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 신병철 교장 부임.. ‘정시 대비 자기주도학습 강화’

[베리타스알파=조혜연 기자] 군인 자녀의 교육 문제 해결이라는 설립 목적으로 개교한 일반고 한민고는 첫 졸업자를 배출한 2017년 원년 이후 꾸준한 서울대 진학 실적으로 일반고 다크 호스로 부상했다. 2017대입 11명의 서울대 합격자를 배출하더니, 2020대입에서는 수시 13명, 정시 3명으로 총 16명의 서울대 등록자를 배출하며 전국 고교 32위에 올랐다. 2021대입에선 수시최초 8명, 수시추합 2명, 정시최초 6명으로 총 16명의 서울대 합격자를 배출해 전국 19위로 또 한 번 부상했고, 2022학년에는 수시 9명, 정시 2명으로 총 11명의 서울대 등록 실적으로 눈길을 끌었다. 대입 원년 이래 5년간 매년 특목/자사고에 버금가는 대입 실적을 내면서 일반고 다크 호스에서 이제 자타공인 경기 지역을 대표하는 일반고로 우뚝 섰다는 게 교육계의 평이다.

한민고의 진학 실적은 공교육의 힘만으로 이뤄냈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 경기도 파주시 농어촌 지역에 자리한 여건상 재학생 100%가 기숙사 생활을 해야 하기 때문에 사교육 의존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 학생들은 외출이 한 달에 한 번 허용된다. 구조적으로 사교육이 원천 차단된 셈이다. 사교육의 힘을 빌리지 않고 공교육 울타리 안에서 교육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만큼 한민고는 학생들의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강화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한민고는 학교 교사와 기숙사 사감 교사의 협력을 통해 24시간 학생의 생활 지도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상담 교사도 상시 배치된다. 가정으로부터 독립해 자립심을 배양하고 단체 생활을 통해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는 동시에, 학교의 돌봄으로 전인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인 셈이다. 

올해 3월 국제통 신병철 교장이 새로 부임하면서 국제반과 AI교육이라는 날개를 달았다. 신 교장은 서울 소재 광역단위 자사고인 신일고에서 31년간 교사 교감 교장을 역임하며 강북의 명문 사학으로 키워 온 베테랑 교육자다. 국제 분야 전문가답게 올해 1학년부터 국제반을 신설했고, 2~3학년 학생 중 유학을 원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유학 컨설팅도 진행 중이다. 해외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유학원이 아닌 공교육 테두리 내에서 준비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정시에 대한 대비책도 강화할 예정이다. 그간 한민고는 탄탄한 교육과정으로 수시 중심의 돋보이는 성과를 내왔지만, 정시 확대와 의약계열 확대 등 최근 대입의 흐름에 발맞추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규수업은 수시 중심으로, 방과후수업은 수준별 수능 학습을 소규모 학급으로 편성해 운영하면서, 기숙사 학교의 장점인 자기주도학습을 강화해 정시를 대비하겠다는 방침이다.

군인 자녀의 교육 문제 해결이라는 설립 목적으로 개교한 한민고는 첫 졸업자를 배출한 2017년 이후 꾸준한 서울대 진학 실적으로 경기 지역을 대표하는 공교육 롤 모델로 부상했다. /사진=한민고 제공
군인 자녀의 교육 문제 해결이라는 설립 목적으로 개교한 한민고는 첫 졸업자를 배출한 2017년 이후 꾸준한 서울대 진학 실적으로 경기 지역을 대표하는 공교육 롤 모델로 부상했다. /사진=한민고 제공

<‘사교육 제로’ 전교생 기숙사 체제.. 공교육으로 일궈낸 대입 실적>
한민고는 학생들과 함께 교사들도 학교에서 기숙사 생활을 한다는 점이 독특하다. 학생과 교사가 ‘제2의 가족’이 되는 더욱 살가운 문화가 학교에 스며들어 있다는 평이다. 상당수 교사는 학교가 별도 마련한 공간에서 역시 ‘기숙사 생활’을 하기 때문에 교사들이 24시간 학교에 상주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학생과 교사가 함께하는 시간이 많다는 점은 학생들의 교육적 요구 사항도 적극 반영되고, 시/공간적 제약 없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설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이어진다. 

전교생 기숙사 체제로 전국에서 모인 학생들이 한 달에 한 번 귀가하는 만큼 ‘사교육 제로’의 학생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평일 일과 후나 주말 등을 통해 이루어지는 방과후학습을 통해 자신에게 필요한 학습의 필요를 채우는 시스템이다. 때문에 방과후학습 강좌 개설에 공을 들일 수밖에 없다. 한민고에서는 일반 교과를 포함해 예체능, 대학 면접과 논술 등 학생의 필요에 의해 매 학기 120여 개의 방과후학습이 개설된다. 100% 한민고 교사진에 의해 운영되는 프로그램이다. 특히 학기뿐 아니라 방학 중에도 신청 학생들이 학교에 남아 학습에 전념할 수 있다. 지난 하계 방학에는 100여 개의 방과후학습이 개설됐다는 한민고 관계자의 설명이다. 교사가 멘토가 돼 멘티 학생들을 지도하는 ‘한민 학습 코칭’이나 졸업생들의 온라인 멘토링 프로그램인 ‘어나더 클래스’를 등 학생들의 자율적 성장을 위한 지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사교육 없는 학교를 지향하는 한민고는 후기 모집을 진행하는 일반고임에도 특목고나 자사고 못지않은 대입실적으로 신흥 명문고로 각광받고 있다. 최근 3년간 매년 15명 안팎의 서울대 등록 실적을 기록하고 있고, 서울 소재 주요 대학까지 범위를 넓히면 250명 이상의 합격자를 배출했다. 

<탐구/융합 중심 교육.. ‘AI중점 고교’ 눈길>
한민고가 상위권 수험생에게 관심을 얻는 배경은 교육과정에 있다. 일반계 고교임에도 불구하고 특목/자사고를 모아 놓은 듯한 ‘다양하고 심층적인’ 교육과정 때문이다. 한민고는 영재학교와 유사하게 정규 교육과정에 ‘과제연구’ 교과를 편성해 필수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의 진로와 관심사에 따라 ‘사회 과제’ ‘과학 과제’ ‘정보 과제’ 등의 분야에서 연구를 진행할 수 있으며 기본적인 연구 역량을 신장시킨다. 탐구보고서별 지도교사가 배정돼 개별 지도를 진행하며, 진행된 연구 결과물은 학년말 한민 학술제 발표와 비평문 작성 연계 활동으로 이어진다. 자신의 관심 분야에 대한 선행 연구가 되기 때문에 추후 다양한 교내/외의 대회에 참가하는 등 진로의 심화활동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논술 교과를 활용해 창의융합수업도 운영한다.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공학 예술 등을 창의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기르기 위해 2인 이상의 교과 교사가 함께 융합 수업을 지도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사회적 이슈를 해결하기 위한 융합적 사고와 심화 탐구 능력을 배양시키는 데 교육을 집중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융합교육 중심고등학교’로 선정된 지 2년 차에 접어든 한민고는 AI를 중심으로 한 정규 교과, 주문형 강좌, 교육과정 클러스터, 동아리 활동 간의 유기적 연계 활동 체제를 완성했다. 교육과정 내 ‘프로그래밍 실습’ ‘논리학’ ‘수리와 인공지능’ ‘인공지능 기초’ ‘정보과학’ ‘자료구조’ ‘데이터 과학’ ‘프로그래밍’ ‘정보과제 연구’ ‘응용 프로그래밍 개발’ 등의 인공지능 관련 교과를 구성하고 있고, 하계/동계 융합캠프,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교사와 학생 간 학습 코칭 등을 운영 중이다. 필요 교과는 전 학생 아이패드를 받아 수업을 진행하고 오큘러스 퀘스트 등 최첨단 가상현실 기기도 수업에 적용된다. 최근 AI와 반도체 관련 학과가 대입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선도적으로 관련 전공에 대비할 수 있는 교육과정은 이공계열 수시 입시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사관학교 대비 프로그램 운영.. 2023사관학교 1차 합격자 ‘30명’>
군인 자녀가 다수 재학하고 있는 학교인 만큼 내재된 군인 정신을 중심으로 ‘사관학교 입시 특별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점이 큰 특징이다. ‘올바른 국가관과 인성을 갖춘 창의적 인재 양성’이라는 건학 이념에 맞게 ‘나라를 사랑하고 함께 나누며 미래를 준비하는 한민인’을 육성하겠다는 목표다. 

사관학교를 진로 희망으로 생각하고 정진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사관학교 입시 특별 프로그램에서는 필기시험 면접 체력검정에 걸친 입시 전반의 대비를 함께 한다. 사관학교 전문 국어, 영어, 수학 방과후학습으로 필기시험을 대비하고, 1차 합격 발표 후에는 2차 평가인 면접과 체력검정을 위해 2주 이상 특별 방과후학습을 진행한다. 국내 최초로 2014년 JROTC(Junior ROTC)도 창설했다. 자기소개서 체력검정 면접 등을 거쳐 학년별 30명을 선발해 운영하며, 사관학교와 경찰대학 관련 안보 교육과 진로 체험을 실시한다. 하계 방학을 이용한 국토 순례 캠프도 진행한다. 올바른 국가관을 갖추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다. 결과적으로 매년 20명이 넘는 사관학교 최종 합격자를 배출하고 있고, 2023년 사관학교 1차 검정에서 30명에 달하는 합격자가 나왔다. 

<국제반 신설.. 공교육 테두리 안에서 해외 대학 진학 지원>
서울 소재 광역 자사고인 신일고 출신 신병철 교장이 부임하면서 한민고는 국제 인재 양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 교장은 신일고 재직 당시 재학생의 해외 대학 진출에도 큰 공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해외 명문대와 협정을 통해 해외 대학 진학을 기획해 위스콘신대 뉴욕주립대를 비롯한 미국 대학, 동경대 와세다대 등 일본 대학, 북경이공대 상해교통대 등 중국 대학뿐만 아니라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네덜란드 벨기에 등 유럽 대학에까지 다양한 해외 대학에 학생들을 진학시켰다.

한민고는 올해 국제반을 신설해 학년 20여 명을 선발했고, 추후 2,3학년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국제반에서는 영어 교육을 기본으로 하되, 이슈 토론 등을 통해 국제적인 이해와 감각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해외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유학원이 아닌 공교육 테두리 내에서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 취지다. 신 교장은 부임 당시 “국제 분야 발전을 위해 해외 학교들과의 협정/교류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외국 학생들을 초청해 함께 수업하고 생활하면서 국제 감각을 익히도록 할 것이다. 해외 명문 대학 탐방반을 미국 중국 일본 유럽 동남아시아에 파견해 해외 대학에 대한 꿈을 갖게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현재 2,3학년 학생 중 유학을 원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유학 컨설팅을 진행 중이며, ‘미디어 영어’ ‘영문학 개론’ ‘영어 회화’ ‘영화 속 표현’ 등의 다양한 방과후학습이 진행되고 있다. 그 결과 올해 인천 송도에 위치한 겐트대 글로벌캠퍼스에 8명이 최종 합격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방과후학습으로 학업 스트레스 해소.. 56개 동아리 ‘활발’>
전국에서 학업능력이 우수한 학생들이 모인 한민고는 학업 경쟁이 치열한 편이다. 그만큼 학업 스트레스 또한 덩달아 높아질 수밖에 없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자 음악 미술 체육 등의 방과후학습에도 적지 않은 비중을 두고 있다. 특히 15개 악기 강좌를 수강하며 꾸준히 연습해 온 60명의 학생들로 구성된 ‘한민오케스트라’는 한민고의 대표적인 예체능 활동이다. 파주시와 교육부가 주관하는 스승의 날 공연에 초청될 만큼 실력을 갖췄다는 학교 측의 설명이다. 그 외 합창반, 치어리딩, K-POP 댄스 동아리, 라크로스, 축구, 배드민턴 방과후학습이 학교 스포츠 클럽과 연계되며 각종 대회에도 참여하고 있다. 학생들이 학업 스트레스를 줄이고 다양한 끼를 발산할 수 있는 기회가 여럿 마련돼 있는 모습이다. 매주 일요일 400명 이상이 기독교 천주교 불교 종교활동에 참여하며 종교 생활도 하고 있고, 종파별 학생 운영단이 있어 종교활동의 원활한 운영과 학생 상담까지 진행 중이다. 

이외에도 학술연구, 문화예술, 봉사, 청소년 단체 영역 등 학생들의 다양한 관심사가 반영된 동아리도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정규 동아리만 56개에 달하며, 자율 동아리 17개, 학교 스포츠 클럽 8개 등이 있다. 학생이 주도적으로 동아리를 개설하고 운영할 수 있으며, 지도 교사가 배치되어 함께 ‘학습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다. 

김형중 교감은 “한민고의 교육적 지향점이 학생 입장에서 꿈과 희망을 주는 교육을, 선생님의 입장에서는 기쁨과 보람을 주는 교육을, 학부모의 입장에서는 신뢰와 감동을 주는 교육을 하는 것”이라며 “인문계 고등학교이니 입시를 위한 준비도 중요하지만, 이것이 전부가 되지 않도록 경계하고 있다. 학생의 성장을 위한 다양한 체험과 활동을 만들어가고 학생들이 자연스레 접하고 노력하면 입시 결과도 함께 좋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군 자녀 전국단위 264명, 일반 자녀 경기광역단위 113명 모집>
한민고는 2023학년 신입생으로 정원내 기준 377명을 모집한다. 군인 자녀 264명, 일반 자녀 113명 규모다. 지난해보다 모집인원을 군인 자녀에서 9명, 일반 자녀에서 4명으로 총 13명 확대했다. 원서 접수는 12월9일부터 15일까지 한다. 전형은 16일에 진행하며 합격자는 19일에 발표한다. 

군인자녀전형은 전국단위로 모집한다. 입학 예정일인 내년 3월2일 기준 현역 군인의 자녀만 지원할 수 있고, 입학 예정일 이전 전역 군인이거나 전역 예정인 군인의 자녀는 지원할 수 없다. 일반자녀전형은 경기도 내 광역단위로 모집한다. 군 자녀가 아니더라도 경기도 내 중학교 졸업 예정자이거나, 중학교 졸업자로서 경기도 내에 거주하고 있는 학생은 지원할 수 있다. 단, 경기도 내 거주자의 경우 전 가족이 경기도에 주민등록이 돼 있고 실제 거주해야 한다. 

서류/면접 없이 중학교 내신 성적만으로 선발한다. 중학교 내신 성적은 200점 만점이다. 교과 활동 상황 150점, 출결 상황 20점, 봉사 활동 실적 20점, 학교 활동 실적 10점 만점이다. 세부 내역별 반영 학년과 반영 범위는 경기도 고입전형 기본계획을 따른다. 교과 활동 상황은 2,3학년 성적을 반영하며, 반영 범위는 3학년2학기 성적까지다. 일반 교과가 2,3학년 각 60점, 체육/예술 교과가 2,3학년 통합 30점이다. 출결 상황/봉사 활동 실적/학교 활동 실적은 전 학년을 반영하며, 3학년 10월 말까지로 반영 기간을 한정한다. 출결 상황은 1학년은 6점 만점으로, 미 인정 결석 시 1일당 0.6점, 6일 이상이면 2.4점이 감점된다. 2,3학년은 각 7점을 만점으로 하며, 미 인정 결석 시 1일당 0.7점을 감점, 6일 이상이면 2.8점 감점을 부여한다. 미 인정 지각 조퇴 결과를 동일 학년 단위로 합산한 횟수가 0~2회인 경우 미 인정 결석 0일이며, 3~5회인 경우 미 인정 결석 1일, 6~8회인 경우 미 인정 결석 2일로 계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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