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경쟁률은 대체로 30% 안팎

[베리타스알파=함지현 기자] 6월 모평 이후 2016 수시 요강이 속속 확정되면서 논술 전형에 대한 수험생의 관심이 급등하고 있다. 논술전형은 수능의 영향력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올해 수시에서 상위권 대학을 겨냥할 수 있는 '역전가능' 전형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해 한양대가 수능최저를 없애면서 돌풍을 일으켰고 내년부터 서강대까지 수능최저 배제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재수생 반수생의 문턱이 높은 정시 대신 상위대학 진학의 새로운 관문으로 부상하는 움직임이다. 

문제는 관심이 집중되는 만큼 경쟁률이 높아진다는 점. 올해 논술 전형을 실시하는 대학은 30개대학. 지난해에 비해 논술 실시대학은 줄었고 대부분 정원이 축소된 상황에서 수능최저를 낮추거나 없앤 대학이 늘면서 올해 논술 경쟁률은 큰 폭 상승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겉으로 드러난 경쟁률에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다. 최초 경쟁률에 허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일정이 맞지 않아 결시하는 미응시자가 속출하고 수능최저기준을 넘기지 못해 아예 탈락하는 인원이 분명 존재하기 마련이다.  

특히 올해 일부 대학들이 입결공개를 통해 그동안 궁금했던 응시율, 수능최저충족비율이 드러내면서 논술의 실질경쟁률의 윤곽들이 드러났다. 결론적으로 실질경쟁률을 통해 따져보면 엄청나게 높은 최초 경쟁률에 겁먹을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입시 결과를 공개한 몇몇 대학들을 대상으로 2015학년도와 2014학년도의 최초경쟁률과 실질경쟁률 간의 차이는 어땠는지 디지털대성의 도움을 얻어 알아봤다. 2015 수능최저 통과율은 서강대만 공개한 상태여서 다른 대학들은 2014 논술전형 자료를 통해  최초경쟁률과 실질경쟁률 간의 격차를 가늠해볼 수 있었다.

2015 논술고사를 실시했던 31개교의 경쟁률은 평균 42.95대 1.  서울 상위권 15개 대학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은 서강대 논술 전형으로 58.35대 1이었다. 물론 올해는 지난해 경쟁률보다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용성과 관심은 커졌지만 모집인원이 크게 줄어든 때문이다.

교육부는 2013년부터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대학들에게 논술 전형 등의 선발 인원을 늘리면 재정적 불이익을 주겠다고 지속적으로 압박해 왔다. 2015학년도에는 31개교 대학에서 17417명을 모집했다면, 2016학년도에는 30개교에서 15349명으로 2068명이 줄어들었으며, 고려대 1210명에서 1110명, 연세대 738명에서 683명, 서강대 468명에서 405명, 이화여대는 600명에서 550명, 중앙대는 981명에서 895명, 경북대 1117명에서 972명, 부산대 854명에서 812명 총 7개 대학이 모집 인원을 축소했다.

상위 대학들은 정시 축소와 학생부 종합의 확대 추세 가운데 논술 전형을 교과과정내 출제라는버팀목을 통해 유지하는 추세다. 대부분 대학들의 논술 모집인원은 줄었지만 일부대학은 논술 반영 비율을 확대하기도 했다. 고려대는 논술 반영 비율을 45%에서 60%로, 아주대도 40%에서 50%로 확대했다. 

입학처가 발표하는 경쟁률은 단순히 모집 정원 대비 지원자 수로 추산하는 ‘최초경쟁률’이다. 여기에서 허수를 거르고 실질 경쟁률을 가늠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실질 경쟁률을 따지려면 먼저 미응시자와 수능최저로 걸러진 학생을 고려하고 여기에 합격은 했지만 타 학교에 등록할 학생의 변수까지 고려해야한다. 

<논술, 지금부터 준비해도 늦지 않을까>

6월 모평에서 기대한 만큼 점수를 받지 못해 정시보다 수시를 노리기로 다짐한 학생들에게 최대 고민은 ‘지금부터 논술 준비해도 늦지 않을까’일 것이다. 10월 3일 연세대 논술고사를 필두로 10월부터 본격적으로 논술시험들이 시행되기 때문이다. ‘논술은 필력 좋고 어려운 책을 많이 읽어온 사람들을 이길 수 없다’는 고정관념 탓에 학원부터 알아보는 학생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업계 한 전문가는 올해 수시부터 논술 전형의 문턱이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건국대나 한양대처럼 수능최저를 폐지하는 학교들로 인해 논술 전형 내 수능의 영향력이 감소했을 뿐 아니라 논술 시험의 난도 역시 올해 처음 시행된 ‘사교육영향평가’의 영향을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사교육영향평가는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과 관련해 입학 전형이 선행학습을 유발하는지는 각 대학들을 대상으로 점검하는 것을 말한다. 올해 처음으로 대학별 논술에 대한 영향평가 보고서가 공개된 상태다. 결국 대학들은 최대한 사교육을 유발하지 않게끔 교과과정내에서 시험을 낼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2016학년도 대입 논술이 교과과정 내에서 출제되게 됐으며, 교과의 심화 및 시사와의 연결성 방향으로 접어들면서 난도가 낮아지게 됐다. 굳이 논술 학원에서 글쓰기 노하우를 배우지 않더라도 평소에 교과서 위주로 착실히 공부해 온 학생이라면 논술 시험을 무난히 통과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논술 전형에 대비할 학생들은 이 점을 감안하여 학원을 알아보기 보다 올해 모의논술과 지난해 기출문제를 줌심으로 경향과 수준을 파악하고 교과서의 내용을 시사 이슈와 어떻게 연결시킬지를 고민하는 게 나은 선택이다.

▲ 한양대는 2015학년도부터 수능 최저가 없기에 실질경쟁률을 따질 때 응시율만 고려해야 한다. 2015학년도 논술 전형의 응시율은 98%로, 최초경쟁률과 실질경쟁률 간의 격차가 매우 미미하다./사진=베리타스알파DB

<2015 수능최저 폐지 한양대.. 응시율만 고려>

수능최저가 있는지, 논술 시험을 수능 전/후에 보는지 여부에 따라 실질경쟁률이 최초경쟁률과 몇 배 이상 차이 나기도, 혹은 별 다른 차이가 없을 수도 있다. 2015학년도 수시 일정이 수능 이전에 있었으며, 수능 최저가 없는 한양대의 경우 최초경쟁률과 실질경쟁률이 그다지 차이 나지 않는다. 작년 논술고사에서 한양대는 역대 최고 응시율인 98%를 기록했는데, 다른 학교와 일정을 겹치지 않게 잡은 것도 높은 응시율에 한 몫 했다. 비록 작년 9월 27일에 한국항공대도 시험을 진행했지만 시간대가 달랐다. 한국항공대 어학/인문사회계열은 시험을 오전에, 한양대 어학/인문사회계열은 오후에 시험을 치른 것이다.

한양대 논술 응시율이 2015학년도에 유독 높아진 것은 지난 해 수능 최저 폐지라는 파격적인 조치의 여파로 보인다. 수능 최저 폐지로 논술전형에 소신지원자가 더 늘어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양대 인문계열은 77.2대 1에서 75.7대 1로, 49.3대 1이던 자연계열은 47.3대 1로 최초경쟁률과 실질경쟁률 간의 격차가 거의 없다시피 하다. 응시율이 낮을수록 실질경쟁률에 미치는 효과가 큰데, 한양대의 경우 거의 100%에 가깝기 때문이다. 다만, 2016학년도 수시 일정은 수능 이후로 잡힌 데다가 성균관대와 경희대처럼 소위 ‘급’이 비슷한 학교와 일정이 겹치면서 응시율이 작년보다는 떨어지지 않을까 추정된다.

반면 수능 최저기준이 있었던 2014학년도 논술 시험의 응시율은 모집단위 평균 62.7%밖에 되지 않았다. 수능 이후에 잡혀있던 일정의 영향이 상당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막상 수능 점수를 받아본 학생들 중 최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결시한 사람들이 많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2014학년도의 수능최저 통과율이 공개되지 않았음에도 최초경쟁률과 실질경쟁률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났다. 80.9대 1이었던 인문계열은 54.0대 1, 49.0대 1이었던 상경계열은 31.6대 1. 마지막으로 61.7대 1이었던 자연계열은 35.2대 1까지 떨어졌다. 

<2015 응시율과 수능최저통과율이 모두 공개된 서강대>

서강대는 다른 학교와는 달리 이미 2016 논술 가이드북을 통해 작년 논술 전형의 응시율과 수능최저통과율을 모두 공개했다. 다만, 응시율과 수능최저통과율을 각각 공개하지는 않고 이 둘을 묶어서 ‘전체지원자 대비 실질평가자 비율’로 공개했다.

한양대와 달리 서강대의 실질경쟁률은 대부분의 학교들 처럼 최초경쟁률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수능 이후에 시험을 보는 데다가 수능 최저 기준을 넘기가 상당히 까다롭기 때문이다. 서강대 가이드북에 실린 자료를 보면, 2015학년도 논술 전형에서 ‘전체지원자 대비 실질평가대상자 비율’은 34%에 그친다. 그 여파로 원래 54.2대 1이었던 인문계열의 실질경쟁률은 18.4대 1, 64.6대 1이었던 자연계열은 22.0대 1로 집계된다. 대략 3분의 1정도로 줄어든 수치이다.

2015학년도 서강대의 수능최저 기준은 다음과 같다. 인문/사회 계열은 국어B/수학A/영어/사과탐 중 3개 영역 각 2등급 이내이며, 자연계열은 국어A/수학B/영어/과탐 중 2개 영역 이상 각 2등급 이내이다. 단, 수학B 과학탐구 중 1개 이상은 반드시 2등급 이내여야 한다.

<높은 응시율에도 실질경쟁률이 절반으로 떨어진 건국대>

건국대는 2014학년도 논술 시험 응시율이 97.0%에도 불구하고 실질경쟁률이 최초경쟁률에 비해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입학처 관계자에 따르면, 2014학년도 수능최저 통과율은 50%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건국대 전 모집단위의 최초경쟁률은 42.8대 1이었으나 수능최저 통과율을 감안하면 20.8대 1에 지나지 않는다.

아직 2015학년도 수능최저통과율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2014학년도에서 수능최저 통과율이 50%였던 점을 감안하면, 작년 논술 전형 역시 응시율이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실질 경쟁률은 낮게 나올 것으로 추정할 수 았다.   
 
<2014학년도 기준으로 실질경쟁률을 가늠해야하는 중앙대, 연세대>

중앙대는 2015학년도 수능최저통과율이 공개되지 않아(응시율만 공개됨) 2014학년도 수치로 가늠해 볼수밖에 없다. 2014학년도 입시 결과를 공개한 학교 중 가장 큰 감소폭을 보인 곳이 바로 중앙대인데, 시험이 수능 이후에 실시될 뿐 아니라 수능 최저 기준도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인문계열은 2014학년도 기준 최초경쟁률이 32.3대 1이었으나 논술응시비율 57%와 수능최저통과율 59%인 점을 감안하면 실질경쟁률은 10.9대 1로 3분의 1 가까이 줄어든다. 자연계열 역시 24.5대 1이었던 최초경쟁률이 5.1대 1로 5분의 1 가량 줄어들었다.

연세대는 수능을 치르기 전에 시험이 있어 결시자가 거의 없지만, 수능최저통과율 때문에 중앙대와 마찬가지로 실질경쟁률이 급격히 낮아졌다.  2014학년도 인문계열 경쟁률 40대 1에서 24.6대 1로, 자연계열 38대 1에서 21.4대 1로, 의치대 계열은 54.7대 1에서 14.3대 1로 상당히 줄어들었다. 또한 실제 등록 과정에서 타 학교로 가는 사람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사실상의 경쟁률은 또 떨어지게 된다.

<논술 전형 대비하는 수험생들을 위한 노하우>

실제 경쟁률이 낮은 학교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일정이 수능 이전/이후인지, 다른 학교와 겹치지는 않는지 등과 수능최저가 있는지를 고루 따져봐야 한다. 응시율과 수능최저통과율이 모두 낮을수록 실질경쟁률도 같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학교들이 입시 결과를 공개하지 않는 만큼, 원하는 학교의 실질경쟁률을 일정이나 수능 최저 유무에 따라 대략 얼마 정도 낮아질지 가늠하는 수밖에 없다. 각 학교별 모집요강을 통해 수능최저기준을 숙지해 자신이 ‘허수’가 되지 않도록 지원하는 것도 중요한 전략 포인트다. 논술 전형 대비를 위해 글을 많이 써보는 것도 필요하지만, 6월 모평 결과를 통해 향후 수능 성적이 어떻게 나올지를 미리 가늠해 놓아야 한다.   

입결 공개 대학별 2014학년도 논술 실질 경쟁률
학교  일시
(수능기준)
계열 실질경쟁률 최초경쟁률  응시율 수능최저
통과율
수능최저
유무
연세대 인문 24.6:1 40.0:1 100.0% 61.2% O
자연 21.4:1 38.0:1 100.0% 56.1% O
의예 14.3:1 54.7:1 100.0% 26.1% O
건국대 전체 20.8:1 42.8:1 96.9% 50.0% O
한양대 인문 54.0:1 80.9:1 66.8% ? O
상경 31.6:1 49.0:1 64.4% ? O
자연 35.2:1 61.7:1 57.0% ? O
서강대 인문 11.5:1 34.4:1 33.3% O
자연 14.9:1 44.6:1 O
중앙대 인문 10.9:1 32.3:1 57.0% 59.0% O
자연 5.5:1 24.5:1 49.7% 45.0% O
*한양대 2015학년도부터 수능 최저 폐지

입결 공개 대학별 2015학년도 논술 실질 경쟁률
학교  일시
(수능기준)
계열 실질경쟁률 최초경쟁률  응시율 수능최저
통과율
수능최저
유무
연세대 인문 53.1:1 53.1:1 100.0% ? O
자연 30.3:1 30.3:1 100.0% ? O
의예 47.2:1 47.2:1 100.0% ? O
한양대 인문 75.7:1 77.2:1 98.4% - X
자연 47.3:1 49.3:1 96.1% - X
건국대 전체 34.7:1 70.7:1 97.5% ? O
서강대 인문 18.4:1 54.2:1 34.0% O
자연 22.0:1 64.6:1 O
중앙대 인문 31.5:1 58.4:1 54.0% ? O
자연 24.7:1 56.0:1 44.0% ? O
*2015학년도 수능최저통과율은 서강대 제외하고 모두 공개되지 않음
*건국대 2016학년도 수시에서 수능 최저 폐지
*한양대 2016학년도 논술 전형이 수능 이후로 일정 잡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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