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수능] 1등급컷 예상 '물수능 아니다'.. '영수의 반격'

[베리타스알파=김대식 기자] ‘물수능이’ 아니었다. 올해 6월과 9월모평, 지난해 수능 등급컷과 비교하면 원점수 기준 1등급 컷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올해 2016 수능 10개 기관의 평균 1등급 원점수 컷은 국어A 95.70점, 국어B 93.80점, 수학A 94점, 수학B 96.50점, 영어 94.10점이다. 지난해 수능이 국어A 97점, 국어B 91점, 수학A 96점, 수학B 100점, 영어 98점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국어B를 제외한 모든 영역의 등급컷이 하락해 어려웠다. 올해 6월 모평에서 국어B 영어가 100점, 9월 모평에서 국어A 수학B 영어가 100점이 1등급 컷이었던 점과 비교해도 변별력이 있는 수능이었다.

수험생들이 시험장을 나오면서 ‘불수능’이 됐다. 수험생 퇴실 전까지만 하더라도 입시기관들의 “작년 수능과 올해 9월 모평과 비슷하거나 쉬웠다”는 견해의 분석자료와 이준식 수능 출제위원장의 “만점자 숫자 조절 없이 출제”라는 발언이 겹치면서 “올해도 물수능”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지만 사설기관의 채점서비스를 이용하는 학생들의 반응은 달랐다.

<’물수능’이 아닌 변별력 있는 수능>
쉬운 수능을 우려했지만 학생들은 어려움을 호소한 수능이었다. 수험생들이 10개 입시기관 채점 서비스를 활용한 결과 등급컷 만점을 예상한 기관은 비상교육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비상교육만이 최초 공시 등급컷 기준으로 수학B 100점을 예측했다.

지난해 수능과 올해 9월 모평에서 100점, 6월 모평에서 95점이 1등급 컷이었던 수학B형은 국어 수학 영어 중 쉬운 축에 속하는 것으로 보인다. 비상교육이 100점, 비타에듀가 97점을 예측한 것을 제외하면 모두 96점이 1등급 컷이 될 것이라 전망했다. 비상과 비타를 제외하면 4점짜리 1개를 틀리는 수준에서 등급이 갈릴 것이라고 예상한 셈이다.

수학A도 소폭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수능, 6월 모평, 9월 모평 모두 1등급 컷이 96점이었지만 입시기관들은 평균 94점 수준으로 전망했다. 비상 유웨이 이투스 진학사 4개기관이 지난해 수능, 6월 모평, 9월 모평과 비슷한 것으로 전망했고 나머지는 이보다 어렵다는 분석이다. 대성이 94점, 비타와 종로하늘이 93점, 메가 스카이 EBS가 92점을 전망했다.

국어B형은 91점이었던 지난해 수능보다 쉬웠지만 100점을 기록했던 올해 6월 모평, 97점을 기록했던 9월 모평보다는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비상교육과 종로하늘이 96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예상했다. 이어 대성 메가 유웨이 EBS 4개기관이 94점을 예상했고 비타와 진학사가 93점, 스카이와 이투스가 92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과 변별력은 국어A형에서 날 전망이다. 지난해 수능 97점, 6월 모평 98점, 9월 모평 100점과 비교해 1등급 컷이 낮아 모두 어려워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비상이 작년 수준인 97점을 유일하게 예측했을 뿐이다. 메가 스카이 유웨이 종로하늘 EBS 등 5개기관이 96점, 대성 비타 이투스 진학사가 95점을 전망했다.

지난해 수능에서 98점, 6월 모평과 9월 모평 모두 1등급 컷 100점을 기록하며 ‘쉬운 수능의 대명사’처럼 자리잡았던 영어는 10개 기관 94.10점으로 예측해 변별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가장 컷이 높은 기관은 비상교육과 유웨이중앙교육으로 3점짜리 1개를 틀리면 받는 97점을 예측했다. 이어 비타에듀가 95점, 대성 메가스터디 종로학원하늘교육이 94점이다. 스카이에듀와 EBS는 93점을 예상했고 이투스와 진학사는 92점으로 전망했다. 2점짜리 3개나 3점짜리 2개, 2점짜리 4개나 3점짜리 2개와 2점짜리 1개를 틀린 수험생들이라면 1등급 컷이 어디에 설정될지 가슴 졸여야 하는 상황이다.

종합하면 이과는 국어A와 영어, 문과는 국어B 수학A 영어 3개영역 모두에서 변별력이 발생할 전망이다. 6월 모평과 9월 모평 성적에 만족해 공부했던 학생이라면 성적이 하락했을 가능성이 높다.

예상을 뒤엎은 반응이라는 점에서 충격이 크다. 이준식 수능 출제위언장은 “올해 수능은 지난해 수능의 출제기조를 유지하고 6월, 9월 모의평가 수준으로 출제했다”며 “만점자 숫자 등을 조절하기 위해 인위적인 조정은 하지 않았다”고까지 밝혀 기존처럼 쉬운 수능 기조가 유지되는 인상이었기 때문이다.

입시기관들도 국어A과 수학A형을 제외하면 지난해 수능이나 9월 모평 대비 쉽거나 비슷하다는 분석이 많았다.

국어의 경우 이투스는 “A형은 지난해 수준이며 B형은 작년보다 쉬운 수준”이라고 말했으며, 메가스터디도 “A형은 작년 수능과 비슷하게, B형은 쉽게 출제됐다”고 분석했다. 유웨이는 “A형은 작년보다 조금 어렵고, B형은 조금 쉽게 출제됐다”고 분석했다. 대성과 비상교육은 “A형은 9월 모평에 비해 어렵고 B형은 비슷하게 출제됐으며 작년 수능과 비교하면 A형은 비슷한 수준, B형은 쉽게 출제됐다”고 밝혔다.

수학의 경우 대성과 유웨이는 “수학A형은 올해 9월모평과 지난해 수능과 비교해 약간 어려우며 수학B형은 올해 9월모평과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수준이다”고 분석했다. 메가와 이투스는 “수학A형은 올해 9월모평과 지난해 수능과 비교해 약간 어려우며 수학B형은 올해 9월모평과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수준이다”고 밝혔다. 비상교육은 “A형과 B형 모두 평이한 수준으로 A형, B형 모두 2015 수능 및 9월 모평과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됐다”

영어영역도 94점 수준으로 어렵다는 분석을 낸 경우는 없었다. 대성 비상 유웨이 모두 “작년 수능과 비슷하게, 9월 모평보다는 약간 어렵게 출제됐다”고 분석했다. 메가와 이투스가 “작년 수능과 9월 모평 대비 약간 어렵게 출제됐다”고 분석했다.

<점수 발표 시간차도 상당>
입시기관들의 점수 발표 시간차도 상당했다. 가장 눈에 띄는 기관은 종로학원하늘교육. 6월 모평은 오후4시7분, 9월 모평은 오후4시2분으로 항상 가장 빠른 시점에 등급컷을 발표해왔지만 올해 수능은 오후7시5분으로 EBSI와 같은 시각, 가장 늦은 진학사보다는 37분 빠른 시간으로 늦은 축에 속했다. 올해 6월 모평과 9월 모평에서 신속한 발표에도 불구하고 적중률이 좋아 왔던 점을 고려하면 신중한 접근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가장 빠른 행보를 보인 기관은 이투스다. 오후4시33분 기준으로 국어A 국어B 수학A 수학B의 예상 등급컷을 수능 모의 지원자 1만673명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시했기 때문이다. 당시 이투스는 국어A 95점, 국어B 95점, 수학A 96점, 수학B 97점이 1등급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1시간여가 지난 시점에서는 3만4247명의 데이터를 기준으로 국어A 95점, 국어B 95점, 수학A 93점, 영어 96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메가스터디도 일부 국어A 국어B 수학A를 공개하고 수학B를 추가 공개한 다음 영어를 최종 공개하는 ‘단계적 방식’을 활용했다. 오후 5시52분을 기준으로 국어A 96점, 국어B 92점, 수학A 92점을 전망했다. 이어 5분 후인 오후5시57분 수학B 96점을 추가 공개했다. 이어 오후6시29분 국어A 96점, 국어B 94점, 수학A 92점, 수학B 96점, 영어 94점으로 5개 영역 최종 공개했다. 영어를 공개하면서 국어B에 2점의 보정을 실시했다.

항상 신중한 행보를 보였던 진학사는 모의지원자 데이터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보인다. 진학사가 등급컷을 공개하기 7분 전인 오후7시35분 기준으로 메가스터디는 6만957건, 이투스 7만4846건, 스카이에듀 7만7923명, 종로하늘 7만2103건, EBS 2만5665건, 반면 진학사는 3710명에 불과했다.

<추정등급컷이란>
입시기관이 수능 모의평가나 학력평가 당일 최초로 발표하는 추정 등급컷은 입시기관의 분석능력과 업체 학원생 규모의 위력을 드러내는 잣대가 될 수 있다. 재원 학생들의 체감 난도와 입시기관 소속 평가팀의 문항 분석을 통해 최초 등급컷을 발표하기 때문이다. 최초 등급컷 발표 후 타 기관의 자료를 참고하거나 평가원이나 교육청이 발표하는 채점결과 자료를 참고하면서 보정과정을 거치면 실제 등급컷이 비슷해지거나 동일해진다. 최초 등급컷이 입시기관의 공력을 가장 잘 드러내는 지표라 볼 수 있는 지점이다.

수능은 물론 모의고사 당일 입시기관의 추정등급컷은 수험생과 학부모의 최대관심사다. 하지만 추정 등급컷은 입시기관마다 어긋나면서 혼선을 빚어왔다. 상당수 입시기관이 관심을 끌기 위해 가장 정확한 수치보다는 누가 가장 빨리 올리는 가에 집중해온 때문이다. 베리타스알파가 2014 수능부터 등급컷 적중을 살펴본 이후 신중을 기하는 기관이 늘어났지만 일부 기관들은 여전히 빨리 올리냐에 집중하다 등급컷을 수차례 보정해 실제 발표상황에 다가서면 거의 비슷해지는 쪽으로 변화를 주고 있다.

베리타스알파는 영향력이 큰 입시기관들에게 신중하고 냉철한 대응을 당부하는 차원에서 학평과 모평, 수능에 대한 추정 등급컷의 신뢰도를 따져왔으며, 앞으로도 따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