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중심에서 소득중심으로 경제적 약자 보호

[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고려대는 14일 성적장학금 위주의 장학금체제를 저소득층 지원으로 바꾸는 파격적인 장학금 개편안을 시행키로했다. 고려대의 장학금개편은 대학의 성적에 따른 장학금 지급 관행을 깨고 저소득층 지원을 위한 체제로 바꾸는 시발점이 될 전망이다. 고려대의 '파격'은 성적 위주로 지급해온 대학 장학금시스템이 바뀌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보인다. 

고려대는 성적장학금을 없애고, 저소득층 학생을 대상으로 장학금에 더해 매월 생활비까지 지급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장학제도 개편안을 14일 ‘미래인재 양성을 위한 3色(자유 정의 진리) 장학제도 출범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했다. 고려대의 개편안은 현행 성적 중심의 장학금 구조가 소득중심으로 변화되는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고려대를 필두로 대학들이 관행적으로 행해온 성적 기준 장학금을 줄이고, 소득 기준 장학금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장학구조를 변화시킬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장학금 개편안은 내년부터 시행된다. 고려대는 올해 333억원의 장학금 예산을 내년 359억원으로 7%p 증액해 정의장학금 200억, 진리장학금 100억, 자유장학금 35억으로 배분한다. 이미 예정돼 있는 성적우수장학금 24억원은 내년까지 지급된 후 자취를 감추게 된다. 고려대 측은 “대학은 미래세대를 위한 투자방법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며, “장학제도가 미래세대의 비전을 만드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 고려대가 장학금 제도를 대폭 개편한다. 성적장학금을 폐지하는 대신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등록금 100% 감면에 더해 생활비를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개편 이후 장학금은 세 가지로 나뉜다. 저소득층 학생을 위한 정의장학금이 신설되며,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하는 진리장학금은 확대된다. 학생자치활동/근로 장학금은 자유장학금으로 통합된다.

정의장학금은 필요기반(Need-Based) 장학금이다. 소득분위 0~2분위 학생들에게 국가장학금을 포함해 등록금을 100% 감면하고,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학생에게는 추가로 생활비를 지급한다. 3분위 이상자의 경우도 필요에 따라 신청하면 장학위원회의 심사를 통해 선발할 예정이다. 경제적인 문제가 학업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진리장학금은 프로그램기반(Program-based) 장학금이다. 학교가 준비한 프로그램 뿐 아니라 학생들이 자기계발을 위해 스스로 설계/제안한 프로그램에도 지급될 예정이다. 고려대가 2013년부터 운영 중인 ‘차이나 글로벌리더십 프로그램’은 대표적인 예다. 글로벌 중국 전문가를 꿈꾸는 학생들을 위해 등록비/수업료/항공료/기숙사비 등을 전액 지원해 중국어, 중국문화, 기업체험 등의 교육을 제공한 바 있다.

고려대는 기금 모금을 통해 정의장학금과 진리장학금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신지영 고려대 학생처장은 “새 장학제도에 고려대의 교육이념과 철학을 담고자 했다.”며, “학생들의 학업에 경제적 장애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개편의 기획의도다. 기계적 배분이 아닌, 맞춤형 장학혜택을 통해 미래인재들에게 다양한 경험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고려대는 기존 장학금을 받아오던 성적 우등생들에게는 장학금이 아닌 명예를 선사해 격려한다는 방침이다. 부모님 동반 초청오찬 등의 방안이 고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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