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학원 수학22번 사문10번 ’비정상 난도’ 지적

[베리타스알파=신현지 기자] 올해 수능 수학 선택과목에서 정답률이 0%인 문제가 무려 확통과 기하에 각각 1문제씩 출제되면서 수학선택과목에 따라 올해 만점자가 갈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종로학원의 분석에 따르면 0%를 기록한 문항은 수학 선택과목에서 확통29번 기하30번이다. 확통과 기하 모두 선택과목에서 정답률 0%를 기록한 초고난도 문항이 출제됐지만 유일하게 미적분만 정답률 0%를 기록한 문항이 없었다는 점에서 수능 만점자는 미적선택학생에서 나올수밖에 없었다는 얘기가 된다. 특히 현재까지 파악된 수능 만점자 2명의 선택과목은 미적분이라는 점에서 0% 정답률의 초고난도 문제가 수능 만점자를 갈랐다는 해석이 타당성을 갖게 된다. '기하' 선택자 기준 공통14번 공통22번 역시 정답률 0%였지만 기하 선택자가 응시인원이 많지 않아 벌어진 일로 볼수 있다.  통상 확통은 문과, 미적은 이과가 선호하면서 기하 응시인원이 많지 않다. 올해 20만명을 넘긴 확통 미적과 달리 기하는 올해 응시자가 3만명 수준이다.

올해 수능에서 과목마다 정답률 100%인 문항은 물론 정답률이 10%도 채 되지 않는 문항들도 속출해 ‘난이도 널뛰기’가 심각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수학 뿐 아니라 사회문화 10번 역시 입시업계 사이에서 ‘극악’의 난이도 문항으로 꼽힌다. 일명 ‘킬러문항’으로 불리는 문항들은 매년 난이도 조절 문제에서 논란이 되어 왔다. 변별력을 위해 불가피하다는 의견과 지나칠 경우 운에 의존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입시업계는 수험생들이 직접 입력한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문항별 정답률과 오답률을 공개하고 있다. 선택과목에 따라 정/오답률이 나뉘어 공개돼 자신이 어려움을 겪었던 문항들의 난이도를 짐작할 수 있는 셈이다.

17일 시행 중인 2023학년 수능에서 1교시 국어영역 결시율이 10.8%(5만656명)로 나타났다. /사진=대전교육청 제공
23일 종로학원이 공개한 '2023수능 국어 수학 영어 정답률 현황'에 따르면 정답률 0%를 기록한 문항이 네 문항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대전교육청 제공

<문항별 정답률.. 수학22번, 사탐10번 ‘10% 미만 정답률’> 
입시업계에 따르면 올해 수학에서 정답률이 10%도 안되는 문항이 출제됐다는 분석이다. 종로학원은 국어 수학 영어의 영역별 정답률을 공개했다. 종로학원의 분석에 따르면 국어와 영어에 비해 수학에서 정답률이 낮은 문항이 일부 출제됐다. 수학 공통과목 22번의 경우 정답률 0%에서 10.9%까지 매우 낮은 정답률을 기록했다. 또한 선택과목별 마지막 문항인 30번 역시 기하 0%, 확통 4%, 미적분 6.5%를 기록했다.

EBSi역시 홈페이지를 통해 오답률 톱15를 공개하고 있다. EBSi도 23일 기준 수학 22번의 오답률을 94.5%로 밝혔다. 정답률이 5.5%인 셈이다. 종로학원에서 정답률 0%로 밝힌 기하 30번 문항은 오답률 87.7%, 미적분 29번은 오답률 85.4%로 분석했다. 메가스터디 역시 합격예측 서비스를 통해 문항별 정답률을 공개하고 있지만 성적 입력을 마친 수험생에게만 공개, 기사에서 제외했다.

- 국어 공통17번 22번, 언매35번 
종로학원과 EBS의 분석을 통합해 비교해 보았을 때 공통문항 17번과 언어와매체 35번 문항의 정답률이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종로학원은 17번 문항의 정답률이 화법과작문을 선택한 학생을 기준으로는 25%, 언어와매체를 택한 학생을 기준으로는 21.2%로 낮게 형성됐다고 밝혔다. 종로학원의 분석에 의하면 기초대사량과 관련한 과학 지문으로 출제되어, 지문 내용을 잘 알고 있는 이과생에게 유리하게 작용했을 것으로 봤다. 화작 기준 25번 문항의 정답률 역시 16.7%로 매우 낮게 나타났다. 반면 언매를 택한 학생들은 71.2%라는 비교적 양호한 정답률을 기록했다. 선택과목별로 살펴보면 언매 35번의 정답률이 16.7%로 몹시 낮았다. 그 다음인 39번 30.3%와 비교해도 낮은 수치다. 화작은 비교적 난이도가 평이했다. 가장 정답률이 낮았던 문항은 40번 41번 42번으로 50%의 정답률이다.

EBS 역시 언매와 화작을 택한 학생 모두에게 17번이 가장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했다. 오답률 84.9%로 압도적이다. 선택과목별 오답률 톱5를 살펴보면 언매는 17번에 이어 35번 79.6%, 39번 71.1%, 15번 69.7%, 12번 64.1% 순이다. 화작은 17번에 이어 15번 69.7%, 12번 64.1%, 11번 61.3%, 16번 60% 순이다.

- 수학 공통22번, 확통29번, 기하30번 '선택과목 유불리'
종로학원은 수학의 경우 선택과목 중 확통 29번과 기하 30번이 정답률 0%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했다. 미적분의 경우 0%를 기록한 문항이 없었다. 가채점 결과를 기반으로 한 수능 만점자 2명 모두 수학에서 미적분을 택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미적분의 정답률을 선택과목별 유불리를 증명하는 셈이다. 기하 선택자를 기준으로 했을 때 공통과목인 14번과 22번 역시 정답률 0%였다. 선택과목별로 살펴보면 확통의 경우 29번에 이어 30번도 정답률이 4%로 매우 낮았다. 미적분 30번 문항도 6.5%로 낮았다. 기하는 정답률 0%의 30번을 제외하면 30% 이하의 정답률을 보인 문항은 없었다.

EBS 역시 22번의 오답률을 94.5%로 분석, 고난도 문항으로 꼽았다. 22번은 공통과목의 마지막문항으로 수험생들에게 ‘킬러문항’이라고 불리는 고난도 문항이다. 주어진 조건을 만족시키는 함수의 함숫값을 구하는 문항으로 조건을 만족시키는 삼차함수를 추론하면 함숫값을 구할 수 있다. 반면 확통의 경우 주관식문항인 29번이 22번보다 더 낮은 오답률을 기록했다. 오답률 97.4%로 정답률이 2.6%에 불과했다. 그 외 선택과목별 오답률 톱5를 살펴보면 확통은 29번에 이어 30번 96.5%, 22번 94.5%, 14번 86.1%, 21번 84.2% 순이다. 미적분은 22번에 이어 30번 94.3%, 14번 86.6%, 29번 85.4%, 21번 84.2% 순이다. 기하는 22번에 이어 30번 87.7%, 14번 86.6%, 21번 84.2%, 29번 74% 순이다.

- 영어 33번, 34번, 37번, 31번 ‘빈칸추론 난이도 높아’ 
영어는 간접쓰기 문항인 39번이 정답률 32.1%로 가장 낮은 정답률을 기록했다. 이어 빈칸추론 문항인 33번이 37.7%, 빈칸추론 34번 39.6%, 간접 쓰기 37번 39.6%, 빈칸추론 31번 43.4% 순으로 50% 미만의 정답률을 기록했다.

EBS는 34번의 오답률을 83%로 분석, 가장 어려웠던 문제로 꼽았다. 이어 29번 71.7%, 37번 70.9%, 31번 60.8%, 33번 60.3% 순이다.

<킬러문항.. ‘최상위권 가리기’VS’운, 찍기 의존’> 
국영수 이외에 사탐, 특히 사회문화 과목에서 초고난도 문항이 출제됐다는 분석도 다수다. 사회문화 10번 정답률에 대해 EBS는 2.5%, 메가스터디는 4% 수준으로 집계했다. 해당 문항은 20대 남성 평균 임금을 100으로 가정하고 연령대별 남녀 평균 임금과 그 차이를 각각 구한 뒤 선택지 내용을 추론해야 한다. 통상 탐구 영역의 경우 문항별 1~2분내로 정답을 골라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 문항의 경우 숨은 비례관계 수식과 표를 해석하는데 최소 5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탐구 영역에서 한자릿수의 정답률이 나오는 일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사회탐구 대표강사로 알려진 이지영 이투스 강사는 유튜브 영상을 통해 “2023 사회탐구는 비정상적으로 출제된 것 같다. 사회문화에서도 오답률 1위 문제가 예상 정답률 3%다"며 "1년동안 열심히 공부한 것에 대해 보람을 느낄 수 없을 정도의 문제가 나왔다”고 지적했다.

수능 ‘킬러문항’은 매년 수험생 사이 ‘뜨거운 감자’다. ‘최상위권을 가리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는 의견과 ‘풀이보다는 찍기와 같은 운에 의존하게 된다’는 의견이 팽팽하다. 특히 2019학년 수능 국어 31번이 매우 어려워 논란이 됐던 사례이다. 논란이 잇따르자 당시 성기선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채점 결과를 발표하며 사과하고, 2019년 3월 수능 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초고난도 문항을 출제하지 않겠다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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