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고 운영평가 결과와 함께 처리할 가능성 높아

[베리타스알파=김대식 기자] 교육부가 서울외고의 특목고 지정취소에 대한 동의 여부를 서울시교육청에 2개월 후에 통보할 예정이다. 지난달 7일 서울시교육청이 서울외고 지정취소 동의를 신청해 초중등교육법 시행규칙이 규정하고 있는 50일의 기간 동안 동의여부를 판단하지 못한 때문이다. 시행규칙에서 2개월 범위에서 동의여부 통보를 연장할 수 있어 서울외고 측과 서울시교육청의 입장을 심도 있게 검토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자사고 운영평가 결과에 대한 동의 요청과 함께 처리하기 위함이 아니겠냐는 관측도 나온다. 서울외고 지정취소에 동의하는 경우 학부모와, 부동의 하는 경우 서울시교육청과 갈등이 불가피한 상황. 22일 발표된 경문고, 미림여고, 세화여고, 장훈고의 자사고 운영평가 기준점수 미달에 대해 청문을 거쳐 지정취소 동의요청이 오는 경우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  자사고 역시 학부모나 서울시교육청과의 마찰이 불가피한 때문이다. 서울외고와 자사고에 대한 지정취소 동의/부동의 여부를 함께 고려해 통보한 후 장기간의 갈등을 피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지정취소 동의결정 2개월 연장>

교육부는 서울외고 특목고 지정취소 여부를 결정해 서울시교육청에 통보하는 기간을 2개월 연장해 8월 말 결정하겠다고 27일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서울시교육청과 서울외고 양측의 입장을 깊이 살펴보기 위해 검토기간을 연장했다”고 밝혔다. 연장은 초중등교육법 시행규칙상 2개월 범위에서 가능하다.

27일은 교육부가 서울시교육청에 서울외고의 지정취소 동의여부를 통보해야 했던 날이다. 초중등교육법 시행규칙상 교육부장관이 특목고 지정취소시 동의신청을 받은 날로부터 50일 이내에 결정을 통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서울시교육청은 50일 전인 지난달 7일 교육부에 서울외고 지정취소 동의를 신청했다.

교육부가 결정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풀이된다. 초중등교육법 시행규칙에 따라 시/도교육청이 신청하면 교육부가 동의를 해야 하는 것으로 변경해 교육부가 최종적으로 권한을 쥐고 있지만 지정취소에 부동의하는 경우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거센 반발이 예상되는 때문이다.

지난해 서울시교육청과 자사고 지정취소에 대한 동의 문제를 놓고 법리해석 공방을 벌이며 자사고 지정취소를 동의하지 않고 서울시교육청의 지정취소 처분에 대해 직권취소 처분을 내렸지만 서울시교육청이 기관소송을 제기해 사건이 대법원에 계류중인 상태다.

경문고, 미림여고, 세화고, 장훈고 등에 대해 22일 기준점수 미달을 발표하면서 자사고 지정취소에 대한 동의절차도 진행해야 한다는 점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외고 지정취소에 부동의 하는 경우 서울시교육청과, 동의하는 경우 서울외고 구성원들과 갈등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자사고 동의/부동의 판단까지 고려하는 경우 교육부의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서울시교육청과 법리해석 공방을 벌였던 경험을 고려하면 장기간 갈등을 피하기 위해 서울외고와 자사고에 대한 동의 결과를 함께 통보할 가능성이 높다.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지정취소에 부정적 입장을 여러 차례 피력해온 바 있다. 지난 5월 특목고 지정취소 동의가 있자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으며 4월 서울외고에 평가 점수가 기준에 미달해 지정취소 위기에 몰렸다는 보도가 이어지자 “학생들에게 너무 큰 충격이 갈 것이다”며 “신중하게 접근해 많은 기회를 주고 가급적 보완해주는 것이 옳다”고 밝히기도 했다.

서울외고는 연장된 기간 동안 충분한 해명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외고는 서울시내 6개 외고 가운데 어문/인문/사회계열 진학률이 가장 높은 외고였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윤재옥(새누리) 의원과 유기홍(새정치)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인문/사회계열 진학비율은 95.92%로 서울지역 외고 중 1위였으며 어문계열 진학률은 35.92%로 서울지역 3위 수준이었다.

서울외고는 서울시교육청의 청문절차에 응하지 않고 교육부에 적극 해명할 뜻을 내비친 바 있다. 같은 기간 영훈국제중이 청문절차에 참여해 지정취소 2년 유예 판정을 받았지만 서울외고 측은 2년 유예보다도 교육부의 판단을 따르겠다고 밝혔다. “교육부에서 충분히 해명할 것이다. 2년 후 교육부 재평가가 아닌 교육부로 넘어가는 것을 학부모, 동문, 학교 구성원이 바라던 바였다. 2년 후 재평가는 자칫 2년 동안 학교가 불명예를 안을 수 있고, 신입생을 받기도 어려워지며, 3학년의 경우 입시에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청문절차 비참여의 배경으로는 청문절차가 비공개로 진행된다는 점도 작용했었다. 서울외고 학부모 측은 “청문회를 비공개로 한다는데 이를 공개하고 평가 기준도 알려줘야 한다”고 말했지만 서울시교육청은 “학교 측에서 운영상 기밀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교육청 규정상 청문회 공개는 어렵다”고 밝혀 청문절차를 비공개로 진행했다. 지난해 서울지역 광역단위 자사고도 비공개로 청문절차를 진행했으나 경기도교육청은 안산동산고에 대한 청문절차를 진행할 당시 청문절차를 학부모에게도 공개한 바 있었다.

<특목고 운영평가란>

외고는 1992년, 국제고는 1998년 관련 제도가 도입됐지만, 운영성과 평가는 이번이 처음이다. 외고가 사교육 주범으로 꼽히며 '외고 폐지론'이 일자 교육감이 5년마다 각 학교 운영성과를 평가해 지정목적 달성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지정취소가 가능하도록 2010년 6월 관계법령이 개정됐다. 올해는 '5년마다' 주기의 첫 해인 셈이다. 올해 특목고/특성화중에 대한 평가의 정식 명칭은 '2015 외고 국제고 국제중 운영성과평가'다.

올해 서울지역 평가대상 학교는 특목고는 외고 6개교(대원 대일 명덕 서울 이화 한영), 국제고 1개교(서울), 과고 2개교(세종 한성), 체육고 1개고(서울)였고, 특성화중으론 국제중 2개교(대원 영훈), 체육중 1개교(서울)였다. 고교에선 서울외고가 유일하게 청문대상 리스트에 올랐고, 대원국제중은 무사히 넘긴 반면 영훈국제중만 청문대상 리스트에 올랐다.

운영평가는 지난해 자사고가 먼저 시행했다. 지난해의 서울지역의 경우 경희, 배재, 세화, 우신, 이대부, 중앙, 신일, 숭문 등 8개교가 운영평가에서 기준점수에 미달하는 점수를 받았다. 경희, 배재, 세화, 우신, 이대부, 중앙 등 6개교는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지정취소 처분을 받았지만 교육부가 지정취소 처분에 대한 직권취소를 하면서 자사고 지위를 회복한 상태다. 다만 서울시교육청이 교육부를 상대로 대법원에 기관소송을 제기해 여전히 지위가 불안정하다. 숭문고와 신일고는 운영평가 후 서울시교육청이 제출을 요구한 운영개선계획서 중 개선의지가 가장 크다고 서울시교육청이 판단해 지정취소를 2년 유예한 학교다. 당시 운영개선계획서를 제출한 학교는 우신고를 제외한 7개교다.

올해 운영평가에서는 서울시교육청이 경문고, 미림여고, 세화여고, 장훈고 등 4개 자사고가 평가결과 기준점수에 미달했다고 22일 발표한 상태다. 아직 청문절차와 교육부 동의절차를 남겨두고 있지만 지정취소 위기에 몰린 상태다.

2011~2014 서울지역 외고 어문계열 진학 현황(높은순)
학교 2011학년 2012학년 2013학년 2014학년
명덕 707
(51.79%)
117
(35.56%)
191
(52.33%)
202
(59.06%)
197
(59.88%)
이화 235
(45.37%)
61
(39.10%)
59
(42.45%)
67
(55.37%)
48
(47.06%)
서울 343
(35.92%)
74
(29.72%)
83
(35.47%)
94
(39.17%)
92
(39.66%)
대일 316
(32.58%)
88
(34.11%)
67
(30.32%)
80
(29.85%)
81
(36.62%)
한영 298
(21.67%)
73
(20.33%)
72
(21.18%)
78
(20.63%)
75
(25.17%)
대원 213
(16.42%)
45
(13.98%)
40
(13.25%)
53
(15.50%)
75
(22.66%)
* 자료 : 윤재옥(새누리), 유기홍(새정치) 의원실 제공, 이하 동일
           
2011~2014 서울지역 외고 인문/사회계열 진학 현황(높은순)
학교 2011학년 2012학년 2013학년 2014학년
서울 916
(95.92%)
240
(96.39%)
223
(95.30%)
230
(95.83%)
223
(96.12%)
명덕 1244
(91.14%)
292
(88.75%)
318
(87.12%)
320
(93.57%)
314
(95.44%)
이화 456
(88.03%)
128
(82.05%)
122
(87.77%)
110
(90.91%)
96
(94.12%)
대일 827
(85.26%)
235
(91.09%)
185
(83.71%)
218
(81.34%)
189
(84.75%)
한영 1004
(73.02%)
267
(74.37%)
259
(76.18%)
262
(69.31%)
216
(72.48%)
대원 917
(70.70%)
215
(66.77%)
190
(62.91%)
238
(69.59%)
274
(82.78%)
           
2011~2014 서울지역 외고 해외대학 진학 현황(높은순)
학교 2011학년 2012학년 2013학년 2014학년
대원 342
(26.37%)
99
(30.75%)
100
(33.11%)
96
(28.07%)
47
(14.20%)
한영 178
(12.95%)
41
(11.42%)
37
(10.88%)
64
(16.93%)
36
(12.08%)
이화 42
(8.11%)
24
(15.38%)
12
(8.63%)
3
(2.48%)
3
(2.94%)
명덕 31
(2.27%)
11
(3.34%)
17
(4.66%)
3
(0.88%)
1
(0.88%)
서울 21
(2.20%)
4
(1.61%)
5
(2.14%)
6
(2.50%)
6
(2.59%)
대일 11
(1.13%)
6
(2.33%)
2
(0.90%)
2
(0.75%)
1
(0.45%)
           
2011~2014 서울지역 외고 이공계열 진학 현황(낮은순)
학교 2011학년 2012학년 2013학년 2014학년
이화 3
(0.58%)
1
(0.64%)
0
(0.00%)
1
(0.83%)
1
(0.98%)
대일 7
(0.72%)
2
(0.78%)
1
(0.45%)
4
(1.49%)
0
(0.00%)
대원 13
(1.00%)
4
(1.24%)
4
(1.32%)
3
(0.88%)
2
(0.60%)
명덕 23
(1.68%)
8
(2.43%)
14
(3.84%)
1
(0.29%)
0
(0.00%)
서울 18
(1.88%)
5
(2.01%)
6
(2.56%)
4
(1.67%)
3
(1.29%)
한영 27
(1.96%)
8
(2.23%)
9
(2.65%)
7
(1.85%)
3
(1.01%)
           
2011~2014 서울지역 외고 의학계열 진학 현황(낮은순)
학교 2011학년 2012학년 2013학년 2014학년
한영 0
(0.00%)
0
(0.00%)
0
(0.00%)
0
(0.00%)
0
(0.00%)
서울 0
(0.00%)
0
(0.00%)
0
(0.00%)
0
(0.00%)
0
(0.00%)
대일 6
(0.62%)
1
(0.39%)
0
(0.00%)
5
(1.87%)
0
(0.00%)
대원 12
(0.93%)
2
(0.62%)
2
(0.66%)
5
(1.46%)
3
(0.91%)
명덕 19
(1.39%)
7
(2.13%)
10
(2.74%)
2
(0.58%)
0
(0.00%)
이화 11
(2.12%)
2
(1.28%)
4
(2.88%)
4
(3.31%)
1
(0.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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