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기자축소 맞물려 '출구' 좁아져.. 수능 영어 절대평가도 영향

[베리타스알파=김경 기자] 외고 전성시대는 끝난 것인가. 올해 정원감축이 마무리 되면서 경쟁률 상승을 예고하는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경쟁률 하락 일변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마감 기준, 전국 31개 외고 중 20일 마감한 26개 외고 가운데 경쟁률이 상승한 외고는 강원외고가 유일하다. 최강의 대입실적으로 외고 대표주자라 할 대원외고를 포함, 6개 서울권 외고는 물론 8개 경기권 외고 등 25개 외고의 경쟁률이 하락했다. 26일 접수를 마감하는 부산권 3개 외고(부산 부산국제 부일)와 경남권 2개 외고(경남 김해)가 남아있긴 하지만, 올해 특히 '하락' 기조의 외고 경쟁률은 대입 변화에 따라 출렁이는 고입 판도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경쟁률 줄줄이 하락.. 현황은>

20일 기준(부산권 경남권 제외), 2016 외고 경쟁률(이하 정원내)은 하락 일변도다. 전국 31개 외고 가운데 10월13일 첫 마감 테이프를 끊은 강원외고만이 상승했을 뿐이다.

전체 경쟁률 기준, 강원외고는 2015학년 2.63대 1(150명 모집/395명 지원)에서 2016학년 3.22대 1(125명/402명)로 경쟁률이 상승했다. 일반전형은 2015학년 2.89대 1(117명/338명)에서 2016학년 3.47대 1(97명/337명)로 상승했다. 모집인원이 전체 25명(2015학년 150명→2016학년 125명) 줄어들고, 이 가운데 일반전형 20명(117명→97명) 줄어들면서 당연한 경쟁률 상승 구조였다. 지원인원은 전체 7명 늘었을 뿐이고, 일반전형 지원인원은 오히려 1명 줄었다.

반면 25개 외고는 줄줄이 경쟁률 하락이다. 대표적인 서울권과 경기권 사립외고들의 하락은 다소 충격적이다. 특히 최강의 대입실적을 선보이며 선호 학교로 꼽히는 대원외고의 경쟁률 하락은 예상 외다. 전체 경쟁률 기준, 대원외고는 2015학년 2.07대 1(270명/559명)에서 2016학년 1.64대 1(250명/410명)의 큰 하락 폭이다. 명덕외고는 2.60대 1(270명/701명)→2.24대 1(250명/560명), 한영외고는 2.20대 1(270명/594명)→1.89대 1(250명/472명), 서울외고는 1.93대 1(270명/520명)→1.43대 1(250명/357명), 이화외고는 2.01대 1(162명/325명)→1.93대 1(150명/289명), 대일외고 2.60대 1(270명/701명)→2.14대 1(250명/536명)로 모두 하락했다.

서울권 6개 외고는 2009년 교과부가 발표한 고교체제개편방안에 따라 '학년별 10학급, 학급당 25명 수준'의 감축안이 올해 완료되면서 모두 모집인원이 줄었다. 구조적으론 경쟁률이 상승했어야 맞다. 6개 서울권 외고의 감축 정원은 112명(1512명→1400명)명으로 지난해 기조에선 당연히 경쟁률이 상승했어야 했지만, 지원인원이 지난해 3400명에서 올해 2624명으로 776명 줄면서 경쟁률이 일제히 하락했다. 지난해 2015학년에 6개 외고의 일반전형 경쟁률이 평균 1.80대 1(1682명/3031명)로 5년간 최고치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올해의 체감 충격이 대단하다.

경기권도 마찬가지다. 고양외고 2.62대 1(250명/656명)→1.78대 1(250명/444명), 김포외고 2.66대 1(200명/531명)→2.23대 1(200명/445명), 동두천외고 2.62대 1(200명/524명)→2.39대 1(200명/478명), 경기외고 2.92대 1(200명/583명)→2.04대 1(200명/407명), 과천외고 2.92대 1(250명/731명)→2.33대 1(250명/583명), 성남외고 2.73대 1(200명/546명)→2.47대 1(200명/493명), 안양외고 2.04대 1(250명/509명)→1.86대 1(250명/464명), 수원외고 3.29대 1(200명/657명)→2.07대 1(200명/413명)로 8개 모두 하락했다. 경기권은 서울권과 달리 올해 모집인원의 변화가 없다. 8개 외고 중 상대적으로 인기가 높은 사립 5개 외고(고양 김포 경기 과천 안양)의 경쟁률 하락은 더 예민한 문제일 수밖에 없다.

나머지 지방 11개교도 경쟁률 하락이다. 울산외고 2.10대 1(175명/367명)→1.80대 1(175명/315명), 제주외고 2.23대 1(100명/223명)→2.07대 1(100명/207명), 전남외고 2.97대 1(125명/371명)→2.61대 1(125명/326명), 대전외고 2.74대 1(250명/685명)→2.45대 1(250명/612명), 인천외고 1.73대 1(250명/433명)→1.57대 1(250명/392명), 대구외고 2.43대 1(150명/365명)→1.88대 1(150명/282명), 충남외고 2.14대 1(175명/375명)→1.77대 1(175명/310명), 경북외고 2.07대 1(125명/259명)→1.34대 1(125명/168명), 청주외고 1.44대 1(200명/288명)→1.39대 1(200명/278명), 전북외고 1.79대 1(160명/286명)→1.76대 1(160명/282명)로 모두 하락했다.

구조적으로 전체 경쟁률을 사회통합전형이 깎아먹는데다(미달) 사회통합전형 경쟁률의 의미가 없는(1대 1 수준) 상황에서 일반전형의 경쟁률 역시 하락세다. 일반전형 경쟁률은 서울권 6개 외고의 경우 대원 2015학년 2.25대 1(216명/485명)→2016학년 1.78대 1(200명/356명), 명덕 2.92대 1(216명/631명)→2.55대 1(200명/510명), 한영 2.55대 1(216명/551명)→2.17대 1(200명/433명), 서울 2.23대 1(216명/482명)→1.66대 1(200명/331명), 이화 2.35대 1(129명/303명)→2.19대 1(120명/263명), 대일 2.92대 1(216명/631명)→2.35대 1(200명/470명)로 모두 하락했다.

경기권 8개 외고의 경우 고양 2.92대 1(200명/583명)→2.00대 1(200명/400명), 김포 3.02대 1(160명/483명)→2.58대 1(160명/413명), 동두천 2.85대 1(160명/456명)→2.59대 1(160명/414명), 경기 3.21대 1(169명/513명)→2.27대 1(160명/363명), 과천 3.48대 1(189명/658명)→2.69대 1(189명/508명), 성남 3.01대 1(160명/481명)→2.77대 1(160명/443명), 안양 2.33대 1(200명/466명)→2.07대 1(200명/413명), 수원 3.60대 1(160명/576명)→2.24대 1(160명/359명)로 역시 모두 하락했다.

20일 기준, 접수 마감한 지방 11개교의 경우 울산 2.36대 1(140명/330명)→1.96대 1(140명/275명), 제주 2.44대 1(80명/195명)→2.18대 1(80명/174명), 전남 3.37대 1(100명/337명)→2.70대 1(100명/270명), 대전 3.01대 1(200명/601명)→2.77대 1(200명/553명), 인천 1.88대 1(200명/376명)→1.74대 1(200명/347명), 대구 2.59대 1(120명/311명)→2.12대 1(120명/254명), 충남 2.38대 1(135명/321명)→2.09대 1(135명/282명), 경북 2.09대 1(100명/209명)→1.50대 1(100명/150명), 전북 1.97대 1(128명/252명)→1.80대 1(128명/230명)로 모두 하락했다. 청주는 1.51대 1(160명/242명)에서 1.52대 1(160명/243명)로 지원자가 단 1명 늘면서 소폭 상승했을 뿐이다.

▲ 외고의 2016학년 경쟁률이 하락세다. 20일 기준, 접수를 마감한 26개교 중 25개교의 경쟁률이 일제히 하락했다. 최강 대원외고(사진)의 경쟁률까지 하락한 걸 보면, 외고의 경쟁률 하락은 대입실적보다는 '특기자전형 축소' '수능영어 절대평가 도입' 등 외부변화의 요인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대입 특기자전형 위축.. '출구' 없다>

2016 외고 경쟁률의 하락은 대입 실적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지방 외고와 공립 외고 대비 서울권 경기권 외고와 사립 외고의 경우 화려한 대입실적을 내왔기 때문이다. 특히 '전국1위'에 빛나는 대원외고까지 경쟁률이 하락한 것으로 봐선 대입실적과는 큰 관련이 없어 보인다.

2015 서울대 등록자(합격자 가운데 실제 등록) 배출 고교 조사 결과, 7명 이상의 등록자를 배출하며 전국 톱100 안에 든 외고는 11개교다. 대원외고는 무려 79명으로 외고 1위다. 93명의 서울대 등록자를 배출한 서울예고의 '무대'가 다른 점을 감안하면, 대원외고는 사실상 2015 서울대 등록자를 전국에서 가장 많이 낸 학교다. 대원외고에 이어 대일외고(32명) 명덕외고(32명) 한영외고(31명) 경기외고(23명) 고양외고(23명) 대전외고(15명) 안양외고(15명) 과천외고(11명) 부산외고(8명) 수원외고(7명)로 톱100에 든 상위 11개 외고의 2015 서울대 등록자 실적은 276명이다.

2016 외고 경쟁률 하락 원인은 대입실적보다는 대입전형의 구조적 변화 때문으로 보인다. 정부정책으로 대입 수시에서 특기자전형의 덩치가 줄어들면서 외고 출신들의 '출구'가 좁아진 측면이다. 2016학년 서울시내 상위 13개 대학 가운데 9개 대학이 운영하는 인문/자연계 특기자전형 모집인원은 지난해 2015학년 11개 대학 2457명에서 올해 2016학년 9개 대학 2263명으로 194명 줄었다. 건국대와 중앙대가 2016 입시부터 특기자전형을 폐지했기 때문. 선망의 대상인 서울대가 어학 및 수과학 특기자전형을 운영하지 않는 것 역시 고입 수험생들에게 외고에 대한 매력을 떨어뜨릴 소지가 있다. 서울 상위 13개 대학을 포함, 전국적으로 따져보면 특기자전형의 덩치는 크게 줄어든다. 2016 대입 전형계획 기준, 특기자전형 선발인원은 5개 대학, 1208명이 감소한다. 2015학년 112개 대학에서 8341명을 선발하다 2016학년에는 107개 대학에서 7569명을 선발한다. 예체능계열 및 기타 특기자를 제외한 어학과 수학/과학, 컴퓨터/IT, 공학/기능/발명/로봇 등의 특기자전형은 2015학년 2247명에서 436명이 줄어든 2016학년 1811명을 선발한다.

올해 9월 마감된 대입 수시 어학특기자전형의 경쟁률 하락도 어학특기자전형의 입지가 좁아지는 사실을 방증한다. 지난해 2015학년 건국대 동국대 서강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 등 7개 대학에서 14.46대 1(483/6985)을 기록했으나 올해 중앙대와 건국대가 어학특기자를 폐지하고 나머지 5개 대학에서 11.36대 1(395/4489)로 경쟁률이 크게 하락했다. 동국대 중국어특기자와 일본어특기자전형, 이화여대 어학특기자전형 등 3개 전형만 경쟁률이 상승했고 나머지 특기자전형은 지원자가 크게 줄어 경쟁률이 하락했다. 한국외대의 경우 지난해 12.97대 1(149/1932)에서 올해 9.22대 1(129/1189)로 크게 하락했다. 지원자가 743명이 줄면서 지원자 감소가 가장 컸다.

어학특기자의 지원자 감소는 필연적이다. 교육부가 관련 모집단위에 국한해 운영하도록 제한한데다 선발인원도 줄일 것을 권고한 때문이다.  공교육정상화기여대학 사업 등 각 대학 입학처가 입학처 운영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국가사업에 정부의 '특기자전형 축소' 입김이 강한 상황이고 보면, 향후 특기자전형, 외고 학생들에 해당하는 어학특기자전형의 축소 역시 감지되는 상황이다. 서울시내 13개 상위 대학 중 정부기조에 역행, 특기자전형을 확대한 대학은 연세대에 불과하다.

취업률을 고려해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 문과대학의 어문계열이나 사범대학 외국어교육관련 모집단위는 취업률이 낮은 모집단위로 분류된다. 인문계열의 취업률이 낮은 상황에서 어학특기자전형으로 어문계열을 선택하는 것이 학생들에게 메리트가 적다.

<2018 수능 영어 절대평가 도입.. 수요 줄어>

외고 경쟁률 하락은 변화하는 수능제도에 의한 것으로도 분석해볼 수 있다. 현 고1이 대입을 치르는 2018학년 수능부터 영어는 절대평가 방식이 도입된다. 현재까지 대학에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을 제공해 전형을 운영하도록 했지만 2018학년부터는 표준점수나 백분위를 제공하지 않는다. 9등급 고정분할식으로 적용하며 90~100점이 1등급, 80~89점이 2등급 등으로 등급간 10점의 차이가 난다. 대입 수능에서 영어 변별력이 크게 약화하는 상황에 대입 특기자전형의 축소까지 맞물리면서 외국에서 거주한 경험 등으로 영어를 특히 잘하는 학생들의 외고 진학에 큰 의미가 없어지는 상황인 것이다.

수능 영어 절대평가 도입으로 대학별고사, 특히 영어 특기자전형의 부활이나 논술전형에 영어제시문 출제 등 대학별고사 확대 목소리도 있지만, 현 상황에선 큰 의미가 없다. 공교육정상화기여대학사업 수주가 입학처 운용-대입 수시전형 중 정부주도로 확대되는 학생부종합전형 운용에 필요한 입학처 인건비 등-의 잣대로 놓인 상황에서 정부기조에 역행하는 대학은 이미 특기자전형 확대의 연세대를 제외하고는 없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내신 영어에서 변별력을 내기 위해 가중치 부여 등의 움직임이 있을 수 있지만, 오히려 외고에서 영어 내신을 따내기가 어려운 점을 감안하면, 외고 인기하락은 당연한 결과로 보인다.

<영어내신만 반영되는 고입 1단계.. 경쟁력 입증 힘들어>

외고의 고입전형으로 활용되는 '외고 자기주도학습전형'이 외고 발목을 잡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전국단위 자사고 대비 외고의 자기주도학습전형은 경직된 측면이다. 1단계는 전국단위 자사고도 외고도 모두 내신성적과 출결감점을 통한다. 1단계를 통과해야 2단계 서류면접을 치를 수 있다. 자사고는 학교에 따라 전 과목을 반영하기도 하고 적어도 국어 수학이 반영되는 것과 달리 외고는 영어 교과만 반영한다. 성취평가제 도입에 따라 2학년 영어성적은 성취평가제에 의한 등급이 적용되지만 3학년 성적은 석차9등급제가 적용된다는 점에서 자사고보다는 유연하지만, 영어 외의 다른 경쟁력을 발현하기엔 경직된 전형인 건 사실이다.

2018 수능에 영어 절대평가제가 도입되면서 대입에 영어 경쟁력이 미칠 영향력이 축소된 상황에서 고입에서마저도 영어가 2단계 서류면접에 도달할 절대적인 능력이 되는 외고 입시의 체제는, 결국 대입까지 고려하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에게 크게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다. 물론 1단계에서 경쟁률이 학과별로 1.5대 1에 미치지 못해 전원 2단계로 통과, 2단계 서류면접을 치를 가능성도 있지만, 이 역시 외고 경쟁률을 높일 근거는 되지 못한다.

<변화하는 고입 판도.. 무게중심 자사고로>

고입 판도는 올해 확실히 외고에서 자사고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겨 간 것으로 보인다. 자연계열 중심으로 대입실적이 나는 구조에서 외고는 집중적으로 이과반 편성과 자연계열 대입대비에 '족쇄'가 채워진 상황이다. 인문계열 대비 정원이 많아 대입실적에서 더 기대를 모으는 자연계열 운영도 가능한 자사고에 수요자의 시선이 꽂히는 것이다. 교육과정 편성에 있어 '자율성'을 절대적으로 부여 받지는 않지만 외고 대비 편성과 운영이 자유로운 자사고는 대원외고를 제외, 외고를 압도하는 대입실적을 내 왔다.

특히 전국단위 자사고의 실적은 대단하다.2015 서울대 등록자 기준, 톱100에 전국단위 자사고 10개교가 모두 든 반면, 외고는 31개교 중 27개교가 들었다. 대원외고가 79명의 등록자로 단연 톱에 올라섰지만, 나머지 26개교의 실적은 전국단위 자사고 대비 크게 부각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톱100에 든 10개 전국단위 자사고가 288명의 등록자를 낸 데 비해 톱100에 든 27개 외고는 331명의 등록자를 냈다. 331명 중 79명이 대원외고 혼자 낸 실적이라는 데서 전국단위 자사고 대비 초라한 외고 실적이 드러난다. 2015 서울대 등록자 톱10으로 감안하면 그나마 서울권 사립외고의 선전이 돋보인다. 수시실적이 절대적이며 예술과 과학 분야의 특화된 학교운영을 감안, 예고(서울예고 93명)와 과학영재학교(서울과고 57명, 경기과고 56명)를 제외하면 2015 서울대 등록자 톱10은 1위 대원외고(79명), 2위 외대부고(61명), 3위 하나고(54명), 4위 상산고(53명), 5위 민사고(37명), 공동6위 대일외고(32명) 명덕외고(32명), 8위 한영외고(31명), 공동9위 안산동산고(28명) 휘문고(28명)다. 10개교 가운데 자사고가 6개교로 실적은 261명이다. 외고가 4개교로 실적은 174명이다.

자사고의 인기는 올해 마감된 2016 경쟁률로도 입증됐다. 전국 10개의 전국단위 자사고가 3년 연속 경쟁률 상승을 보인 것. 일반고나 광역단위 자사고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학비에도 불구하고 사교육을 최대한 배제하며 우수한 교육 시스템으로 뛰어난 대입실적으로 꾸준하게 낸 배경을 전국단위 자사고 인기의 제1 요인으로 꼽을만하다. 2016학년 전국단위 자사고는 전체 경쟁률 2.67대 1(정원내 2953명 모집/7887명 지원)로 2015학년 2.66대 1(2953명/7847명) 대비 소폭상승했다. 2014학년엔 2.02대 1(3006명/6066명)을 기록했다. 특히 올해 '입학비리 의혹'으로 3주간의 현장감사를 포함 2개월의 교육청 감사를 받고 검찰 수사를 예정하고 있는 하나고가 전국단위 자사고 가운데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것은, 자사고 인기를 입증하는 대표적 사례다. 하나고는 전체경쟁률 3.56대 1(350명/1245명)로 2014학년 경쟁률 1위에 올랐던 외대부고를 제치고 2015학년 5.66대 1(200명/1131명)로 1위에 오른 이후 2016학년에 4.91대 1(200명/982명)로 2년 연속 경쟁률 1위를 기록했다.

전국단위 자사고의 경쟁률은 20일 기준, 2016 외고 최고경쟁률과 유일한 상승을 기록한 강원외고의 2.63대 1 대비 높은 상황이기도 하다. 10개교 중 경쟁률이 상승한 6개교의 경쟁률 추이는 현대청운고(3.53대 1→3.64대 1) 외대부고(3.25→3.60) 상산고(2.82→3.41) 인천하늘고(2.67→2.82) 민사고(2.56→2.72) 김천고(1.63→2.42)로 경쟁률 수치가 높다.

광역단위 자사고의 인기도 만만치 않다. 외고에 비해 고입 자기주도학습전형의 내용이 경쟁력 입증에 나을 것도 없지만, 자연계열 운영 등 교육과정 운영편성이 유연성이 교육소비자로 하여금 외고에서 광역자사고로까지 시선을 돌리게 한 듯하다. 서울권 22개교(미림여고 우신고=일반고 전환)의 경우 전국단위 자사고에는 못 미치는 경쟁률이지만, 전체적으로 지난해 대비 상승했다. 일반전형 기준, 지난해 1.69대 1(7276명/1만2310명)에서 올해 1.94대 1(6707명/1만2988명)로 소폭 상승이다. 22개교 중 경쟁률 상승학교는 14개교다. 해당학교는 보인고 중동고 한대부고 현대고 중앙고 세화고 세화여고 선덕고 배재고 이대부고 대광고 숭문고 경문고 장훈고다. 22개교 중 8개교(이화여고 한가람고 양정고 휘문고 동성고 대성고 신일고 경희고)의 경쟁률이 하락하고 2개교(장훈고 경희고)가 미달을 기록했지만, 서울교육청의 자사고 압박상황을 감안하면, 선전했다는 평가다.

<숙제.. 수시체제 학생부종합에 승부 걸어야 '대원 롤 모델'>

외고의 숙제는 아무래도 자체 교육경쟁력을 키우는 것 빼고는 생각해볼 수 없다. 대입 특기자전형의 축수와 수능영어 절대평가제 도입으로 인한 영어변별력 약화 등 외부요인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정시보다는 수시의 비중이 커져가는 상위권 대학을 중심으로 학교체제를 변화 또는 다져가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대원외고가 롤 모델로 꼽힐만하다. 대원외고는 개교이래 꾸준히 변화에 대응해왔다. 90년대 후반 타 고교 대비 불리한 내신적용으로 서울대 등 국내 상위권 대학 진학길이 막혔던 대원외고는 시야를 해외로 확대, 해외대학 진학의 선봉에 선 바 있다. 영어내신 위주로 선발해 전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학력이 약화됐던 자기주도학습전형 1기를 데리고 2014학년 대입에서 서울대에 최종 96명(수시63명+정시33명)을 합격시켜 서울대 실적 전국1위를 달성한 데 이어, 2기가 응시한 2015학년 대입에선 서울대에 최종 78명(수시48명+정시10명)을 합격시키고 78명 전원을 그대로 등록까지 시키면서 서울예고(등록93명)에 이은 전국2위를 기록했다. 서울예고가 전형의 '무대'가 다르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사실상 대원외고가 전국1위인 셈이다. 서울대 수시실적은 학생 개인역량이 중요한 정시 수능보다는 학교내 교육시스템이 기여한 바가 크다. 외부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한 대원외고 교직원의 힘이 엿보이는 역사다.

가장 최근인 2016 서울대 수시 일반전형 1단계 합격자 발표에서도 대원외고는 62명의 1단계 합격 실적을 내며 전국 톱5에 들었다. 과학영재학교를 제외하면 톱3다. 서울대실적 상위고교가 순수이과 혹은 이과병행 운영인 반면, 대원외고는 100% 문과실적이다. 서울대 문과실적은 이과실적 대비 실적담보에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데서 대원외고의 진면목이 엿보인다. 외고들의 숙제를 대원외고는 이미 해결해나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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