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고사 11월21일 인문, 22일 자연계열

[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인하대가 모의논술 문제와 해설을 최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인하대 모의논술은 인문계열, 자연계열 1차, 자연계열 2차로 구성됐다. 자연계열 1차는 모의논술 일정을 고려해 고등학교 3학년생의 학습범위를 기준으로 출제되었으므로, 실제 논술고사에 비해 범위가 다소 좁다. 자연계열 2차는 실제 논술고사와 범위가 동일하다. 수능 이후 논술고사에 시간이 촉박한 경우, 자연계열 1차보다는 2차에 우선순위를 둬야 할듯하다.

인하대 모의논술의 특징은 해설이 매우 상세하다는 점에 있다. 대부분의 모의논술 시행대학들이 인문계열 문제의 설명은 상세하지만 자연계열은 문제와 예시답안 정도를 제시한데 반해, 인하대는 자연계열에서도 출제범위, 평가기준 등을 상세히 공개했다. 우수한 답안에 더해 아쉬운 답안까지 공개하고 있어 수험생들이 사교육 없이 스스로 논술의 유형을 파악하고 준비할 수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인하대 전형방법은 논술 70%+학생부교과 30%다. 자연계열에서 수학과학우수자 논술을 폐지하고 수리논술만 실시하기로 방침을 변경했다. 아태물류학부, 글로벌금융학과, 에너지자원공학과 등 선호도가 높은 학과들의 수능최저도 2개영역 합 3등급 이내에서 인문계열은 2개영역 합 5등급 이내 자연계열은 1개영역 2등급 이내로 변경됐다.

논술고사일은 수능이 끝난 다음주 주말로 인문계열 11월21일, 자연계열 22일이다.

▲ 인하대는 2016 모의논술 문제/해설을 최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사진=베리타스알파DB

<인문계열>
인하대 인문계논술은 3개의 논제로 구성됐다. [문항1-가]는 주어진 제시문을 요약하는 요약형 논제, [문항1-나]는 주어진 상황에서 하나의 입장을 선택해 옹호하는 논술형 논제, [문항 2]는 주어진 표와 그래프를 파악하는 수치자료분석형 논제다.

인하대 측은 고득점을 위한 방법으로 출제위원의 요구사항이 무엇인지, 주어진 조건은 무엇인지, 각 제시문/자료가 어떤 내용을 나타내는지를 정확히 파악할 것을 요구했다. 이를 위해 수능 국어영역의 비문학 지문 독해 연습이 효과적일 것으로 밝혔다. 기출문제 풀이도 고득점을 위한 방법으로 제시됐다. 풀어보는데 그치지 않고 제시문 해설, 예시답안, 평가 기준 등을 참고해 답안을 다시 작성해 보는 작업을 꼭 거칠 것도 당부했다. 맞춤법과 띄어쓰기 등이 틀렸을 시 개별 개수마다 감점을 하는 것이 아닌 답안 전체를 놓고 봤을 때 감점할 수준이라 판단될시 감점하는 방법을 취한다는 점도 기억해둘 대목이다.

[문항1]은 5개의 제시문을 바탕으로 2개의 논제를 해결할 것을 요구한다.

제시문 (가)
분명히 10년 전에 비해 “한 우물을 파라”라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줄어들었다. 한 때 고도의 전문화 시대에는 특정분야의 전문적 지식을 갖추어야 성공하거나 사회적 기여를 할 수 있다는 인식이 지배적이기도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융합’이 대세이다. 특히 연구와 교육 관련 분야에서 이러한 융합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욱 거세다. 앞으로는 한 우물을 파다가 자기 분야 밖에서는 문외한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한 우물을 파더라도 ‘학문의 경계’를 파라는 권유도 늘어나고 있다. 교육 분야에서도 융합적 마인드를 접목하는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으며, 우물을깊게 파려면 넓게 파야 한다는 점도 강조되고 있다. 인문학적 상상력, 과학기술 창조력을 갖춘 새로운 인재를 길러내기위한 문과와 이과의 통합교육도 시도되고 있다.
이제 우리 사회는 한 우물을 파야 성공하는 사회에서 융합을 격려하고 강조하는 21세기 지식사회로 넘어갔다고 할 수 있을까? 요즘 지식 생산의 중심인 대학에서는 경쟁적으로 융합 교육과정, 융합 학과, 융합 대학원 등이 만들어지고 있으며, 연계 전공이나 협동 과정의 개설을 지원하고 있다. 연구 분야에서도 인문사회 과학자와 자연 과학자가 함께 팀을 만들어 공동 연구를 하는 사례도 많고, 학문의 경계를 넘는 연구 활동은 10년 전에 비해서 확연하게 증가했다. 겉으로만 보면 융합이 대세다.
그렇지만 대학에서 융합교육 및 융합연구가 실효성이 있는가 하는 문제는 또 다른 문제이다. 많은 대학에서 융합교육은 복수전공을 의미하는데, 학생들은 복수전공 제도를 인기 있는 전공 하나를 더 선택하는 기회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융합학과나 융합대학원 내에서 교수 개개인은 자신이 전공했던 좁은 전문 분야를 계속 연구하며, 학생들도 개별전공의 벽을 넘어서 다른 분야와의 접목을 쉽게 하지 못한다. 학부에서 개설되는 연계 전공은 재원 부족으로 대부분 문을 닫거나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으며, 대학원의 협동과정도 학과에 비해서 지원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아직도 융합을 강조하는 지식인들은 소수이다. 많은 지식인들이 융합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거나, 융합은 어느 하나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얼치기 지식인들의 주장이며, 결국은 엉터리 후속세대를 양산해 낼 것이라고 우려한다. 사회적으로는 “융합이 대세”인 것 같은 분위기와는 달리 연구와 교육의 실제 현장에서는 융합에 반대하는 목소리들이 여전히 강하게 표출되고 있다. 이런 비판은 학문 융합에 대해 논의를 하는 자리에서도 항상 접할 수 있다. 문과와 이과 통합론에 대해서도, 기존의 ‘문과’와 ‘이과’ 의 구분이 여전히 타당한 근거를 가지고 있다고 보는 사람들은 성급한 통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융합에 대한 비판적 입장의 공통적인 요소는 융합이 전문성과 대척점에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러한 비판은 지식 융합에 대한 오해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에 생산적인 융합 교육이나 융합 연구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그렇지만 더 큰 문제는 이런 비판이 전문가를 양성하는 데에도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융합과 전문성은 스펙트럼의 양극단이 아니며, “한 우물을 파라”라는 전략과 “융합만이 살 길이다”라는 전략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은 문제 설정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이 둘은 모두 필요한 것이며, 상충되는 것이 아니라 상보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융합과 전문성은 동시에 가능하다.
그렇지만 융합과 전문성이 상보적이라는 이야기는 우리 사회가 한 분야를 잘 하는 전문가도 필요로 하고, 융합 연구를 잘 수행하는 융합적 인재도 필요로 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융합과 전문성은 서로 다른 영역에서 각기 다른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기 때이다. 융합과 전문성은 개인 연구자의 차원, 협동연구를 하는 집단의 차원, 학문 분야의 형성이라는 큰 차원의 다양한 수준에서 상호 침투하고 있다. 누구는 전문가로 키우고, 누구는 융합형 연구자로 키우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다. 개별 연구자 차원에서 어떻게 다양한 지식을 아우르고 동시에 전문성을 갖추며, 협동 연구를 하는 팀의 차원에서 어떻게 지식의 융합과 전문성을 동시에 추구하고, 학제간 학문 분야의 형성과정에서 어떻게 그 분야만의 독특한 정체성과 다양한 지식의 융합을 조율하는가를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제시문 (나)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그림인 <모나리자>와 수많은 예술 작품을 남긴 예술가이며, 낙하산, 헬리콥터, 플레이트 날개 등을 설계한 과학자이자 해부학 도감을 그린 의학의 선구자이다. 현대사회에서는 이와 같이 자연과학을 이해하는 예술가, 인문학에 해박한 지식을 갖춘 공학자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것일까?
1996년 5월 뉴욕대학교의 수리물리학자 앨런 소칼(Alan D. Sokal)은 인문학 계열의 한 학술지를 상대로 감쪽같은 속임수를 성공시켰다. 소칼의 속임수는 소칼이 포스트모더니즘 계열의 여러 학자가 과학에 대해 쓴 여러 글을 그럴듯하게 짜깁기해서 엉터리 논문으로 만든 뒤에 그것을 ‘소셜텍스트’라는 문화이론 학술지에 투고하여 출판시킨 다음, 이 사실을 ‘링구아 프랑카’라는 다른 인문학 잡지에 폭로한 사건이다. 결국 소칼은 자신이 의도적으로 제작한 엉터리 논문을 관련 학술지에 싣게 함으로써 과학자가 아닌 사람들이 과학에 대해 쓴 글 모두가 얼마나 엉터리인지를 보여주려 했던 것이다.
소칼은 ‘소셜 텍스트’에 기고한, ‘경계를 벗어나서: 양자 중력의 변형적인 해석학을 위해서’라는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제목을 단 논문에서 과학의 절대적 진리나 객관성을 부정하는 포스트모더니즘 계열 저자들의 저술이 물리학자인 자신이 보기에도 놀라울 정도로 중력에 대한 최신 물리학 이론의 핵심을 정확하게 집어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그 주장의 근거로 이 저자들의 글에서 따온 수많은 발췌문을 제시했다. 그런 다음 소칼은 ‘링구아 프랑카’에 기고한 논문에서, 실은 자신이 이 저자들이 과학 전문용어를 정확한 의미도 모른 채 마구 사용하여 터무니없는 결론을 이끌어냈다고 생각한 문장만으로 ‘경계를 벗어나서: 양자 중력의 변형적인 해석학을 위해서’라는 논문을 만들었다고 폭로했다.
그러고 나서 소칼은 주로 과학 전문용어들이 과학계에서 통상적으로 사용되는 의미로 사용되지 않았다는 점에 근거하여 짜깁기한 문장들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소칼이 보기에 자신의 엉터리 논문이 ‘소셜 텍스트’에 실릴 수 있었다는 사실은 포스트모더니즘 계열 학문의 수준이 얼마나 형편없는지를 분명하게 보여준 명백한 증거였다. 이 사건은 과학의 전문적인 내용에 대해 무지한 인문사회과학자들이 함부로 과학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하는 것을 따끔하게 혼내준 사건이기도 하다. 하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좁아질 대로 좁아진 인문학의 시야로 자연과학을 바라보려 하는 문제가 드러난 사건이기도 하다.

제시문 (다)
네덜란드의 화학자 야코부스 반트 호프(Jacobus H. van ’t Hoff)는 “가장 혁신적인 과학자들은 언제나 미술가, 음악가이거나 시인이다.”라고 했다. 알브레히트 뒤러는 예술가이면서도 재능 있는 과학자였고,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와 루이 파스퇴르는 과학자이면서 타고난 예술가였다. 물리학자인 제임스 맥스웰은 전기장의 개념을 그림으로 가시화하였으며 컬러 사진을 처음으로 만들어냈다. 그럼에도 근대 이후 예술과 과학은 주관적인 창조 활동과 객관적인 지적 활동이라는 이분법적 신화에 의해 마치 서로 다른 분야인 것처럼 인식되어 왔고 이는 ‘좌뇌, 우뇌’ 가설에 의해 더욱 강화되었다. 이성적, 논리적, 추론적, 분석적인 과업을 수행하는 과학자들은 좌뇌를 주로 사용하는 반면 초이성적, 초논리적, 직관적, 종합적인 과업을 수행하는 예술가들은 주로 우뇌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20세기가 과학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과학과 영성(靈性)의 접합 시대라는 점에서 예술과 과학의 통섭은 시대적 필연이다. 인류 역사의 흐름 속에서 과학은 예술에 방법론적 도구를 제공하고 예술은 과학 발전에 창의적인 모델을 제공하며 논리적 이성과 창의적 직관의 역동적 상호작용을 통해 진화해 왔다는 사실에서 예술과 과학의 불가분성은 잘 드러난다. 예술과 과학은 창조성이라는 공통된 정신작용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이러한 창조성의 발현에는 뇌에서의 ‘시각화 과정’이 필수적이다. 뉴턴이 나무에서 떨어지는 사과를 보고 만유인력의 법칙을 깨달은 것, 구텐베르크가 포도 압착기의 작동을 보고 인쇄기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은 것, 뤼미에르가 재봉틀의 동작을 보고 활동사진을 발명한 것 등은 그 좋은 예다.
예술과 과학은 아이디어와 형상을 탄생시킨다. 자연 철학을 연구한 고대 그리스에서 아름다움은 비례, 균형, 조화 등의 수학을 바탕으로 한 엄격한 법칙성이 있었고, 미술가들은 자연에서 발견한 가장 이상적인 비율의 황금비를 건축에 적용하였다. 19세기의 신인상주의 작가들은 색채에 대한 엄격한 이론과 당시 유행이었던 새로운 원자론과 분자론이 제시하는 과학적 세계관을 작품에 적극 반영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이후 과학과 테크놀로지의 발달로 미술에 새로운 개념이 생겨나기 시작하였으며, 오늘날에는 더욱더 적극적으로 테크놀로지를 미술에 활용하면서 예술 영역과 과학 영역을 하나로 통합하고 있다.

제시문 (라)
다양한 생물 종을 구분하는 데 관심이 많았던 다윈은 박물학자로서 1831년 군함 ‘비글 호’를 타고 남아메리카, 오스트레일리아, 남아프리카 등을 여행하면서 다양한 동식물을 관찰하고 화석 등 많은 자료를 수집했다. 특히, 1835년에 이르러서는 적도 부근의 갈라파고스 제도에 도착했는데, 여기에서 관찰한 생물의 분포는 다윈에게 ‘종의 기원’에 관한 큰 영감을 주었다. 항해 중 다윈은 지질학자 라이엘의지질학 원리를 즐겨 읽었다. 이 책에서 라이엘은 지구의 역사는 아주 오래되었는데, 여러 번의 지질 시대가 있었고, 각 시대마다 다른 생물이 존재했다가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다윈은 이 책을 통해 “지구의 역사가 오래되었다면 생물도 변화하거나 발달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의문을 갖게 되었다.
또 영국으로 귀국 후 맬서스의 ‘인구론’을 읽은 다윈은 생존 경쟁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고, 자신이 관찰한 갈라파고스핀치의 분포를 자연 선택과 수정을 동반한 자손의 출현으로 설명했다.
다윈은 자신의 연구 성과를 책으로 출판할 생각은 없었다. 그러나 자신과 같은 이론을 주장하는 월리스의 편지를 받고 책으로 출판하기로 결정하고, 1년 후인 1859년 마침내 '종의 기원에 대하여'를 발표했다. 1859년 출판된 이 책은 당시 종교적인 믿음과 모순된다는 이유로 큰 논쟁을 일으켰다. 그럼에도 그의 주장이 사회적으로 널리 수용될 수 있었던 데는 그의 저서의 독특한 수사적 문체의 역할이 컸다. 그가'비글 호'를 타고 항해하던 5년간 그가 손에서 놓지 않았던 작품이 바로 존 밀턴의 시집 ‘실락원‘이었다. 그는 이 시집을 통해서 밀턴의 사유와 상상력, 그리고 밀턴이 근거한 기독교 성서의 어휘를 교묘하게 빌려 진화론을 펼침으로써 당대 독자들에게 충격적인 과학적 사실이 쉽게 받아들여질 수 있게 했다.
‘종의 기원’에서 다윈은 진화 과정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각각의 종은 생존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개체를 낳고, 그 결과 개체들 사이에 생존 경쟁이 일어난다. 대부분의 개체군에서 변이가 나타나는데, 만약 어떤 개체들이 환경에 적응하는 데 유리하다면 자연 선택된다. 환경에 적합한 개체가 그렇지 못한 개체보다 살아남을 수 있는 가능성이 크고, 훨씬 더 많은 자손을 남긴다. 이는 결국 종의 변화로 이어진다.
당시에는 유전의 법칙이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원리에 의해 이러한 변이가 발생하는지에 대해서는 충분하게 설명할 수 없었다. 그러나 1950년대에 유전자의 본체가 발견되면서 다윈의 이론은 점점 포괄적이고 구체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오늘날 다윈의 학설은 과학계를 넘어 세계와 인간에 대한 인식에서 근본적인 혁명을 가져온 이론 중 하나로 꼽힌다.

제시문 (마)
미생물학자 안토니 반 레벤후크(Anthony van Leeuwenhoek)는 네덜란드의 델프트에서 태어났다. 그는 한창 배워야 할 시기에 정규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그리고 열여섯 살 되던 해인 1648년, 레벤후크는 한 포목상인 밑에서 도제 생활을 시작했다. 그가 현미경에 흥미를 갖게 된 것은 바로 이 시기였다. 그는 도제 생활을 하면서 유리를 입으로 불어 형태를 만드는 기술도 배웠다.
현미경은 1590년에 네덜란드의 안경 제작자인 자카리아스 얀센이 처음 발명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마르첼로 말피기나 로버트 훅 같은 이들이 현미경을 과학에 본격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한 것은 1660년대의 일이었다. 당시만 해도 티 없이 맑은 유리를 만들기도 어려웠을 뿐만 아니라, 그런 유리를 갈아 만든 렌즈를 통해 물체를 보면 모양이 뒤틀려 보이기도 하고, 가장자리에는 얼룩얼룩한 색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1654년 레벤후크는 고향으로 돌아와 자신의 가게를 열었다. 그리고 그 무렵부터 본격적으로 현미경을 직접 제작하기 시작했다. 그가 직접 렌즈를 갈아 제작한 현미경들의 배율은 50배에서 300배였다. 그리고 어떤 것들은 500배나 되기도 했다. 그의 현미경은 당시로서는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뿐만 아니라 레벤후크의 렌즈는 남달랐다. 그는 당시의 일반적인 복합 현미경 대신 초점 거리가 짧은 단일 렌즈를 사용했다. 그는 얇은 황동판 두 개 사이에 자신이 간 렌즈를 끼워 넣었다. 렌즈 중 어떤 것들은 핀 머리만큼이나 작았다.
레벤후크는 현미경을 제작하면서 동시에 그것의 실제 활용을 위한 시험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러다가 1670년대중반 그는 마침내 현미경을 통해 미생물을 관찰할 수 있었다. 특히 1676년 5월 26일, 그는 지붕 위에서 떨어진 물을 현미경으로 관찰하다가 순수한 빗방울에는 존재하지 않는 동물들을 발견했다. 그리고 레벤후크는 곰팡이, 꿀벌의 촉수, 기생충, 머리카락 등 수많은 것들을 현미경으로 관찰했다. 그는 혈액의 순환을 눈으로 확인하기도 했다. 뱀장어 꼬리의 얇은 피막에서 모세혈관을 흐르는 혈액을 현미경으로 관찰한 것이다. 그리고 영국 왕립학회의 의뢰를 받아 인간의 정액을 관찰하여 정자의 존재를 확인했다. 1723년 8월 26일, 레벤후크가 세상을 떴다. 아흔이 넘게 장수한 이 아마추어 미생물학자는 평생 500개가 넘는 렌즈를 갈았다. 게다가 약 5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자신이 관찰한 내용을 담은 서신을 왕립학회를 포함한 학회와 학자들에게 약 600통이나 보낼 정도로 연구에 매진했다. 그는 비록 전문과학자가 아니라 현미경 제작공이었지만, 평생 동안 현미경의 성능을 계속 향상시키려 노력하는 과정에서 당시 어떤 생물학자들보다도 더 훌륭한 발견을 했고 탁월한 연구 성과를 냈던 것이다.

제시문 (가)는 고등학교 경제 교과서의 내용이며, (나)는 고등학교 미술감상 교과서, (다)는 미술과 삶 교과서, (라)는 과학교과서에서 발췌/수정한 내용이다. (마)는 교과서 외의 내용에서 발cnpehoT다.

[문항1-가] (가)를 요약하라.

첫번째 논제인 [문항1-가] 는 제시문 (가)를 요약하는 요약형 논제다. 250자~350자로 작성하면 되며, 배점은 20점이다. 논제 해결에서 유의할 점은 논평식 서술을 피하라는 점이다. ‘제시문 (가)는 ... 라고 하고 있다.’의 형식은 피하고, 제시문 내용만 요약해 기술하면 된다. 잦은 단락 나눔도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으니 주의해야 한다.

제시문 (가)의 내용이 융합이 융합이 강조되는 현실과 융합 강조의 문제점, 융합을 이루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음을 파악했다면 요약은 간단히 해결될 수 있다. 전문지식 강조의 시대에서 융합의 시대로 변모하고 있음을 설명하고, 대학이 융합을 강조하고 있으나 실효성이 의문이며, 전문성의 약화를 우려해 융합에 반대하는 움직임도 존재한다는 부분을 기술하면 된다. 전문성과 융합은 상충되기보다는 서로 보완하는 관계이므로 둘 다 추구해야 한다는 부분 역시 놓쳐서는 안된다.

[문항1-나] 서로 상이한 분야의 지식을 통합하는 융합형 인재가 되기 위한 <다음> 두 가지 방법 중 어떤 방법을 선택할 것인지를 <조건>에 맞게 논술하라.

 

<조건>
1. 서론과 결론은 쓰지 말고 본론에 해당하는 부분만 작성할 것
2. 자신의 선택을 첫 문장에서 밝힌 후, 그 선택을 정당화하는 논거 두 가지를 (나)~(마)에서 찾아 제시하되, 제시문 두 개 이상을 활용할 것
3. 자신의 선택에 대해 예상되는 반론을 쓰고 이를 재반박할 것
4. 제시문의 문장을 그대로 옮기지 말 것    

두 번째 논제인 [문항1-나]는 논술형 문제다. <다음>에서 제시되는 어떤 형태를 선택하더라도 불이익은 없다. 근거로 제시할 수 있는 부분들이 무엇인지 생각해 본 후, 논리 전개가 용이한 형태를 선택하면 된다. 720자~880자의 분량으로 작성하면 되며, 배점은 50점이다. <조건>에서 제시된 대로 제시문의 내용을 그대로 옮김은 피해야 한다. 제시문의 내용과 주장 사이의 논리구성에도 힘써야 한다. 단순히 제시문의 내용을 나열하거나 해설하는데 그치면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 접속사도 주의해서 사용해야 한다. ‘따라서’, ‘왜냐하면’ 같은 접속사들은 충분한 근거가 있을 때에 한해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서두에 융합형 인재가 되기 위해 어느 형태를 선택할지를 밝히고 그에 맞는 제시문의 내용들을 근거로 제시하면 된다. 제시문 (다)는 뛰어난 예술가가 과학예 조예가 깊었으며 과학적 지식이 예술 분야에 적용돼 많은 성과를 냈다는 점에서, (라)는 다윈의 저작이 다른 분야와의 융합을 통해 가능했다는 점에서 수평형을 지지하는 근거로 사용할 수 있다. (마)는 특정 분야에서 전문적인 지식/능력을 쌓은 후 다른 분야로 확대해 간 사례이므로 수직형을 지지하는 근거로 사용할 수 있다. 제시문(나)의 해석이 중요하다. (나)의 전반적인 내용은 섣부른 융합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으므로 수직형을 지지하는 근거로 활용할 수 있으나, 전문성에 너무 치중하면 융합을 제대로 이루기 힘들다는 부분만 떼어놓고 보면 수평형을 지지하는 근거로도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어느 형태를 선택했는지에 따라 (나)의 해석방법을 달리 해야 한다.

[문항 2]는 표와 그래프를 비롯한 자료 5개를 제시한다. 문제는 '논제 <자료>에 근거하여 <다음>의 밑줄 친 부분에 대해 서술하라'였다.

 

<다음>
1990년 이후 ‘고용 없는 성장’이 세계 경제의 주요 관심사가 되고 있다. 과거에는 국가 경제의 총생산이 증가함에 따라 소비 및 투자가 활성화되고 자연스럽게 고용이 증가해 왔지만, 최근에는 노동 시장과 산업 구조의 변화 등으로 말미암아 생산이 증가하고 있는데도 고용 여건은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다.
실제로 2000년 이후 취업하려는 인구의 비중, 즉 경제활동 참가율은 상승하고 있지만 취업자 수는 더디게 증가하고 있다. 고용 증가 속도가 둔화되었다고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찾아 설명하고, 이러한 현상을 주도하고 있는 요인을 분석하시오.

세 번째 논제인 [문항 2]는 수치자료분석형 논제다. 자료를 해석할 때는 각주나 단위에도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전체적인 경향과 세부적인 특징에 신경쓰다가 각주, 단위를 놓치는 경우가 발생하기 쉽다. ‘%’와 ‘%p'등도 엄정히 구별해서 사용해야 한다. 활용할 수 있는 자료는 모두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일부 자료만 활용해 논리를 구성할 시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

고용 증가 속도 둔화의 판단 근거로 <자료 2>와 <자료 4>를 들 수 있어야 한다. <자료 2>의 취업유발 계수가 업종별 차이는 있으나 전체 산업 평균치의 감소를 나타낸다는 점과, <자료 4>를 바탕으로 경제성장률의 둔화에도 불구하고 취업자 수 증가율이 계속해서 경제성장률을 밑돌고 있기 때문에 GDP 성장률 대비 취업자 수 증가율인 고용탄성치가 빠르게 둔화된다는 점을 근거로 들면 된다.

고용 증가 속도 둔화 현상 주도 요인으로는 <자료 1>과 <자료 2>의 내용을 제시해야 한다. <자료 1>의 산업별 생산 비중 추이에서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2000년과 2010년 비교시 기타를 제외하면 제조업의 생산 비중만 늘어났으므로, 서비스업과 더불어 가장 영향력 있는 제조업의 비중이 증가하면서 제조업의 낮은 취업 유발계수와 지속적 하락이 전체 산업의 고용 성장 둔화현상을 주도했다는 점을 들면 된다. <자료 2>에서는 제조업이 모든 연도에서 지속적으로 전체 산업 평균치보다 낮으므로 전체 수치 하락을 주도한 점을 근거로 제시하면 된다.  

<자연계열>

▲ 2016 인하대 모의논술 자연계열 문제1/사진=인하대 홈페이지 캡처
문제 1은 수열의 귀납적 정의 이해와 이전 항, 이후 항의 관계 파악을 요구한다. 제시문은 수학I 수열 단원에서 수열의 귀납적 정의와 점화식에 대한 정의를 나타낸다. 문제 1의 귀납적으로 정의된 수열은 직전 항의 값으로부터 다음 항의 값을 구할 수 있는 형태다. 귀납적인 정의를 이용해 현재 항의 값에 대한 조건이 주어졌을 때 이전 항이 어떤 값을 가질 수 있는지 추리하고, 초항의 조건에 따라 이후 항이 어떻게 변하는지 파악해 부등식을 만족하게 하는 조건을 찾아내야 한다.
▲ 2016 인하대 모의논술 자연계열 문제1-예시답안/사진=인하대 홈페이지 캡처

▲ 2016 인하대 모의논술 자연계열 문제2/사진=인하대 홈페이지 캡처
문제 2는 조합의 수의 정의를 이용, 초항의 값을 구하고 파스칼의 공식을 이용해 n이 짝수일 때와 홀수일 때를 나누어 점화식을 유도해 앞에서 얻은 결과를 이용, 수학적 귀납법으로 항등식을 증명하는 문제다.
▲ 2016 인하대 모의논술 자연계열 문제2-예시답안/사진=인하대 홈페이지 캡처

▲ 2016 인하대 모의논술 자연계열 문제3/사진=인하대 홈페이지 캡처
문제 3은 삼차다항함수의 개형, 함수를 미분한 결과로부터 삼차다항함수의 극소값과 극대값을 파악해야 한다. 주어진 상황을 만족하는 조건을 파악하고 발생하는 새로운 값을 함수로 생각했을 때, 함수의 미분을 역함수의 미분법을 이용해 계산하는 문제다.
▲ 2016 인하대 모의논술 자연계열 문제3-예시답안/사진=인하대 홈페이지 캡처

▲ 2016 인하대 모의논술 자연계열 문제4/사진=인하대 홈페이지 캡처
문제 4는 타원과 타원 위에 있지 않은 한 정점을 지나는 직선이 타원과 두 점에서 만날 조건을 구한 후 , 타원과 직선이 두 점에서 만나는 경우 앞의 조건을 사용해 두 점에서 타원의 두 접선 교점 자취의 방정식을 구하는 문제다.
▲ 2016 인하대 모의논술 자연계열 문제4-예시답안/사진=인하대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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