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단계 지필평가 7월9일 ‘동시 실시’

[베리타스알파=조혜연 기자] 8개 과학영재학교(과학예술영재학교 포함, 이하 영재학교)가 2024전형요강을 발표하며 본격적으로 입시의 막이 올랐다. 모집인원은 정원내 789명으로 지난해와 동일하다. 한국영재 일반전형과 장영실전형을 모두 포함한 규모다. 모집인원이 많은 순으로는 정원내 기준 서울과고 경기과고 한국영재 각 120명, 대구과고 광주과고 대전과고 각 90명, 세종영재 84명, 인천영재 75명 순이다. 한국영재의 경우 이미 원서접수가 마무리된 장영실을 제외하면 정원내 일반 기준 96명을 모집한다.

영재학교의 모집요강은 올해 역시 원서접수 한 달을 앞두고 모두 발표됐다. 전형 실시 4개월 전 일제히 모집요강을 발표하고 있는 대입이나 3개월 전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돼 있는 과고 외고 자사고 등과 비교하면 시기가 한참 늦다는 지적이 매년 이어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선되지 않는 모습이다. 한 달이라는 시간은 수험생이 모집요강을 살펴보고 관련 서류를 준비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다. 올해 8개 영재학교 중 대부분이 자소서 문항이나 분량, 추천서의 개수 등 제출서류에 변화가 있었으나, 이를 사전예고한 곳은 대구과고 한 곳에 불과하다. 한 교육관계자는 “영재학교의 모집요강이 늦게 발표되는 탓에 수험생은 어쩔 수 없이 지난해 요강을 토대로 전형을 준비할 수밖에 없는데 사전예고 없이 갑자기 서류 양식을 변경해버리는 것은 수요자를 아예 무시하는 처사다”라고 비판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유의해야 할 변동사항으로는 자소서와 추천서 양식이다. 경기과고는 자소서의 분량과 추천서 개수가 늘어났다. 자소서 분량은 지난해 3개 문항 1500자 이내에서 올해 5개 문항 3000자로, 일반 지원자가 제출해야 하는 추천서는 2개에서 3개로 확대됐다. 대구과고 역시 제출 가능한 추천서 개수가 늘었다. 지난해엔 담임, 교과 제한 없이 1개의 추천서만 반영했지만, 올해에는 담임교사와 교과교사 각 1개씩 총 2개의 추천서를 반영할 수 있도록 확대됐다. 둘 중 하나만 작성도 된다. 반면 인천영재와 한국영재는 자소서의 분량이 줄었다. 인천영재는 지난해 자소서에서는 수학과 과학의 영재성을 모두 입증해야 했으나 올해에는 수학 과학 정보 중 한 분야만 선택해 기술하면 된다. 독서활동과 관련한 문항도 삭제됐다. 이외 추천서도 2부에서 1부로 축소하면서 서류제출 부담을 낮췄다. 한국영재는 지난해 자소서에서 5개 문항을 각 600자 이내로 작성하도록 했지만, 올해에는 각 500자 이내로 분량을 줄였다. 세종영재의 경우 자소서 분량은 지난해와 동일하지만 문항이 일부 변경됐다. 지난해엔 3번 문항에서 배려 나눔 갈등관리 등 공동체 역량을 중점적으로 물었으나, 올해엔 정직 책임 존중 배려 소통 협동 기타 중 가장 가치가 있었다고 생각하는 1개 덕목을 선택해 구체적인 실천사례를 기재하도록 했다. 

지역인재전형에 변화가 있는 곳도 있다. 인천영재는 인천 지역의 지역인재 배정인원을 구/군별로 나눴다. 지난해에는 인천 전체에서 20명을 선발했으나, 올해에는 구/군별 2명을 선발하는 방식이다. 2단계까지의 평가 결과 상위 150등 이내인 지원자 중에서만 해당 지역의 배정 인원을 선발하며, 배정된 인원을 채우지 못할 경우 전형 내 전형으로 이월한다. 세종영재는 2단계 선발자격을 강화했다. 올해 지역인재로 우선선발되기 위해서는 2단계 성적이 정원내 모집인원의 1.5배수 이내로 들어와야 한다. 지난해 2배수 이내에서 기준이 강화됐다.

이공계 영재육성을 위한 영재학교는 현재 전국 8개교 체제다. 최초의 과학영재학교인 한국영재가 부산과고에서 2003학년 영재학교로 전환한 이후, 정부정책으로 서울과고(2009학년 전환) 경기과고(2010학년) 대구과고(2011학년) 광주과고(2014학년) 대전과고(2014학년)의 5개교가 영재학교 전환에 합류했다. 6파전 양상이던 영재학교 구도는 2015학년 세종영재(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와 2016학년 인천영재(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의 신설로 현재 8개 체제다. 2017학년 대입에서 광주과고와 대전과고가 영재1기 실적을 냈고, 세종영재는 2018학년 대입에서 첫 실적을 선보이며 원년을 맞았다. 영재학교의 막내 격인 인천영재 또한 2019학년 첫 졸업생을 배출했다.

8개 영재학교가 2024전형요강을 발표하며 본격적으로 고입의 막이 올랐다. 모집인원은 정원내 789명으로 지난해와 동일하다. /사진=서울과고 제공
8개 영재학교가 2024전형요강을 발표하며 본격적으로 고입의 막이 올랐다. 모집인원은 정원내 789명으로 지난해와 동일하다. /사진=서울과고 제공

<지역인재 선발 실시 7개교.. 인원 ‘지난해 동일’>
영재학교의 지역인재 선발인원은 7개교 311명 이내로 지난해와 동일하다. 영재학교는 교육부의 ‘영재학교/과학고 입학전형 개선방안’에 따라 지역인재 정원외 10% 선발이 권장된다. 다만 한국영재는 지역인재를 별도로 선발하지 않는다. 지역인재 선발이 권장되기 전부터 이미 충분히 지역인재를 선발하고 있다고 판단돼 시행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올해 역시 지역별 혜택이나 차별은 두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만 모집요강에는 ‘선발 최종 단계에서 미선발 지역 학생을 선정심사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선발할 수 있다’고만 명시하고 있다. 

지역인재 선발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서울과고다. 정원내 일반에 포함된 인원 82명 이내를 선발한다. 서울 25개 자치구, 서울 이외 16개 시도에서 각 2명 이내 선발이다. 경기과고가 47명 이내로 뒤를 잇는다. 경기 31개 자치시군, 경기 이외 16개 시도에서 각 1명을 선발한다. 세종영재는 45명 이내를 지역인재로 선발한다. 세종지역 10명, 강원 충북 충남 각 3명, 타 13개 시도 각 2명 규모다. 대구과고는 44명 이내를 선발한다. 대구 24명, 영남권 8명, 중부권 5명, 호남/제주권 4명, 수도권 3명이다. 인천영재는 40명 이내 선발이다. 계양구 남동구 동구 미추홀구 부평구 서구 연수구 중구 강화군 옹진군 등 인천 구/군별로 각 2명 총 20명, 16개 시도 각 1명, 강원/충남/충북 부산/울산/경남 전남/전북 제주 4개 권역별 각 1명이다. 대전과고는 34명 이내를 선발한다. 대전 15명, 강원 충남 충북 각 2명, 타 13개 시도 각 1명 규모다. 모집 규모가 가장 작은 곳은 광주과고로 19명 이내를 선발한다. 정원내 일반 45명에 포함된 인원이다. 광주과고는 정원내 일반에서 실시하는 지역인재 선발 외에도 광주시 거주자만 지원가능한 지역인재를 운영하는 특징이 있다. 

<전형방법 대부분 ‘동일’.. 한국영재 외 7개교 3단계 ‘하루 일정’>
8개 영재학교는 지난해와 동일하게 3단계 일정을 유지한다. 1단계 서류평가, 2단계 지필평가, 3단계 영재성캠프다. 정원내 전형에서 예외적으로 3단계 방식을 적용하지 않는 것은 한국영재 장영실이다. 2단계 지필평가와 영재성다면평가 단계를 면제하고, 서류평가와 구술면접으로만 진행한다. 한국영재는 올해부터 장영실을 영재를 상시 발굴할 수 있는 통로로 운영하기 위해 지원 방식에서 학교장 추천 방식으로 전환했다. 원서접수 기간도 두 달가량 앞당겨 현재 서류평가가 진행 중이다. 교육부는 최근 제5차 영재교육진흥종합계획을 발표하며 “잠재력을 갖춘 인재를 다양한 추천 경로 및 정성적 평가를 통해 선발하는 장영실전형과 같은 사례를 확산하고자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기존에 1박2일 합숙 일정으로 진행했던 영재학교 3단계 영재성캠프는 하루 일정으로 축소되는 분위기다. 올해 한국영재를 제외한 7개교는 모두 하루 내에 3단계 전형을 끝마친다. 코로나19 여파로 영재성캠프 일정이 점차 단축되는 방향으로 흘러오다가, 올해는 과기부 소속 한국영재를 제외하고 모두 하루로 확정됐다. 

<원서접수 22일 서울과고 필두 개막.. 2단계 지필평가 7월9일>
올해 영재학교 원서접수는 서울과고를 필두로 시작한다. 서울과고의 원서접수 기간은 22일부터 25일 오후5시까지로 가장 빠르다. 이어 대구과고 광주과고 대전과고 세종영재 인천영재가 29일부터 6월1일 오후5시까지다. 경기과고가 30일부터 6월2일 오후5시까지, 한국영재가 6월1일부터 7일 오후5시까지로 가장 늦다. 1단계 합격자 발표일은 서울과고 경기과고 대구과고 광주과고 대전과고 세종영재 인천영재가 6월30일로 동일하고, 한국영재만 7월3일이다. 

2단계 영재성검사 일정은 7월9일로 8개교가 모두 통일했다. 2단계 일정을 통일해 시행하는 건 올해로 7년째다. 수요자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입시혼란을 줄이기 위함이다. 3단계 캠프는 대전과고 세종영재가 8월6일, 서울과고 경기과고 대구과고 광주과고 인천영재가 8월12일 실시한다. 한국영재만 8월5일부터 6일까지 1박2일 일정으로 진행한다. 

<‘2년 차’ 영재학교 입학전형 영향평가.. 기출문제 참고>
교육부가 2020년 발표한 ‘영재학교/과학고 입학전형 개선방안’에 따라 올해 역시 영재학교 8개교의 2단계 기출문제가 모두 공개됐다. 선행 교육과정 범위 문제 출제 방지를 위해 정답 개방성이 높은 ‘열린 문제’가 많이 출제된 점도 특징이다. 현재 각 학교 홈페이지에 모두 업로드된 상태로, 2024입시를 준비하는 수요자는 참고해 활용할 수 있다.

지난해 경기과고의 2단계 영재성검사는 유형Ⅰ과 Ⅱ로 나뉘어 출제됐다. 유형Ⅰ으로 단답/서술형 중심으로 20문제가 출제됐고, 유형Ⅱ로 정답 개방성이 높은 ‘열린 문제’를 중심으로 한 4문제가 출제됐다. 지원자의 논리성 독창성 등을 복합적으로 평가한 문제다. 유형Ⅱ에 출제된 4개 문제는 각 소문항 3개로 구성됐다.

한국영재는 지난해 수학에서 4문제, 과학에서 6문제를 출제했다. 각 문제는 3~5개의 소문항으로 구성됐다. 전년인 2022입시에서는 과학에서 총 8문제를 출제, 이 중 4문제를 선택하는 방식이었으나, 지난해엔 6문제가 출제되고 6문제 전체에 모두 답변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지난해 서울과고의 2단계 전형은 총 3교시로 나눠 실시됐다. 1교시엔 영재성/사고력검사, 2~3교시엔 창의성문제해결력검사를 진행했다. 영재성/사고력검사는 전체 24문제로 국어 수학 사회 과학 등이 융합적으로 출제됐다. 창의성문제해결력검사는 수학과 과학 문제로 2교시엔 8문제, 3교시엔 4문제로 구성됐다. 문제에 따라 소문항 여러 개로 구성되며, 전체 36문제 중 수학은 10문제 이내, 과학은 25문제 이내로 출제했다는 설명이다. 올해에는 영재력/사고력검사 문제 수를 유지하거나 축소하는 방향을 검토 중이다.

대구과고 광주과고 대전과고 세종영재 인천영재 5개교는 2단계 문제를 공동출제해 기출문제가 상당부분 일치한다. 대구과고 광주과고 인천영재는 수학 7문제, 과학 10문제로 총 17문제를 출제했다. 각 문제는 2~3개의 소문항으로 구성됐으며 각 배점이 상이하다. 대전과고 세종영재는 수학 7문제, 과학 9문제를 출제했다. 세종영재의 3단계 창의면접은 1문제가 공개됐다. 단 학생의 답변에 따라 추가 문제가 제시될 수 있다고 명시했다. 문제 구상/풀이 시간은 약 14분이 주어졌고, 면접은 13분간 진행됐다. 면접 시 칠판을 사용할 수 없으며 모든 내용을 말로 설명해야 했다. 

영재학교의 입학전형 영향평가가 2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올해 역시 실효성이 없었다는 평가다. 영향평가의 일환으로 8개 영재학교가 지난해 2단계 기출문제를 홈페이지에 공지했으나 모두 출제의도 문제분석 등의 해설 없이 단순히 ‘문제지’만 공개했기 때문이다. 영재학교의 기출문제 공개는 사교육 의존도 경감을 목적으로 한다. 하지만 본래 취지와는 무색하게 단순 문제만 보고 풀이에 어려움을 느낀 학생은 결국 사교육 시장을 찾을 수밖에 없는 셈이다. 한 입시전문가는 “정해진 답이 없고 풀이과정을 중시하는 ‘열린 문제’ 방식으로 출제됐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여러 개의 예시 답안이나 출제의도, 최소 문제풀이의 가이드 라인 정도는 제시해야 했다”고 밝혔다. 

<2023영재학교 경쟁률 6.34대1.. 대구과고 7.89대1 ‘최고’>
2023학년 전국 8개 영재학교 경쟁률은 정원내 기준 6.34대1로 나타났다. 전체 789명 모집에 5000명이 지원한 결과다. 전년인 2022학년 정원내 6.02대1(모집 669명/지원 4029명)보다 소폭 상승했다. 당시 비공개 방침을 밝혔던 한국영재를 제외한 7개 영재학교 기준이다. 한국영재를 제외한 7개 영재학교의 정원내 경쟁률로 비교해 봐도 6.21대1(669명/4152명)로 전년 대비 상승했다.

경쟁률 상승의 배경으로 통합형 수능의 학습 효과가 우선 꼽힌다. 대학의 정시 입결을 통해, 처음 실시한 통합수능의 실체가 ‘수학 한 줄 세우기’로 결론나면서 수학에 있어 최고 선발 효과를 가진 영재학교에 대한 재평가되고 있다는 해석이다. 고입이 대입 판도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종속변수임을 감안하면 수요자가 통합수능 체제에서 이미 최강의 수학 경쟁력을 기반으로 재학 중 정시를 통한 진학이 가능하고 판단하고 있다는 얘기다.

최고 경쟁률은 대구과고가 기록했다. 정원내 7.89대1(90명/710명)로 전년 5.09대1(90명/458명)보다 대폭 상승했다. 전년까지 4년째 최고 경쟁률을 기록하던 세종영재를 밀어내고 1위에 올랐다. 정원외 경쟁률도 3.67대1(9명/33명)로 상승했다. 대구과고에 이어 2위는 세종영재로 정원내 7.25대1(84명/609명)을 기록했다. 정원외 사회통합에서는 3대1(4명/12명)이다. 정원외 외국인전형에서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지원자가 없었다. 한국영재의 경쟁률은 정원내 7.07대1(120명/848명)로 나타났다. 전형별로 일반 6.51대1(96명/625명), 장영실 9.29대1(24명/223명)이다. 서울과고는 정원내 6.89대1(120명/827명)다. 정원외 기회균형은 1.67대1(12명/20명)을 기록했다. 인천영재는 정원내 6.33대1(75명/475명), 정원외 5.13대1(8명/41명)이다. 대전과고는 정원내 5.93대1(90명/534명), 경기과고는 정원내 5.31대1(120명/637명)이다. 가장 낮은 경쟁률을 기록한 광주과고는 정원내 4대1(90명/360명)이다. 전형별로 전국단위 4.4대1(45명/198명), 지역인재 3.6대1(45명/162명)이다. 광주과고는 전국 8개 영재학교 가운데 유일하게 정원내 모집인원의 절반을 지역인재로 모집하는 특성이 있어 모집인원 전원을 전국단위로 선발하는 7개 영재학교에 비해 경쟁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경향이 있다.

<학교별 등록자 실적.. 2020대입부터 영재학교 8개교 비공개 방침>
영재학교 8개교는 2020학년 대입부터 ‘고교서열화’ 등의 이유로 서울대/이공계특성화대 등록자 실적 비공개 방침을 밝혔다. 2023학년 서울대 등록자 실적은 정경희(국민의힘) 의원이 서울대로부터 받은 ‘2023 서울대 최종등록 출신고 순위’ 자료에 기반했다. 이공계특성화대 실적은 한국에너지공대를 제외한 ‘카포지디유’ 5개교로부터 제공받았다.

지난해 ‘설카포지디유’ 등록실적이 가장 높은 학교는 한국영재다. 전체 100명을 기록했다. KAIST 부설인 만큼 타 학교보다 서울대 등록자 실적에 비해 KAIST 실적이 많은 점이 눈에 띈다. 가장 최근인 지난해에는 59명이 KAIST에 진학했다. 서울대 28명(수시25명+정시3명), 포스텍 2명, 지스트 1명, DGIST 5명, UNIST 5명까지 총 100명이다. 한국영재는 1991년 개교한 부산과고가 전신으로, 2003학년 ‘국내 1호’ 영재학교로 1기가 입학했다. 2009년에는 KAIST 부설로 전환하면서 상당수가 KAIST로 진학하고 있다.

경기과고는 총 92명을 기록해 한국영재의 뒤를 쫓는다. 서울대 57명(46명+11명), KAIST 27명, 포스텍 1명, 지스트 3명, UNIST 4명의 실적이다. 영재학교 중 서울대 등록자 1위를 기록한 서울과고보다 KAIST에 진학한 수가 많아 2위에 올랐다. 예체능 고교를 제외한 전국 전체 고교 서울대 등록실적 순위로 따지면 서울과고와 외대부고에 이어 3위다. 영재학교로 전환한 2010학년 직전까지 27년간 ‘과고 효시’로서 롤 모델 역할을 해온 학교로, 오랜 전통을 자랑한다.

영재학교 중 서울대 등록실적 1위는 지난해에도 서울과고다. 총 77명(55명+22명)이 서울대에 진학했다. 이어 KAIST 9명, UNIST 4명 순이다. 이공계특성화대보다는 압도적인 서울대 등록실적을 보이는 점이 특징이다. 예체능 고교를 제외하면 전국 서울대 등록실적 1위에 오른다. 과고 시절부터 ‘절대강자’였던 만큼 2009학년 영재학교 전환 후에도 동일한 양상을 이어가고 있다. 

대구과고는 총 64명의 등록실적을 기록했다. 서울대 43명(37명+6명), KAIST 10명, 포스텍 6명, 지스트 2명, UNIST 3명 순이다. 대구과고는 교육도시 대구의 열망을 집약한 학교로, 대구과고가 자리한 수성구는 국내 대표 교육특구를 형성하고 있는 지역이다. 2003학년 한국영재의 전환과 2009학년 서울과고의 전환 이후 애초 과학영재학교 지정은 경기과고 1곳 정도로 예상됐으나 대구시가 영재학교 유치를 위해 발벗고 나선 끝에 대구과고도 영재학교로 선정됐다. 전폭적인 예산지원을 발판으로 대구과고는 영재1기 실적부터 뛰어난 성과를 보였다. 

세종영재는 총 62명의 등록실적을 기록했다. 서울대 등록자 31명(31명+1명)에 이어 KAIST 24명, 지스트 2명, DGIST 3명, UNIST 1명 순이다. 세종영재는 영재학교로 개교한 1호 학교이자 국내 최초 과학예술영재학교다. 기존 과학영재학교와 동일하게 수학 과학 역량을 기본으로 하나 인문예술 소양을 위해 예술 기반 교과와 창의융합 교과의 비중이 더 높다는 차이가 있다.

영재학교의 막내 격인 인천영재는 총 59명의 등록실적을 기록했다. 서울대 33명(32명+1명), KAIST 18명, 포스텍 2명, 지스트 3명, UNIST 3명 순이다. 8개 영재학교 중 모집인원 규모가 제일 작은 점을 고려하면 주목할 만한 성과다. 정원내 모집인원이 75명인 점을 참고하면 절반 이상이 ‘설카포지디유’에 진학한 것이다. 

광주과고는 총 56명의 등록실적을 기록했다. 서울대 등록자 38명이 모두 수시로만 진학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KAIST 14명, 포스텍 1명, 지스트 2명, UNIST 1명이 등록했다. 2014학년에 과고에서 영재학교로 전환해 모집을 시작한 광주과고는 지스트(GIST, 광주과학기술원) 한 켠에 자리해 첨단과학 클러스터 내에 입지한 점이 특징이다. 지스트 연구경쟁력의 가장 큰 수혜를 받는 영재학교라 할 수 있다. 

대전과고는 총 46명의 등록실적을 기록했다. 서울대 27명(26명+1명), KAIST 16명, 지스트 2명, UNSIT 1명 순이다. 2014학년 과고에서 영재학교로 전환하며 영재1기를 모집했고, 대입원년이던 2017학년부터 우수한 실적을 보이며 주목받아왔다. 

<막강한 국가지원.. 세종영재 학생 1인당 장학금 ‘최고’> 
영재학교는 과고 외고 국제고 등 특목고와 자사고에 비해 압도적인 교육투자비를 자랑한다. 국가에서 이공계 영재 육성을 목적으로 최상의 교수진을 갖추고 최첨단 교육활동에 투자하기 때문이다. 장학금 혜택 역시 상당한 편이다. 2022학년 한국영재를 제외한 영재학교 7개교의 전체 장학금은 1억2310만원이나 된다. 전체 학생 수 2102명을 기준으로 학생 1인당 평균 장학금은 5만8563원이다. 학생 1인당 장학금은 교육부 정보공개 사이트인 학교알리미에 2023년 공시된 ‘2022 장학금 수혜현황’ 자료를 분석한 것이다. 과기부 소속으로 학교알리미를 통해 장학금 공시 현황이 파악되지 않은 한국영재는 집계에서 제외했다. 

한국영재를 제외한 7개교 가운데 2022학년 기준 학생 1인당 장학금이 가장 많은 학교는 세종영재다. 2022학년 전체 259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해 1인당 장학금 9만9615원이다. 2위는 7만8986원의 대구과고, 3위는 6만3185원의 서울과고, 4위는 5만9103원의 경기과고, 5위는 5만4393원의 인천영재, 6위는 2만9532만원의 광주과고, 7위는 2만6471원의 대전과고다. 

수혜인원 1인당 장학금액이 가장 높았던 곳은 서울과고로 302만5000원이다. 전체 금액은 세 번째로 높은 2420만원이지만, 수혜인원이 8명에 불과해 1인당 장학금액이 높게 형성됐다. 경기과고는 수혜인원이 11명으로 203만6364원이다. 대구과고는 16명의 학생이 장학혜택을 받아 1인당 136만2500원이다. 이어 인천영재 118만1818원, 세종영재 95만9259원, 대전과고 80만원, 광주과고 43만원 순이다. 

<의약계열 진학 제재방안 명시.. 서약서에 서명해야 지원 가능>
영재학교 8개교는 2024모집요강을 통해 의약계열 진학 제재방안을 명시했다. 영재학교 입학전형 응시를 희망하는 지원자/보호자는 입학 원서에 명시된 제재방안에 서약해야 원서접수가 가능하다. 이공계 분야의 인재 양성을 위해 설립된 과학영재학교 특성상 의약계열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은 불이익을 부여한다는 설명이다. 공개된 제재방안으로는 진로/진학지도 미실시, 교육비/장학금 환수, 정규 수업 시간 외 기숙사/독서실 이용 제한 등이다. 한국영재는 의약계열에 지원할 시 징계와 졸업유예 조치를 내리기로 결정했다. 추가로 영재학교에서 운영되는 연구활동 등의 교육과정이 표기되지 않는 학생부Ⅱ를 제공한다. 교과학습발달상황에서도 학점으로 표기되지 않고, 석차등급 등으로 표기된다. 영재학교장 협의회는 “영재학교는 영재교육진흥법에 따라 이공계 우수 인재 양성을 위해 설립된 학교로 영재학교 학생이 의약계열로 진학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번 조치를 통해 영재학교의 사회적 책무성을 강화하고, 영재학교 학생이 이공계 분야로 더 많이 진출해 우리나라 과학기술 발전에 큰 역할을 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선행되고 있던 제재방안이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실효성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영재학교 8개교 모두 이전부터 장학금 회수/추천서 작성 금지 등의 조치를 행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영재학교 학생들의 의약계열 진학률은 갈수록 증가했기 때문이다. 기숙사/독서실 사용 금지, 일반고 전출 등의 방안 역시 재학생에게만 해당된다는 점에서 실효성에 대한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고등 교육과정과 상이한 영재학교 교육 특성상, 영재학교 출신 학생들은 대부분 재수를 통해 의대 진학을 꾀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국회 교육위원회 강득구(더불어민주)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전국 영재학교/과학고 2022 정시 의약학계열 지원자 현황’에 따르면 서울대 의예과 정원 30명 중 8명이 영재학교 출신이다. 결국 고교의 해결방안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의대가 문제 해결에 동참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가장 실효성 높은 방법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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