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의대 56%배출 '강대' 위력 .. 4명 동점자 내신으로 희비갈려

[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최고의 모집단위면서 25명밖에 선발하지 않는 좁은 문, 서울대 의예과(의대) 정시의 올해 커트라인은 얼마였을까. 25명을 선발하는 올해 서울대 의예과(의대)정시에서 합/불을 가른 지점은 서울대 환산점수 기준 526.60점이었다. 정시 진학실적에 있어 국내 최강 사교육기관으로 올해도 25명의 서울대 의대 정시 합격자 중 14명을 단독배출(56%)한 대성학원이 제공한 합격자/불합격자 표본과 베리타스알파의 취재결과를 통해 17명의 의대 합격자, 2명의 불합격자 성적을 분석한 결과다. 커트라인 526.60점이었던 대성학원 출신 4명의 수험생은 동점자처리기준인 내신성적으로 2명은 합격, 2명은 불합격으로 희비가 갈렸다. 

매년 이공계 최상위권을 석권하다시피하는 대성학원은 올해 25명의 서울대 합격자 중 14명을 배출해 전체 56%의 합격자를 독점 배출했다고 18일 밝혔다. 흔히 사교육기관들이 실적을 침소봉대하는 경향이 짙고, 특히 온라인 강의를 운영하는 기관들의 경우 한 강의만 수강한 학생까지 자사의 회원으로 발표하는 행태를 보이기까지 하지만, 실제 재수생활 전반을 지도/감독하는 대성학원의 실적은 군소난립하는 사교육기관들과는 궤를 달리한다. 최근 몇년간 실적을 통해 증명된 '강대'(강남대성)의 위력은 독보적이다. 

▲ 대성학원이 제공한 합격자/불합격자 표본과 베리타스알파의 취재결과를 합산한 데이터 분석 결과 서울대 환산식 기준 526.60점에서 서울대 의대 정시 합/불은 갈렸다. 동일 점수인 지원자들의 향방을 가른 기준은 동점자 처리기준인 학생부 교과성적이다. 사진은 대성학원의 모습. /사진=베리타스알파DB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이 제공한 대성학원의 합격자/불합격자 데이터와 <베리타스알파>가 수능만점자 조사과정에서 취합한 데이터를 합산해 17명의 합격자 표본과 2명의 불합격자 표본 등 19명의 표본을 분석한 결과 2016 서울대 의대 정시 커트라인은 서울대 환산식 기준 526.60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식 526.60점을 받은 학생 4명이 의대에 지원했으나 2명은 합격, 2명은 불합격으로 결과가 엇갈렸다.

동일 점수 지원자들의 운명을 가른 도구는 동점자 처리기준으로 추정된다. 동점자 처리기준을 합/불을 가른 지점으로 확정하지 않고 추정하는 이유는 희박하지만 서울대 의대 면접에서 합/불이 나눠졌을 가능성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서울대 의대 정시는 수능100%에 더해 인/적성면접으로 구성된다. 면접은 점수로 활용되지 않고, 결격자를 가려내는 용도로만 쓰이지만, 극단적인 예로 526.60점임에도 불합격한 2명의 지원자가 면접에서 결격 판정을 받아 불합격한 것이라고 가정하면 커트라인이 그보다 낮게 형성됐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서울대는 면접자들의 결격 여부를 수험생들에게 통보하지 않으므로 충분히 개연성이 있지만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볼 수 있다. 이 소장도 “올해 서울대 정시 의대 합격선은 서울대 환산점수 526.60점으로 봐야 한다”며 “불합격자 2명은 동점자처리기준상 학생부 교과 성적에서 불리해 탈락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의견을 내놨다.

가능성이 희박한 극단적인 경우를 차치하고 보면, 동점자 처리기준이 합불을 나눈 것으로 결론지어진다. 결격자가 아닌 이상 수능 점수가 동일하면 동점자 처리기준에 의해 합/불이 가려지고, 서울대는 동점자 처리기준으로 학교생활기록부의 교과영역을 활용하기 때문에 결국 올해 서울대 의대 정시 합격자와 불합격자를 나눈 최종 지점은 수능이 아닌 학생부 교과 성적이 됐다. 지난해에도 학생부 교과성적이 당락을 가른 것으로 추정되는 점을 고려하면 2년 연속 학생부 교과성적이 최종 합격을 나누는 기준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2015학년 서울대 정시에서는 동일 점수로 커트라인에 모인 동점자들이 학생부 교과성적을 통해 합/불이 갈린 바 있다. 지난해 대성학원 출신 3명은 화학Ⅰ 생명과학Ⅱ를 선택해 생명과학Ⅱ에서 3점짜리 2문항을 틀린 점이 동일했으나 2명이 불합격하고 1명만이 합격했다. 동점자 처리기준이 계속 이어진다는 가정 하에 향후 서울대 의대 정시 지원자들은 커트라인 내외에 점수가 형성될 시 자신의 학생부 교과 성적을 면밀히 살펴야 할 필요가 있다.

526.60점의 동일 점수를 받고도 합/불로 제각기 운명이 갈린 4명의 지원자 중 1명은 물리Ⅰ 생명Ⅱ를 선택해 영어 1문제(원점수 3점), 물리Ⅰ 1문제(3점)를 각각 틀려 원점수 394점, 표준점수 528점을 받았다. 나머지 3명은 과탐 선택이 화학Ⅰ 생명Ⅱ인데다 영어 1문제(3점)를 틀린 점까지 같아 원점수 기준 397점, 표준점수 526점으로 모든 점수가 동일했다.

물Ⅰ 생Ⅱ를 선택한 지원자 1명과 화Ⅰ 생Ⅱ를 선택한 지원자 가운데 1명은 합격 통보를 받았으나, 화Ⅰ 생Ⅱ를 선택한 2명의 지원자는 서울대 의대 진학에 실패하며 아쉬움을 감내해야 하는 셈이 됐다. 서울대 의대는 2008~2015 정시, 2014~2016 수시를 통틀어 단 1명의 추합인원도 발생하지 않았던 모집단위인 때문에 사실상 최초합격자 발표가 최종합격자 발표가 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드러난 17명의 고수들.. 수능 선택 영역과 개별 점수는?>
서울대 의대 정시의 문은 바늘구멍에 비견될만큼 좁다. 수시에 비중을 두는 입시방향 탓에 지난해 30명을 선발했던 서울대 의대 정시는 올해 25명으로 5명이 감축됐다. 자연계열 입시가 의대를 최상위에 두고 시작하는 점을 고려하면 전국 최고 선호도를 보이는 모집단위라 말해도 부족함이 없다.

바늘구멍과도 같은 서울대 의대 합격을 결정지은 수능 ‘고수’ 17명의 면면을 보면, 최고득점자는 2016 수능 만점자인 합격생 5명이다. 이 중 3명은 대성학원에서 수학해2명 중 1명은 경북과고 졸업생인 박순재 군, 1명은 잠일고 재학생인 이필립 군이다. 과탐 선택에 따른 유불 리가 있기 때문에 드러나지 않은 최고 득점이 있을 개연성은 있으나, 현재까지 드러난 최고 점수는 서울대식 529.60점이다. 5명의 만점자는 모두 화학Ⅰ 생물Ⅱ를 선택해 원점수 400점(만점), 표준점수 529점을 받았다.

차점자는 서울대식 528.69점을 기록했다. 과탐 선택은 물리Ⅰ 화학Ⅱ로, 국어 1문제(2점), 물리Ⅰ 1문제(3점)를 각각 틀려 원점수 395점, 표준점수 532점이다. 표준점수 만점이 68점으로 가장 높은 화Ⅱ를 선택해 2문제를 틀렸음에도 표준점수만 놓고 보면 만점자들보다 높았다. 뒤를 이은 528.01점의 합격자는 화Ⅰ 생Ⅱ 선택으로 생Ⅱ에서 1문제(2점)를 틀려 원점수 398점, 표준점수 528점을 받았다.

527.87점 합격자는 드러난 17명 중 표준점수 기준 최고 득점자다. 생Ⅰ 화Ⅱ를 선택해 국어 1문제(2점), 생Ⅰ 1문제(3점), 화Ⅱ 1문제(2점)을 틀리며 393점의 원점수를 받아 17명 중 가장 낮은 원점수를 기록했지만, 표준점수는 534점으로 만점자를 비롯한 나머지 16명의 지원자를 압도했다.

527.60점을 받은 2명의 합격자는 화Ⅰ 생Ⅱ를 선택한 점과 1문제(2점)를 틀려 원점수 398점, 표준점수 527점인 점은 동일했으나 틀린 과목에서 차이가 있었다. 1명은 영어에서, 1명은 국어에서 각각 1문제를 아깝게 놓쳤다.

2016 수능 자연계열 만점자 7명 중 6명이 화Ⅰ 생Ⅱ 조합인 가운데 유일하게 화Ⅰ 물Ⅱ 조합으로 만점자면서도 상대적인 손해를 보게 된 서석고 재학생 정민건 군은 서울대식 527.32점으로 당당히 합격증을 거머쥐었다. 원점수 400점, 표준점수 527점이다.

합/불을 가른 것으로 추정되는 526.60점을 근소한 차이로 상회하는 527.02점 합격자는 4명이다. 4명 모두 화Ⅰ 생Ⅱ를 선택해 생Ⅱ에서 1문제(3점)를 틀려 아깝게 만점을 놓친 케이스로 원점수 397점, 표준점수 527점을 각각 기록했다.

<배치표의 정확도.. 올해 대성을 모조리 뒤따르면서 측정 불가>
입시기관들은 매년 서울대 환산식 점수를 기반으로 한 최종 배치표를 내놓는다. 배치표는 명실상부한 최상위권 서울대 의대를 기준으로 연세대 의대를 비롯한 의대, 서울대 자연계열 순으로 위로부터 작성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따라서 서울대 의대 합격자의 절반 이상을 배출해낸 대성학원은 자연계열 전반에서 가장 정확한 배치표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타 기관의 경우 서울대 의대 커트라인을 명확히 찾아내기 어렵기 때문에 최상위권 배치점수에서 오류가 발생하는 일이 잦고, 최상위권에서 발생한 작은 오류는 선호도가 떨어지는 대학들의 커트라인 추측까지 계속해서 몸집을 키우면서 자연계열 전반의 예상치를 빗나가게 만들곤 한다.

지난해에도 대성학원이 가장 정확한 서울대 의대 커트라인 적중도를 보였다. 지난해 실제 커트라인으로 추정되는 525.20점을 대성학원만이 적중시켰다. 그러나 올해는 입시기관별 정확도를 측정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대성학원이 수요자 배려 차원에서 한발 앞서 최상위권 배치의 이정표가 될 서울대의 커트라인 정보를 공개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수능 채점결과 발표 당시 과학탐구 영역의 유불리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서울대 의예과가 배치표 최상위 학과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가 교육계 초미의 관심사였다. <베리타스알파>가 수능 만점자 조사 과정에서 취합한 고득점자 31명의 데이터를 서울대와 연세대의 변환표준점수와 환산식을 활용해 계산한 결과 서울대 지원이 불가능한 과탐Ⅰ+Ⅰ 조합의 학생들이 서울대 지원이 가능한 Ⅰ+Ⅱ 학생보다 환산점수에서 낮은 점수를 받는 것이 확인되면서 논란은 사실상 종결됐다. 이 소장도 “연세대 의예과는 과학탐구 선택에서 Ⅰ+Ⅰ을 선택해 성적표 상으로 표준점수로 높은 점수를 받아도 환산점수 기준으로는 점수가 낮아지는 경우가 생겨 서울대에 지원하는 Ⅰ+Ⅱ 조합보다 유리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논란을 일축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사실상의 정보 공개가 이뤄지면서 올해 입시기관별 커트라인은 대동소이한 모습으로 정리됐다.

2016 서울대 의예과 정시 최초 합격자/불합격자 표본
서울대식
환산
합/불 수능점수 틀린문항 과탐 선택 비고
원점수 표준
점수
백분위
529.60 합격 400 529 398 없음(수능 만점) 화학Ⅰ 생명Ⅱ 대성학원
529.60 400 529 398 없음(수능 만점) 화학Ⅰ 생명Ⅱ
529.60 400 529 398 없음(수능 만점) 화학Ⅰ 생명Ⅱ
529.60 400 529 398 없음(수능 만점) 화학Ⅰ 생명Ⅱ 베리타스
알파
529.60 400 529 398 없음(수능 만점) 화학Ⅰ 생명Ⅱ
528.69 395 532 396.5 국어 2점, 물리Ⅰ3점 물리Ⅰ 화학Ⅱ 대성학원
528.01 398 528 396.5 생명Ⅱ2점 화학Ⅰ 생명Ⅱ
527.87 393 534 396.5 국어 2점, 생명Ⅰ3점, 화학Ⅱ2점 생명Ⅰ 화학Ⅱ
527.60 398 527 397 영어 2점 화학Ⅰ 생명Ⅱ
527.60 398 527 396 국어 2점 화학Ⅰ 생명Ⅱ
527.32 400 527 395.5 없음(수능 만점) 화학Ⅰ 물리Ⅱ 베리타스알파
527.02 397 527 395 생명Ⅱ3점 화학Ⅰ 생명Ⅱ 대성학원
527.02 397 527 395 생명Ⅱ3점 화학Ⅰ 생명Ⅱ
527.02 397 527 395 생명Ⅱ3점 화학Ⅰ 생명Ⅱ
527.02 397 527 395 생명Ⅱ3점 화학Ⅰ 생명Ⅱ
526.60 394 528 397 영어 3점, 물리Ⅰ3점 물리Ⅰ 생명Ⅱ
526.60 397 526 397 영어 3점 화학Ⅰ 생명Ⅱ
526.60 불합격 397 526 397 영어 3점 화학Ⅰ 생명Ⅱ 대성학원
526.60 397 526 397 영어 3점 화학Ⅰ 생명Ⅱ
*대성학원=대성학원(대성학력개발연구소) 제공
*베리타스알파=베리타스알파 취재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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