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1등급’ 2023수능 7.8%→3월학평 4.5% ‘비상’

[베리타스알파=김하연 기자] 23일 치러진 3월 학력평가(학평) 가채점 분석결과, 수학 1등급을 여전히 이과생이 ‘싹쓸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학 1등급을 획득한 학생 중 미적분을 선택한 학생은 99.1%, 기하를 택한 학생은 0.2%로 통상 이과생이 선택하는 미적+기하 99.3%가 수학 1등급을 점령할 것으로 예측된다. 확률과통계는 0.8%로 한 자릿수도 넘지 못해 충격을 안긴다. 국어도 마찬가지로 언어와매체를 선택한 집단이 94.6%이며, 화법과작문은 5.4%에 불과했다. 고질적인 통합형 수능의 유불리 문제로 미적 기하의 이과 수학을 선택한 이과생들이 표준점수에서 유리한 상황이 3년 연속 이어진 결과 ‘수학 한 줄 세우기 학습 효과’가 대입 전반에 퍼진 결과로 해석된다. 통합수능의 점수보정 체계는 수학 미적과 같이 학습분량이 많다고 여겨지는 선택과목을 응시한 수험생 집단의 공통과목 점수가 평균적으로 높은 경우, 선택과목 점수 역시 다른 선택과목을 응시한 수험생에 비해 상향 조정되는 구조다. 통합수능에서 미적 선택이 유리하다는 학습 효과가 미적 쏠림을 만들고 우수 학생의 미적 쏠림이 심해지면서 선택과목 간 표점 격차도 극단적인 양상으로 벌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심지어는 3월학평에서 영어가 전년 수능 대비 상대적으로 어렵게 출제되면서 영어 1등급 비율도 4.5%로 떨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해 수능에서 영어 1등급 비율은 7.8%였다.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3월학평 가채점 분석자료를 28일 공개했다. 3월학평 가채점 성적은 표본을 추출한 1만264명 원점수 기준이다. 표본에는 최상위 성적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재수생까지 응시하는 수능에서의 경향성을 예측하기에 적합한 특성이 있다.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는 서울교육청에 등록된 교과교육연구회로, 고교교사와 교육청 교육전문직으로 구성되어 있다. 진학지도 관련 연구와 직무연수 세미나를 운영하고 있다.

연구회는 3월학평에서도 2022, 2023수능과 같이 국어 수학의 선택과목별 표점 격차가 여전할 것으로 예상했다. 과목별 원점수 대비 표점/등급 추정 결과를 살펴보면 공통점수와 선택점수의 조합에 따라 같은 원점수에도 표점은 4~6점의 차이가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국어 언매와 수학 미적분서 한두 문제를 더 틀려도 다른 과목을 선택한 학생들과 같은 표점을 받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연구회 관계자는 “작년의 경향과 같이 국어의 언매(70.04점), 수학의 미적(58.53점) 선택자의 원점수 평균이 다른 과목(화작 57.38점/확통 35.35점)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따라서 선택과목의 조정원점수 산출 공식에 따라 올해도 언매 미적의 원점수 대비 표점은 다른 과목보다 높게 나타날 것으로 예측된다”고 설명했다. 

올해도 수시 수능최저 충족률의 문이과 격차는 여전할 것으로 나타나면서 문과생들의 고심이 깊어졌다. 상위 대학 기준 수시 수능최저 충족률을 분석한 결과 상대적으로 이과가 유리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교차지원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져가는 상황이다. 지난해 입시에서 고려대 교과전형인 학교추천의 경우 문과생이 지원하면 수능최저 충족률은 5.3%인 반면, 이과생이 문과로 교차지원하면 16.7%로 3배 이상 높아지고, 이과생이 그대로 자연계열로 지원하면 18.8%로 격차는 더 크게 벌어진 식이다. 

다만 고려대 성균관대 서강대 홍익대 등 2024학년에 수능최저를 완화한 대학들은 전년 대비 수능최저 충족률이 소폭 상승할 것으로 분석된다. 고려대 학교추천의 경우 전년 인문 국수탐 충족비율은 3.3%에서 5.3%로 2%p 상승하고, 국미기과 역시 12.4%에서 16.7%로 4.3%p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대 학교추천 수능최저는 지난해 국수영탐 3개합 6, 한국사 3에서 올해 국수영탐 3개합 7, 한국사 4이내로 완화된다.

이외에도 연구회는 3월학평 원점수 기준, 2023정시에서 발생했던 교차지원 비율을 고려해 지원 가능 대학 추정 점수를 발표했다. 연구회가 발표한 자연계 주요 대학 중 최상위 모집단위는 △284점의 전국 의대로 추정됐다. 이어 △264점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256점 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 △246점 중앙대 경희대 서울시립대로 추정된다. 인문계의 경우 △260점 서울대 연대 고대 △249점 서강대 성대 한대 △242점 중대 경희대 시립대 한국외대로 예측된다.

올해 3월학평 가채점 분석결과, 수학 1등급을 여전히 이과생이 ‘싹쓸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올해 3월학평 가채점 분석결과, 수학 1등급을 여전히 이과생이 ‘싹쓸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수학 1등급 99.3% ‘이과생 점령’>
올해도 선택과목에 따라 표점 격차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3월학평 가채점 기준, 원점수 평균은 국어가 언매 70.04점, 화작 57.38점으로 격차를 보인다. 수학도 마찬가지로 미적은 58.53점인 반면 기하는 41.3점, 확통은 35.35점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선택과목의 조정원점수 산출 공식에 따라 올해도 언매 미적의 원점수 대비 표점은 다른 과목보다 높게 나타날 것으로 예측된다.

수학 1등급 역시 이과생이 99.3%로 ‘싹쓸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적 99.1%, 기하 0.2%로 미적+기하는 99.3%다. 반면, 확통의 1등급 비율은 0.8%에 불과하다. 2등급도 마찬가지로 미적+기하는 93.3%다. 미적 92.6%, 기하 0.7%다. 반면, 확통은 6.7%에 그친다. 6등급부터 확통이 56.1%로 미적+기하를 앞선다. 미적 40.7%, 기하 4.1%다.

지난해 수능에서 수학이 최대 변별력 과목으로 급부상하고, 이과 수학의 1등급 점령이 지속되자 수학 선택과목을 미적으로 변경하는 추이도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3월학평에선 미적 비율이 48.28%였는데, 올해 3월학평에선 56.4%로 8.12%p 상승했다. 반면 기하와 확통은 지난해 대비 각 2.05%p 6.07%p 하락했다. 국어 역시 언매로 선택과목을 변경하는 인원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3월학평의 경우 언매 비율은 49.2%였는데, 올해는 55.6%로 6.4%p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절대평가로 치러지는 영어 1등급 비율도 3월학평에선 4.5%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돼 문과생들의 수능최저 미충족 우려는 겹겹이 쌓여가고 있다. 지난해 수능에선 7.8%였는데, 그보다 더 낮아진 것이다. 영어 2등급 비율도 16.2%로 추정된다. 지난해 수능 영어 2등급 비율인 18.7%보다 낮다. 3월학평은 지난해 수능 대비 수학은 쉽고 영어는 어렵게 출제됐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우세하다.

<수시 수능최저 충족률 “이과 침공 비상”>
연구회의 3월학평 실채점 분석 결과를 보면, 수능최저 충족은 여전히 이과가 유리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과생의 문과로의 교차지원으로 인한 ‘이과 침공’이 올해도 극심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연구회가 분석한 3월학평 가채점 기준 성적을 기반으로, 고대 수능최저 충족률은 학교추천(교과)의 경우 인문 5.3%, 교차지원 시 16.7%로 높아진다. 자연계에 그대로 지원할 경우 18.8%다. 중대 지역균형(교과) 인문도 국수탐 지원 시 8.4%에 불과한 반면, 국수(미/기)과 교차지원은 21.9%로 3배 격차다. 성대 학교장추천(교과)는 인문 국수탐 지원 시 11.3%에서 국수(미/기)과는 23.6%로 2배 이상 높아진다. 선택과목별 응시영역에 구분을 두지 않는 서강대 고교장추천(교과)도 국수탐은 10.8%, 국수(미/기)과는 28.5%로 상승한다. 경희대 지역균형(교과)역시 인문 국수탐 지원 시 18.5%인 반면, 국수(미/기)과 교차지원 시 35.1%로 높아진다. 

학종의 경우 실질적인 교차지원 비율은 낮을 것으로 판단되지만, 문이과 수능최저 충족률 격차는 교과전형처럼 높게 나타난다. 고대 학업우수형(종합)의 경우 인문은 1.7%에 불과하지만, 이과생이 교차지원하거나 자연계에 그대로 지원하면 10.2%로 높아진다. 마찬가지로 연대 활동우수형(종합)도 인문계 5.8%, 교차지원 16.8%, 자연계에 그대로 지원할 경우 21.6%로 높아지는 동일 패턴을 보인다.

다만, 고대 성대 서강대 홍익대 등 일부 대학이 수능최저를 완화하면서 전년 대비 수능최저 충족률이 소폭 상승한 결과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연구회 관계자는 “표점이 낮게 산출되면서 등급이 낮아진 화작 확통 선택 학생의 주요 대학 수능최저 충족률은 언매 미적 및 기하 선택 학생에 비해 낮았다. 절대평가인 영어가 어렵게 출제됨에 따라 수능최저 충족률은 지난해에 비해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다만 수능최저가 완화된 고대 성대 서강대 등의 경우 예년보다는 높은 통과 비율을 보였다. 고대 학교추천 수능최저는 전년 국수영탐 3개합 6, 한국사 3에서 올해 국수영탐 3개합 7, 한국사 4이내로 완화된다. 따라서 수능최저 충족률도 인문은 3.3%에서 5.3%로 2%p 상승하고, 교차지원은 12.4%에서 16.7%로 4.3%p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성대 학교장추천 인문도 기존 국수영탐(1과목) 3개합 6에서, 국수영탐1탐2 3개합 7로 완화된 수능최저를 적용한 결과, 수능최저 충족률은 인문은 5.3%에서 11.3%로 6%p 대폭 상승하고, 교차지원 역시 17%에서 23.6%로 6.6%p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서강대 지역균형도 국수영탐(1과목) 3개합 6, 한국사 4이내에서 동일 기준 3개 각 3등급, 한국사 4이내로 완화하자 기존 국수탐에 응시한 문과생의 수능최저 충족률이 5.1%에서 10.8%로 5.7%p 높아지고, 국수(미/기)과에 응시한 이과생 역시 16.1%에서 28.5%로 12.4%p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회는 3월학평 가채점 성적 분석을 바탕으로 2023정시에서 발생했던 교차지원 비율을 고려한 2024정시 지원 가능 대학 추정 점수도 발표했다. 자연계 중 예상 합격선이 가장 높은 모집단위는 △284점의 전국 의대다. 이어 △264점 서울대 연대 고대 △256점 서강대 성대 한대 △246점 중대 경희대 시립대로 추정된다. 인문계의 경우 △260점 서울대 연대 고대 △249점 서강대 성대 한대 △242점 중대 경희대 시립대 외대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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