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 최고’ 경제 74% 경영 67%.. ‘수학 중심의 극단적 통합수능’

[베리타스알파=김하연 기자] 올해 서울대 인문/사회계열 합격자 가운데 이과생이 절반을 넘기며 문과생을 넘어섰다. 서울대 인문계 지원을 위해서는 제2외국어/한문 응시가 필수임을 감안하면 충격적인 수준이다. 간호와 자전은 이과생 비율이 100%였고 문과 최고 학부인 경제 74%, 경영 67%에 달해 충격을 더했다. 9일 서울대가 정경희 의원(국민의힘)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이과생이 인문계 학과로 지원하는 이른바 ‘이과 침공’(이과생의 문과 침공) 비율은 인문/사회/예체능 합격자 640명의 51.6%(330명)였다. 지난해 44.4%보다 7.2%p 더 늘었다. 2023수능은 국어가 상대적으로 쉽게 출제되면서 수학에서 변별력이 판가름난 가운데, 수학에 강점을 가진 이과생의 교차지원이 지난해보다 수월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2년 차 통합수능에서 지난해 수능의 ‘학습 효과’로 인해 부작용이 극심해질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이 있었지만, ‘이과 침공’ 수치가 명확하게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합격자 발표를 앞두고 있는 다른 대학에서도 ‘이과 침공’ 사례가 속속 공개될 것으로 보이면서 심각성을 안긴다. 

한 전문가는 “지난해 학습 효과로 인해 이과생의 인문계 교차지원, 즉 ‘이과 침공’ 심화는 예견된 일이었다. 최근 이주호 교육부 장관이 ‘이과 침공’ 심각성을 확인하고 이를 완화하는 조치를 취한다고 밝혔지만, 대학 전형방법 미세조정을 제외하곤 뾰족한 방법은 없다. 문이과 유불리를 차단하는 방법은 통합수능 자체를 없애는 것 말고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개선책을 마련해 적용한다고 해도 대입 4년 예고제에 따라 2027수능에서야 바꿀 수 있어 2024~2026대입 수험생을 혼란 속에 그대로 방치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통합수능 2년 차에도 ‘이과 침공’ 등 부작용이 극심해지자 지난달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입학처장 간담회를 열고 개선책을 논의했다. 이 장관은 “고교 수업에서는 이미 문이과가 사라졌지만 대입에선 문이과를 구분하는 현상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며 “수능 과목으로 인해 입시에서 불리함이 발생하지 않도록 수능 난이도를 적절하게 조절하고 대학과 소통해 개선 방향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학 사이에서 이날 문이과로 구분된 지원 문턱을 폐지하는 등 다양한 의견이 개진됐지만 구체적인 통합수능 개선안이나 대입 개선방향은 논의되지 않았다.

/사진=충북교육청 제공
/사진=충북교육청 제공

 

<서울대 2023정시.. 인문/사회/예체능 합격자 52% ‘이과생’>
서울대가 정경희 의원(국민의힘)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3정시모집에서 문이과 모두 지원 가능한 인문/사회/예체능 학과에서 최초합격한 640명 중 330명(51.6%)이 수학에서 미적분 또는 기하를 선택한 이과생이었다. 지난해 44.4%보다 7.2%p 증가했다.

학과별로 보면 인문/사회/예체능계열 30개 학과 중 이과생이 절반을 넘기는 학과는 16개나 됐다. 지난해 7개보다 2배 더 늘었다. 특히 간호와 자전은 이과생 비율이 100%였다. 간호는 24명, 자전은 49명의 모집인원 중 전체가 이과생이었다. 

70%를 넘긴 학과도 7개나 된다. 이과생 비율이 높은 순으로 의류 88.9%(이과생 8명/전체 9명), 심리 80%(8명/10명), 영어교육 80%(8명/10명), 지리 75%(6명/8명), 지리교육 75%(6명/8명), 경제 74.3%(52명/70명), 윤리교육 71.4%(5명/7명) 등이다. 

50% 이상인 곳도 7개 학과다. 경영 67.2%(39명/58명), 사회 60%(6명/10명), 국어교육 60%(6명/10명), 인류 57.1%(4명/7명), 체육교육 54.8%(17명/31명), 역사 50%(5명/10명), 사회복지 50%(3명/6명) 순이다. 

반면 예체능계열은 대체로 이과생 비율이 낮았다. 미대 공예과, 음대 음악학과를 비롯해 사대 역사교육과는 이과생 비율이 0%였다. 이과생 비율이 낮은 순대로 동양화 6.3%(1명/16명), 서양화 9.5%(2명/21명), 조소 15%(3명/20명), 성악 15.4%(4명/26명), 디자인 22.7%(5명/22명), 정치외교 30%(9명/30명), 농경제사회 35.7%(5명/14명), 작곡 36.4%(4명/11명), 사회교육 37.5%(3명/8명), 인문계열 42.1%(45명/107명), 언론정보 42.9%(3명/7명)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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