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대학 ‘국제화 약점’.. ‘부족한 재정지원으로 연구협력 사실상 불가능’

[베리타스알파=신현지 기자] 2023 THE세계대학순위에서 서울대가 세계56위로 국내1위를 지켰다. 전년 54위에서 두 계단 하락했지만 2013-2014년 순위부터 국내대학 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올해 연세대가 2위에 오르며 톱3에 진입했다. 2010-2011년 순위부터 연대는 톱3에 자리하지 못했지만 2020년 세계197위, 2021년 187위, 2022년 151위로 상승세를 보이다 올해 순위인 2023년 78위에 오르며 2위를 기록했다. 전년 2위의 KAIST는 국내3위로 떨어졌다. 세계순위는 전년 99위에서 8계단 올라 91위에 랭크됐다.

국내대학의 성과는 제자리다. 올해 THE가 공개한 순위에 국내대학 37개교가 자리했다. 이 중 전년 대비 순위가 상승한 대학은 연대 KAIST 포스텍 UNIST뿐이다. 서울대 한양대 이화여대 경북대 부산대 충남대 인천대 서울시립대의 9개교는 순위가 하락했으며 이외 대학은 동일한 결과다. 2021순위에서 전체 순위가 ‘1000위 이상’까지 공개돼 35개교가 순위에 올랐다. 지난해인 2022순위의 경우 ‘1200위 이상’으로 공개 범위가 확대됐지만 순위권 대학은 36개교로 고작 한 곳 늘어났다. 올해 역시 ‘1500위 이상’으로 넓어졌음에도 1개교가 늘어났다. 특히 국제화 분야에서의 약세가 뚜렷하다. 전문가들은 국내대학이 연구성과를 내기 위한 투자 유치와 국제적인 교육환경 조성에 현실적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분석한다. 10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등록금 동결과 부족한 정부 지원도 원인으로 보인다.

세계1위는 올해도 옥스퍼드대다. 2017년부터 7년째 세계정상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연구실적에서 압도적인 성적을 보였다. 2위도 전년과 동일하게 하버드대가 차지했다. 3위에는 케임브리지대와 스탠퍼드대가 함께 올랐다. 5위는 MIT가 유지했다.

THE 세계대학순위는 영국의 대학평가기관인 타임즈고등교육(Times Higher Education, THE)이 매년 발표하는 순위다. 올해 평가 대상 대학은 104개 국가의 1799개 대학이다. △교육 여건(30%) △연구 실적(30%) △논문 피인용도(30%) △국제화(7.5%) △산학협력 수익(2.5%) 등 5개 지표를 평가했다. 교육 여건은 5개, 연구 실적은 3개, 국제화는 3개 지표로 세분화되어 있어 세부지표까지 따지면 총 13개 지표를 통해 순위를 산출하고 있다.

영국의 타임즈고등교육(Times Higher Education, THE)이 12일 공개한 2023 THE세계대학순위에서 서울대가 세계56위에 올라 국내1위를 지켰다. 10회 연속 국내1위의 기록이다. /사진=서울대 제공
영국의 타임즈고등교육(Times Higher Education, THE)이 12일 공개한 2023 THE세계대학순위에서 서울대가 세계56위에 올라 국내1위를 지켰다. 10회 연속 국내1위의 기록이다. /사진=서울대 제공

<서울대 연대 KAIST 포스텍 성대 순 ‘톱5’.. 연대 73계단 상승> 
올해도 국내1위는 서울대다. 2021년 60위, 2022년 54위에 이어 올해 56위의 기록으로 비슷한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서울대는 2013-2014순위부터 국내대학 정상 자리를 차지해 올해까지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점수는 70.8점으로 전년 70점과 비슷하다.

2위에 자리한 연대의 상승세가 돋보인다. 연대는 지난해 세계 151위에 올랐지만 올해 73계단 오른 78위에 자리했다. 2020년 세계197위, 2021년 187위, 2022년 151위, 2023년 78위의 추이다. 특히 THE와 QS의 독자 순위 발표 개시 시점은 2010-2011순위부터 톱3는 서울대 KAIST 성대 포스텍이 번갈아 차지하고 있었다. 올해 연대가 처음으로 최근 13년간의 국내대학 톱3에 오른 것이다. 점수 역시 전년 57.4점에서 66.3점으로 크게 올랐다. 세부 지표별로는 교육 여건에서 44계단, 연구 실적에서 33계단, 논문 피인용에서 67계단 등 가파르게 순위가 상승했으며 산학 협력에서는 지난해보다 1계단 상승했으나 세계 40위권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연대 관계자는 “그동안 연구의 질적 제고를 위해 땀 흘려 노력한 결실을 맺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고 전했다.

톱3에는 KAIST가 자리했다. KAIST는 전년 세계99위에 올라 국내2위였지만 올해 91위로 상승했음에도 연대의 상승폭에 밀려 3위로 국내순위가 하락했다. 4위는 포스텍이다. 전년 세계185위에서 올해 163위로 올랐다. 5위의 성대까지 국내대학 톱5를 형성했다. 성대는 전년 세계122위에서 올해 170위로 크게 하락했다.

- 국내대학 ‘하락세’.. 국제 협력 부족 원인 
최근 각종 세계랭킹에서 국내대학의 성과는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00위 이상’까지 순위가 공개돼 36개교가 순위에 오른 데 이어 올해 ‘1500위 이상’으로 범위가 넓어졌음에도 불과 1개교 늘어난 37개교가 순위에 올랐다. 특히 37개교 중 전년 대비 순위가 상승한 대학은 4개교뿐이다.

올해 라이덴랭킹에서도 국내대학의 순위는 대체로 하락했다. 라이덴랭킹에 오른 국내대학은 지난해 46개교에서 올해 49개교로 증가했지만 49개교 중 9개교를 제외한 40개교는 모두 순위가 하락했다.

국내대학은 국제화 분야의 점수가 유독 낮은 편이다. 국내 톱5만 살펴봐도 서울대 35.9점, 연대 52.8점, KAIST 38.2점, 포스텍 31.8점, 성대 56.4점이다. 타 국가 대학들에 비해 협력 대학/기관이 많지 않은 점이 한계로 꼽힌다. THE평가 외 국제화/세계화를 평가지표로 삼는 타 순위에서도 국제 협력이 발목을 잡는다. 올해 QS 랭킹에서 국제연구협력(International Research Network: IRN지수)이 새 평가지표로 추가되며 국내대학의 순위는 하락했다. 국제연구협력은 다른 국가 대학들과의 공동연구 활발 정도를 측정했다. 상대적으로 북미 대학이 아시아 대학에 비해 국제 공동연구가 활성화 돼있어 국내대학들이 밀려났다는 얘기다. 특히 한국 대학의 경우 등록금 동결과 지원 부족으로 연구에 투입되는 자금이 충분치 않은 것은 당연하다. 때문에 외국 대학과 공동연구를 하거나 해외 석학을 초빙하는 등 국제 협력에 어려움이 따른다.

- 국내대학 37개교 순위권.. 조선대 ‘첫 진입’ 
올해 순위에는 국내대학 37개교가 이름을 올렸다. 톱5에 이어 개별순위가 공개된 대학은 세계174위에 오른 UNIST다. 이하 대학은 일정 순위씩 묶여 공개됐다. 201-250위에 고려대, 251-300위 경희대 세종대, 401-500위 한양대, 501-600위 지스트, 601-800위 아주대 중앙대 건국대 울산대, 801-1000위 이화여대 경북대 영남대, 1001-1200위 전남대 인하대 전북대 부산대 서강대, 1201-1500위 가톨릭대 조선대 충북대 충남대 경상대 한림대 인천대 제주대 강원대 서울시립대 서울과기대 순천향대 숭실대, 1501위 이상에 국민대까지 순위권이다. 조선대가 새롭게 순위에 진입했다.

전년 대비 순위가 상승한 대학은 연대 KAIST 포스텍 UNIST뿐이다. 서울대 한대 이대 경북대 부산대 충남대 인천대 시립대의 9개교는 순위가 하락했으며 이외 대학은 동일한 순위다.

<세계1위 ‘7년 연속’ 옥스퍼드대.. 하버드대 케임브리지대/스탠퍼드대 ‘톱3’>
세계1위는 영국의 옥스퍼드대가 차지했다. 7년 연속 1위를 유지하고 있다. 2위의 미국 하버드대도 순위를 유지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와 미국 스탠퍼드대가 공동3위를 차지했다. 케임브리지대는 전년 5위에서, 스탠퍼드대는 전년 4위에서 순위가 상승했다. 5위는 미국 MIT로 전년과 동일한 결과다. 이어 6위부터 10위까지는 칼텍 프린스턴대 UC버클리 예일대 임페리얼칼리지런던 순위다. 영국 대학인 옥스퍼드대 케임브리지대 임페리얼칼리지런던을 제외하면 톱10 중 7개교가 미국의 대학이다.

11위부터는 컬럼비아대(미국) 취리히연방공대(스위스)가 공동11위, 13위 시카고대(미국), 14위 펜실베니아대(미국), 15위 존스홉킨스대(미국), 16위 칭화대(중국), 17위 베이징대(중국), 18위 토론토대(캐나다), 19위 싱가포르국립대(싱가포르), 20위 코넬대(미국) 순이다.

올해 THE세계대학순위 평가 대상 대학은 104개 국가의 1799개교다. 이 중 526개교는 데이터를 제공했지만 순위를 받기 위한 자격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리포터’로 나열됐다. 올해 전체 순위를 살펴보면 미국의 177개교가 순위에 올랐다. 상위 200위 내에도 58개교가 자리했다. 중국은 톱200 내에 11개교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 순위에 아프리카의 잠비아 나미비아 모잠비크 짐바브웨 모리셔스의 5개국의 대학이 새롭게 진입했다. 새롭게 진입한 이탈리아의 후마니타스 대학은 201-250위로 첫 순위부터 높은 기록을 보였다. THE는 하버드대가 교육 분야의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옥스포드대가 연구 분야를 주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국제화 분야에서는 마카오 과학기술대학을 꼽았다.

<THE세계대학순위는>
‘THE세계대학순위’는 영국의 타임즈고등교육(Times Higher Education)이 주관하는 순위로, 학교의 평판보다는 연구와 교육여건에 중점을 둔다. 평가지표로 연구 실적(30%), 논문 피인용도(30%), 교육여건(30%)을 중심으로 두고, 국제화(7.5%), 산학협력 수익(2.5%)의 5개 지표로 순위를 매긴다. 교육여건은 5개, 연구실적은 3개, 국제화는 3개 지표로 세분화되어 있어 세부지표까지 따지면 총 13개 지표를 통해 순위를 산출하고 있다.

THE가 현재처럼 독자적으로 순위를 발표하기 시작한 것은 2010년부터다. 2004년부터 2009년까지는 영국의 대학평가기관 QS(Quacquarelli symonds)와 함께 QS세계대학순위를 발표했으나 2010년부터 협력을 멈췄다. QS도 QS세계대학 순위를 발표하면서 THE와 더불어 현 시점에서 가장 권위있는 양대 세계대학순위로 평가받고 있다.

THE는 세계대학순위 소규모대학순위 아시아대학순위 신흥대학순위 등 다양한 세계대학순위를 발표하고 있다. 평가대상의 방법론을 약간씩 변경하고 대상을 달리하는 정도다. 다양한 순위발표가 여러 관점에서 대학들을 평가해 수요자들에게 선택잣대를 다수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기는 하지만, 교육계에서는 평가기관의 ‘돈벌이’에 지나지 않는다는 견해도 존재한다. 한 대학가 관계자는 “대학평가기관들이 발표하는 순위들은 결국 하나의 사업에 불과하다”며 “여러 범주의 대학순위를 발표해 추후 순위개선방안 등과 연계한 세미나 컨설팅 등으로 이어지게 만들어 더 많은 수익창출의 기반을 마련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세계대학순위는>
THE의 세계대학순위 외에도 ‘QS세계대학순위’ ‘CWTS라이덴랭킹’ ‘CWUR세계대학순위’ ‘세계대학학술순위(ARWU)’ 등 전 세계 대학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대학순위가 있다. 평가방식이 각각 달라 대학순위에 변동이 생긴다.

‘QS세계대학순위’는 영국의 대학평가기관 QS(Quacquarelli Symonds)가 주관하는 순위로 학계 평판도(40%), 졸업생 평판도(10%), 교수 1인당 학생 비율(20%), 논문 피인용 수(20%), 외국인교수 비율(5%), 외국인학생 비율(5%)의 6개 지표를 통해 이뤄진다. 설문조사를 통해 조사되는 평판도가 지표의 50% 비중으로 높다는 점이 다른 대학순위들과 차별점이다. 2023년에 발표하는 순위부터 ‘국제 연구 네트워크’와 ‘고용 결과’의 두 가지 새로운 지표가 반영된다.

‘CWTS라이덴랭킹’은 네덜란드 라이덴대학교 내 과학기술연구센터인 CWTS((The Centre for Science and Technology Studies)가 발표하는 순위다.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의 DB를 활용해 4년 간의 논문을 분석, 국제논문을 800편 이상 발표한 대학을 대상으로 순위를 산정한다. 상위 10% 인용 논문 비율이 주된 지표이지만, 상위 1% 5% 50%의 논문 수도 각 별도로 제시한다. 비율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전체 논문 수가 적을 수록 비율 면에서는 유리하다. 소규모 대학까지 평가대상으로 포함한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니지만, 규모가 크고 많은 논문을 내는 대형 대학일수록 불리할 수 있다는 점은 한계다. 다만 QS THE 등 다른 세계대학순위들이 대부분 양을 따져 순위를 내는 것과 비교되는 지점으로, 양을 기반한 다른 순위를 보완하는 측면에서 의미를 지닌다.

‘CWUR세계대학순위’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있는 세계대학랭킹센터(Center for World University Rankings)가 발표한다. 교육 수준(25%), 동문 취업(25%), 교수 수준(10%), 논문 실적(10%), 우수 논문(10%), 논문 영향력(10%), 논문 인용도(10%)의 7개 지표로 평가한다. CEO직위를 가진 동문들의 수를 평가하는 동문 고용 수준을 통해 다른 순위들과 차별화를 이루고 있다. 여타 세계대학순위와 달리 설문조사를 실시하지 않으며, 대학에 자료제출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이 독특하다.

‘세계대학학술순위(Academic Ranking of World Universities, ARWU)’는 중국의 상해교통대가 발표한다. 졸업생과 교수의 노벨상/필즈상 수상실적이 30%(졸업생 10%/교수 20%)나 반영되는 탓에 국내대학들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수상실적에 더해 학문분야별 논문 피인용빈도 높은 연구자(20%)와 네이처/사이언스급 학술지에 논문 게재(20%), 과학인용색인(SCIE)/사회과학인용색인(SSCI)수록 논문(20%), 1인당 학술평가(10%)의 5개 지표로 순위를 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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