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25명 모집.. 학생부 선발

[베리타스알파=김하연 기자] 충남 공주에 위치한 한일고는 매년 서울대 등록 실적 일반고 정상권을 호령하는 전국구 고교다. 한 학년 학생 수가 130명 남짓한 사실을 감안하면 더욱 놀랍다. 그래서인지 ‘자율학교 대표주자’ 하면 한일고가 떠오른다. 농촌 지역에 위치한 작은 학교가 전국적인 명성을 얻은 가장 솔직한 이유는 필시 대입 실적이 화려하기 때문일 테다. 전국의 상위권 남학생이 특목/자사고를 마다하고 ‘충성도’ 높은 마음가짐으로 한일의 문을 두드리는 것도 비슷한 이유일 거다. 하지만 시각에 따라 한일고의 의미는 다르게 다가온다. 한일고가 유명한 데는 이 학교에 전국 어디서든 진학의 문을 두드릴 수 있기 때문이라는 시각 말이다.

한일고에는 특히 설립자의 창학 정신을 이어받은 교사와 학생 학부모의 뜨거운 연대감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한일고의 명성은 대입 성과로 회자되지만 농촌 지역의 학교가 빛나는 실적의 주인공이 된 데는 입시교육 중심이 아닌 설립자 창학 정신을 올곧게 지켜온 학교 구성원의 결집력 덕이었다는 게 현장의 소회다. 인구소멸 지역에 있는 학교가 어떻게 교육 경쟁력을 스스로 갖춰왔고 발전해왔는지 한일고를 조명하는 이유다.

공주 한일고는 전국단위 자율학교의 ‘대표주자’다. 명성은 대입 성과로 회자되지만 창학 정신을 바탕으로 구성원이 결집되어 맺은 연대감이 한일고 특유의 교풍을 만들어 내며 성과로 나타났다는 게 현장 소회다. /사진=공주 한일고 제공
공주 한일고는 전국단위 자율학교의 ‘대표주자’다. 명성은 대입 성과로 회자되지만 창학 정신을 바탕으로 구성원이 결집되어 맺은 연대감이 한일고 특유의 교풍을 만들어 내며 성과로 나타났다는 게 현장 소회다. /사진=공주 한일고 제공

<입시 성과, 서울대 의대 이공특 흐름으로>
한일고의 입시 성과는 고교 유형을 막론하고 매년 상위권에 위치한다. 특히 서울대 등록 실적은 매년 일반고 최상위다. 졸업생 수가 매년 130명을 밑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그 위력을 실감할 수 있다. 2017대입 21명, 2018대입 17명, (2019대입 서울대가 미공개) 2020대입 19명(수시9명/정시10명), 2021대입 12명(6명/6명), 2022대입 20명(6명/14명)의 실적이다. 합격 후 최종 입학까지 마친 ‘등록자’가 아닌 단순히 합격만을 고려한 ‘합격자’까지 산정하면 그 인원은 더욱 늘어날 수 있다.

최근 최상위권 수험생의 최대 관심사인 의대 실적도 빼놓을 수 없다. 2022대입을 치른 졸업생 132명의 22%에 해당하는 29명이 의약계열에 진학했을 정도로 현재 한일고 남학생에게 ‘의대 열풍’이 불어 있다. 특히 2022대입 의약계열 진학자 29명의 중 의대 진학자는 21명으로 의약계열 진학자의 70%다. 한일고는 약대 학부 전환 이전인 2021대입에서도 졸업생 136명의 23%에 해당하는 32명의 의학계열 합격자를 배출했다. 비단 한일고뿐 아니라, 최근 이과 상위권 수험생의 이목은 온통 의대에 쏠려 있는 게 사실이고, 이과 상위권 남학생으로 구성되어 있는 한일고에 부는 의대 열풍도 특별히 지적할 일만은 아닐 것이다. 지난해 약대의 학부 전환에 따른 의학계열 확대와 의대 정원 확대 이슈까지 더한 정책 프레임 속에 상위권 수험생 사이에서 의약계열 선호 현상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정부의 정시 확대와 통합수능의 이과 유리 현상까지 겹쳐지면서 현재 대입판은 한일고에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게다가 진학 실적은 의대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다. 과거엔 서울대에 더해 10년간 경찰대학 합격자 최다 배출 등 사관학교 특수대학에 집중되었던 것과 달리, 최근엔 서울대는 기본으로 이공계특성화대와 인문계까지 스펙트럼이 넓어졌다. 최근 3년간만 해도 2022대입에선 KAIST 6명, 포스텍 6명, 지스트 3명으로 15명의 이공특 합격자를 배출했다. 2021대입에선 KAIST 3명, 포스텍 6명, 지스트 3명으로 12명, 2020대입에서도 KAIST 포스텍 지스트 등 이공특에 14명의 합격자를 배출했다. 인문계(경영경제) 학생의 서울대 입학 비율도 전국 최상위권이다. 그 결과 졸업생 중 2020년 5급 공채(행정고시) 재경직 최연소 합격, 2022년 5급 공채(행정고시) 재경직 수석합격의 성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자연계 최상위권이 진학하는 의학계열 정시 실적과 이공특 수시 실적, 경찰대학과 사관학교 등 특수대학 진학률, 그리고 고르게 분포한 서울대 수시/정시 합격 실적을 감안하면, 최근 정시 확대 추세와 4차산업 혁명 시대 등 시대의 흐름에 올라탄 교육 체제를 갖춘 고교로 한일고는 발전하고 있다. 특히 지금도 모두에게 존경받는 한일고 설립자의 창학 정신을 기반으로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최상의 학습환경을 구축해 새로운 강점을 일궜다. 김영의 교장은 “무한 확장과 경쟁, 불확실성 증가, 직업에 많은 변화가 예측되는 미래 사회에서 백 명, 천 명, 만 명을 먹여 살리는 인재를 키우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사인여천(事人如天) 실천궁행(實踐躬行) 미래인재 양성>
한일고는 ‘농어촌 자율학교'다. 전국단위 모집의 자율학교로 교육과정 운영 등의 자율성은 자사고와 유사한 반면, 자사고 대비 훨씬 저렴한 일반고 수준의 공교육 중심으로만 입시 성과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매년 괄목할 만한 입시 성과를 거두며 자율학교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배경이다. 입시 성과는 전국 상위권을 기록하는 반면, 등록금은 일반고와 같다는 장점이 있어 전국 상위권 남학생의 관심이 쏠린다.

한일고의 설립자는 현제(玄濟) 한조해 선생이다. 함경남도 정평 출신으로 한국전쟁 직후 가족을 잃고 혈혈단신 한약방에서 출발, 서울 후암동에 ‘한일한의원’을 운영하며 명의로 이름을 떨쳤다. 평생 근검절약을 통해 어렵게 모은 재정 200억 상당을 쾌척해 1985년 한일학원을 세우고, 1987년 한일교를 개교했다. 한일고 설립준비부터 함께 해온 김영의 교장과 최용희 법인국장이 회고하는 현제 선생은 언제나 한복 바지저고리에 검정 고무신이다. 시레기를 주워 김치를 담그는 등 평생을 검소하게 살았다. 행색이 초라해 학교인가 과정에서 무시 받는 상황도 있었지만, 결국 지역민의 협조로 예로부터 아홉 정승이 나온다는 구작골 전설의 명당 5만평 부지 위에 학교를 세울 수 있었다. 풍수상으로 학생을 양육함에 전국 최고의 적지라는 전문가들의 조언을 근거로 결정한 자리다.

현제 선생이 한일고에 남긴 정신은 사람을 하늘과 같이 섬긴다는 뜻의 ‘사인여천(事人如天)’과 몸소 이행한다는 뜻인 ‘실천궁행(實踐躬行)’이다. 건축설계는 지식전수만이 아닌 인간중심의 교육관을 반영한 특징이 있다. 1997년 85세를 일기로 타계한 현제 선생은 교사들에게도 공경과 존경의 마음을 담아 인사하고 존대하는 등 바르고 깨끗한 성정으로 남아있다. 현제 선생의 창학 정신은 한일고의 입시 실적은 물론 교육과정에까지 전반적인 영향을 미친다. 창학 정신을 기반으로 ‘누구에게나 수준 높은 교육을 받을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이 세상에 공헌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한다’는 설명이다.

<전국 8도 우수 인재 ‘한일고 네트워크’로 통합>
한일고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우수 학생이 하나로 뭉친 끈끈한 네트워크를 자랑한다. 전국 8도의 인재를 모아 기른다’는 설립자의 구상에서 출발한 기숙사 호실 문화는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학생들을 끈끈하게 엮어준다. 같은 호실을 배정받은 ‘전국8도’의 인재들은 지난해 같은 호실의 같은 침대를 사용했던 선배와 ‘침대 선후배’ 관계를 맺는다. 침대선배에게 학업과 생활 측면의 조언을 받는 것은 물론 김영의 교장의 설명처럼 “졸업 이후 사회에서의 한일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데 큰 힘을 발휘한다. 8도의 인재들이 한일고를 통해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이는 것이다.

다양한 관계로 맺어진 학생들은 학습동아리를 자치적으로 개설하고 운영하며 네트워크를 더욱 긴밀하게 만든다. 학교는 아두이노, 파이썬, 자율주행, 로봇 프로그래밍 및 경영, 경제 등의 진로 관련 프로그램을 학습동아리와 연계해 지원한다. 스포츠 활동, 악기 등 다양한 활동 경험도 지원하는데 학교생활의 적응을 돕고 단합심을 키우는 데 원동력이 된다. 

<’함께’를 중시하는 학교 공동체 문화 형성>
한일고에서는 정규 교육과정을 포함해 40여 개의 독립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아침6시부터 자정까지 다양한 교육활동이 진행된다. 스포츠 활동도 해야 하고, 악기도 배워야 한다. 교사 학부모 졸업생 재학생 마을공동체가 함께하는 학교 공동체 문화가 형성돼 있어 참 바쁜 학교다.

‘함께’를 중시하는 교육 프로그램도 빼놓을 수 없다. 그중 수학 과목에서 뛰어난 선배가 후배에게 개인별 코칭을 통해 도움을 주는 선후배 간 ‘도란도란 수학멘토링’을 대표적 프로그램으로 꼽을 수 있다. 졸업생들과 진행하는 ‘독서토론’도 한일고의 전통 중 하나다. 졸업생 선배가 선정한 책을 읽고 선배와 함께 조별 토론에 참여하는 식이다. 이외에도 호실별로 모여 서로를 알아가는 ‘호실집단 상담’, 각자 자신이 하나의 도서가 되어 경험을 공유하는 ‘휴먼라이브러리’ ‘선배와 함께하는 TED’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선후배 간 결속력을 강화한다. 

학생/교사의 공동체 활동도 주목된다. 매년 이뤄지는 교사와 함께하는 독서토론도 학생들의 호응을 이끌어 내며 참여율이 높다. 교사가 지정한 책을 읽고 1~2회에 걸쳐 강독, 토론 등 다양한 방법으로 독서토론을 진행한다. 교사 간 학습 공동체 문화를 형성해 매월 셋째 주 월요일 6교시에 선배교사와 후배교사 간의 꾸준한 교류를 갖는다. 학생들에 앞서 교사들이 먼저 끈끈한 유대관계를 형성하기 위함이다.

농어촌 자율학교답게, 마을교육공동체 활동도 인상적이다. 주민 출향민 학생 학부모 교직원이 한데 어울리는 ‘어물리 주민 화합상생 한마당 행사’를 진행한다. 매년 5월에 진행하는 전통 손모내기, 10월 벼베기 행사 등의 체험활동을 통해 농촌의 실정과 우리 문화에 대한 이해가 이뤄진다. 경로의식을 고취하고자 봄에는 지역 어르신을 위한 경로잔치와 의료봉사도 진행한다. 주말에는 지역의 다문화 어린이 학습멘토링을 통해 지역 내 다문화 아동을 지원함으로써 지역 사회에 대한 이해력을 키운다. 

네트워크를 확장시킨 프로그램도 특징적이다. 한일고는 충남교육청이 지정한 민주학교로, 민주적 의사소통 과정을 중시하고 있다. 민주적 협의 문화를 통한 교과부장 협의회 구성, 교사 감정 코칭을 통한 갈등 해소, 학습공동체를 통한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교육이 진행된다. 특히, 민주적 협의 문화를 만들기 위해 학생회 차원을 넘어 학생자치정부를 조직해 운영하는 학생 주도의 학교 문화도 주목할 만하다. 아울러 평화통일 교육의 일환으로 탈북청소년 대안학교인 ‘드림학교’와 ‘한국전쟁 전사자 유해 발굴체험’ 등의 공동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학생들로 하여금 보다 입체적인 사고방식을 갖게끔 유도한다.

<’미래핵심역량’ 교육 기반 ‘융합형글로벌리더’ 양성>
한일고는 미래핵심역량 교육을 기반으로 급변하는 미래사회에 대응하는 인재를 양성한다. 최근 한일고는 4차산업 혁명 시대를 앞두고 교육과정 혁신에 앞장섰다. 교과목 선택권 확대, 학습권 보장을 통해 학교에 대한 만족도를 증대하고 특성화된 교육과 진로설계를 지원해 학습 선택권에 유연함을 부여한다. 교육과정의 다양화를 통해 공교육 만족도와 신뢰도 제고를 꾀하는 한일고답게, 수많은 교내 프로그램과 국제화 과정을 운영 중이다. 

미래형 교육과정은 고교학점제를 선도하는 참교실 모델학교, 교과교실제 모델학교, 사회국제계열 특성화 학교 선정 등 충남교육청의 행/재정적 지원을 통해 내실 있게 운영된다. 책임교육 기반 학생선택 중심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을 모두 수강할 수 있도록 기본부터 심화교과까지 다양한 과목을 개설/운영해 학생들의 과목선택권을 확대하고 보장한다. 

학년 단계에 맞는 진로 탐구활동을 3년간 연계해 개인 맞춤형 역량 강화를 지원하고, 3년 동안의 학교 생활을 토대로 각각의 역량에 맞춰 한일고 6대 핵심역량 표창을 수여하는 등 역량 중심의 교육을 진행한다. 

세계 각국 자매학교와 실시간/비실시간으로 공동 과제를 수행하고 의견을 공유하는 국제화상수업교류(IVECA) 프로그램, 해외 파트너학교와 다양한 주제로 주1회 실시간 화상토론을 진행하는 개별 맞춤형 국제화상토론을 비롯, 유네스코 학교 운영 등 국제화 시대에 걸맞은 인재를 양성하는 프로그램도 한일고만의 자랑 중 하나다.

<정원내 125명 모집.. 원서 접수 12월12일부터 이틀간>
공주 한일고는 올해 정원내 기준 전국(타 시/도) 62명, 충남 63명으로 총 125명의 남학생을 모집한다. 세부적으로 전국은 일반 61명, 사회통합 1명이며, 충남은 일반 62명, 사회통합 1명이다. 고입 내신 성적을 전형자료로 사용해 선발, 타 시/도 지원자는 지원자의 소속 시/도교육청의 당해 지침에 따라 출신중학교에서 산출해 제출한 성적을 백분율로 계산해 내신을 산출하게 된다. 자세한 내용은 11월19일 오후1시에 진행되는 9차 최종 입학설명회를 통해 알 수 있다.

원서 접수는 12월12일부터 13일 오후5시까지 이틀간 한일고 접수처를 통한다. 원서를 우편접수할 경우 접수마감일 오후5시까지 도착분에 한한다. 단, 충남 소재 중학교 졸업(예정)인 학생은 우편접수가 불가하므로 유의해야 한다. 전형기간은 14일부터 19일까지다. 최종 합격자는 20일 오전10시 학교 누리집을 통해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다. 예비소집은 21일 오후2시로 예정돼 있고 자세한 안내는 추후 공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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