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날개를 감추고 사는 모든 어린이들에게 건네는 이야기

[베리타스알파=박원석 기자] 마고와 친구들은 열여섯 살이다. 호위 기사로 자라 힘이 세고, 무기를 잘 다루며 강한 마력을 지닌 마고조차도 어른들의 눈에는 작고 약하고 어린 여자아이다. 하지만 작고, 약하고, 어리게만 보이는 마고와 친구들은 사실 무궁무진한 힘을 갖고 있다. 누구보다 강한 의지와 용기로 서로의 손을 잡고, 옳지 않은 일을 막기 위해 세상에 맞서기 때문이다. 마고는 혼자만의 힘으로 어려운 일을 해결하고, 아리를 보호하려고 애쓴다. 하지만 결국 오로지 혼자서만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친구들의 도움을 받는다. 하나와 레토, 에오스는 마고와 다른 환경에서 자란, 다른 종족 아이들이다. 하지만 날개가 있는지 없는지, 피부가 무슨 색이고 어떤 인종인지 같은 사실은 중요하지 않다. 우리를 가두고 억누르는 것은 생김새와 피부, 인종, 문화가 아니라, 편견과 어려움 앞에서 나는 '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 독자들은 누구보다 강하게 편견과 싸우는 마고와 아이들과 함께 세상으로 나아갈 용기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마고는 평생 아리의 호위 기사로 자라 왔다. 아리의 안전을 지키고, 아리를 다독이고 보살펴 주고, 아리를 위해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배워 왔다. 하지만 아카데미에 들어가 새로운 환경 속에서 처음 보는 친구들과 만나고, 비참한 생활을 하는 폐허의 사람들을 보며 마고는 점점 자신의 역할에 답답함을 느끼기 시작한다. 우리도 마고처럼 각자 역할을 지니고 있다. 학생, 자녀, 언니, 오빠, 아르바이트생 등 자신이 속한 환경에 따라 우리에게 부여된 역할이 있다. 하지만 마고가 호위 기사로서의 자신과 진짜 자신의 모습을 분리해 내듯 우리에게도 진짜 자신의 모습이 있다. 마고는 정말 자신이 하고 싶은 것, 좋아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자신이 존재하는 이유가 아리를 위해서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만약 아리가 없다면, 마고는 존재할 이유가 없어지는 것일까?

우리는 종종 타인이 원하는 모습이 되려고 노력하고, 그렇지 못한 자신을 원망하기도 한다. 내가 보는 나는 어떤 모습일까? 정말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이 누군지 찾는 과정은 어렵고 힘든 일이다. 하지만 마고는 이에 대한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내고, 원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다시 한번 절망에서 일어선다. 스스로를 가두던 마고가 어떻게 자기 안의 두려움과 맞서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됐을까? 마고와 함께 이 책을 읽는 독자들도 감추고 억눌러 왔던 자신만의 커다랗고 푸른 날개를 맘껏 펼치길 바란다.(김영주, 화요, 이지북, 184쪽, 1만3000원)

■글 김영주
가톨릭 대에서 생물학을 전공, 박사 학위를 받고 학생들을 가르쳤으며 지금은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글을 쓰고 있다. 실험용 쥐가 주인공인 '하얀 쥐 이야기'로 제17회 MBC 창작동화대상을 받았다. 그동안 '고추 떨어질라', '임욱이 선생 승천 대작전', '엄마 이름은 T-165', '조광조와 나뭇잎 글씨', '거울 소녀', 'Z 캠프', '어린 과학자들을 위한 피 이야기', '뼈 없는 동물 이야기', '뼈 있는 동물 이야기', '누가 누가 대장일까?', '누가 누가 범인일까?' 등을 썼다.

■그림 화요 
만화 애니메이션을 공부하고, 장르 소설, 동화책 캐릭터 디자인, 책 표지, 포스터 일러스트, 사보,앨범 커버 등 다양한 분야의 일러스트를 작업하고 있다. '사랑을 싸랑한 거야', '빡빡머리 앤', '세상 가장 높은 곳의 정원', '경기도 소식지 나의 경기도', '우아한 환생', '그대라는 동화' 등에 그림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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