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이정원 기자] 휴대폰의 '카툭튀'를 없애거나 만화 드래곤볼에 나오는 '스카우터' 와 같은 가상현실 기기를 만들 수 있는 광학소자가 있을까. 2019년 세계경제포럼에서 선정한 10대 미래 기술 중 하나인 '메타렌즈' 가 그 역할을 할 수 있다. 메타렌즈는 나노구조체의 배열로 이루어진 매우 얇고 가벼운 평면 광학 소자로 최근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포토닉스' 에 특집호로 구성될 만큼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메타렌즈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매우 정밀한 기술이 필요하고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부담이 커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포스텍 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 노준석 교수/기계공학과 통합과정 김주훈/성준화씨/고려대 신소재공학과 이헌 교수/김원중씨/포항산업과학연구원 전교선 박사/이경일 박사/윤동현 박사 공동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가시광선 대역 메타렌즈를 대량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소재 분야에서 영향력 높은 학술지인 '네이처 머터리얼즈' 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공정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작에 이용되는 두 기술을 결합했다. '포토리소그래피' 는 빛과 기판 인쇄의 합성어로 빛을 이용해 사진을 찍듯이 기판에 패턴을 새기는 기술이다. 그리고, '나노임프린트 리소그래피' 는 나노소자 패턴이 각인된 스탬프를 사용해 기판 위에 패턴을 찍어내는 기술을 말한다. 연구팀은 먼저 고속전자빔으로 하나의 패턴을 만들고 불화아르곤(ArF) 포토리소그래피로 패턴을 복제해 12인치 크기의 스탬프를 제작했다. 그리고 스탬프와 나노임프린트 리소그래피를 이용해 1센티미터 크기의 지름을 가진 메타렌즈를 빠르게 찍어내는 데 성공했다. 

기존 나노임프린트 기반의 구조체는 굴절률이 낮아 효율이 10퍼센트 근방으로 매우 낮았기 때문에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 큰 비용이 필요했다. 연구팀은 찍어낸 렌즈에 20나노미터 정도의 매우 얇은 이산화티타늄 막을 코팅해 렌즈의 효율을 90퍼센트까지 향상시켰다. 두 기술의 결합을 통해 간단한 공정으로도 고성능의 메타렌즈를 대량으로 생산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이어 연구팀은 빨강/녹색/파랑의 이미지를 나타낼 수 있는 초경량 가상현실 기기를 제작하며 메타렌즈의 실용성도 입증했다. 기존에 존재하던 두 기술의 시너지를 통해 메타렌즈의 상용화에 한 걸음 더 다가간 것이다. 또 이번 연구는 포스코가 연구비를 지원하는 산(POSCO)-학(포스텍)-연(RIST) 융합연구소사업 1호로 선정돼 앞으로 메타렌즈의 상용화가 탄력을 받을뿐 아니라 포스코가 철강 기업에서 미래 소재 기업으로 도약할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연구를 이끈 노준석 교수는 "이번 연구는 20년간 상용화되지 못하고 연구 단계에만 머물렀던 메타물질 연구를 산업화 단계까지 끌어올려 실제로 적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며 "세계에서 가장 앞선 기술로 가시광 대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 메타렌즈를 웨이퍼 단위로 대량 생산하는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의견을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포스코/삼성미래기술육성센터/과학기술정통부 한국연구재단 등의 지원으로 진행됐다.

포스텍 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 노준석 교수/기계공학과 통합과정 김주훈/성준화씨/고려대 신소재공학과 이헌 교수/김원중씨/포항산업과학연구원 전교선 박사/이경일 박사/윤동현 박사 공동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가시광선 대역 메타렌즈를 대량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사진=포스텍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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