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별력 수능의 양극화.. 상산 세화 휘문 숙명 ‘급등’

[베리타스알파=김경 기자] 2016 서울대 합격자 배출고교 톱30은 실적 16명으로 끊겼다. 33개교 1106명의 실적이다. 수시최초 수시추합에 정시최초까지의 합산 결과다. 과학영재학교(이하 영재학교), 전국단위 자율형사립고(이하 전국단위 자사고)의 실적향상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광역단위 자사고(이하 광역단위 자사고)의 실적이 올라 눈길을 끈다. 외대부고가 79명의 합격자수로 2014년 96명의 실적으로 일궜던 전국1위를 탈환했으며, 2015학년 60명 전국6위로 경기과고(63명 전국3위)에 밀렸던 서울과고가 74명의 실적으로 영재학교 1위를 탈환했다. 광역 자사고 중에선 세화고의 실적상승이 돋보인다. 27명의 정시합격자를 내며 35명의 실적으로 단번에 톱10에 들었다. 세화고는 2015학년에 25명의 실적으로 전국19위였다. 일반고도 실적이 올랐다. 수시 5명에 불과했던 숙명여고가 정시최초 16명의 실적을 보태며 전통강호 한일고(공주)를 누르고 일반고1위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한 가운데, 톱30에 든 일반고 6개교의 실적은 2015학년 99명에서 2016학년 104명으로 늘었다.

반면 외고와 일반고는 실적하락의 측면이다. 외고는 대원 대일 명덕 한영 경기 안양 고양 대전의 8개교가 톱30에 들었고, 대원은 특히 70명의 실적으로 전국4위에 오르는 등 외고 독보적 실적을 내고 있지만, 8개교의 2016 합격자수는 총 234명으로 2015에 일궜던 252명 대비 줄었다.

예고는 서울예고가 75명의 실적으로 예고1위, 모든 고교유형 전국2위에 자리하고 있다. 무대가 다른 측면이지만, 서울예고의 독보적 실적은 인상적이다. 서울예고는 2015학년의 경우 무려 93명의 합격실적으로 모든 고교유형 전국1위에 오른 바 있다.

영재학교 효시인 한국영재, 원조 자사고인 민사고의 경우 서울대 실적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 상황에서도 실적이 돋보인다. 한국영재는 KAIST 부설 과학영재학교로 서울대 진학보다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이공계 중심 KIAST로 진학하는 학풍의 특징이다. KAIST 총장장학생 15명과 포스텍 총장장학생 1명 등 최상위권 16명이 제외된 재학생 34명의 성과라는 점이 특히 눈길을 끈다. 민사고는 자립형사립고 시범학교 운영 경험으로 ‘원조 자사고’ ‘국가대표 자사고’로 명성 자자하다. 외부질시와 체제변화 등 시련도 깊었지만 교육철학을 올곧게 유지하며 국내대학실적은 물론 해외대학실적까지 우수한 학교다.

정시포함 톱30의 경우 방학기간 연수 등으로 3부장이 학교를 비운 상황이 더러 있어 일부 누락된 학교가 있음을 밝힌다. 매년 정시실적이 좋은 상황에서 수시실적을 감안하면 충분히 톱30에 들 수 있는 일부 학교가 연락 불통이었다. 이후 추가보도를 통해 전할 예정이다.

▲ 2016 서울대 합격자 배출고교 톱30 분석결과, 변별력 세운 수능이 정시강호와 교육특구의 실적상승에 유리한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상산고가 수시최초 9명에 머물다 정시 45명을 보태면서 톱10으로 급이동한 점, 세화고가 정시 27명 실적으로 무려 톱10에 들며 동시에 광역자사고 1위에 오른 점, 수시실적에선 톱100 밖에 머물던 휘문고가 톱30에 든 점, 숙명여고가 한일고를 제치고 일반고 1위에 오른 점은 변별력 교육계 이슈가 될만하다. 사진은 3명의 수능만점자에 이어 전국최고 실적인 45명의 서울대 정시실적을 낸 상산고. /사진=베리타스알파DB

<톱30, 33개교 1106명.. 외대부고 1위 탈환>

2016 서울대 합격실적은 외대부고가 79명의 가장 많은 합격자수로 전국1위에 올랐다. 외대부고의 1위실적은 2014학년에 기록한 전국1위(96명)의 자리를 탈환한 것이다. 2015학년의 경우 최상위권 고교 중심으로 실적하락이 뚜렷, 서울예고(1위 93명) 대원외고(2위 78명)에 이어 경기과고와 함께 공동3위(63명)로 주춤한 바 있다.

79명의 실적으로 2016 전국1위에 오른 외대부고는 수시와 정시의 고른 실적이 특징이다. 학교유형 특징에 따라 영재학교(서울과고 경기과고 대구과고 한국영재)나 예고(서울예고)가 수시실적이 절대적이고, 같은 전국단위 자사고인 하나고가 정시실적이 화려한 수시실적 대비 주춤한 상황에서 외대부고는 수시와 정시 고른 실적이 돋보인다. 총 79명은 수시 47명(수시최초44명, 수시추합3명), 정시최초32명의 실적이다. 국내반이 7개반(246명)이란 걸 고려하면, 1개반 당 평균 10명이 넘는 서울대 합격자가 나온 셈이다. 박인호 외대부고 3부장은 “자연계열의 경우 의대 합격자가 70명이 넘고 이중 22명이 수시 합격자”라 전했다. 전국단위 자사고로서 계열운영이 자유로운 외대부고는 국제과정도 운영, 한 해 100명이 해외유학을 가는 상황이다. 문/이과, 수시/정시뿐 아니라 국내/외를 아우르는 진학실적을 내고 있는 셈이다.

1위 외대부고에 이어 2위 서울예고(75명=수시최초74명+수시추합0명+정시최초1명), 3위 서울과고(74명=수시최초70명+수시추합1명+정시최초3명), 4위 대원외고(70명=수시최초40명+수시추합1명+정시최초29명), 5위 하나고(61명=수시최초54명+수시추합2명+정시최초5명), 6위 경기과고(58명=수시최초57명+수시추합1명+정시최초0명), 7위 상산고(55명=수시최초9명+수시추합1명+정시최초45명), 8위 대구과고(46명=수시최초45명+수시추합1명+정시최초0명), 9위 민사고(41명=수시최초35명+수시추합0명+정시최초6명), 10위 세화고(35명=수시최초8명+수시추합0명+정시최초27명)로 톱10이다.

이어 11위 한국영재(34명=수시최초34명+수시추합0명+정시최초0명), 12위 대일외고(33명=수시최초28명+수시추합0명+정시최초5명), 공동13위 명덕외고(29명=수시최초24명+수시추합0명+정시최초5명), 공동13위 포항제철고(29명=수시최초18명+수시추합0명+정시최초11명), 15위 한영외고(28명=수시최초24명+수시추합0명+정시최초4명), 공동16위 선화예고(27명=수시최초27명), 공동16위 휘문고(27명=수시최초4명+수시추합0명+정시최초23명), 18위 국악고(25명=수시최초25명), 20위 중동고(23명=수시최초9명+수시추합0명+정시최초14명)로 톱20이다.

이어 21위 현대고(22명=수시최초12명+수시추합0명+정시최초10명), 공동22위 경기외고(21명=수시최초16명+수시추합0명+정시최초5명), 공동22위 숙명여고(21명=수시최초5명+수시추합0명+정시최초16명), 24위 단대부고(19명=수시최초5명+수시추합0명+정시최초14명), 공동25위 고양외고(18명=수시최초11명+수시추합1명+정시최초6명), 공동25위 안양외고(18명=수시최초7명+수시추합2명+정시최초9명), 27위 대전외고(17명=수시최초11명+수시추합0명+정시최초6명), 공동28위 서울고(16명=수시최초11명+수시추합0명+정시최초5명), 공동28위 숭덕고(16명=수시최초5명+수시추합0명+정시최초11명) 공동28위 신성고(16명=수시최초3명+수시추합0명+정시최초13명), 공동28위 영동고(16명=수시최초5명+수시추합0명+정시최초11명), 공동28위 한일고(공주, 16명=수시최초12명+수시추합0명+정시최초4명), 공동28위 현대청운고(16명=수시최초6명+수시추합0명+정시최초10명)로 톱30이다.

<변별력 수능이 가른 희비.. 양극화>

정시최초 실적까지 합산한 2016 서울대 합격자 배출고교 톱30 분석 결과, 2016 수능 변별력의 영향이 감지됐다. 영재학교와 전국단위 자사고 및 광역단위 자사고의 상승세, 교육특구 일반고의 상승세, 외고의 소폭 하락세가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영재학교와 예고의 경우 수능에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아 대부분의 실적을 수시로 가져간다. 때문에 자사고(전국단위/광역단위) 외고 일반고의 실적 비교는 예년보다 어려워진 수능여파에서 비롯한 것으로 보인다.

모평 대비 체감 난도는 높았지만 여전히 ‘쉬운 수능’으로 분석되는 2016 수능은 그 작은 변별력 하나만으로도 최상위권 고교들에 엇갈린 희비를 안겨줬다. 최상위권으로 알려졌지만 서울대 수시실적 9명(수시최초 기준)이라는, 위상에 비하면 초라한 실적으로 충격을 안겼던 전국단위 자사고 상산고는 정시에서 무려 45명의 서울대 합격자를 내면서 단번에 톱10에 안착했다. 다소 어려워진 수능에도 불구하고 2015학년 정시최초40명 실적을 뛰어넘는다. 전국단위 자사고 외대부고는 수시실적 44명(최초 기준)으로 서울예고(74명) 서울과고(70명) 경기과고(57명) 하나고(54명)에 이어 대구과고와 동률로 전국5위에 머물러 있었지만, 정시실적 32명을 보태며 전국1위에 올랐다. 외대부고의 2015학년 정시최초 합격자수는 29명이었다. 역시 올해 32명으로 실적이 늘었다. 광역단위 자사고인 세화고는 수시최초8명에 정시최초27명의 실적을 얹으며 총 35명의 실적으로 톱10에 들기까지 했다. 세화고는 2015학년에 정시최초20명의 실적으로 2016학년에 7명이나 늘어난 실적이며 광역단위 자사고 가운데 1위 실적이다.

휘문고 역시 정시실적의 덕을 톡톡히 봤다. 수시최초4명의 실적으로 톱100 밖에 머물던 휘문고는 23명의 정시최초 실적으로 단번에 톱20에 들었다. 휘문고의 2015학년 정시최초 실적은 21명으로 올해 2명 늘어난 실적이다. 숙명여고는 수시최초만 해도 5명의 실적으로 74위에 머물다 정시최초16명의 실적을 보태며 21위로 껑충 뛰었다. 숙명여고의 2015학년 정시최초 실적은 15명으로 크게 다르지 않지만, 한일고(공주)가 2016학년 정시실적이 크게 떨어지면서 숙명여고가 일반고 유형 가운데 전국1위에 오르는 이변이 일기도 했다.

정시실적에서 빛난 학교는 이외에도 중동고(총 23명 중 정시14명) 단대부고(19명 중 14명) 숭덕고(16명 중 11명) 신성고(16명 중 13명) 영동고(16명 중 11명)의 4개교를 꼽을만하다.

정시실적이 빛나는 학교들의 공통점은 전통적으로 수능에 강한 전국단위 선발체제이거나 경제적으로 풍족해 재수에 부담을 갖지 않는 교육특구 내 학교라는 데 있다. 32명의 정시실적을 낸 외대부고는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가고 싶은 고교’로 자리한 지 오래다. 학교시스템의 완성도가 높아 수시실적도 높은 편이지만 정시실적 역시 해마다 높게 나오고 있다. 무려 45명의 정시실적을 낸 상산고는 이과 최상위권의 집결지로 자리하고 있다. <수학의 정석>의 저자 홍성대 이사장의 영향도 있겠지만, 수학 잘한다는 학생들은 상산고로 모인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다. 이과 최상위권답게 매년 200명에 육박하는 의대합격의 성과가 괄목이다. 2016 수능에선 3명의 만점자를 배출하기도 하는 등 수능에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27명의 정시실적으로 단번에 톱10에 입성한 세화고는 서울서초에 자리한 광역단위 자사고다. 최근 서초동 재건축이 이뤄지면서 강남판도가 대치동에서 서초동으로 옮겨간 가운데 교육특구로서의 입지도 더욱 단단해지고 있다. 23명의 정시실적을 낸 휘문고는 서울강남 대치동 한복판에 있다. 학교측에서 수시시스템을 구축하려 노력하는 데 한계가 있을 정도로 주변 사교육시장이 활황이다. 정시실적 16명의 숙명여고는 서울강남 소재 일반고로 ‘대한민국 부의 상징’으로 불린 바 있는 타워팰리스 건너편에 자리한다. 정시 14명의 단대부고 역시 서울강남 대치동 한복판에 자리한다. 정시 11명의 영동고는 ‘부촌’이라 불리는 서울강남 청담동에 자리한다. 정시 11명의 숭덕고 역시 학생부종합 체제를 갖춰야 하는 숙제가 남아 있다. 송영욱 숭덕고 3부장은 "최근 서울대의 샤교육포럼과 서울 상위권 8개교의 포럼에서 고교와 대학 간 소통을 통해 종합전형에 대한 이해가 넓어진 측면을 확인했다"며 "앞으로 수시체제를 갖추는 데 더욱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정시 13명의 신성고는 조금 다른 케이스다. 경기 안양 소재의 평준화지역 일반고인 신성고는 동쪽 성남외고, 서쪽 안양외고, 남쪽 경기외고, 북쪽 과천외고  등 동서남북이 기세등등한 특목고로 둘러싸여 있다. 2012학년 대입에선 경기지역 일반고 가운데 가장 높은 실적을 냈을 정도로 일반고의 한계를 스스로 딛고 일어선 지 꽤 된 학교다. 다만 학교시스템이 받쳐주는 수시보다는 학생 개별 학업성취도에 집중한 정시체제라는 점은 숙제로 남는다.

반면 수시실적 대비 초라한 정시실적을 받아 든 학교도 있다. 물론 정시실적이 수시실적 대비 초라하다고 나쁘게 볼 것만은 아니다. 학교시스템을 통해 어려운 상황에서도 값진 실적을 일궈내고 있다는 점에서 인정할만한 학교들이다. 재수생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의미로 생각해볼 수도 있다. 다만 어려워진 수능에 휘청거리는 모습엔 아쉬움이 남는다. 대표적인 학교가 하나고(61명 중 정시5명) 대일외고(33명 중 5명) 명덕외고(29명 중 5명) 한영외고(24명 중 4명) 경기외고(16명 중 5명) 고양외고(12명 중 6명) 한일고(공주, 12명 중 4명)다. 수능을 치르지 않는 등의 특성으로 영재학교 예고는 제외한다. 일반적으로 서울대 실적에 열망을 두는 경향과 달리 학생개별 특성과 해외 실적에 무게를 둔 민사고 역시 제외한다.

하나고는 수시실적 56명(최초54명+추합2명) 대비 확연히 적은 5명의 정시실적이다. 1기배출부터 수시에 강한 면모를 보여왔지만 2016학년의 정시실적은 초라하다 할 정도다. 2015학년엔 12명이던 정시실적이 5명으로 크게 줄어든 것이다. 하나고의 정시실적 하락은 선발자체의 제한에서 생각해볼 수 있다. 설립단계에서 서울시와 맺은 협약에 의해 강남3구(강남 서초 송파) 출신은 전체 선발인원의 20% 안에서만 선발할 수 있다. 전국단위 선발은 20%(40명)의 임직원전형과 사회통합 일부에만 국한된다. 결국 나머지 60% 가량이 사회통합전형 일부와 40% 이상의 강북학생들로 인원이 구성되는 것이다. 학교의 특성상 사교육이 힘든 측면이 있어 학교 내 활동으로 만족해야 한다. 심도 깊은 학습에 중심을 둔 학교가 수시체제를 닦는 과정에서 문제풀이 위주의 수능준비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한 측면이 있던 게 사실이다. 인적구성에 학교시스템까지 더해 수능이 약간만 어려워져도 정시실적이 휘청거린다 볼 수 있다.

한일고(공주) 역시 특히 정시실적이 휘청거렸다. 4명의 2016 정시최초 실적은 2015에 기록한 15명 대비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한일고가 한 학년 160명에 불과한 사실에 비춰보면 실적하락의 체감은 더욱 뚜렷해진다. 일반고 유형으로 후기선발이긴 하지만 전국단위 선발체제를 갖추고 최상위권 남학생을 뽑아 온 한일고는 매년 일반고 가운데 1위 실적을 내온 학교다. 다만 충남 공주시 정안면이라는, 학교 밖에 논밭과 산밖에 없는 환경으로 사교육 없이 학교교육에 집중할 수밖에 없고 수능대비를 하더라도 예년 대비 약간 비틀어지면서 변별력을 낸 상황에선 대응이 타 상위권 고교 대비 힘들었을 가능성이 크다.

정시실적이 수시실적 대비 특히 적은 학교 중 외고가 대일 명덕 한영 경기 고양의 5개교다. 이 가운데 대일 명덕 한영 경기의 상황이 상위권 고교조차 조금 어려워진 것만으로도 수능에서 휘청거림을 알 수 있는 근거가 된다. 대일은 오히려 2015학년 3명에서 2016학년 5명으로 늘었지만 명덕은 2015학년 11명에서 5명으로 줄었고, 한영은 9명에서 4명으로, 경기는 8명에서 5명으로 줄었다. 일단 외고의 공통점은 영어내신 중심의 자기주도학습전형을 통해 광역단위로 선발한다는 것이다. 1단계에서 영어교과, 2단계에서 자소서 기반의 면접으로 선발한다. 적어도 국수영사과, 많으면 전 과목까지 1단계에서 보는 전국단위 자사고 대비 불리한 전형설계다. 2단계 면접 역시 자소서 기반의 면접으로 변별을 내기 힘들다. 대다수 전국단위 자사고들은 자소서 밖 ‘공통문항’의 형태로 변별을 내고 있다. 민사고의 경우 자립형사립고 출신으로 국수영 면접까지 가능하다. 한 마디로 ‘자원’이라 불리는 학생 역량에서 상대적으로 밀린다는 얘기다. 수능이 조금만 흔들어져도 실적하락이 이어지는 셈이다. 대일의 경우 유일하게 서울강북에 자리한 외고다. 지리적 특성상 ‘자원’의 불리함이 있는 상황에서 매년 낮은 정시실적을 내오다 오히려 2016학년에 선전해 돋보이는 실정이다.

경기권 외고의 경우 경기외고는 2015학년 8명에서 2016학년 5명으로, 고양외고는 15명에서 6명으로 실적하락은 동일하지만, 고양은 달리 접근해야 한다. 경기가 서울권 외고들과 마찬가지로 그간 수시실적에 더 큰 비중을 둔 반면, 고양은 정시에 무게를 둬 왔다. 특히 외고에선 운영이 금지된 이과반 운영의 의심까지 받는 상황이다. 2011~2015학년의 5개년 간 고양의 자연/이공계열 진학비율은 37.05%로 독보적이었다. 10명 중 4명은 문과가 아닌 이과라는 얘기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고양외고의 이과운영 문제는 그 심각성이 언론노출로 알려지면서 2016학년의 경우 교육청 등의 제재로 상황이 달라졌을 수는 있지만, 오히려 의치한 학부과정의 확대로 서울대가 아닌 의치한으로 진학을 결정한 이과학생이 늘어난 결과로도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적하락 고교, 이과 최상위권 의대 이탈 가능성>

의치한 학부과정 확대로 인한 이과 최상위권 이탈문제는 2016 수능의 변별력과 함께 서울대 실적의 희비를 엇갈리게 한 결정적 근거로 거론되기도 한다. 순차적으로 진행되던 의치한 학부과정 전환은 2015학년에 급물살을 탔다. 의대 정시 기준, 2014학년엔 전국 27개교가 902명을, 2015학년엔 38개교가 1097명을 모집했다. 지원인원 역시 크게 늘었다. 2014학년엔 902명 모집에 6241명이 지원, 6.92대 1이던 경쟁률은 2015학년 1349명 모집(요강상 1097명에 이월인원 252명 추가)에 1만1543명 지원으로 8.56대 1로 껑충 뛰었다.

2015학년을 기점으로 의치한 학부과정 확대가 점차 굳어지면서 2016학년엔 이과 최상위권의 의치한 이탈이 예상되던 터였다. 다만 2016학년엔 변화가 있다. 수시확대로 모집인원이 2015학년 1097명 대비 줄어든 1022명인데다 이월인원마저 줄었다. 이월인원은 2015학년 252명 대비 절반 가량인 128명에 불과하다. 1150명 모집(요강상 1022명에 이월인원 128명 추가)에 1만1394명의 지원으로 경쟁률은 9.91대 1로 더 뛰었다. 지원인원 1만1394명은 2015학년의 1만1543명 대비 149명 줄었을 뿐이다. 지원인원과 상관 없이 이전과 달리 이과 최상위권의 이동은 확연한 상황이다. 전국단위 자사고와 광역단위 자사고, 최상위권 일반고 중 서울대 실적이 확연히 하락된 학교들의 경우 이과 상위권의 대거 이탈을 짐작해볼 수 있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의대의 경우 2017학년엔 의전원과 의대 병행에서 의대로 완전 체제를 변환하는 9개교에서 총 205명의 정원증가, 2018학년엔 서울대 40명, 연대 33명의 정원증가로 총 73명의 정원증가, 2019학년엔 의전원에서 의대로 전환하는 11개교 총 307명의 정원증가가 예고돼 있다”며 “불황이 지속되면서 전문직 선호현상과 맞물려 최상위권의 서울대 이탈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재수생 자사고 약진, 재학생 일반고/외고 주춤>

2016 서울대 정시는 예년 대비 변별력을 갖춘 수능이 희비를 갈랐다. 일반고와 외고 실적은 하락한 반면, 자사고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최초합격자 927명 가운데 일반고(일반고+자공고) 출신이 471명(합격자의 50.81%)으로 2015학년 505명(52.71%) 대비 줄었다. 이공계가 뜨고 인문계가 지는 취업시장의 배경에 영어내신 위주 자기주도학습전형으로 선발된 외고 출신 역시 114명(12.30%)으로 2015학년 129명(13.47%) 대비 줄었다. 2014학년 119명(17.98%)에 비하면 하락선이 뚜렷하다. 반면 자사고 출신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2014학년 169명(25.53%)에서 2015학년 280명(29.23%)으로 약진한 바 있던 자사고 출신은 예년 대비 어려워진 수능을 치른 2016학년에 303명(32.69%)으로 훌쩍 뛰었다. 일부 일반고들이 ‘공평한 출발선’ 운운하며 요구한 ‘정시확대’가 무색해지는 결과다.

어려워진 수능은 재학생 대비 재수생에 유리한 결과도 낳았다. 재학생 합격자가 2015학년 507명(52.92%)에서 2016학년 473명(51.02%)으로 줄어든 반면, 재수생 합격자는 322명(33.615)에서 360명(38.83%)으로 늘었다.

갈수록 서울대 합격자 배출의 분포가 넓어지는 특징도 있다. 서울대 정시최초 합격자를 배출한 고교 수는 2014학년 242개교에서 2015학년 306개교, 2016학년 318개교로 증가추세다. 3년연속 서울 실적하락(44.12%→41.15%→41.00%), 광역시 실적상승(15.88%→16.01%→18.55%)으로 서울에 집중됐던 합격자 분포가 넓어지는 특징이다.

서울대는 예정보다 하루 앞당긴 14일 이 같은 내용의 2016 서울대 정시 최초합격 현황을 발표했다. 318개교가 927명의 합격자를 배출했으며, 이중 920명이 일반전형 합격자, 7명이 기회균형선발전형Ⅱ(기균Ⅱ) 합격자다. 베리타스알파는 아직 일반고 성격을 벗어나지 못하는 자공고(자율형공립고)를 일반고 유형으로 함께 분류했다. 특목고(특수목적고) 가운데 특수성을 지니는 예고(예술고)/체고(체육고)/특성화고는 자사고(자율형사립고)/영재학교(과학영재학교)/과고(과학고)/외고(외국어고)/국제고와 따로 분류했다.

<서울대 합격자수 조사, 왜 하나>

서울대 수시 합격자수 조사는 고입체제 개편 이후 학교별 경쟁력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는 잣대로 의미가 있다. 서울대 수시규모는 전체모집 대비 2014학년 83%, 2015학년 75%, 2016학년 76%다. 정시보다는 수시비중이 크며, 수시는 100% 학생부종합 체제다. 수시실적은 정시에 활용되는 수능이라는 정량평가나 우수한 개인들의 실적이 아니라 학교 구성원 시스템이 만드는 실적이라는 점, 재학생 중심의 실적이라는 점에 의미가 크다.

일부 시민단체 등의 ‘고교 서열화’ 걱정이 있지만, 고교선택제가 시행되는 와중에 교육소비자 입장에서 학교선택권과 ‘알 권리’를 충족시킨다는 데 의미를 둔다. 수능위주의 정량 평가보다 정성평가위주의 학생부종합이 대세가 된 추세에 발맞춰 고교현장에 학생부종합의 경쟁력 강화를 촉구하고 수요자들에게 경쟁력 강한 학교의 면면을 알리는 것이 서울대 합격자수 조사를 시행해온 배경이다.

애초 15일 발표예정에서 14일로 앞당겨 발표된 2016 서울대 정시합격자는 현 상황에서 고교별 합격인원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재수생 N수생의 합격가능성 때문이다. 일부 재수생까지 파악한 학교도 있지만, 아예 재학생만 파악된 학교도 있다. 전수조사는 아니지만, 좀더 면밀한 조사 이후 추가보도를 예정하고 있다.

2016 서울대 고교별 합격자수 현황(2016, 2015 모두 수시최초+수시추합+정시최초 기준)
정렬 고교명 합계 정시 수시 2015 소재 고교유형
최초 소계 추합 최초 순위 합계
1 외대부고 79 32 47 3 44 3 63 경기 자사(전국)
2 서울예고 75 1 74 0 74 1 93 서울 예고
3 서울과고 74 3 71 1 70 6 60 서울 영재학교
4 대원외고 70 29 41 1 40 2 78 서울 외고
5 하나고 61 5 56 2 54 5 61 서울 자사(전국)
6 경기과고 58 0 58 1 57 3 63 경기 영재학교
7 상산고 55 45 10 1 9 7 57 전북 자사(전국)
8 대구과고 46 0 46 1 45 14 27 대구 영재학교
9 민족사관고 41 6 35 0 35 8 37 강원 자사(전국)
10 세화고 35 27 8 0 8 19 25 서울 자사(광역)
11 한국영재 34 0 34 0 34 19 25 부산 영재학교
12 대일외고 33 5 28 0 28 12 31 서울 외고
13 명덕외고 29 5 24 0 24 10 33 서울 외고
13 포항제철고 29 11 18 0 18 13 29 경북 자사(전국)
15 한영외고 28 4 24 0 24 11 32 서울 외고
16 선화예고 27 0 27 0 27 16 26 서울 예고
16 휘문고 27 23 4 0 4 14 27 서울 자사(광역)
18 국악고* 25   25   25 27 21 서울 예고
18 안산동산고 25 9 16 0 16 16 26 경기 자사(광역)
20 중동고 23 14 9 0 9 30 20 서울 자사(광역)
21 현대고 22 10 12 0 12 22 23 서울 자사(광역)
22 경기외고 21 5 16 0 16 22 23 경기 외고
22 숙명여고 21 16 5 0 5 27 21 서울 일반(평준)
24 단대부고 19 14 5 0 5 37 15 서울 일반(평준)
25 고양외고 18 6 12 1 11 21 24 경기 외고
25 안양외고 18 9 9 2 7 34 16 경기 외고
27 대전외고 17 6 11 0 11 37 15 대전 외고
28 서울고 16 5 11 0 11 37 15 서울 일반(평준,과중)
28 숭덕고 16 11 5 0 5 55 11 광주 자사(광역)
28 신성고 16 13 3 0 3 66 9 경기 일반(평준)
28 영동고 16 11 5 0 5 47 13 서울 일반(평준)
28 한일고 16 4 12 0 12 16 26 충남 일반(자율전국)
28 현대청운고 16 10 6 0 6 25 22 울산 자사(전국)
총계 1,106 339 767 13 754 1,067
*국악고=수시최초만 확인 **전수조사 아님(변동 가능성) ***2016수시최초=국회여당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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