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 서울대 수시 톱100이 남긴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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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칼럼] 서울대 수시 톱100이 남긴 것들
  • 이재열 발행인
  • 승인 2015.12.16 18:17
  • 호수 2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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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열의 교육 돋보기]

2016 서울대 수시결과의 가장 큰 특징은 일반고의 약진으로 보입니다. 일반고의 약진은 일반전형의 소폭 증가세에서 미세한 신호를 보였습니다. 일반고는 일반전형에서 606명의 합격자를 내며 전체 합격자의 35.88%를 차지했습니다. 0.47%p라는 소폭이지만 지난해보다 늘었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어 보입니다. 학교유형별로는 달리 구분되지만 선발효과가 없다는 점에서 일반고에 속한다고 봐도 무방한 자공고 역시 23명에서 33명으로 늘어 0.58%p의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자공고를 포함한 일반고는 통상 서울대 진입루트로 알려진 지역균형에서 일반전형으로 적응력을 늘리면서 학생부종합의 수시체제의 적응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신호로 보입니다. 서류와 구술면접 모두 준비하면서 모든 학교유형과 경쟁해야 하는 일반전형의 성격을 감안하면 일반고의 적응이 궤도에 올랐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베리타스알파가 조사한 수시 실적 톱100을 들춰보면 일반고의 약진은 더욱 두드러집니다. 톱100에 든 일반고는 모두 48개로 317명입니다. 2014학년 49개교 287명, 2015학년 45개교 286명과 비교할 때 괄목할만한 성장세입니다. 서울 일반고의 약진이 눈부십니다. 전국단위 선발의 자율학교인 한일고와 공주사대부고를 제외하고 톱100에 랭크된 일반고 48개교 가운데 26개교가 서울소재 일반고이기 때문입니다. 26개교의 실적은 174명에 달합니다. 물론 서울 일반고 26개교 가운데 서울 강남3구(강남 서초 송파)와 양천 노원 등 교육특구 내 학교가 22개에 달한다는 점에서 특구쏠림현상을 지적할 수도 있지만 학생부종합을 향한 체제전환은 관심이 많은 쪽에서부터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연스러울 수 있습니다. 서울 강남소재 학교와 광역단위 자사고를 중심으로 수능위주 정량평가의 정시에서 서서히 학교경쟁력을 갖추어 정성평가의 수시 쪽으로 무게를 옮기는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가장 극적인 케이스는 11명씩을 배출한 경기여고 서울고 양재고 3개교입니다. 의대 중심의 정시가 압도적인 강남의 지역분위기를 이겨냈다는 점이 가장 눈에 띕니다. 강남지역의 광역자사고들 역시 여전히 지역분위기를 이겨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일반고의 서울대 수시실적 확대는 대단해 보입니다. 게다가 세 학교는 모두 공립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사립이냐 공립이냐의 차이는 변화에 대한 적응에서 너무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전국단위 자사고가 가장 빠르게 수시체제에 적응한 것 말고도 사립위주인 서울지역 외고와 공립위주의 지방외고들의 격차는 공립 사립 간 적응력의 격차를 보여줍니다. 세 학교의 선전은 선발효과가 없는 평준화지역 일반고가 지역의 분위기를 이겨낸 동시에 공립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점에서 수시를 향한 일반고의 가능성을 연 것으로 평가할 수 있을 듯합니다.

2016 서울대 수시결과의 또 다른 특징은 그늘로 드리운 의대 선호현상입니다. 인문계열보다 자연계열이 많은 서울대 입시의 특성상 지난해부터 확대되기 시작한 의대문호는 서울대가 끌고 있는 학생부종합의 미래를 가로막는 최대 걸림돌로 등장한 느낌입니다. 여전히 절반 이상 정시로 선발하는 38개 의대의 영향력은 서울대 자연계열 수시판도에 큰 영향을 미친 듯합니다.

10개의 전국단위 자사고가 205명의 실적을 내면서 상승세를 기록한 가운데 자연계열이 강한 상산고와 현대청운고의 실적 급락은 최상위권의 의대선호 현상으로밖에 설명하기 어려울 듯합니다. 게다가 대구수성구 강남지역 자사고의 실적하락 배경 역시 같은 맥락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 과고 영재학교는 수시최종등록 이후 가늠이 될 듯합니다. 대전 광주과고가 체제전환으로 올해 졸업생을 내지 않아 4개교만으로 205명의 놀라운 실적을 낸 영재학교, 그리고 조기졸업제한으로 106명의 실적하락에 그친 22개 과고는 현재 상황에선 의대 열풍의 흔적을 가늠하긴 어렵습니다. 수시등록까지 마무리돼야 의대와 동시에 합격해 빠져나간 인원을 따질 수 있을 듯합니다.

의대 입시는 현재 75%까지 학생부종합위주로 선발해 고교현장에 수시체제를 안착시켜온 서울대 입시와 대척점에 있습니다. 인문계열에서는 SKY가 최고 학부지만 자연계열에서는 전국의 의대를 채운 다음 SKY와 이공계특성화대학을 채운다고 얘기가 나올 만큼 자연계열에서 의대의 영향력은 절대적입니다. 취업난과 맞물린 의대정원 확대는 의대선호현상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특히 의대 입시는 수시가 절반 가까이 되지만 수능최저 미달로 발생한 이월인원으로 인해 늘 정시인원이 더 많았습니다. 결국 고교현장은 서울대가 학생부종합중심의 수시체제를, 의대 선호현상이 정시위주의 수능에 무게를 싣게 만드는 줄다리기를 하는 형국입니다. 고대가 학생부종합을 파격적으로 확대하면서 학생부종합의 흐름이 확대되는 2017학년, 의대 전형의 변화도 필수적이라는 지적을 하고 싶습니다. 의대입시를 정시로 끌고 가는 것 자체는 편한 방식인지 몰라도 시대에 맞지 않는 인재선발 방식을 고수하는 것일 뿐 아니라 고교교육 정상화를 가로막는 걸림돌까지 되고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서울대를 비롯한 몇몇 의대들이 다중미니면접을 통해 학생부종합의 가능성을 안착시킨 만큼 전혀 불가능한 일도 아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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