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분석] 서강대

[베리타스알파=김경 기자] 서강대가 달라졌다. 서강대는 한국예수회가 1960년 설립한 이래 예수회 신부들이 세운 대학답게 경건하고 성실하며 ‘대학다운 대학’의 정도(正道)를 걷는 조용한 대학의 학풍을 유지해왔다. 대통령을 배출하고도 크게 내세워 자랑하거나 들뜨는 일 없이 묵묵히 가던 길을 가는 뚝심의 강소대학이었다. 서강대가 변혁을 시작한 원년은 2013년으로 본다. 시발점은 대통령 취임이 아니라 14대 유기풍 총장의 등장이다. 유 총장은 대통령이 취임한 2013년 대통령 출신대학의 위세를 과시하는 대신 대학운영 전반에 조용한 변혁을 시작했다. 서강대는 11대까지 신부 총장 체제를 고수하면서 2005년 처음으로 비신부총장(12대 손병두 총장)을 냈을 만큼 다소 경직되고 보수적 행보를 보여온 게 사실이다.

융복합을 선도, 국내 특성화학과의 선두주자 격인 학과 ‘아트&테크놀로지’를 2012학년 세상에 선보인 서강대의 변혁 흐름은 ‘공대 엔지니어’ 출신의 유 총장의 추진력과 맞물려 광폭 행보로 치닫는다. 유 총장은 이력의 특성을 최대한 발휘, 시대의 변화와 사회의 요구를 빠르게 읽어 서강대 의 강점과 학풍의 기조를 흔들지 않으면서도 변혁의 기지개를 켜는 데 결정적 동력을 마련했다. 상위권 종합대학 1위의 취업률에 만족하지 않고 창업교육에 전공과 특기를 쏟아 부었다. 만 6년간 등록금을 동결하면서도 남양주에 제2캠퍼스를 설립할 정도까지 대외 발전기금을 들였다. 대학의 자생력을 강조하며 이미 국내최강의 교수진에 실용주의 연구력의 신장을 강조하고, 창업교육까지도 기업과 상생하는 신 모델을 선보이기도 했다. 기업이 환영하는 다전공제도의 충실한 운영으로 재학생 만족도는 2년 연속 종합대학 1위(한국표준협회 주관 ‘2015 한국서비스품질지수(KS-SQI)’ 조사)다.

▲ 서강대가 달라졌다. 서강대는 한국예수회가 1960년 설립한 이래 예수회 신부들이 세운 대학답게 경건하고 성실하며 ‘대학다운 대학’의 정도(正道)를 걷는 조용한 대학의 학풍을 유지해왔다. /사진=베리타스알파 DB

<굳건한 역사성 위에 새겨 넣는 조용한 변혁>
서강대는 기성세대엔 ‘서강학파’로 선명하다. 서강대 경제학부는 개설 초인 60~70년대에 해외유학 1세대를 교수진으로 대거 영입, 국내최초로 체계화된 커리큘럼을 제공하면서 현대경제학 교육에 한 획을 그었다. 한국 경제학계의 유일한 학파인 서강학파를 낳은 배경이다. 대한민국 경제부흥의 초석을 마련한 ‘서강학파’는 현재진행형, 아니 미래진행형이다. 최근 경제학 분야 지식유통협력체인 RsPEc이 발표한 경제기관 및 학자 순위에서 서강대 경제학부는 국내3위를 차지했다. 세계경제의 미래를 꿈꾸는 학생이라면 서강대 경제학부에 주목해야 할 이유다.

‘서강학파’ 이후 대한민국의 리더로 우뚝 선 서강동문의 면면은 화려하다. ▲경제/경영분야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 원장, 이덕훈 수출입은행장, 최홍성 신세계 인터내셔널 대표, 홍기택 산업은행회장,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장, 김영기 LG전자 부사장, 임창섭 하나대투증권 대표, 조화준 KT캐피탈 CEO(KT그룹 최초의 여성 CEO), 김윤태 전 산업은행 부행장, 김영태 SK사장,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이광구 우리은행 행장, 오규식 LG패션 사장 등 수도 없다. ▲IT분야 김광현 삼성전자 부사장, 박동건 삼성 디스플레이 사장, 최휘영 NHN 비즈니스플랫폼 대표이사, 황성현 Google 본사 상무 등등에 이어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대표이사, 장유진 lucasfilm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등 최근 젊은 피의 면면도 부각된다. ▲광고/언론/문화분야 송창의 CJ E&M 센터장, 김낙회 전 제일기획 사장, 박찬욱 영화감독 등은 젊은이들에게도 익숙하다. 물론 전 국민이 다 아는 박근혜 대통령, 김태영 전 국방부장관의 배출도 서강의 자랑이다.

스스로 자랑하는 데 소극적 모습이었던 서강대는 유 총장 취임 직후 2013년 일간지 전면광고를 실은 자체만으로도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당시 교황에 즉위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서강대의 설립정신인 예수회 출신으로 최초의 교황이라는 사실을 알린 광고였지만, ‘최초’라는 수식어 뒤에 우리나라 최초 여성대통령인 박 대통령의 당선과 함께 서강대 관련 인사들의 ‘최초’ 행렬에 이어 서강대가 앞으로 세상에 내놓을 ‘최초’의 혁신을 예고한 것으로 대중에 읽혔다.

<대학 자생의 길, 기업 끌어안는 신 개념 창업교육>
서강대의 취업률은 이미 최고 수준이다. 서강대는 2009년 교육부 조사에서 전국 4년제 종합대학 정규직 취업률 1위에 선정된 이후, 상위권 4년제 일반대학 중 졸업생 정규직 취업률을 상향유지하는 유일한 대학이다. 2013년 서강대 취업률은 70.2%로 1위(서울권 상위 20개 4년제 대학 중)를 유지했으며 ‘졸업생이 취업 후 직장에서 일정 기간 이상 근무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인 유지취업률을 반영한 실제 취업률에서도 66.9%로 1위를 기록했다. 취업이 잘되는 이공계 학생 수가 타 대학 대비 적음에도 불구하고 탁월한 수준을 유지하는 서강의 저력이 돋보인다.

서강대는 취업률에 만족하지 않고 선제적으로 창업교육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국내최초로 ‘스타트업연계전공’을 신설하고 소수정예의 창업 엘리트 양성을 위한 ‘기업가센터’를 설치하는 등 선제적 행보는 이미 유명하다. 괄목할 지점은 기업을 끌어안았다는 데 있다. 기업은 차세대 기술을 개발해 사업화하는 데 성공하고, 학부생과 대학원생에는 현장교육을 강화하며, 대학도 수익을 얻어 재정을 확충할 수 있는 길을 만들었다는 데 방점이 찍힌다.

서강의 창업지원은 기존 기업의 사업화 아이디어를 지원, 실제 사업성공을 지원하는 특징이다. 대학이 기업에게 연구를 수탁 받는 수탁연구에만 치중하던 기존의 산학협력에서 벗어나, 대학과 기업이 함께 고민하고 성과를 배분하는 산학협력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아이디어는 있으나 실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에게 학교의 인프라를 총동원해 신사업분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는 데서 출발한다. 2008년 창업한 ‘서강알바트로스인베스트먼트’의 경우 현재 청년창업펀드운영규모가 447억원이다. 교육부의 수락을 얻어 서강대와 서강동문이 70억원 가량을 투입한 자본금으로 출발하고 이후 국내펀딩을 받아 운영하고 있다. 뷰웍스, 오스템임플란트, 온미디어(현재 CJ E&M) 등 다수의 IPO기업을 보유하고 있는 서강알바트로스인베스트먼트는 2013년 서강대에 5억원을 기부했다. 기업을 키우고, 키워진 기업으로부터의 발전기금 마련의 방식은 서강대가 국내최초일 것이다. 2009년에 자본금 40억원으로 설립한 ‘기술지주회사’ 역시 주주구성이 서강대 산학협력단이 95.4%, 서강대가 4.6%다. ‘서강라이프케어’를 포함해 12개사의 자회사가 있다. 역시 서강 젊은이들의 창업에 힘을 싣는다. “고용 없는 성장의 시대에 젊은이들의 일자리창출은 창업에서 희망을 볼 수 있다. 1년에 50만개 창업하면 이 기업들이 직원 두 명만 채용해도 150만명이 일자리를 얻는 효과가 있다. 미래지향적으로 고용을 창출하는 것이다. 대기업이 100억 매출 올라도 직원은 많이 뽑지 않는다. 20세기의 추격형에서 벗어나 21세기엔 다른 모습이 되어야 한다”는 유 총장의 시각과 추진력이 적극 반영된 결과다.

서강동문의 창업지교육 지원도 든든하다. 동문으로 구성된 500여 개 서강가족기업이 서강대를 지원하고 있다. 공동포럼을 통해 이공학에 제한하지 않고 인문사회경영 모두 포함해 젊은이들이 취업과 창업에 도움을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특히 동문인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회장의 지원으로 교내에 ‘서강 스마일게이트오렌지팜’을 설치해 학생창업교육 공간을 확보, 신촌지역 학생창업의 거점이 되고 있다. 서강대 창업보육센터에서 창업해 성공한 온라인게임개발사 ‘스마일게이트(전 세계 동시접속자 600만명의 세계1위 온라인 FPS 게임회사. 2002년 서강대 창업보육센터에 입주, 2013년엔 서강대에 발전기금 15억원 기부)가 사회공헌 및 창업에 대한 저변확대를 위해 오렌지팜을 운영한다. 신촌센터의 경우 서강대 내에 설립, 성공한 벤처기업의 시각에서 창업교육 및 지원 노하우를 전달해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고 있다. 연간운영비도 스마일게이트가 지원한다.

서강의 창업교육은 대외적으로도 가능성을 인정 받아 국가예산을 지원 받고 있다.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2015년부터 새롭게 추진하는 ‘대학 창의적 자산 실용화 지원사업’에 산학협력단 혁신형 대학으로 선정, 최고 수준인 연간 10억원을 지원 받는 사실은 기업을 끌어안고 발전기금을 창출하는 서강만의 창업교육의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데 의미 깊다. 서강대 산학협력단 서강비즈니스센터는 지속적으로 최우수 등급을 받고 있으며, 중소기업청과 창업진흥원의 ‘창업맞춤형사업화 지원사업’에 주관기관으로 선정돼 총 30억원의 사업비를 지원 받고 있다. 서강대 기술지주회사는 산업통상자원부 ‘기술지주회사 활성화 기반구축사업’에 의해 연간 1억5000만원씩 최대 5년간 약 7억5000만원의 사업비를, 서강대 스마트핀테크연구센터는 미래창조과학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2015년 대학 ICT연구센터 육성지원사업’에 선정, 향후 4년간 약 39억원의 정부출연금과 참여기업 출자를 받는다. 서강대는 올 6월에 창업진흥원과 중소기업청이 지원하는 ‘대학기업가센터지원사업’에도 선정, 1차년도 1억9000만원의 창업교육지원예산을 확보하는 등 2014년 3억5000만원, 2015년 5억4000만원의 교비와 기타지원금 등의 예산을 창업교육에 지원하고 있다.

물론 창업과 직접 연계된 사업 외 대표적인 국고사업에도 서강대의 수주규모는 상당하다. 창업교육과도 연계되는 ‘LINC(산학협력선도대학육성사업)’에 선정, 1차년도 47.9억원 2차년도 42.5억원(사업기간 2015.3~2017.2)을 받는다. ‘CK-Ⅱ(구조개혁 통한 체질개선과 특성화기반 조성)’에도 선정, 연간 약 25억원(2014.7~2019.2)을 받는다. ‘BK21 Plus(창의인재양성)’를 통해서는 연간 약 20.5억원(2013.9~2020.2)을, ‘ACE(잘 가르치는 대학, 학부교육선도대학육성사업)’를 통해서는 연간 약 13.3억원(2015.7~2019.2)을 지원 받는다.

<미래 선도할 국내최강 교수진과 커리큘럼>
‘실사구시’ 실용을 강조하는 서강대 교육의 최근 흐름은 당연히 ‘기본에 충실한 대학다운 대학’ 서강대의 국내최강 교수진이 받치는 연구공력이 기저에 자리한다. ‘서강학파’로 각인되는 서강대 경제학부는 물론이고, 경영학부 커뮤니케이션학부 아트&테크놀로지 등 각 학부 국내최고의 대가들이 결집한 막강한 교수진에 더해, 최근 자연과학부와 공학부까지 세계적 이목을 끌고 있다.

올 6월에는 신관우 서강대 교수 연구진이 하버드대 바이오질병연구소와의 협업을 통해 지난해 서강대 내에 ‘서강-하버드 질병 바이오물리 공동연구센터’를 설치, 연구에 박차를 가한 결과 피부재생용 ‘세포 스티커’ 제작기술을 개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앞서 2월에는 서강대 수학과 학부생 3명이 ‘마방진 난제’를 풀어 공동저자로 참여한 논문이 학부생 논문으론 드물게 SCI급 국제 학술지에 실려 교수는 물론 학부생의 가능성에도 세계 학자들의 시선이 꽂혔다.

‘공대 엔지니어’ 출신인 유기풍 총장은 “소비자의 요구를 정확히 파악, 즉시 실용화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기를 독려해온 바 있다. 서강대의 연구비 수주액은 최근 2년간 1400억원을 넘어선 상태. 비록 의대는 없지만 서강공대 서강자연대의 막강저력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강소대학’으로 작은 규모임에는 틀림 없으나, 때문에 유연한 대처능력이 강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2012학년 개설한 ‘아트&테크놀로지’는 ‘한국형 스티브 잡스의 본산’이라 불리며 융복합시대가 필요로 하는 교육과정을 세상에 내놓은 바 있다. 국내 특성화학과의 선봉 격인 아트&테크놀로지의 탄생은 서강대가 1960년 개교 이래 학문의 경계를 넘어 2개 이상의 전공을 독려하는 학풍과 시스템을 정착시켜온 결과라 할 수 있다. 타 대학과 달리 계열, 전공, 인원, 성적 등 어떠한 제한을 두지 않고 학생 한 명 당 최대 3개 전공을 취득할 수 있는 서강대의 ‘다전공제도’는 수험생들 입장에선 한 치의 고민 없이 서강대로 발길을 돌리게 하는 제1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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