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박형민 기자] 올해 2017학년 수능도 그간의 물수능 기조를 이어나갈 전망이다.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현재의 '물수능'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한편, 이 부총리가 '면접'과 '입학사정관전형'을 통한 선발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으면서 현 대입의 중심축인 '학생부종합전형'에 더욱 무게감이 실리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 올해 2017학년 수능도 그간의 물수능 기조를 이어나갈 전망이다.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현재의 '물수능'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한편, 이 부총리가 '면접'과 '입학사정관전형'을 통한 선발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으면서 현 대입의 중심축인 '학생부종합전형'에 더욱 무게감이 실리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사진은 지난 8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의 이 부총리의 모습./ 사진=KBS뉴스 캡처

이 부총리는 수능에 대해 "물수능(쉬운 수능)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25일 가진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밝혔다. 이 부총리는 "쉬운 수능은 한 두 문제로 등급이 갈리는 문제가 있긴 하나, 수능에 매달리는 풍조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쉬운 수능 유지의견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 부총리는 현 교육의 문제점으로 '교과성적 위주 교육'을 거론했다. 이 부총리는 "한국 학생들이 수학/과학 성취도는 OECD 국가 중 1위지만 학생 행복도는 꼴찌"라며 "모두가 수학과 영어를 잘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공부만 잘하면되는 사회 분위기에서는 정상적인 교육이 이뤄진다 보기 어렵다"며 "교과목 성적이 우수하다고 우수한 것이 아니라는 인식의 전환이 있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이 부총리는 "(쉬운 수능이 유지되면) 학력 저하를 우려하지만 지식의 습득보다 아이디어 창출/도전정신이 중요하다"며 "교과 성적 상승보다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현해 나갈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하여 대학에서 학과 성적이 우수한 학생보다 창의성 있는 학생들을 면접, 입학사정관제로 뽑아 제대로 교육하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이 부총리의 발언은 그간의 쉬운 수능 기조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으로 평가된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별도 기관으로 존재하긴 하나 교육부 수장의 발언은 아무래도 출제방향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올해 11월12일 치뤄지는 2017학년 수능 역시 다수의 만점자가 배출되는 시험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수능이 다소 변별력을 갖춘 탓에 난이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으나, 실질은 쉬운 수능의 범주로 평가된다. 6월/9월 모평에서 이어져온 난이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어려웠던 점이 작용한 것으로 실제 난이도는 그다지 높지 않았다는 것이 중론이기 때문이다. 수험생들이 6월/9월 모평을 통해 예측해온 난이도에 비해 어렵게 출제된 점이 변별력을 다소 확보하게 만들었을 뿐, 절대적인 난이도는 높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실제 2002학년 수능부터 2011학년 수능까지 단 1명에 불과했던 수능 만점자가 2012학년 30명, 2013학년 6명, 2014학년 33명, 2015학년 29명, 지난해 2016학년 16명으로 계속해서 명맥이 끊이지 않고 배출되고 있는 점은 최근의 쉬운 수능 기조를 반증한다.

이 부총리가 현 교육의 문제점으로 '교과성적 위주 교육'을 거론하며, 창의성 있는 인재 선발의 통로로 면접전형과 입학사정관제전형을 거론함에 따라 현 대입의 중심축인 학생부종합전형에 더욱 무게가 실릴 것으로 관측된다. 학생부 위주 전형으로 통틀어 분류되기도 하나 선발에 무게가 교과에 실려있는 학생부교과전형의 비중은 줄고, 학생부종합전형의 비중이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대입전형 시행계획 상으로는 2017학년 학생부교과는 39.72%(14만1292명), 학생부종합은 20.27%(7만2101명) 수준으로 학생부교과 선발인원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다만, 학생부종합전형은 전문인력인 입학사정관의 확대가 전제되는 전형이란 점에서 당장의 변화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 부총리는 공교육 정상화의 일환으로 일반고를 일류학교로 자리매김하게끔 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했다. 이 부총리는 "현재 특목고가 1류, 일반고가 2류처럼 여겨지는데, 일반고도 1류로 여겨질 수 있도록 공교육을 정상화해야 한다"며 "현재 일반고에서 과학, 예체능 위주로 특정과목을 지정해서 교육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국어, 영어, 수학에 재능 있는 학생도 별도 수업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더 잘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부총리가 거론한 과학, 예체능 위주의 교육을 제공하는 일반고는 과학중점학교, 예술중점학교, 체육중점학교 등 특정 교과목의 교과편성 비중을 높인 학교들이다. 국영수의 편성비중을 늘리는 것이 이 부총리의 교과성적 위주 교육 반대의견과 상충되는 점을 고려하면 적절치 못한 사례가 제시된 것으로 평가되는 이유다. 향후 교육부가 어떤 방향으로 국/영/수 관련 별도 여건을 제공할지에 시선이 쏠림과 동시에 교육 비전문가인 부총리가 문제의 핵심을 짚지 못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일반고와 특목고의 수준 차이는 학생 선발부터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주요 교과 별도 수업여건 제공으로 해결될 수 없다고 풀이되기 때문이다. 한 교육 전문가는 "학생 선발부터 다른 일반고와 특목고의 차이를 국/영/수 수업 여건 제공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부총리 겸 장관 선임 당시 우려된 대로 구조개혁에는 탁월할 수 있으나, 교육 전반에 깜깜이 수준으로 명확한 방향성이 없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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