/치대 △경상대/수의대/사범대/행정학부 △인문대/사회대/자연대/공대/농생대/생과대/IT대(전자공학부(모바일공학전공) 제외)/간호대/자율전공부 △전자공학부 모바일공학전공 의 4개 모집군의 수능최저는 각기 다르며, 농생대/생과대와 기타 자연계열을 구분해 수학 가형과 나형 선택에 따른 등급조정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풀이된다. 다소 복잡하긴 하나 수요자들이 감내하지 못할 수준은 아닌 셈이다. 하지만, 경북대 논술전형 수능최저의 실체는 이보다 훨씬 복잡한 모습을 띈다. 실질적으로 교육 수요자들이 해석할 수 없는 수준이다.

<경북대 수능최저 얼마나 복잡한가.. 실체 알기 어려운 구조>
경북대의 수능최저를 본격적으로 뜯어보기 위해서는 모집단위별 수능 지정 응시영역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야 한다. 경북대는 인문계열은 국어, 수학(가/나), 영어, 한국사, 사/과탐 응시를 지정하고 있으며, 자연계열은 일부학과I, II를 제외하면 국어, 수학(가), 영어, 한국사, 과탐 응시를 지정하고 있다. 자연계열 일부학과I에 해당하는 지구시스템과학부, 건축학부(건축학전공), 건축학부(건축공학전공), 토목공학과, 농업토목/생물산업공학부, 가정교육과, 식품영양학과는 국어, 수학(가/나), 영어, 한국사, 과탐을, 자연계열 일부학과II에 해당하는 응용생명과학부, 식품공학부, 산림과학/조경학부, 바이오섬유소재학과, 아동학부, 의류학과, 간호학과는 국어, 수학(가/나), 영어, 한국사, 사/과탐을 응시영역으로 지정했다. 인문계열은 지정 응시영역이 통일돼있으나, 자연계가 3갈래로 나뉘면서 수능최저를 복잡하게 만든 요인으로 작용했다.

일반적으로 대학들은 논술 수능최저 적용시 모집단위별로 수능최저를 설정하거나, 지정 응시영역에 맞춰 수능최저를 설정함으로써 수요자들이 비교적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지만, 경북대는 모집단위별 수능최저 기준과 지정 응시영역 기준이 상이해 문제가 커진다. 수능 지정 응시영역별 기준에 수능최저 기준이 더해지면서 경우의 수가 크게 증가한다.

수능 지정응시영역과 수능최저 기준을 구체적으로 적용해 경북대의 논술 수능최저를 구분하면 경북대 논술전형에서 적용되는 수능최저의 유형은 9개에 달한다. 전체 모집단위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한국사 3등급을 제외하고 보면 ▲국, 수(가), 영, 과탐 중 3개 등급합 7이내 ▲국, 수(가), 영, 과탐 중 3개 등급합 9이내 ▲국, 수(가), 영, 과탐 중 4개 등급합 5이내 ▲국, 수(가/나), 영, 과탐 중 3개 등급합 7이내 ▲국, 수(가/나), 영, 과탐 중 3개 등급합 9이내 ▲국, 수(가/나), 영, 사/과탐 중 3개 등급합 7이내 ▲국, 수(가/나), 영, 사/과탐 중 3개 등급합 9이내(인문계열 기준) ▲국, 수(가/나), 영, 사/과탐 중 3개 등급합 9이내(수학 선택 따른 불이익 존재하는 자연계열 기준) ▲수(가), 과탐 중 2개 등급합 3이내 등이다. 농생대/생과대와 기타 자연계열의 2등급상향/하향이라는 등급조정안까지 엄밀하게 적용하면 실제 유형은 이보다 더 늘어날 수 있으나, 등급조정안은 수학에만 적용되는 특수한 부분이므로 예외적인 적용사항으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모집단위별 수능최저 적용.. 자연계열 대혼란>
수능최저를 정하는 요소들을 종합하고 전체 모집단위에 요구되는 한국사3등급(전자공학부(모바일공학전공) 제외)이란 요소를 제거한 후 모집단위별로 보면, 경북대 수능최저는 가히 혼동이라 부르기에 모자람이 없다. 9개의 기준이 촘촘히 모집단위별로 자리한 형국이다.

- 비교적 파악 쉬운 인문계열과 의대/치대
경상대 전 모집단위인 △경제통상학부 △경영학부와 사범대 중 인문계열에 해당하는 △교육학과 △국어교육과 △영어교육과 △유럽어교육학부(독어교육전공) △유럽어교육학부(불어교육전공) △사회교육학부(역사교육전공) △사회교육학부(지리교육전공) △사회교육학부(일반사회교육전공) △윤리교육과, 마지막으로 △행정학부(인문)까지는 ▲국, 수(가/나), 영, 사/과탐 중 3개 등급합 7이내의 수능최저를 충족해야 논술전형에 합격 가능하다.

인문대 전체 모집단위인 △국어국문학과 △영어영문학과 △사학과 △철학과 △불어불문학과 △독어독문학과 △중어중문학과 △고고인류학과 △일어일문학과 △한문학과 △노어노문학과와 사과대(사회과학대 또는 사회대) 전체 모집단위인 △정치외교학과 △사회학과 △지리학과 △문헌정보학과 △심리학과 △사회복지학부 △신문방송학과, 농생대 유일한 인문계열 모집단위인 △농업경제학과(인문), 생과대 모집단위 중 △아동학부 △의류학부, 마지막으로 자율전공부인 △인문사회자율전공의 경우에는 ▲국, 수(가/나), 영, 사/과탐 중 3개 등급합 9이내일 것이 요구된다.

별개의 수능최저를 적용받는 △의예과와 △치의예과는 수험생 선호도의 덕으로 수능최저를 파악하기 간명한 편이다. ▲국, 수(가), 영, 과탐의 4개 영역 등급합이 5이내면 수능최저를 충족한다.

- 자연계열 복잡양상.. 단과대 내에서도 수능최저 갈리는 현상 비일비재
비교적 명확한 인문계열, 의학계열(수의예 제외)과 달리 자연계열은 수능최저를 정하는 요소들이 뒤섞이면서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된다. 특히 IT대, 공대, 농생대, 자과대의 예처럼 같은 단과대 내에서도 수능최저가 모집단위에 따라 갈리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한다.

먼저 IT대 중 △전자공학부 △컴퓨터학부 △전기공학과와 공대 중 △신소재공학부 △기계공학부 △응용화학공학부 △고분자공학과 △섬유시스템공학과 △환경공학과 △에너지공학부, 자과대 중 △수학과 △물리학과 △화학과 △생명과학부(생명공학전공) △생명과학부(생물학전공) △통계학과, 자율전공부인 자연과학자율전공은 ▲국, 수(가), 영, 과탐 중 3개 등급합 9이내여야 수능최저를 충족한다.

공대 중 △건축학부(건축학) △건축학부(건축공학) △토목공학과 △농업토목/생물산업공학부, 생과대인 △식품영양학과, 자과대인 △지구시스템과학부는 ▲국, 수(가/나), 영, 과탐 중 3개 등급합 9 이내로 수능최저가 설정됐다. 같은 자연계열 수능최저 기준을 적용받음에도 자연계열 일부학과 I으로 수능 지정 응시영역이 구분된 탓이다. 해당 모집단위들에 지원시 수학 가형과 나형 중 어느 과목을 선택해도 논술전형 최저를 통과할 수 있긴 하나, 건축학부(건축학) 건축학부(건축공학) 토목공학과 농업토목/생물산업공학부 지구시스템과학부는 나형을 선택/응시해 최저에 포함할 시에는 2등급 하향한 등급을, 식품영양학과는 가형 선택/응시해 최저 포함시에는 2등급 상향한 등급이 적용됨도 유의해야 할 지점이다.

자연계열 사범대인 △수학교육과 △과학교육학부(물리교육전공) △과학교육학부(화학교육전공) △과학교육학부(생물교육전공) △과학교육학부(지구과학교육전공)와 수의과대에 속하는 △수의예과는 ▲국, 수(가), 영, 과탐 중 3개 등급합 7 이내의 수능최저를 적용받는다.

같은 자연계열 사범대임에도 △가정교육과는 수능 지정 응시영역이 달라 ▲국, 수(가/나), 영, 과탐 중 3개 등급합 7의 수능최저기준을 적용받는다. 가정교육과는 수학 가형/나형 모두 수능최저에 적용 가능한 모집단위로 나형을 선택/응시해 수능최저에 포함시키면, 2등급 하향의 불이익이 주어진다.

농생대 중 △응용생명과학부 △식품공학부 △산림과학/조경학부 △바이오섬유소재학과와 간호대 유일의 모집단위인 △간호학과(자연)은 ▲국, 수(가/나), 영, 사/과탐 중 3개 등급합 9 이내로 인문계열 수능최저인 인문대/사과대/생과대 중 일부 모집단위와 수능최저가 동일해 보이지만, 자연계열인 탓에 수능등급 조정이 적용되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마지막으로 수능최저에서 특이케이스로 다뤄지는 전자공학부(모바일공학전공)은 ▲수(가), 과탐 중 2개 등급합 3이내의 수능최저가 요구된다. 2개 영역만을 기준으로 수능최저 통과여부가 결정되지만, 국어와 영어, 한국사 등은 다른 모집단위와 마찬가지로 필히 응시해야 한다.

<지방거점국립대가 이래도 되나>
지방거점국립대인 경북대의 수요자 배려 없는 전형설계를 바라보는 시선들은 서늘하다. 교육 수요자들 뿐만 아니라 업계에서도 입을 모아 황당함을 금치 못하겠다는 반응이다. 한 학부모는 “표를 그려가며 이해하려 해도 수능최저를 이해할 수 없는 경우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으며, 다른 학부모는 “다른 대학에 비해 수능최저를 이해하기 어렵게 내놓은데다 설명조차 부실해 모집요강만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황당함을 토로했다. 대입 3년 예고제에 따라 전형계획은 대입을 치루는 수험생이 고교 2학년에 재학하는 년도의 4월에는 나오도록 돼 있다. 모집요강이 나오기 이전까지 1년간은 사실상 전형계획만이 이정표가 되는 상황이지만, 경북대는 수능최저를 짐작하기 어렵게 함으로써 대입전형방법을 예고함으로써 미리 대비할 수 있게 만들겠다는 본래 대입 3년 예고제의 취지를 크게 퇴색시킨 셈이 됐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경북대의 논술 수능최저 설계는 원칙을 찾아볼 수 없는 마구잡이식 설계”라고 비판하며, “그동안 지역거점국립대들이 치열하게 대입전형을 설계하는 수도권 지역 대학들과 달리 지역이라는 든든한 뒷배만 믿고 안일하게 전형을 운영해 온 것은 사실이다. 공무원 사회인 국립대의 경직된 체계가 바뀌지 않고서는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는 일”이라 설명했다. 다른 전문가는 “경북대의 전형계획은 교육기관이 본격적으로 분석에 나서지 않는 이상 개별 수험생/학부모가 파악하기는 어려운 수준”이라며 “대입 수요자들이 매년 새롭게 등장하는 ‘초보’라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라 반응했으며, 한 대학 관계자는 “수험생/학부모를 전혀 배려하지 않은 전형계획”이라며 “사립대였더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경북대는 지난해 선행학습영향평가결과 보고서 발표 당시에도 무성의한 발표로 대입 수요자들을 배려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산 바 있다. 당시 경북대는 타 대학들이 전년도 기출문제, 출제범위, 출제의도, 평가기준, 예시답안, 대입전형반영계획, 외부위원 교사자문단검토 내용등을 담아 적게는 30여 쪽 많게는 150여 쪽에 달하는 결과보고서를 내놓은 것과 대조적으로 상투적인 표현들을 늘어놓은 2쪽짜리 결과보고서를 내는데 그치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