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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통, 서울대 ‘샤’교육 포럼.. 교사들 날선 질타정책적 보완과제 관점.. 정책당국에 간절한 촉구

[베리타스알파=김경 기자] 서울대 입학본부가 7일부터 내달 12일까지 전국 5개 권역을 돌며 진행하고 있는 ‘고교-대학 연계교육 포럼(‘샤’교육 포럼, 이하 샤포럼)’은 학생부종합전형을 향한 현장 목소리를 통해 오해를 불식하고 개선할 점을 찾아 보완, 정착해나가고자 하는 자리라는 데 의미가 있다. 권오현 서울대 입학본부장이 직접 발제하고 현장질의에 답하면서, 수시100% 학생부종합전형을 운영하는 서울대 입시의 단면을 드러내 보이는 자리임과 동시에 전국 5개 권역을 돌며 현장 교사들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다.

샤포럼은 올해 첫발을 내디뎠다. 7일 대구, 8일 서울 12일 광주, 13일 대전에 이어 2월12일 제주학생문화원을 끝으로 마무리된다. 대구 포럼의 경우 대구교육청 부산교육청 울산교육청 경남교육청 경북교육청의 5개 교육청, 서울 포럼의 경우 서울교육청 경기교육청 인천교육청 강원교육청의 4개 교육청, 광주 포럼의 경우 광주교육청 전남교육청 전북교육청의 3개 교육청, 대전 포럼의 경우 대전교육청 충남교육청 충북교육청 세종교육청의 4개 교육청, 제주 포럼의 경우 제주교육청으로 총 17개 시도교육청이 모두 서울대 입학본부와 공동주최하는 대규모다. 2015년 여름에 17개 시도교육청 장학사들과의 모임을 갖고 포럼의 형식을 정했다. 권 본부장의 발제에 이어 교사들의 토론을 이어가는 식이다. 예정엔 없었지만 청중의 질의에 권 본부장이 직접 응답에 나서, 소통의 물꼬를 트려 노력했다.

교사들은 대체적으로 종합전형의 교육적 의미와 적응단계에 들어선 학교현장이라는 긍정의 한 목소리를 내는 가운데 현실적 어려움을 토로하고 이를 국가제도적으로 보완 개선할 방안의 모색과 적용을 촉구했다. 기본적으로 종합전형의 긍정적 방향에 대해 권 본부장과 의견을 같이한 부분이 많았지만, 현장의 불안감과 의문에 무게를 실어 전한다. 현장의 목소리들은 주로 선도적 입시주체로써 서울대에 대한 당부의 형식으로 이뤄졌지만 학생부종합의 정착을 위한 정책적 보완 과제라는 관점에서 보면 정책당국에 대한 간절한 촉구이기 때문이다. 대구 서울 광주 대전 포럼 내용을 주제별로 간추렸다.

 

 

   
▲ 교육현장의 목소리들은 주로 선도적 입시주체로써 서울대에 대한 당부의 형식으로 이뤄졌지만 학생부종합의 정착을 위한 정책적 보완 과제라는 관점에서 보면 정책당국에 대한 간절한 촉구다. 사진은 대구 포럼에서의 교사 토론. /사진=대구교육청 제공

 

 

<과도한 학생부기재제한, 교육 망친다>

- 내용제한.. 교육목적 잃어
종합전형의 전형요소로 대표적인 학생부에 대한 문제점 거론이 눈길을 끈다. 우선 학생부가 본래의 교육 목적을 잃고 평가도구로만 자리하는 현상에 대한 지적이다.

안성환 교사(서울 대진고)는 현재의 학생부기재방식을 대표적인 ‘평등’ 시각, 즉 불공정한 시각이라 지적했다. “종합전형의 평가는 누구나 차별 없이 고르게 제공한다는 ‘평등’이 아닌, 보다 많은 기회를 제공받아야 할 사람과 그렇지 않아야 할 사람을 구별, 차별해 제공하는 ‘공평’ ‘공정’의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쉬운 수능 기조와 2018 대입에서의 영어절대평가 실시, 2015 개정교육과정(문이과통합)과 대입제도 개선이라는 교육과정과 평가가 맞물린 최초의 교육제도 개선이라는 흐름의 변화 속에 학생부의 역할은 상대적으로 더욱 중요해졌다. 문제는 학생부가 종합전형 확대 흐름에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학생부기록의 부실이라는 측면이 아니라, 현재 학생부의 틀이나 대입에서 반영되는 학생부의 영역이 ‘공정’이라는 화두를 가로막고 있다. 대학 관계자들의 그간 불만은 학교생활에 대한 충실도를 지금의 학생부에서는 알아볼 수 없다는 것이었고, 이에 학교들은 기재방법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양적인 기재에서 질적인 기재로의 전환을 위해 애쓰고 있다. 하지만 교육당국이 불공정한 경쟁요소를 배제하기 위해서라며 ‘기재금지’를 남발하고 있는데다 변화의 속도에 맞춰 학생부의 세부적인 요소들에 변화를 주지 못했다는 문제가 종합전형의 걸림돌로 자리한다. 학생부에 대해 대학은 불충분한 평가도구로서의 고민을, 고교는 안 된다는 것이 너무 많아서 피해가기 위해 애쓰는 불평을, 교육당국은 대입에 있어 심판으로서의 기능보다 적극적인 개입을 하려는 의지를 보이는 이유는 학생부를 평가도구의 관점에서만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종합전형의 취지가 충실한 학교생활인 만큼 학교생활을 기록한다는 교육적인 활용을 위해 학생부를 어떻게 기록하게 할 것인가에 방점을 두면 어떤가 한다.”

송선용 교사(인천 광성고) 역시 교육과정을 외면한 지나친 학생부기재제한을 거론했다. “종합전형은 학교생활을 기본으로 학생의 지금까지의 삶의 과정을 들여다봐야 한다. 반면 학생부엔 학생의 삶의 과정을 외면하도록 하는 요소가 많다. 교육당국의 규제 탓이다. 외부수상을 학생부에 적지 못하게 하는 것은 사교육규제라는 측면에서 조금은 이해가 되나, 교내상까지 포함한 수상경력의 내용기술의 규제는 이해되지 않는다. 학생부 자수제한인 장수제한도 교육의 본질에 어긋난다. 종합전형을 절름발이로 만든다.”

- 자수제한.. 500자 기록을 교사 3명이 나눠 써라?
안성환 교사는 과도한 기재제한이 교육목적을 가로막는 것은 물론 평가도구로서의 역할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한다. 과도한 학생부기재 제한에서 비롯한 왜곡된 교육현장을 사례로 들며, 단편적으로 평가도구의 관점으로만 바라본다 해도 불공정한 룰이라는 지적이다.

안 교사에 의하면 학생부 입력내용은 물론 글자 수에 있어서도 제한이 과도하다. 과도한 제한은 학생부기재가 실적위주의 나열이 될 수밖에 없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학생부의 동질화를 이끌어, 평가요소로서의 의미 역시 상실한다. 모든 학생에게 동일한 글자 수를 부여함으로써 일부 학생들에겐 자신의 활동내용이 온전히 기재되지 못하는 불공정한 룰에 묶이게 된다.

학생부 항목별 글자 수는 대대적 축소가 이뤄진 상태다. 2013년 2014년 2015년의 3개년 기준, 교과학습발달사항(일반+예체능)은 1만자에서 2000자로 줄었다. 창체활동의 동아리활동특기사항과 봉사활동특기사항은 각 2000자에서 500자로 줄었다. 자율활동특기사항와 진로활동특기사항은 각 2000자에서 1000자로 줄었다. 독서활동상황은 2500자에서 1500자, 행동특성및종합의견은 2600자에서 100자로 줄었다.

안 교사는 “교과학습발달사항(1만자→2000자)과 동아리활동특기사항(2000자→500자)의 경우 글자 수 제한이 가장 두드러진다. 초기에 교과학습발달사항이 학습내용을 나열하거나, 추상적인 단어의 나열이 주를 이루는 부작용이 있긴 했지만, 이렇게까지 줄일 정도의 심각함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며 “현재 이 두 항목의 경우 학급담임교사보다는 교과담임교사와 동아리담당교사 모두가 작성하는 항목이어서 학생활동에 대한 내용을 충실하게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학생부의 개별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공간이 충분치 않다는 점은 학생을 직접 가르치는 교사로서 매우 아쉬운 점이다. 특히 성취평가제와 관련해 교과학습발달사항이 중요한 역할을 해낼 수 있는 만큼 과목별로 기술할 수 있는 영역을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피력했다.

과도한 글자 수 제한은 학생부의 질적 수준을 하락시키는 결과도 낳고 있다. 안 교사는 “글자 수를 제한할수록 대학과 고교 모두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현실을 전했다. “동아리활동의 경우 누가기록은 학생이 배워온 과정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수시간을 합산하기 위한 도구로밖에 사용되지 않고 있다. 학생부에 반영되는 영역이 아니기 때문이다. 학교교육계획에 의한 자율동아리활동과 청소년단체활동은 누가기록을 할 수 없다. 유일하게 학생의 내실 있는 학교생활을 평가해낼 수 있는 공간은 특기사항인데, 자수제한은 500자다. 평균적으로 자신의 진로와 관련 있는 활동을 위해 동아리를 기본 1개, 자율동아리를 1~2개 정도 가입한 경우가 많다. 담당교사는 모두 다른 상황이기 때문에 학년말이 되면 의욕 앞선 선생님의 독점으로 다른 활동에 대한 기록을 할 수 없는 웃지 못할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현실이다.”

<학교현장의 상처.. ‘교사권리 오히려 사라졌다’>

- 업무과중.. ‘500번 복사해서 붙여넣기도 힘들다’
김형길 교사는 종합전형에서 학생부내용 중 중요시되는 ‘학생개별의 특성파악’이 불가능한 사례를 들며 교사업무의 과중함도 토로했다. 교사 한 명이 학생 500명의 학생부를 기록해야 하는, 무려 ‘500번 복사해서 붙여넣기도 힘든 상황’을 전한다.

“종합전형에서 바라는 학생부 작성이 쉽지 않다. 최근의 입시는 교과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B대학처럼 종합전형에서 내신을 전혀 반영 안 한다 하더라도 ‘세부특기사항’을 본다. 세특에 교과별 내용을 써야 한다. 우리학교는 지구과학 교사가 한 명뿐이다. 한 명의 교사가 1학년 수업과 2학년 수업, 3학년 보충수업을 하고 있다. 강의식 수업을 위해 3개 학년의 교재연구만 해도 바쁘지만 학교교육의 질적 수준 향상을 위해 토론과 모둠발표, 과제연구, 프레젠테이션, 통합교과적인 주제별 수업, 창의적인 글쓰기 등 다양한 수업방식의 변화는 몸이 부서져도 고통을 감내할 수 있다. 문제는 학생부 기재다. 500명이 넘는 학생들의 관심을 헤아리기 어렵고, 개개인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파악하기는 더욱 힘들다. 수업 중 눈에 띄는 학생들의 경우나 질문하러 오는 학생, 성적이 우수한 학생 정도를 제외하면 종합전형에서 요구하는 수준의 학생부를 작성해주는 데는 한계가 있다. ‘수시로 관찰해 누가 기록’해주고 싶지만 과연 가능할까? 500번 복사해서 붙여넣기 해주기도 힘들다. 초등학교처럼 20여 명의 학생들과 모든 수업과 생활을 한다면 학습의 결과만 기록하지 않고 학생이 학습에 참여하게 된 동기와 학습과정, 학습 후의 변화된 태도 등에 대한 수시 기록이 가능할 것이다. 현행 교육체계에서 쉽지 않겠지만 교사의 업무를 줄여주는 것과 함께 관찰 가능하고 기록 가능한 숫자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수업이 이뤄져야 한다.”

- 학교유형별 ‘교육차별’
교사업무의 과중함은 특목/자사고에 대비되는 일반고 입장에서 더욱 버겁게 느껴진다. 석용수 교사(충남 천안고)는 “현실적으로 일반고에도 특목고 자사고와 같은 수준의 수업시수, 업무, 1인당 학생수가 법적으로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하며 “현행은 명백한 교육평등권 위반으로,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종합전형이 타당성 정당성 차원에서 국민 공감을 얻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입장을 밝혔다.

“서울대마저 외대부고 하나고 등의 합격생이 한 지역(충남)보다 인원이 더 많은 상황이라면, 종합전형은 우수한 학교를 위한 전형이지 일반고 학생을 위한 전형이라 보기엔 어려울 수 있다. 학교와 교사의 희생만으로 종합전형을 준비하는 것은 쉽지 않다. 교사가 먼저 수업을 바꿔서 학생중심 과정중심의 수업을 진행하고 학생의 성장을 평가하고 기록해야 하며, 학교는 이런 수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과정을 편성하고 교사들이 수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면 되지만, 일반고는 자사고 과고 외고와 달리 이런 장치를 마련하는 게 쉽지 않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 사교육이 전한 내용 받아적기.. 허탈
조성규 교사(전북 한별고)는 ‘스펙’ 때문에 불편한 학교현장을 거론한다. “학생들에게 입시를 위한 ‘기교’를 가르치기보다는 학생의 기본바탕을 다지는 교육을 해야 하지만, 수시전형기간이 되면 고3 교실에선 많은 선생님들이 학생들의 자기소개서를 읽어봐 주고 면접을 위한 특강을 하게 된다. 학생들의 자소서를 첨삭해주면서 입시를 위한 ‘기교’를 가르치고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불편했던 경험을 한 교사들이 많을 것이다. 외부에서 컨설팅을 받은 것이 분명한 학생의 자소서를 마주할 때, 성실하게 학교생활에 임한 학생이 아닌 기교 있고 요령 있는 학생의 합격소식을 들으며 마음 한 구석이 씁쓸해진 경험도 있다. 대학에서는 기교 있는 학생이 아닌 진짜 잠재력 있는 학생을 선발하고 있다는 신뢰를 보여주는 것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조 교사는 학생부기록 과정에 있어서의 왜곡된 교육현장도 지적했다. “비교과영역 중 독서활동기록 세부특기사항 종합의견 등을 기록하는 현행 방법에서는 교사의 업무가 과다하다고 볼 수 있다. 심각한 사실은 교사 스스로 직업윤리를 저버리고 학생에게 기록을 떠넘기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기교와 요령이 있는 학생들은 교사의 기록보다는 컨설팅 받은 기록을 적어달라고 요구하기도 하고 학생부기록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단점이나 불리한 내용 서술)이 법적 공방으로 이어지기도 하는 등 문제가 많다.”

- 학생부조작.. 부풀리기 문제
성과를 위해 학교 단위의 ‘부풀리기’ 문제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고병찬 교사(세종 세종고)는 “학생부는 종합전형의 평가에 있어 가장 중요한 자료다. 공신력 있는 자료로 누가 봐도 신뢰할만한 가치가 있는 평가자료가 될 수 있어야 한다”며 “부풀리거나 조작된 학생부 등의 문제로 학생부의 신뢰가 무너지는 일이 없도록 철저한 검증장치 및 검증을 위한 전문가 집단이 요구된다”고 의견을 개진했다.

- 대학진학 어려운 학생들 ‘기술 배우라’ 기재할 수 있어야
김형길 교사는 학생부 작성에 대한 사회분위기 역시 바꿀 필요를 역설, 청중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전국이 4년제 대학만 200여 개가 넘고, 정원을 채우기 어려운 대학도 종합전형을 실시하는 경우도 있다. 대학 공부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의심되고, 대학 진학보다는 다른 진로선택이 어울리는 학생들에 종합전형은 어떤 의미일까? 수업시간에 잠밖에 안 자는 학생에게 ‘창의성’을 어떻게 찾아 쓰나. 학업에 관심이 없는 학생들에겐 ‘미용기술 배우라’고 써도 되는 풍토가 되어야 한다. 대학진학이 적성에 맞지 않는 학생들의 경우 직업교육을 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이 필요하다. 학생부에 대학진학보다는 기술을 습득하는 것이 유리한 학생이라고 학생부에 적어도 용납될 수 있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투명한 정보공개.. 지방학교 갈급>

- 왜 떨어졌는지 알면 충분히 준비 가능.. 불합격 이유 공개하라
김형길 교사는 정보공개의 투명성도 요구했다. 불합격 이유를 알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대비할 수 있는데, 정보를 전혀 모르니 오히려 종합전형에 대한 불신 분위기가 생긴다는 지적이다.

“대학들의 평가기준 공개가 명확하지 않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똑같이 종합전형 기계공학 썼는데 어느 대학은 붙고 어느 대학은 떨어진다. 왜 떨어졌는지 이유를 모르고, 떨어진 데 대한 승복이 잘 안 된다. 몇 개월 간 자소서 추천서 쓰느라 공력을 쏟아 붓고 이 아이 정도면 충분히 붙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왜 떨어졌는지 모르겠다. 학생도 교사도 납득이 안 된다. 그냥 ‘불합격’ 통보하고 끝낼 게 아니라 ‘친절하게’ 뭐가 부족했는지 설명을 해줬으면 좋겠다. ‘어떤 점이 부족했다’ ‘예년 같아선 붙을만했는데 올해는 지원자가 엄청나게 몰려서 아쉽게 떨어졌다’ 식으로 말해줬으면 좋겠다. A대학은 입학사정관들의 현장방문이 꽤 활발하긴 한데 떨어진 데 대한 이유를 설명하지 못한다. A대학에 20~30명 썼는데 1단계 통과자조자 단 한 명도 없다면, ‘친절하게’ 서류를 가져와서 ‘이런 사정이 있다’ ‘학생부 기록 뭐가 잘못 됐다’ ‘자소서에 어떤 문제가 있다’ 식으로 어떤 문제가 잘못됐는지 ‘친절하게’ 알려줄 수만 있다면, 교사도 뭐가 부족하지 알고 준비할 수 있다. 어떤 고교는 서울대에 수십 명이 합격하는데 어떤 고교는 단 한 명도 합격자가 안 나온다면 문제가 있다. 서울대 합격자가 한 명도 안 나온 학교의 1등 학생이 서울대에서 공부할 역량이 되지 않는 것인가. 이 학생이 한 해 20명 합격자를 내는 학교의 학생보다 부족한 학생인가. 합격자가 안 나오는 학교에 입학사정관들이 가서 ‘지원했다 불합격한 학생이 어떤 문제가 있다’ ‘너희 학교는 이 서류를 꾸밀 때 어떤 문제가 있다’고 알려주면 좋겠다. 해당 문제를 잘 해결해나가고 하는 학교는 어떤 특성이 있는지 알려주면 좋겠다. 정보공개의 투명성이 필요하다. 교사들의 문제도 있지만 평가항목에 대한 정보공개가 안 되어 문제다.”

- 내신 3~4등급도 선발한 사례 공개하라
석용수 교사(충남 천안고)는 ‘불합격 사례’가 아닌 ‘합격 사례’를 요구했다. 석 교사는 “권오현 서울대 입학본부장께서 말씀하신 ‘경쟁교육 완화와 학업역량(=준비도) 중심의 정성평가, 교육과 입시가 일치하는 구조 부분에 매우 공감한다”면서 “다만 서울대를 포함한 대다수 대학의 평가기준을 요약해보면 ‘학업능력이 우수한 학생’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학업태도’ ‘학업이외 소양’으로 ‘학업역량(=준비도)’은 어디에도 없다. 평가기준안 자체를 권 본부장께서 언급한 모집단위와 곁들여서 ‘어떤 노력을 기울였고, 결과를 어떻게 만들어냈으며, 앞으로 모습은 어떠한지’로 바꿨으면 한다”며 “실제로 그렇게 평가가 이뤄져야 하며, 그 평가 결과를 일반고 중심으로 아주 드문 사례라도 좋으니 3~4등급의 합격사례를 공개해 주시길 원한다”고 현장의 심정을 밝혔다.

<정보격차.. 지방학교의 어려움>

- 정보취득 불리.. 고교연계활동 지방권 확대해야
전국 5개 권역을 도는 포럼인 만큼 지방소재 고교들의 어려움에 대한 성토도 이어졌다. 김형길 교사는 대도시인 부산에서조차 지리적 불리함에서 비롯한 정보취약 문제를 하소연했다. “나는 부산에 있다. 내가 만약 서울에 있는 고교에 있다면 우리학교 학생들 학생부 자소서 들고 서울대 입학본부 가서 미리 물어볼 수 있다. 입학사정관 붙잡고 물어볼 수 있고, 부족한 걸 알아내서 보완해낼 수 있다. 지방에 있는 교사들은 진학지도도 해야 하지만 수업도 해야 한다. 학교 비우기가 어렵다. 서울 경기 등 수도권 고교들은 얼마든지 입학처 방문해서 의견 구할 수 있고 적절한 코멘트 받아서 좋은 자소서 추천서 쓰기에 유리하다”며 “지방에 있는 교사나 학생들에 대한 안타까움에 공감, 자리를 함께 해주길 바란다.”

안병섭 교사(강원 속초고) 역시 지방학교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종합전형의 도입은 내신성적과 수능점수만으로 평가하던 획일적인 대입제도를 바꾸자는 취지다. 다만 현재 학생들은 내신성적도 관리해야 하고, 수능준비를 하면서 논술도 대비하고 봉사나 동아리 등의 활동까지 해야 한다. 일부인지언정 고교-대학의 연계에 대한 내용도 서울 및 수도권 학생들은 이런저런 준비라도 하지만, 지리적 여건이 제한적인 지방학생들의 입장에서 접근하기엔 녹록치 않은 현실이다. 푸념으로 지나쳐 버리기엔 아쉬움이 남는다.”

- 취약한 교육인프라.. 입결 차별화로 이어져
지방학교의 인프라 부족 문제에 대한 성토도 있었다. 대도시 울산 소재 고교임에도 인프라 부족 문제를 하소연할 정도다. 전영갑 교사(울산 약사고)는 “인프라 자체가 지나치게 대도시 위주로 편중된 문제점이 종합전형을 준비하고 신뢰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 본다. 대도시라 하더라도 제도적 장치들이 마련되지 않은 경우도 많은 현실”이라며 “학생 탐구역량이 아주 뛰어나서 소논문이나 연구보고서를 작성하려 해도 지도할 수 있는 학교교사나 사회적 인프라가 되어 있지 않은 경우 지원시킬 수 없다. 학생이 관심분야를 정해 진로를 탐색하고자 해도 체험할 장소가 없으면 기회를 박탈당하게 되고 관심 분야의 탐구심이 뛰어나 소논문이나 연구보고서를 작성하고자 해도 지도를 받을 수 있는 통로가 없다면 그 학생은 종합전형에서 제대로 평가 받을 수 있는 길이 없어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김상모 교사(전남 여수충무고)도 교육인프라 구축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방사정을 토로하며 입결로의 연결을 우려했다. “종합전형이 학교를 평가하는 것이 아닌 학생 개개인의 학업역량과 잠재력을 평가, 선발하고 있지만 교육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지 못한 농어촌이나 도서지역의 고교나 학생의 선택권이 상당히 제약된 지역의 평준화 일반고에서 대입을 준비하고 있는 고교생에게는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자신이 소속돼 있는 고교의 대입경쟁력에 의해 대입이 좌우된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며 “학교가 가진 경쟁력의 차별화가 입시결과의 차별화로 이어지는 문제”를 지적하며 대학과 고교현장의 대응을 촉구했다.

고병찬 교사(세종 세종고) 역시 학생의 경쟁력이 아닌 학교나 교사의 경쟁력에 의해 나오는 종합전형 결과를 우려했다. “어떤 고교 또는 어떤 교사를 만나느냐에 따라 입시결과가 많이 달라질 수 있다. 학교 교육과정과 진로/진학 프로그램의 차이, 교사의 열정에 따라 학생의 입시결과가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고교간 불균형 문제가 심화될 수 있다”며 “학교마다 다양한 교육과정과 함께 학생 개개인의 잠재력과 다양한 활동에 대한 충분한 대비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서 많은 교사들과 교직원들의 노력 및 학부모들의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 사회적으로도 종합전형이 갖고 있는 교육적 장점에 대한 논의와 토론이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종합전형, 재력에 의한 성과?’
교사들의 ‘교육 인프라 문제’ 지적은 소논문 과제연구보고서 등 비교과활동의 결과물을 내기 어려운 상황을 말한다. 인프라가 취약한 지방일수록 부모의 재력이 입시결과를 결정하는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다.

전영갑 교사는 종합전형이 가진 ‘평가의 공정성’ 문제를 거론했다. “종합전형 준비를 꽤 시켰지만 수시에서 서류평가를 통과한 학생이 많지 않았다. 자소서 준비한 학생 학부모뿐 아니라 교사인 나도 허탈하다. 이러다 종합전형 불신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부유층만을 위한 전형 아닌가 하는 인식이 퍼져 있는 것도 사실이다. 소논문이나 과제연구보고서는 학생들이 스스로 계획해서 수행하는 게 아니라 부모의 재력으로 준비된다는 소문이다. 인프라를 갖추고 지원하는 학교에서만 실제 가능한 것이라 보는 인식이 파다하기 때문에, 이 문제는 종합전형이 장기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 아닌가 생각한다.”

<외부의 적>

- 매년 바뀌는 정책.. ‘적응은커녕 따라가기에 급급’
한 해도 가만 두지 않는 교육정책에 대한 질책도 인상적이다. 김형길 교사(부산 예문여고)는 “2015학년에는 수시 원서접수기간이 통합되고, 수능 영어A/B형 선택과 수시와 정시모집의 우선선발 방식이 폐지됐다. 2017학년에는 수능에서 국어 유형별 선택이 없어지고 한국사가 필수 응시과목을 지정되며, 2018학년에는 수능 영어에 절대평가가 도입된다. 2019학년엔 내신 절대평가제 도입을 검토 중이고, 2020학년에는 국정 역사교과서가 수능에 반영되고, 2021학년에는 문이과 통합형 수능이 예고되어 있다”고 지적하며 “해마다 안 바뀌는 경우가 없다. 제도가 바뀌지 않으면 잘 정돈될 텐데, 자꾸 바뀌니까 따라가기에 급급하다”고 현장 어려움을 호소했다.

김 교사는 “학생부종합전형 길라잡이가 매년 바뀐다. 쓸 수 있는 것, 쓰면 안 되는 것에 대한 규정이 해마다 바뀌어 현장 어려움이 크다”면서 현장 피로감을 성토했다.

- 대학의 편의주의와 학과이기주의
대학의 예고 없는 전형변화에 대해서도 날선 비판도 이어졌다. 김형길 교사는 “‘3년 예고제’라 하지만, 사실 3년 예고가 아니다. 중3이 고교를 선택할 땐 대입요강이 나와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작년만 해도 C대학이 갑자기 논술을 없애고 정시를 대폭축소하겠다고 발표했다. 외고 가서 C대를 논술로 가야지 했거나 C대를 정시로 가야지 했던 애들은 황당하다. 중3 학생이 고교를 선택하는 시점에서는 해당 학생이 치를 대입의 전형계획이 완벽하게 발표되고,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발표된 사항의 변화가 없었으면 한다. 적어도 대입은 삼년지중계(三年之中計)는 되어야 한다. 정권마다 바뀌는 교육정책에서 나온 보기 드문 대안이라 할 수 있는 학생부종합전형의 발전을 기원한다. 다만 아직은 과도기이니 현장에서 겪는 여러 문제를 해소해가면서 틀을 잘 갖춰가는 전형으로 자리했으면 한다.”

송선용 교사(인천 광성고) 역시 ‘대학의 잦은 원칙 변경’을 지적했다. “아무리 종합전형이 인재상에 맞는 잠재력과 가능성 있는 학생을 선발한다 해도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해야 학교도 시대의 변화에 맞게 안정적으로 준비할 수 있다. 교육적인 예측을 통해 학생 학부모 교사 등 교육 구성원이 서로 신뢰를 쌓아가면서 종합전형을 준비해갈 수 있는 것이다. 예고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부 대학이지만 같은 전형에서 작년과 올해가 다르고 내년이 다르다면 최소한의 객관성을 담보하지 못해 불신의 근원이 된다.”
송 교사는 대학의 학과이기주의 역시 지적했다. ‘입결’을 절대시하는 일부 상위권 대학들의 이기심에 대한 지적이다. “대학이 기본적으로 욕심을 내려놓으려는 자세를 보여야 종합전형이 발전하게 되어 있다. 대학은 아마도 종합전형을 운영하는 데 있어 학과들의 요구로 인해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이다. 당장 학과에서 똑똑한 학생을 원한다. 잠재력보다 가르치는 것이 편해야 하는 것이 지금 당장의 요구이기 때문이다. 종합전형에 맞지 않게 면접이 어려워지고 편법적으로 변할 가능성이 항상 존재하는 배경이다. 상위권 대학의 구성원일수록 점수주의에서 자유롭지 못한 경우가 많다.”

<내부의 적>

- 변화에 둔감한 일부 ‘낙타 교사’
송선용 교사는 종합전형의 안착을 가로막는 ‘내부의 적’을 과감하게 거론했다. 우선 ‘학교 교사들의 인식 부족’이다. 변화에 일부러 둔감하며 무사안일에 빠져 있는 일부 교사들에 대한 질타다. 송 교사는 “옛날 점수위주 선발에 익숙한 체질을 벗어나지 못하고 자신이 가르치는 지식이 엄청난 지식임을 각별히 자각하면서 교실 이외의 모든 활동은 자기 일이 아닐 뿐 아니라 거의 필요 없는 반교육적 활동을 인식하는 일부 교사들”을 이한직의 시 <낙타>의 구절(낙타는 항시 추억한다. 옛날에 옛날에)에서 인용, ‘낙타 교사’라 비난하며 “종합전형은 기본적으로 교사의 열정을 먹고 자란다”고 환기했다.

- 귀차니즘과 정보왜곡.. ‘보여주기 세력’
일부이긴 하지만 ‘귀차니즘’으로 인한 공교육의 사교육 의존과 일부 사실을 왜곡, 거짓정보를 통해 종합전형을 폄하하는 데 주력하는 ‘세력’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현직 교사가 내부에 대해 자성의 목소리를 크게 냈다는 데 인상적이다. 송선용 교사는 “종합전형이 자기주도적인 학생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보면, 학교도 자기주도적이야 하며 학교가 자발적인 계획과 전략을 통해 학생들의 잠재력을 길러야 하는 것은 자명한 것”이라며 정작 외부의존적인 일부 행태를 지적했다. “일부이긴 하지만 자기주도적 학교가 아닌, 외부의존적인 나태주의 학교가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성과 혹은 겉만 보여주기에 급급해 사교육업체에 학생들을 맡긴다든지, 엉뚱한 정보를 사실인 것처럼 과장해 종합전형을 폄하하려는 것도 보여주기 세력의 전형적인 행태다.

송 교사는 종합전형 폄하세력의 단면을 언론보도의 사례로 들었다. “종합전형이 특목고에 매우 유리하다거나, 서울의 특정지역이 유리한 것처럼 호도하는 것이 전형적이다. 다수가 피해를 보는 것처럼 조장해서 흠집을 내는 것이다. ‘서울 OO의 유명 사립고 1학년 A군 … 지난 4월엔 교내 과학경시대회에서 상을 받기 위해 1000만원짜리 별도 과외를 받았다. 대입수시전형에 유리한 ‘스펙’을 만들기 위해 교내상 수상실적이 필요하고…’(OO경제) ‘사교육 되리 부추기는 학생부종합전형’(OO경제)와 같이 종합전형을 왜곡하고 비틀어보는 것이다. 수능을 강조하기 위해 재수생을 대상으로 수능의 난이도 적절성을 여론조사한다거나 종합전형이나 논술전형을 내신성적이나 수능백분위로 순위를 정하는 어이없는 일을 통해 종합전형의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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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 기자  inca@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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