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김경 기자] 신성철(64) DGIST 총장은 과감하다. 국내교육에 내놓은 시도와 기동력이 배경이다. 대학구조조정의 시대에 학부를 신설, 태생적으로 한계를 안고 있던 DGIST에 신 총장은 과감한 승부수를 던졌다. 바로 ‘무학과 단일학부’. 4년 전 신 총장의 아이디어로 DGIST가 국내최초로 무학과 단일학부를 도입하며 갖추게 될 경쟁력에 벌써 큰 기대가 모인다. 학문간 융복합 시류에 접점을 맞춘 DGIST 학부 경쟁력은 칼텍 총장이 벤치마킹의 대상으로, 포스코 회장이 공감한 대학교육으로 학계와 재계 대표주자들이 모두 지목했을 정도다. 무엇보다 DGIST 학부 경쟁력은 ‘기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한 창의력 교육’에 있다. 현장요구를 정확히 파악, 원활한 의사소통을 통해 마음을 끌어안는 기술을 개발하는, 미래를 이끌어갈 선진 인력을 양성하는 데 신 총장의 저돌적이고 과감한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 해외 유명대학 및 연구소들과의 교류체결에 국내보다 해외체류가 일상인 신 총장으로부터 DGIST의 미래를 더듬어 본다.

신 총장은 경기고, 서울대 응용물리학과(학사), KAIST 대학원 고체물리학과(석사), 미국 노스웨스턴대 재료물리학(박사)을 거쳐 KAIST 물리학과 교수로 교직에 들어섰다. KAIST에서 석좌교수, 학생부처장, 국제협력실장, 기획처장, 고등과학원 설립추진단장, 나노과학기술연구소 초대 소장, 부총장을 역임하는 등 KAIST의 ‘자리 잡기와 다지기’에 역할을 해왔다. 2011년 DGIST 초대총장으로 자리한 신 총장은 올해 연임했다. 현재 미래부 연구개발사업 종합심의위원회 위원장,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미래전략분과 의장, 국방과학연구사 비상임이사 등 정부 관련 외에도 학술지 논문게재 310여 편, 국내외 특허등록/출원 37건, 미국물리학회 석학회원,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 등으로 우리나라를 견인하는 물리학과 교수로서의 위상이 버젓하다. 수 많은 상훈 중 대학민국최고과학기술인상(2012), 대한민국 경제리더 대상(글로벌경영 부문, 2012), KAIST 총동문회 올해의 동문상(2011)이 눈에 띈다.

▲ 신성철 DGIST 총장

- 이공계특성화대학 DGIST의 특성상 산학연계가 활발해 보인다
“21세기는 대학 역할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상아탑 대학에서 기업가 정신 대학으로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으로, 산학연계의 필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DGIST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학사부(대학원, 대학)와 연구부(융합연구원)가 공존하는 유일한 기관으로서 학사부에서 기초과학 및 원천기술에 대한 연구가 진행하고 이와 연계해 연구부에서 응용연구 및 상용화 연구를 수행하며 연구의 전체적인 스펙트럼을 수행할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산학연계를 이루고 있다.

DGIST는 10년 된 연구부의 축적된 노하우와 교수들의 활발한 연구를 바탕으로 기술출자(연구소)기업을 설립했다. 기술출자(연구소)기업은 교수 혹은 연구원의 독자적인 창업에 따른 실패 확률을 줄이고, 기술사업화의 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기업의 입장에서는 세제 혜택, R&D 자금지원 등 다양한 정부지원을 받을 수 있어 신성장 동력을 찾는 지역 중소기업들의 진출이 활발한 상황이다.

지난 2년 동안 9개의 기술출자(연구소)기업을 설립,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기술출자(연구소)기업을 보유하고 있다. 기술출자(연구소)기업 CEO들과의 주기적인 타운미팅 개최와 출자기술 발명자들과 기술출자(연구소)기업 실무진과의 멘토-멘티 프로그램을 통해 출자기술의 사업화 과정에서 겪는 기술적인 애로사항을 즉각 해결하는 등 기술사업화를 위한 다각적 지원을 하고 있다.

이중 그린모빌리티는 전기이륜 및 삼륜차 시제품 제작을 완료했고, 일부 핵심부품을 국내 대기업에 판매해 매출을 실현시키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조만간 본격적인 양산 체제에 돌입할 계획이다. 또한 정관머티리얼과 인네이쳐씨앤에이치는 시제품 제작을 마무리하고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기술출자(연구소)기업을 설립함으로써 지역기업 기술고도화, 고용창출 등 지역의 미래성장 동력 창출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견인하고자 한다.”

- DGIST는 KAIST, 포스텍, GIST대학, UNIST 등 이공계특성화대학과 차별화해 기초학부에 4년 무학과 단일학부를 국내최초 도입한 점이 인상 깊다
“과학기술이 급변하는 21세기에는 과학기술 지식의 반감기가 10년 이내다. 특히 컴퓨터공학과 바이오과학 분야는 5년이 되지 않고 있다. 변화무쌍한 시대에서는 단순히 하나의 전공지식을 배우는 의미가 대폭 줄어들고 있으며, 기술-학문간 융합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환경에 대처하고자 DGIST는 기초과학이 탄탄한 융복합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국내최초로 학부과정 4년 동안 무학과 단일학부의 커리큘럼을 운영하고 있다. 기존 학과 체제보다는 전공을 두지 않고 기초과학에 대한 지식을 튼튼히 할 수 있는 무학과 단일학부 체제만이 새로운 지식을 빠르게 습득하면서 기술변화에 잘 대응할 수 있는 인재양성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4년 전, 무학과 단일학부 체제에 대한 아이디어를 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 교육 현실에서는 너무 앞서간다’ ‘너무 이상적이다’라고 우려했지만 현재는 국내외에서 DGIST 기초학부를 주목하고 있다.

2012년 칼텍 총장을 만났을 때 무학과 단일학부에 대한 비전을 설명하니 ‘연구는 DGIST가 칼텍을 벤치마킹하겠지만 학부체제는 칼텍이 DGIST를 벤치마킹해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했을 정도다. 21세기 교육을 고민하는 대학의 총장으로서 ‘무학과 단일학부’ 체제를 주목하는 것이다. 지난 5월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에서 권오준 포스코 회장도 ‘21세기 교육은 특정 전공을 갖기보다 DGIST처럼 기초과학을 튼튼히 하기 위해 무학과로 가야 한다’며 무학과 단일학부 체제에 공감한 바 있다.

기업의 CEO들은 현재 우리나라 이공계 대학 졸업생들의 기초가 부실하다고 한다. 이공계 대학 교수들에게서도 기초과학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학생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심지어 기업에서는 엔지니어를 채용해 기업의 주력 산업에 맞는 기본적인 이공계 지식을 재교육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다 보니 기업이 요구하는 인재가 1990년대에는 재교육 없이 기업 현장에 바로 활용할 수 있는 ‘맞춤형 인력’이었다면, 오늘날 기업은 기초과학 지식이 튼튼한 인력을 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첨단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생산된 제품의 수명이 짧아지면서 기초과학의 견고한 지식을 갖춘 사람만이 빠른 기술변화에 잘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DGIST가 무학과 단일학부의 새로운 교육 방향을 추구해 나가게 된 배경이다.”

- 연구자 및 과학기술인 양성뿐 아니라 창업 리더 양성에도 뜻을 지니고 계시다 들었다
“DGIST는 창의(Creativity), 기여(Contribution), 배려(Care)의 3C를 갖춘 인재를 양성하고자 한다. 급변하는 21세기에 이공계 리더로 성장하기 위해 창의력은 필수적인 요소이며 세계시민으로의 인재로 성장하기 위해 기여와 배려의 따뜻한 인성을 갖춰야 한다. DGIST는 이러한 창의, 기여, 배려의 3C를 갖춘 학생들이 이공계 지식을 기반으로 창의적 과학기술인이나 미래 산업의 CEO로 성장하길 바라고 있다.

특히 창업 리더로 성장할 학생들의 경우 창업을 단순히 돈을 버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회와 세계의 변화에 공헌하겠다는 ‘사회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 세계 최고의 부자이자 최고의 기부자인 빌 게이츠가 그 대표적인 사례일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교육이 기능만 전수하고 지식만 가르쳤지, 그것을 가지고 ‘무엇을 할 것인가’는 가르치지 못했다. DGIST는 학부과정에서 기업가 정신, 대학원 과정에서 기술경영 과목을 이수해 사회적 기업가 정신을 함양, 사회와 역사에 기여하는 보다 큰 목표를 세우도록 교육하고 있다.”

- DGIST를 어떻게 운영해가실 예정이신지
“초대 총장으로서 학교가 나아갈 전체적인 방향을 제시하고 큰 틀의 전략을 세웠다면, 이번 임기엔 혁신적 학부과정의 완성과 융복합 대학원 전공을 세계적 수준으로 정착시키는 데 중점을 두고 추진해 갈 것이다.

학부생들에게는 3학년까지 탄탄한 기초과학 및 공학, 통섭적 인문사회, 예체능 교육, 리더십 및 기업가정신 교육을 제공하고, 4학년에 트랙별 맞춤 교육을 시행해 기초가 튼튼한 융복합 이공계 리더를 양성할 것이다.

6개의 융복합 대학원 전공을 세계적 경쟁력을 갖는 전공으로 발전시키려 한다. 이를 위해 각 분야의 세계적 석학, 명문대학의 중견 및 시니어 교수를 초빙할 계획이다. 특히 노벨상 수상자급의 세계적 석학을 초빙교수로 모셔 DGIST 교육 및 연구를 업그레이드한다. 현재 쿠르트 뷔트리히(스위스 연방공과대학 교수, 2002년 노벨 화학상 수상), 에르빈 네어(생물학자, 1991년 노벨 생리의학상) 등 노벨상 수상자를 대학원 초빙교수로 임용해 그들의 연구의 연륜과 생생한 경험 등을 학생들이 전수 받고 있다.

더불어 지난 4월 조직개편을 통해 새롭게 단장한 융합연구원을 DGIST를 대표할 수 있는 특화센터 중심으로 연구조직을 운영할 것이다. 고신뢰CPS연구센터, 마이크로로봇연구센터, 웰니스융합연구센터, DGIST-LBNL신물질연구센터 등 경쟁력 있는 연구 분야를 중심으로 연구의 수월성을 제고하고 기관을 대표할 수 있는 협업적 대형 프로젝트를 수행해 국제적 수월성을 추구해 나가려 한다.

DGIST 학생들은 이러한 공간에서 개척정신과 창조정신, MVP정신을 함양한 후 사회로 나가게 될 것이다.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택하는 개척정신을 갖춘 학생들이 DGIST에서 융복합적으로 공부하고 연구에 몰두해 창조정신을 바탕으로 새로운 발명과 발견으로 세상을 발전시키고, 자신의 분야에서 가장 가치 있는 인재가 되겠다는 MVP정신으로 무장한다면 자신의 연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음은 물론, 이를 사회와 소통할 줄 아는 과학자, 세계사와 과학사에 남을 과학자로 성장할 것이다.

더불어 새로운 지식 창출과 가치 판단의 기본이 될 소양인 융복합적 마인드와 자신의 이야기를 타인에게 논리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 능력, 지식을 공유하고 협업적 연구의 바탕이 될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갖춘 인재로 성장하게 되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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