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영어 어렵고 수학 상대적 평이했다'.. '영어 1등급 지난해 3.4% 수준'

[베리타스알파=김하연 기자] 23일 실시한 2024 3월학평(2023년 3월 모의고사)의 등급컷을 주요 입시기관들은 어떻게 예측했을까. 8개 입시기관(김영일 대성 메가 유웨이 이투스 종로 진학사 EBS, 가나다 순)이 최초발표한 추정 1등급컷을 집계/분석한 결과 원점수 단일점수로 예측한 기준, 화법과작문은 89~92점, 언어와매체는 86~89점, 확률과통계는 84~85점, 미적분은 77~80점, 기하는 81~82점이다. 범위로 예측한 경우는 제외한 수치다.

국어 수학이 공통+선택형으로 치러지는 통합형수능은 점수 산출법이 다소 복잡하다. 공통과목 점수를 활용해 선택과목 점수를 조정한 후 이를 표준화해 가중합을 산출, 이를 기반으로 표준점수를 최종 산출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같은 원점수라도 공통+선택 원점수 조합에 따라 표점이 달라진다. 원점수 등급컷을 따지는 것이 불가능한 셈이다. 표점 예측 등급컷도 수험생이 당장 본인의 성적을 가늠하기에는 활용하기 어려운 자료다. 가채점 단계에서 본인의 표점을 계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입시기관들은 원점수 예상 등급컷도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는 상태다. 수험생은 예상 등급컷을 참고로만 활용해야 한다. 

학평은 모평과 달리 수능 출제경향을 엿보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해 수능의 출제기조를 엿볼 수 있는 6월/9월 모평과 달리 교육청 주관 학평은 수능 출제기조와 무관한 출제경향을 보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학평은 시험형태가 수능과 동일하다는 점에서 실전 연습의 기회로 삼을 뿐, 이번 시험에서 다소 낮은 가채점 결과를 얻었다고 해서 실망하기보다는 부족한 부분을 체크해 실제 수능 대비 학습전략을 수립하는 기반으로 삼아야 한다.

올해 첫 전국단위 모의고사인 3월학평이 23일 실시됐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올해 첫 전국단위 모의고사인 3월학평이 23일 실시됐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입시기관 추정 국어 1등급컷>
입시기관들이 추정한 1등급 추정컷을 원점수 기준으로 살펴보면 국어 화작의 경우 단일점수로 예측한 입시기관 기준 종로가 89점으로 예측했다. EBS와 김영일이 92점 순이다. 범위로 예측한 경우는 메가스터디 86~89점, 유웨이 88~90점, 대성 89~100점, 진학사 91~100점, 이투스 92~93점으로 예상했다.

언매는 종로 86점, 김영일 88점, EBS 89점 순이다. 범위로 제시한 경우 메가/유웨이 85~87점, 대성/진학사 87~100점, 이투스 98~90점으로 예측했다.

국어는 지난해 수능과 비교해 다소 쉽게 출제됐다고 봤지만 체감난도는 높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종로의 분석을 보면 체감 난도 기준, 공통과목은 어렵게 출제됐으며, 선택과목은 언매가 화작보다 어렵게 출제됐다. 종로학원 임성호 대표는 "이번 3월학평 출제패턴 상 언매와 화작 점수 격차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공통과목이 변별력있는 문항으로 어렵게 출제되고 선택과목에서도 언매가 화작에 비해 상대적으로 어렵게 출제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투스의 분석을 보면 국어는 지난해 수능보다는 약간 쉽게 출제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화법과작문 언어와매체 난이도가 작년 수능에 비해 약간 쉬웠다고 말했다. 독서에서 읽기 이론은 ‘상위 인지를 활용한 독서 능력’과 관련 지문으로 3문항,. 인문 제재는 ‘(가) 거울 뉴런을 통한 모방 개념의 이해’와 ‘(나) 밈의 관점에서 문화 전달을 설명하려는 밈 이론’ 관련 글을 지문으로 6문항, 사회 제재는 ‘부동산에 관한 권리관계의 정보인 등기’에 관한 글을 지문으로 4문항, 과학 제재는 ‘초임계 유체를 이용한 결정화 공정’에 대한 글을 지문으로 4문항을 출제했다. 문학에서는 현대시 (가) 정지용의 ‘장수산1’과 (나) 고재종의 ‘고요를 시청하다’를 묶어 3문항, 고전시가 (가) 구강의 ‘총석곡’, (나) 장복겸의 ‘고산별곡’과 현대 수필 (다) 백석의 ‘동해’를 묶어 6문항, 고전 소설은 작자 미상의 ‘이대봉전’으로 4문항, 현대 소설은 이승우의 ‘오래된 일기’를 지문으로 4문항 출제했다. 선택과목에서는 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 각각 11문제를 35번~45번으로 구성해 출제했다

<입시기관 추정 수학 1등급컷>
수학 확통은 종로와 김영일이 84점, EBS가 85점 순이다. 범위로 예측한 경우 메가/유웨이 79~82점, 대성 80~100점, 진학사 83~100점, 이투스 85~86점으로 봤다.

미적은 종로가 77점, 김영일/EBS/이투스가 80점으로 예측했다. 범위로 예측한 경우 대성 76~100점,메가/유웨이 76~77점, 진학사 80~100점으로 봤다.

기하는 김영일이 81점, 종로/EBS/이투스가 82점으로 봤다. 범위로 예측한 경우 대성이 77~100점, 유웨이가 78~81점, 메가는 79~81점, 진학사는 82~100점으로 봤다.

수학은 공통적으로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거나 약간 쉽게 출제됐다고 분석된다. 종로의 분석을 보면 지난해 수능과 비교했을 때 비교적 평이하게 출제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종로학원 분석에 의하면 공통과목에 비해 선택과목인 미적분 기하, 확률과통계가 전반적으로 평이하게 출제되면서 공통과목 점수가 전체 성적을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공통과목에서는 22번의 수Ⅱ에서 출제된 미분(그래프 추론)이 가장 어렵게 출제, 미적분에서는 30번 수열의 극한, 기하에서는 30번 이차곡선, 확률과통계에서는 30번 중복조합 문제가 가장 어렵게 출제됐다.

이투스 역시 지난해 수능에 비해 약간 쉽게 출제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특히 4점 문항의 체감 난이도가 학생들의 학습 정도에 따라 쉽게 느껴지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 분석했다. 공통과목은 작년 수능보다 쉽게 출제됐다. 작년 수능과 같이 빈칸 추론 문항이 출제되지 않았고, 합답형 문항은 지난 수능에서 함수의 극한과 연속을 묻는 문항으로 14번에 출제됐으나, 이번 3월 학평에서는 기존에 많이 출제됐던 적분 단원에서 어렵지 않게 출제됐다. 선다형 문항 중 킬러문항에 해당하는 15번 문항은 지난 수능과 마찬가지로 귀납적으로 정의된 수열의 규칙성을 묻는 문제로 출제됐고, 22번 문항은 지난 출제 기조에 따라 미분 단원에서 출제됐다. 선택과목에서는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각각 8문제를 구성해 23번~30번으로 구성해 출제됐다. 선택과목 역시 평이하게 출제됐으며, 과목별 난이도 차이는 크지 않다고 봤다.

<등급컷 왜 조사하나.. 무책임한 발표 방지, 입시기관 신뢰도 잣대>
입시기관들의 등급컷을 조사하는 이유는 무책임하게 발표하는 등급컷을 사후 검증해 입시기관의 분석력을 면밀히 측정하기 위해서다. 등급컷 적중개수/적중률을 통해 입시기관의 신뢰도를 판가름하려는 목적이다. 기관들이 난립하는 양상인 교육업계에서 신뢰할 수 있는 입시기관이 어디인지 교육수요자에게 알리는 이정표의 가치는 중요하다. 
 
수능 당일 발표되는 입시기관들의 추정 등급컷은 학생/학부모를 비롯한 교육계 전반의 관심거리다. 특히 교육수요자는 가채점을 통한 원점수로 자신의 위치를 가늠하기 위해 당일 발표되는 등급컷을 활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교사도 진학지도 등의 목적으로 등급컷에 주목하곤 한다. 최근 정시의 비중이 확대되는 추세인 데다, 수시의 수능최저 등이 아직 폭넓게 유지되고 있어 수능의 중요도는 여전히 높은 편이다.
 
입시기관들이 시험 직후 내놓는 ‘최초발표 추정 등급컷’은 채점서비스에 참여한 학생들의 데이터, 자사 학원생들의 응시데이터, 강사/입시분석기관 등의 난이도 측정 등 기초자료를 바탕으로 각자 지닌 입시분석기법을 활용해 예측/추정한 수치다. 때문에 입시기관들의 공력을 가장 뚜렷하게 나타내는 지표라 할 수 있다. 입시기관들의 ‘날것’과 같은 생생한 분석력을 평가할 수 있는 유일한 잣대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각 기관의 ‘공력’으로 일컬어지는 분석력과 분석의 베이스가 되는 기관별 데이터의 위력을 방증하기도 한다. 
 
최초발표된 추정 등급컷이 보다 중요한 이유는 등급컷이 시험종료 후 시간이 지나면서 보정되는 과정을 통해 엇비슷하게 변해가는 구조 때문이다. 수정된 등급컷은 대동소이한 양상을 보여 기관들의 분석력을 따지는 지표로 활용할 수 없다. 기관들의 등급컷이 변화하는 것은 모의 지원자/표본 수가 누적됨에 따라 분석데이터가 바뀌는 경우가 많은 데다 타 기관의 분석을 참고하는 과정에서 수치를 조정하는 일이 빈번하기 때문이다. 추후 시험을 주관한 평가원/교육청이 내놓는 수험생 채점/통계자료가 나오면 등급컷 예측은 본래 의미를 완전히 잃게 된다. 데이터가 공개되면서 입시기관들의 등급컷은 전부 대동소이한 값으로 고정돼 비교할 수단마저 사라진다. 최초등급컷이 입시기관들의 공력을 가르는 지표로 활용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베리타스알파는 교육수요자에게 영향력이 큰 입시기관의 신중하고 냉철한 대응을 당부하는 차원에서 2014수능부터 기관별 추정 등급컷의 신뢰도를 따져왔다. 상당수 입시기관이 언론과 수요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신중하고 정확하게 수치를 내기보다는 빨리 발표하는 데만 매몰되어 있던 행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물론 입시기관 중 신뢰할 만한 곳이 어디인지 수요자에게 판단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려는 목적도 더해진다.  

통합형수능은 같은 원점수라도 공통+선택 원점수 조합에 따라 표준점수가 달라지는 등 원점수 등급컷을 따지는 것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에 등급컷 적중률은 표점을 기반으로 따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표점 예측 등급컷은 수험생 입장에서는 본인의 성적을 가늠하기 어려운 자료라는 사실이다. 원점수는 본인이 맞춘 문제 배점을 합산하기만 하면 되지만, 표점은 전반적인 시험의 난이도 등이 반영되는 지표이므로 최종 성적표가 나와봐야만 본인의 표점을 알 수 있게 된다. 

입시기관들의 등급컷 적중률은 낮아지는 추세다. 표점 기준의 산출은 원점수 기준으로 등급컷을 산출하는 것과 비교해 오차가 커질 수밖에 없다. 문제를 난이도까지 정확히 예상해 산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입시기관 관계자는 “표점 예상 등급컷을 문제만 풀어보고 하는 것은 문제 난이도를 정확하게 예상해야 하고, 국어/수학에서 선택과목이 있기 때문에 더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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