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부터 논술 폐지 정시 축소..'서울대 고대 vs 연대' 구도

[베리타스알파=김대식 기자] 고려대가 신입생 절반을 학생부종합으로 선발하는 2018 대입 개편안을 28일 밝혔다. 논술을 폐지하고 정시를 15%로 축소하는 대신 기존 학교장추천전형이던 고교추천전형을 모집인원의 50%까지 확대해 학생부종합을 강화한다. 고대의 논술폐지와 학생부전형 확대로 이미 75%를 학생부종합으로 선발하는 서울대에 고대까지 합세하면서 학생부종합의 대세가 상위권 대입을 빠르게 재편할 전망이다. 이와함께 최상위권 입시는 재학생 학생부종합 중심의 서울대 고대, 재수생 특기자논술 중심의 연대로 양분화할 가능성이 높다.

가장 큰 관심은 고교별 추천인원이다. 올해 고2가 치르는 2017학년 입시의 경우 학교장추천전형은 재학생 가운데 인문계열 2명, 자연계열 2명의 학생을 추천할 수 있다. 최인식 입학기획팀장은 “재학생 대상 추천은 유지하지만 추천인원은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지방일반고의 경우 기회가 넓어지는 효과가 생기지만 기존에 고려대 합격자를 다수 배출한 고교의 경우 오히려 기회가 줄어드는 상황이 빚어질 수도 있다. 수시일반전형과 특기자전형이 있지만 각각 25%, 10% 비율로 고교추천전형 비율 50%보다 적어 기회가 적어지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고대의 논술폐지와 정시축소는 고교현장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미칠 전망이다. 당장 올해 고1의 경우 논술로 고려대 진학이 불가능해 논술전형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다른 대학을 찾아야 한다. 2017학년의 경우 서울대 선발인원의 77%가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이라는 점과 고려대 고교추천전형이 50% 수준으로 확대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학생부비교과와 교과의 충실한 대비가 필수다. 특기자전형의 경우 어학특기자 변화가능성이 높아진다. 어학관련 모집단위 외에 정경대학이나 사회과학대학, 경영대학 모집을 실시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올해 고2 학생이라면 재수를 피해야 한다. 정시비율이 2017학년 25.90%에서 15% 수준으로 낮아지는데다 수시에서 패자부활전 성격을 띄던 논술마저 폐지되기 때문이다. 재학생시절 학생부에 강점이 있었다 하더라도 수시체제를 구축하고 더 좋은 교육환경을 제공한 재학생들의 존재가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

고대의 학생부종합 확대가 상위권 지형에도 연쇄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에 이어 고대의 학생부 종합 확대에 따라 고교현장이 빠르게 적응한다면 학생부종합을 늘리는 대학도 늘수있다. '논술축소 정시 축소'라는 교육부의 기조에 맞고 학생부종합을 준비하는 자원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역으로 논술이나 정시를 늘리는 경우도 가능하다. 서울대 고대가 학생부종합을 중심으로 재학생, 일반고 자원에 무게를 싣는 다면 연세대의 경우 논술 정시 중심으로 재수생, 특기자 중심으로 특목고 자원을 '독식'하는 역주행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고려대는 “21세기 미래형 인재인 개척 지성에 부합하는 고려대의 인재를 발굴/선발하고 우리사회의 큰 화두이자 현 정부가 적극 추진하고 있는 공교육 정상화에 기여하기 위해 모든 전형에서 면접을 통해 성적뿐만 아니라 잠재력까지 심도 있께 파악하고자 한다”며 “미래 세계를 이끌 수 있는 고려대 인재상에 부합하는 학생들을 선발할 것이며 입학 후에도 만족도와 자긍심을 가지고 학교생활을 지속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고려대가 올해 고1이 치르는 2018학년 입시의 방향을 28일 발표했다. 논술폐지, 정시축소, 특기자축소, 학생부전형 확대가 골자다. 특히 학교장추천전형이 고교추천전형으로 바뀌면서 선발규모가 고려대 전체 모집인원의 50%를 차지하게 된다./사진=베리타스알파 DB

[왜 개편하는가]
<논술폐지와 학생부전형 확대.. 사교육경감과 고교교육정상화 기여>

가장 큰 파격은 논술 폐지다. 논술로 인한 사교육 유발이 심하고 일선고교에서 겪는 어려움을 반영한 결과다. 고려대는 “논술전형은 본래 추구했던 의미가 퇴색된 경향이 있어 오히려 사교육 유발 등의 부작용을 낳고 있는 것이 현실이며 일선 고교에서는 논술지도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반응이 많았다”며 “고려대는 사교육 경감 및 공교육 정상화에 기여하고자 논술전형을 전격 폐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2009~2013년 입학생들의 성적과 학교생활 만족도, 자긍심 등을 회귀분석한 데이터에 기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재욱 고려대 입학처장은 “실제 논술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의 학습성과가 다른 전형으로 들어온 학생보다 못하다”고 말했다.

대신 학교장추천전형이 고교추천전형으로 바뀌면서 선발비중이 2017학년 16.70%(635명)에서 50%내외로 확대된다. 2018학년 정원이 현재와 변동이 없다면 3799명 중 1899명이 고교추천전형으로 선발한다. 융합형인재전형도 13.30%(505명)에서 25% 내외 규모로 확대된다.

2017~2018 고려대 입학전형 비교
2018학년 2017학년
고교명 정원추정 비율 고교명 정원 비율
고교추천전형 1899 50% 내외 학교장추천 635 16.70%
수시 일반전형 949 25% 내외 융합형인재 505 13.30%
기회균등 2 1.5% 내외 기회균등 38 1.00%
특기자 379 10% 내외 특별전형 598 15.70%
논술 0 폐지 논술 1040 27.40%
정시 570 15% 내외 정시 983 25.90%
3799 101.50% 3799 100%
* 고려대 자료의 2018 비율의 합은 101.50%→기회균등 제외 최대비율로 적용
* 2018학년 모집인원은 2017학년 3799명 반영결과임 : 구조개혁등으로 변동 가능성 있음

고교추천전형의 확대는 고교교육 정상화의 취지와 지역균형의 취지가 녹아있다고 설명한다. 고려대는 “3년간 학생을 교육시켜 온 고교에 추천권을 주고 대학에서 전적으로 신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 고교-대학간 신뢰를 강화하고 공교육 정상화에 기여하는 등의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역균형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고려대는 ‘2018학년도 고려대 입학전형 방향’ 첨부자료에서 “학교생활충실도 강화와 지역안배기능을 강화한다”고 설명했다. 고교등급제 포석 논란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고 일축하며 “가능한 많은 고교에 기회를 줄 수 있게 과거에 고려대 입학생을 내지 못한 학교라도 인재가 있다면 뽑을 수 있도록 하는 전형이 고교추천전형”이라고 설명했다.

학교장추천이 아닌 교사추천으로 방식이 바뀌면서 교과와 종합으로 나눠 추천을 받는 형태다. 교과는 ‘학생부교과전형’, 종합은 ‘학생부종합 고교추천전형’으로 구분한다. 학생부교과는 현재 학교장추천전형과 유사하게, 학생부종합 고교추천전형은 인재상에 맞는 학생을 추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김재욱 고려대 입학처장은 학생부 종합 고교 추천 전형의 평가방식에 대해 “학생부가 평가할 만한 내용(지표)을 모두 갖고 있다”면서 “학생부로 확인할 수 없는 것은 심층면접을 통해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천인원은 3월에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최인식 입학기획팀장은 추천인원과 자격이 바뀌느냐는 본지의 질문에 대해 “재학생대상으로 추천을 실시하는 것은 동일하지만 학교당 추천인원은 변경될 것이다”며 “2017학년과는 완전히 다른 전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대는 2017학년 입시에서 추천자격을 5학기 이상 교과성적이 기재돼 있는 재학생으로, 추천인원은 인문계열 2명과 자연계열 2명으로 제한돼 있다.

▲ 고교추천전형은 학교장추천에서 학교교사간 협의를 통한 추천으로 바뀌며 교과와 종합 두 분야로 나눠 추천을 받을 계획이다. /사진=고려대 제공

<면접강화.. 즉답 피해>
면접강화에 대해서는 김재욱 고려대 입학처장과 최인식 입학기획팀장 모두 즉답을 피했다. 이달 6일 염재호 고려대 총장이 진행한 직원대상 강연에서 ‘학과별 심층면접 도입’이 언급된 바 있어 모집단위별로 문항이 다르게 출제되는 형태인가에 관심이 쏠렸다. 최팀장은 현재 계열별로 출제되고 있는 면접문항이 모집단위마다 다른 문항으로 구성되 출제되느냐는 질문에 대해 “오늘은 큰 틀만 이야기한 것이고 세부적인 이야기는 좀 더 연구를 진행한 후에 발표할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김처장 역시 “학생들의 수학능력과 인성을 동시에 파악할 수 있는 면접방식을 연구 중이며 자세한 것은 내년 초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2015학년까지 고려대 학생부전형인 융합형인재전형과 학교장추천전형 모두 제시문 기반의 구술면접을 실시했다. 인문계열의 경우 학교장추천전형 오전조는 천재교육 윤리와사상 교과서 출전인 제시문(가)에서 가치일원 주의를 보여주는 그리스 신화 속 인물 ‘프로크루테스’에 대한 내용, 제시문(나)는 2009년 대한항공 노사화합 공동선언문 조인에 관한 내용, 제시문(다)는 프랑스정부가 종교적 상직을 공립학교에서 착용하는 것을 금하는 법안을 상정해 비판을 받고 있다는 내용 등 3개를 제시하고 있었으며 모두 ‘관용’이라는 키워드와 연관돼 있었다. 제시문(가)에 나타난 가치 지향 귀결을 개인적/국가적 차원으로 나누어 설명하는 문항, 제시문(다)에 결여된 태도가 제시문(가)의 대안이 될 수 있는 이유를 들어보고 반면에 그것을 일관되게 적용하기 어려운 한계를 말하는 문항, 제시문(가)에 나타난 가치지향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를 제시문(나)에서처럼 해결했던 경험을 이야기 하는 문항 등 3개가 출제됐다. 오후조는 공자의 ‘서(恕)에 관한 제시문(가), 장자의 ‘무위(無爲)’에 관한 비유가 내용인 제시문(나), 표정이나 동작, 침묵이나 회피 등도 의미가 전달된다는, 비언어적 의사소통에 관한 내용으로 구성된 제시문(다) 등 3개의 제시문이 나왔다. 문항은 제시문(가)에서 공자가 천명한 행위원리의 한계를 제시문(나)의 관점에서 말하는 문항, 제시문(가)(나)(다) 3개를 참고해 타인과 의사소통에서 고려해야 할 점에 대해 말하는 문항, 지원 전공분야와 관련해 의사소통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제시하고 해결방안에 대해 말하는 문항 등 3개가 출제됐다.

인문계열 융합형인재전형의 경우 (가)상앙의 <상군서>, (나)김광규의 <나>, (다)동아일보 2014년 9월23일자 기사 <빅맥지수와 담배가격>, (라)주요섭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등 4개가 A4 용지 두 페이지 분량으로 나왔다. 문항은 제시문 (다)를 읽고 누군가 ‘한국인이 다른 국가의 국민에 비해 담배를 싼 값에 소비하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한다고 가정할 때, 이 주장을 뒷받침 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문(가)와 (나)에서 각각 착안해 제시하는 문항, 제시문(라)에서 ‘서술의 시점’이 왜 중요한지 말하는 문항, 제시문(나)와 (라)의 공통점을 말하는 문항, 어떤 사안을 판단하기 위해 반드시 고려해야 할 조건을 주어진 제시문을 참조해 자유롭게 제시하는 문항 등 4개가 나왔다.

자연계열의 경우 학교장추천 오전조는 통계에 관한 내용으로 제시문(가)에서는 2013학년과 2014학년 수능 영역/과목별 표준점수 도수분포표, 제시문(나)에서는 2011년 12월14일 발표된 ‘중등학교 학사관리 선진화 방안’ 중 절대평가 방식의 성취평가제 도입에 관한 내용을 보여줬다. 문항은 제시문(가)에서 과목별 만점자 표준점수가 다른 이유를 말하는 문항, 제시문(나)에서 통계적 방법을 사용해 본 경험을 이야기하고 없다면 과학이나 지원 전공분야에서 통계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야기하는 문항, 제시문(가)와 (나)에 제시된 평가방법의 장단점을 설명하는 문항 등 3개가 나왔다. 오후조는 제시문(가)에서 고려가요인 <정석가>와 제시문(나)에서 삼각의 내각의 합이 항상 180°로 일정하다는 내용을 제시했다. 문항은 제시문(가)와 (나)를 읽고 공통적으로 떠오르는 단어를 말하고 이유를 설명하는 문항, 문제 1에서 말한 단어와 연관되는 과학에서의 예를 생각나는 대로 들고 설명하는 문항, 문제1에서 말한 단어와 ‘움직이다’라는 단어로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문항 등 3개가 출제됐다.

자연계열 융합형인재전형의 경우 제시문(가)는 <과학>과목의 ‘과학과 문명’ 영역 중 ‘에너지와 환경’에서 지구의 에너지 순환 과정으로서 대기와 해양의 순환을 이해하기 위한 ‘대류’에 관한 내용, 제시문(나)는 <과학> 과목에서 ‘우주와 생명’ 영역의 ‘생명의 진화’에서 ‘생명의 탄생’에 나오는 유전과 진화의 과정을 전달과 변화로 설명하는 내용, 제시문 (다)는 김현승의 <가을의 기도>, 제시문(라)는 <수학Ⅰ> 과목의 ‘다항식’ 영역의 ‘다항식의 연산’에서 배우는 ‘항등원’에 관한 내용 등 4개 지문이 나왔다. 문제는 제시문(가)와 (나)를 공통으로 설명할 수 있는 하나의 단어를 찾고 유사한 자연현상이나 법칙을 설명하는 문항, 제시문(다)와 (라)를 읽고 상반되는 하나의 단어를 찾고 단어와 관련한 과학적 개념을 세 개 연관시켜 설명하는 문항, 문제1과 2에서 찾아낸 두 단어를 주제로 ‘삶의 의미’에 관해 이야기하는 문항, 지원자가 속한 집단 내 구성원들 사이의 연산을 정의해 보고 집단의 일원으로서 지원자의 역할 설명 등을 요구하는 문항 등 4개가 출제됐다.

<특기자전형 축소.. 모집단위 제한 또는 지원자격 변화 가능성>
학생부전형이 늘어나는 반면 특기자전형은 축소된다. 고려대는 “특기자의 범주를 보다 뚜렷하고 좁게 정의해 탁월한 특기를 가진 인재만이 이 전형을 통해 입학할 수 있도록 정원을 축소한다. 이를 통해 사교육 유발 등 여러가지 부작용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특기자전형의 축소는 모집단위 제한과 지원자격 강화로 압축할 수 있다. 모집단위 제한은 관련모집단위 제한으로 풀이된다. 고려대 어학특기자전형인 국제인재전형의 경우 어학관련 모집단위가 아닌 모집단위까지 어학특기자를 선발하며 비판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2013년10월 확정된 ‘대입전형 간소화 및 대입제도 발전방안’에서 특기자전형의 운영을 관련 모집단위로 제한했다. 더구나 지난해 2014년과 올해 2015년 고교교육 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에 선정되며 큰 비판에 직면한 바 있다. 2017학년 역시 경영학과(61명), 한문학과(4명), 정치외교학과(14명), 경제학과(24명), 통계학과(13명), 행정학과(14명), 미디어학부(14명), 자유전공학부(18명) 등의 모집단위에서 어학특기자를 선발한다.

지원자격 강화는 자연계열에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2017학년 KAIST, GIST대학, DGIST 등 과학기술원 소속 이공계특성화대학이 수시에서 학생부종합전형만을 운영하다 소프트웨어 인재 유치를 골자로 특기자에 대한 개념을 재정립해 운영하기 때문이다. KAIST는 ▲소프트웨어 개발, 발명/특허, 벤처창업 등 분야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두었거나 우수한 결과물을 낸 경우 ▲국내/외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한 경우 ▲특정 교과에서 뛰어난 역량과 성과를 나타낸 경우로 특기자 범주를 한정했다. GIST와 DGIST도 ▲발명 또는 특허, 소프트웨어, 벤처(창업) 등 특정 분야에서 우수한 성취를 거두었거나 우수한 결과물을 산출한 경우 ▲국내 또는 국외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했거나 그에 준하는 우수한 연구를 수행한 경우 ▲교과관련 올림피아드나 전국단위경시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경우 ▲특수한 교육환경이나 특이한 이력을 소유한 자 가운데 잠재능력이 우수한 경우로 구체화했다.

자연계열 특기자 지원자격 재정립 가능성은 최근 미래창조과학부가 소프트웨어중심대학 8개교 중 고려대를 선정한 것으로 인해 힘이 실리는 대목이기도 하다. KAIST GIST대학 DGIST가 내세우는 소프트웨어 개발에 관한 대목과 겹친다. 고려대는 컴퓨터통신학부, 컴퓨터교육과, 정보보호대학원을 통합해 145명 규모의 정보대학은 204년 신설하고 컴퓨터학과와 사이버국방을 설치했으며 2016학년 컴퓨터학과 신입생 선발부터 융합형인재전형, 과학인재전형, 특성화고졸업자전형을 통해 소프트웨어영재를 12명 선발해왔다.

<정시축소.. 수능변별력과 영어절대평가 영향>
정시축소의 배경으로 고려대가 직접 수능변별력과 영어절대평가를 언급한 점이 눈에 띈다. 고려대는 “2018학년도 영어절대평가 도입에 따라 수능의 변별력이 약화되는 상황에 대처하고 수능점수에 따라 단편적 평가를 행하던 기존의 평가방식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전체적인 전형설계방향에 부합하는 결정이다”고 밝혔다.

[재학생vs 재수생, SKY지형변화?]
<고1~고3이 치르는 대입 영향>

고려대가 2018학년 전형 방향을 발표하면서 올해 고1 학생 가운데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을 노리는 최상위권 학생들은 학생부종합중심의 전략을 짜야한다. 서울대에 이어 고대까지 학생부 종합의 영역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교육계의 한 전문가는 “아직 면접에 대한 유형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확실한 것은 학생부전형이 확대된다는 것이다”며 “학생부전형 속성상 학교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 두 서류평가가 주축을 이루는 만큼 교과와 비교과 모두 관리하고 학생들은 해왔던 활동에 대한 느낀 점이나 과정, 결과를 잘 기록해두거나 앞으로의 교과/비교과 활동에 대한 계획을 수립하고 잘 실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기자전형 지원 예정자라면 내년 3월 발표되는 안에서의 특기자전형 축소 양상을 예의주시해야 한다. 어학특기자의 경우 기존처럼 경영대학이나 사회과학대학, 정경대학 모집단위도 선발을 지속하는지 살펴야 한다. 고교교육 정상회 기여대학 지원사업 선정 후 가장 많이 비판을 받은 부분이기 때문에 특기자 축소가 된다면 어문계열에 대해서만 어학특기자를 운영할 가능성이 높다. 과학계열의 경우 KAIST, GIST대학, DGIST처럼 특기자에 대한 정의가 세밀해지는지 살펴야 한다.

올해 고2~고3학생 중 고려대 입학을 희망하는 학생이라면 가급적 재학생 합격을 노리는 게 좋다. 특히 2017학년 입시를 치르는 올해 고2의 경우 재수를 선택하면 2018학년 변화된 고려대 입시를 치를 수밖에 없다. 재수생들이 강한 정시전형이 2017학년 모집인원의 25.90%(정시선발 983명/정원 3799명), 2018학년 15% 내외(약 570명/3799명) 수준으로 낮아지기 때문이다. 수시에서 뒤 늦게 철든 학생을 대상으로 ‘패자부활전’ 기회로 활용되던 논술이 없어지고 재학생 대상의 학생부종합 고교추천전형이 크게 늘면서 재수생들이 더욱 불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수시 일반전형의 경우 재학생 외에 재수생도 지원이 가능하지만 재학생보다 불리할 가능성이 크다. 고교추천을 받지 못했지만 우수하다고 판단한 재학생이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학생부종합전형의 특성상 고등학교 재학기간 3년 동안의 활동을 토대로 서류를 작성하기 때문에 재수를 경험한 학생들은 1년 동안 고교 기간 중의 활동에 대한 기억이 흐릿해질 가능성이 있다.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 불리해질 수 있는 부분이다. 급변하는 입시지형에 맞춰 수시체제를 구축해 재수생들이 재학생이던 시절보다 더 많은 교육프로그램과 활동을 제공한 경우 학교프로그램에 충실히 참여했던 재학생들의 도전이 부담스러울 가능성도 있다.

<대입지형에 미칠 영향 >
대학가가 2018학년 영어 절대평가 도입에 따른 입시전형 수립을 앞두고 고려대가 정시축소를 밝히면서 파급효과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최상위권 입시는 서울대 고대 VS 연세대의 구도가 뚜렷해질 가능성이 높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서울대와 고대가 학생부종합을 중심으로 재학생 일반고에 문호를 개방하는 반면 반사이익을 노린 연대가 이미 많이 선발하는 특기자를 더 확대하고 재수생을 겨냥하 논술 정시를 늘릴 가능성도 있다. 고교정상화사업에 거의 무시해온 연대가 실익을 좇는다면 서울대 고대VS 연대의 구도로 나뉘게 된다"고 전망했다. 

한 서울시내 사립대학 관계자는 “2018학년 전형계획을 수립해야 하는 시점에서 대학들은 타 대학이 영어절대평가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주시하고 있는 실정이다”며 “고려대가 영어절대평가 도입에 대처한다는 명분으로 정시를 축소하면서 대학마다 복잡한 셈법에 착수할 것이다. 고대처럼 수능을 줄이는 학교들도 있겠지만 역으로 선발인원 축소로 선택권이 부족해진 틈을 타 정시를 현행처럼 유지하거나 오히려 소폭 늘리는 학교들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패자부활전’ 성격의 논술이 폐지되고 정시가 축소된다는 점에서 논술을 둘러싼 대학간 지형 변화가 클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교육계 한 전문가는 “교육부와 대교협이 논술 축소를 압박하고 있으나 선행학습 영향평가 보고서를 통해 선행학습을 억제하고 있다. 대학들이 논술가이드북을 내는 경우 학생들에게 전형을 사교육 없이 대비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주는 경우 고교교육 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 심사에서도 무조건 부정적으로 평가하지 않고 있다. 여러 사정을 고려하면 논술전형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고려대에 갈 자원을 흡수하기 위해 선발인원을 소폭 확대하는 대학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폐지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고려대처럼 논술을 폐지하는 대학이 더 나올지 두고봐야 하지만 현실적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고려대 입시에 영향을 받지 않고 논술전형을 유지하는 타 대학의 경우 상대적으로 기존보다 선발하는 자원이 우수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관측했다.

학생부종합전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전문가는 “교육부가 학생부전형 확대를 천명하고 있고 서울대가 정원의 75%를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선발해오던 상황에서 고려대가 학생부종합전형 모집인원을 1000여명 이상을 늘렸다. 수능 변별력이 줄어드는 상황과 특기자전형 축소, 논술 축소를 주문하고 있는 교육부 정책을 고려하면 학생부전형이 확대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고려대의 영향으로 타 대학 학생부전형 지원자의 수준이 향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이사는 “합격생의 교과등급은 낮아질 수 있다”면서도 “서울대와 고려대의 영향으로 기존보다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수험생들의 준비가 더 강화될 것이므로 경쟁력 있는 학생부를 갖춘 수험생이 늘어날 것이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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