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13개교 4399명 ‘축소’..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 영향

[베리타스알파=신현지 기자] 올해 논술전형을 운영하는 전국 37개 대학의 논술전형 모집인원은 지난해 1만1260명보다 15명 감소한 1만1245명이다. 2023전형계획상 1만1235명이었지만, 모집단위 신설 등의 영향으로 계획보다 소폭 증가했다. 전형계획과 비교해 모집규모에 변화가 있는 곳은 11개교다. 10개교 중 가천대 경북대 부산대 서강대 서경대 아주대의 6개교는 계획보다 총 30명 증가했다. 반대로 경기대 동국대 서울과기대 울산대 한국외대의 5개교는 계획보다 총 20명 감소했다. 올해 서경대가 SKU논술우수자전형을 신설하며 논술전형을 운영하는 대학이 36개교에서 37개교로 확대됐다. 서경대는 수능최저 없이 논술40%+교과60%로 반영해 220명을 모집한다.

모집규모가 소폭 축소된 상황에서도 상위15개대(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연세대 이화여대 인하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 중 논술전형을 실시하는 13개교(서울대 고대 제외)는 감소폭이 뚜렷하다. 지난해 4712명에서 올해 4399명으로 313명 감소했다. 교육당국의 ‘압박’ 가이드라인 때문이다. 교육당국은 정부재정지원사업인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 선발 시, 논술전형 운영 대학에게 불이익을 주며 논술전형을 축소시켜왔다. 게다가 대입 공정화 강화 방안 등을 통해 정시 확대를 유도하면서 상위대학의 논술전형 축소세가 뚜렷해졌다. 상위13개교 중 지난해보다 모집인원이 감소한 7개교 모두 올해 5월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에 선정된 점이 이를 입증한다.

올해 논술전형을 준비하는 수험생이라면 대학별 논술 반영비율과 수능최저를 확인해야 한다. 특히 올해 8개교가 논술 반영비율을 높여 ‘역전’의 가능성이 더 커졌다. 수험생에게는 기회가 확대되는 셈이다. 학생부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더라도 논술고사를 집중적으로 준비한다면 상위대학도 노려볼 만하다. 논술전형은 수시 유일의 패자부활 성격을 지닌 전형이다. 학종과 교과전형의 경우 학생부가 미흡하면 상위대학 지원이 어려운 반면, 논술전형은 논술 성적이 당락을 결정해 소신지원을 통한 상위대학 진학의 꿈을 이뤄볼 수 있다.

문제는 ‘수능최저’다. 수능최저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평가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특히 논술전형은 최초 경쟁률과 실질 경쟁률의 차이가 큰 전형이다. 지난해 서강대 컴퓨터공학과의 논술전형 최초 경쟁률은 176.75대1로 전국 최고의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수능최저 충족을 고려해 허수를 배제한 실질 경쟁률은 63.75대1까지 낮아졌다. 이대도 논술 출제유형에 따른 세 가지 입결을 살펴보면, 인문Ⅰ의 경우 최초 경쟁률 30.7대1에서 실질 경쟁률은 6.5대1로 낮아졌다. 인문Ⅱ는 최초 경쟁률 27.5대1에서 실질 경쟁률 6.5대1로 낮아졌다. 자연계는 최초 경쟁률 34.2대1에서 실질 경쟁률 8대1로 낮아졌다. 특히 논술고사에 응시하지 않아 발생하는 결시율은 대부분 50%에 육박한다. 절반가량의 학생이 수능최저를 충족하지 못할 것으로 예감해 결시하는 만큼 수험생은 학평/모평 성적을 바탕으로 충족 가능한 대학에 지원하는 게 바람직하다.

논술전형 준비로, 대학별로 공개하는 선행학습영향평가보고서를 활용하는 게 필수다. 각 대학은 올해로 8년 차로 발표되고 있는 선행학습영향평가보고서를 통해 출제문항에 대한 출제의도, 해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일부 대학은 모범답안을 제시하기도 한다. 대학별로 제공되는 논술 가이드북을 확인하는 것도 좋다. 대학별로 진행하는 모의논술도 대학별 출제방식 등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논술전형은 논술 점수가 당락을 갈라 수시 유일의 패자부활 성격을 지닌 전형이지만, 수능최저를 충족하지 못하면 논술 점수도 무의미하다. 대학별 수능최저를 확인해 합격을 위한 최고의 방법을 도출해야 한다. /사진=건국대 제공
논술전형은 논술 점수가 당락을 갈라 수시 유일의 패자부활 성격을 지닌 전형이지만, 수능최저를 충족하지 못하면 논술 점수도 무의미하다. 대학별 수능최저를 확인해 합격을 위한 최고의 방법을 도출해야 한다. /사진=건국대 제공

<2023학년 논술전형 1만1245명 모집.. 상위13개대 4399명 ‘축소’> 
올해 논술전형을 운영하는 전국 37개 대학의 논술전형 모집인원은 1만1245명으로 앞서 공개된 2023전형계획보다 10명 증가했다. 2023전형계획상 1만1235명이었지만, 11개교가 모집인원을 변경한 영향이다. 지난해 1만1260명보다는 15명 감소했다. 특히 올해 서경대가 SKU논술우수자전형을 신설, 220명을 모집한다. 수능최저 없이 논술40%+교과60%로 반영한다.

수시 요강에서 전형계획상 비교해 모집인원에 변화가 있는 곳은 11개교다. 증가한 곳은 가천대(914명→929명) 경북대(472명→477명) 부산대(390명→393명) 서강대(169명→172명) 서경대(219명→220명) 아주대(169명→172명)의 6개교로 총 30명 증가했다. 감소한 곳은 경기대(169명→167명) 동대(312명→307명) 과기대(193명→190명) 울산대(11명→5명) 외대(477명→473명)의 5개교로 20명 감소했다.

- 전형계획 대비 변화 11개교.. 학과신설과 통합/분리 영향
서강대는 올해 인공지능학과 3명을 논술전형으로 모집한다. 추가로 올해 SK하이닉스와 협약을 맺고 계약학과인 시스템반도체공학과를 신설, 논술전형으로 정원외 3명을 모집한다. 가천대는 배터리공학전공을 신설하며 15명이 추가됐다. 부산대는 논술전형에서 정보컴퓨터공학부 인원이 20명에서 26명으로 6명 증가한 반면, 지역인재 의예과 인원이 기존 20명에서 17명으로 3명 감소한 변화가 있다. 서경대는 전형계획상 논술우수자전형을 신설, 219명을 모집한다고 공지했지만 모집요강에서 220명으로 한명 더 늘어났다. 아주대는 지난해 187명에서 전형계획상 169명으로 논술전형 모집인원을 크게 줄였지만 모집요강에서 3명 증가시킨 변화가 있다. 경북대는 전자공학부 인원을 5명 줄이고 인공지능전공을 신설하며 10명을 추가로 모집해 결과적으로 5명 증가했다. 이 외 기존 10명 모집이던 응용화학공학부가 응용화학과와 화학공학과로 분리되며 각 5명 모집하며, 컴퓨터학부도 기존 15명 모집에서 플랫폼소프트웨어전공과 인공지능컴퓨팅전공 신설로 각 10명 5명 모집한다.

반면 모집인원이 감소한 동대는 올해 AI소프트웨어융합학부를 신설하며 기존 공대 내 컴퓨터공학전공 멀티미디어공학과, AI융합학부를 통합해 26명을 모집해 논술전형 모집인원이 5명 감소했다. 외대는 영어교육과 논술전형 모집인원이 8명에서 4명으로 감소했다. 경기대는 일부 학과의 통합/분리, SW안전보안전공 신설로 모집인원이 2명 감소했다. 국어국문 경영학 산업경영정보 전자공 사회에너지시스템공이 기존 학과나 전공 체제에서 통합됐으며, 반대로 법 공공안전 휴먼서비스 관광개발경영 관광문화콘텐츠 호텔외식경영이 기존 학부 체제에서 각 3개 단위로 분리됐다. 서울과기대는 지난해 217명에서 2023전형계획상 193명으로 감축한다고 밝혔지만 요강에서 190명으로 더 줄이며 점진적으로 논술전형 규모를 감축할 것임을 공지했다. 울산대는 의예과 모집인원이 11명에서 5명으로 줄어든 변화다.

- 상위13개대 4399명 모집 ‘축소’
논술전형을 운영하는 상위13개대는 올해 논술전형을 통해 4399명을 모집한다. 지난해 4712명보다 313명 감소했다.

경희대(10%)와 중대(10.9%)가 487명으로 모집인원이 가장 많다. 특히 중대는 지난해보다 인원이 무려 214명 줄었지만 큰 규모다. 이어 외대 477명(17.2%), 인하대 469명(28.7%), 건대 434명(25.1%), 성대 360명(10.5%), 연대 346명(15.8%), 이대 310명(8.9%), 동대 307명(9.7%), 한대 246명(7%), 숙대 227명(5.1%), 서강대 172명(5.1%), 시립대 77명(2.6%) 순이다. 시립대 숙대 연대 외대의 4개교는 모집인원이 지난해와 동일하며, 서강대와 성대는 각 3명 증가했다. 반대로 중대를 비롯한 7개교는 모집인원이 감소했다. 중대 214명(지난해 701명→올해 487명) 감소에 이어 동대 43명(350→307명), 이대 20명(330→310명), 인하대 16명(485→469명), 경희대 14명(501→487명), 한대 11명(257→246명), 건대 1명(435→434명) 순으로 축소폭이 크다.

<전형방법 수능최저 ‘변화’>
올해 논술전형 운영 37개교 중 8개교가 논술 반영비율을 높여 ‘역전’의 가능성이 높아졌다. 학종과 교과전형의 경우 학생부가 미흡하면 지원 자체가 어려운 반면 논술전형은 논술 점수가 당락을 결정해 교과와 수능에서 강점이 떨어지는 학생도 노려볼 만하다. 논술 점수를 적게는 60%부터 많게는 100%까지 반영한다. 특히 대부분의 대학이 논술고사 일정을 수능이후로 배정해 수험생 부담을 덜고 있기도 하다. 반면, 논술전형은 지원 시 경쟁률보다 실질 경쟁률이 크게 줄어드는 전형이다. 수능최저 충족 여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올해 9개교가 논술전형 수능최저에 변화를 줬기 때문에 확인이 필수다. 특히 탐구의 경우 상위1과목을 반영하거나 2과목 평균을 반영하는 등 대학마다 반영방식이 상이해 지원 시 눈여겨봐야 한다. 자신의 모평/학평 성적을 토대로 어떤 과목을 중점으로 최저를 충족할 것인지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 논술 비중 확대 4개교, 교과/비교과 비중 변화 4개교
논술과 학생부 반영비율에 변화가 있는 대학은 성대 숙대 중대 외대 한대 덕성여대 부산대 서울여대 등 8개교다. 모두 논술 반영비율을 확대한 공통점이 있다. 성대는 기존 단계별 전형을 올해 논술100%로 일괄합산한다. 숙대와 한대는 논술 반영비율을 확대해 논술90%+교과10%로 합산한다. 중대는 학생부 비교과 반영비율을 지난해 20%에서 올해 10%로 줄이는 대신 논술 비율을 60%에서 70%로 늘린다. 덕성여대는 기존 단계별 전형을 올해 논술100% 일괄합산 전형으로 운영한다. 부산대는 지난해 학생부를 교과20%+비교과10% 반영했던 데서 올해 비교과 반영을 폐지하고 논술 비율을 70%에서 80%로 확대해 논술80%+교과20%로 합산한다. 서울여대는 지난해 논술70%+교과30%에서 올해 논술80%+교과20%로 논술 반영을 확대한다.

전형을 신설한 대학은 고려대(세종)과 수원대의 2개교다. 고려대(세종)은 올해 논술전형에 지역인재를 신설해 약학과 6명을 모집한다. 수원대도 고운사회통합을 신설해 48명을 모집한다. 두 전형 모두 정원외로 선발하던 고른기회 성격의 전형을 올해 정원내로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가 지방대 대규모 미달을 막기 위해 수도권 정원외 전형을 축소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행보로 읽히는 것이다.

논술 출제방식과 고사시간에 변화가 있는 곳은 건대와 한국기술교육대(이하 한기대)다. 건대는 기존에 운영하던 자연계 과학논술을 폐지하고 수학논술만 5문항 출제한다. 비율은 10%부터 30%까지 난이도에 따라 차등해 배점한다. 한기대는 기존 공학계열과 산업경영학부로 나누던 시험을 공학계열과 사회계열로 나눈다. 논술 시험 문항 수와 시간에도 변화가 있다. 기존 대문항 5개 내외, 시간 100분에서 올해 12개 내외 단문형, 단답/약술형 지문으로 변경하고 시간을 80분으로 줄인다.

- 수능최저 변화 9개교.. 강화 3개교 완화 2개교 그 외 4개교
수능최저는 대학과 모집단위마다 상이해 지원 시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논술전형은 지원 시 경쟁률과 실질 경쟁률의 차이가 가장 극심한 전형이다. 수능최저를 충족하지 못해 논술고사에 응시하지도 않는 학생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수능최저에 변화가 있는 곳은 경북대 경희대 성대 세종대 부산대 숭실대 이대 중대 홍익대의 9개교다. 변화는 크게 강화된 곳과 완화된 곳, 그 외 변화 등으로 나눠볼 수 있다. 먼저 수능최저가 강화된 경희대는 약학의 수능최저가 비교적 까다로워졌다. 기존 타 자연계와 함께 묶어 2개 등급합 5이내로 반영했지만, 올해는 다른 의치한 계열과 동일한 3개 등급합 4이내로 통일했다. 성대는 지난해까지 수능에서 2개 영역을 반영했지만, 올해 3개 영역을 반영한다. 2개를 반영하는 경우 자신이 강세를 보이는 두 영역만 선택해 반영할 수 있었지만, 올해는 전반적으로 영역별 성적을 신경써야 하는 셈이다. 특히 의예는 4개 등급합 5이내에 탐구도 2과목평균을 반영해 수능최저 충족이 당락의 관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숭실대는 인문/자연 각각 지난해 ‘2개 등급합 6이내’ ‘2개 등급합 7이내’에서 올해 ‘2개 등급합 4이내’ ‘2개 등급합 5이내’로의 변화다.

수능최저가 완화된 곳은 세종대와 중대의 2개교다. 세종대는 지난해 인문 2개 등급합 4이내, 자연 등급합 5이내에서 올해 인문 등급합 5이내, 자연 등급합 6이내로 변경했다. 중대는 지난해 인문계 탐구 수능최저를 ‘2과목 평균’으로 적용했지만 올해 ‘상위 1과목’으로 반영 기준을 변경했다.

이 외 변화로는 경북대가 기존 모집단위에 따라 수능최저 충족 조건이 9개로 나눠져있다면 올해는 6개로 분류해 단순화한 변화다. 부산대는 인문/사회계(경영 제외) 기준이 기존 3개 등급합 7에서 2개 등급합 4로 변경된다. 이대 자연계열 수능최저는 기존 ‘2개 등급합5’에서 ‘수 포함 2개 등급합5’로 수학을 반드시 포함해야 하는 것으로 변경된다. 홍익대는 세종캠에 논술전형을 신설해 1개 4등급이라는 비교적 쉬운 수능최저를 적용한다.

<수능최저 적용 25개교.. ‘충족 가능 여부 신중히 판단’>
논술전형은 타 전형과 달리 소신지원을 고려해 봐도 좋은 전형이다. 지원 시 최초 경쟁률은 높지만, 논술고사 결시율과 수능최저 미충족을 고려한 실질 경쟁률은 크게 낮아지기 때문이다. 최초 경쟁률만 보고 겁먹기보다는 과감히 지원해 볼만하다. 단, 지원자 본인도 수능최저 충족 가능성을 엄밀히 따져봐야 한다.

올해 논술전형을 운영하는 37개교 중 수능최저를 적용하는 곳은 25개교다. 수능 선택과목에 따라 지원 가능여부가 나뉜다. 지난해부터 2015개정교육과정에 맞춰 모집단위별 선택과목에 따른 반영과목이 지정됐기 때문이다. 국어와 수학에서 선택과목을 두고 있지만 국어의 경우 선택과목을 지정한 대학은 없고, 수학에서만 ‘확률과통계/미적분/기하 중 택1’ 또는 ‘미적분/기하 중 택1’로 구분된다. 전반적으로 자연계가 3개 선택지 가운데 미적/기하를 선택하도록 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같은 대학의 자연계 내에서도 3개 선택지를 모두 허용하는 경우와 2개 선택지만 반영하는 경우가 있어, 수험생은 자신이 지원하고자 하는 모집단위의 선택조건을 잘 확인해야 한다. 탐구의 경우 과탐만 반영하는 경우 자연계라 판단할 수 있다.

수학에서는 확통 미적 기하를 모두 적용할 수 있는 경우와 미적 또는 기하만 적용할 수 있는 경우로 구분된다. 대표적으로 의학계열에서 대부분 미/기를 선택하도록 명시했다. 가톨릭대 의예, 건국대 수의예, 경북대 의예/치의예/수의예/약학, 경희대 의예/한의예(자연)/치의예/약학, 아주대 의예, 연세대(미래) 의예, 울산대 의예, 인하대 의예, 중대 약학부/의학부 등이다. 한편, 동대 약학과와 같이 확통도 수능최저에 적용할 수 있는 경우, 경쟁률에 영향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의학계열 모집단위가 아니더라도 자연계 혹은 특정 모집단위에 지원하기 위해선 미적/기하를 택해 수능을 치러야 하는 경우도 있다.

<수능최저 미적용 11개교.. ‘논술 위주 평가’ 인기>
올해 논술전형을 운영하는 37개교 중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는 대학은 11개교다. 경기대 광운대 단대 과기대 수원대 시립대 연대 한기대 한국공학대 한대 한대ERICA로 지난해와 동일하다. 상위15개대 중에서는 시립대 연대 한대의 3개교다.

기본적으로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는 대학의 인기가 높다. 수능 성적이 배제되고, 이미 나온 교과 성적보다는 지금 준비하는 논술 성적으로 상향지원 합격을 기대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경쟁률이 높다. 지난해 서경대를 제외한 36개교의 경쟁률은 37.17대1(모집 1만1261명/지원 41만8565명)로 전년 36.68대1(1만1225명/41만1739명)보다 상승했다. 이 중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는 11개교는 28.3대1(2741명/7만7576명)이었다. 한대가 97.51대1(257명/2만5061명)로 100대1에 육박한다. 이어 연대 48.47대1(346명/1만6772명), 시립대 39.12대1(77명/3012명), 광운대 30.64대1(187명/5729명), 과기대 29.56대1(217명/6415명), 단국대 20.54대1(330명/6778명), 경기대 18.12대1(169명/3062명), 한대ERICA 11.66대1(194명/2262명), 한국공학대 10.73대1(265명/2844명), 수원대 9.31대1(480명/4469명), 한기대 5.35대1(219명/1172명) 순이다.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는 경우와 함께 수험생에게 부담이 덜한 곳은 논술100%로 반영하는 대학이다. 올해 논술100%로 선발하는 곳은 건대 성대 연대 덕성여대 연대(미래) 한국항공대의 6개교다. 올해 성대와 덕성여대가 합류했다. 

<논술전형, 전국 대학 11.8% ‘축소’>
논술전형은 꾸준한 축소세를 보이고 있다. 2018학년 15.8%, 2019학년 15.4%, 2020학년 14.1%, 2021학년 13.1%, 2022학년 12.1%, 2023학년 11.8%로 감소하고 있다. 논술전형을 운영하는 상위대 기준으로도 2018학년 15.4%, 2019학년 17.9%, 2020학년 15.8%, 2021학년 14.6%, 2022학년 11.7%, 2023학년 10.9%로 감소하고 있다.

논술전형이 지속적으로 축소하게 된 이유는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의 ‘달라진 경향’ 때문이다.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은 고교교육 정상화를 취지로 2014년 도입된 정부재정지원사업이다. 당시 사교육 부담이 크다고 여겨지는 논술전형과 특기자를 축소하는 반면, 학생부를 평가의 중심축으로 삼는 학생부위주전형(학생부종합전형/학생부교과전형) 확대를 권장했다. 명시적으로 논술전형을 줄이라는 언급은 없지만, 사업 성과로 논술전형의 축소를 거론하고 있으며 논술전형은 실시하기만 해도 일단 감점을 주고 시작하는 등 지속적으로 논술전형 축소의 방향성을 제시해왔다.

2019년에 발표한 2022대입개편에서 교육부가 갑작스레 ‘정시 30% 이상’ 확대 지침을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과 연계하겠다고 밝힌 게 논술전형을 축소시킨 결정타였다. 당시 한 대학 입학관계자는 “이미 입학사정관 인력 등 평가 체제를 구축한 상황에서 당장 학종을 크게 줄일 수는 없다. 정시 확대를 위해서는 모집인원을 다소 줄여도 문제가 없는 논술전형을 축소시키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정시 30% 이상 확대 지침 이후 2020년 조국 전 법무부장관 자녀 입시비리 의혹으로부터 시작해 당시 대통령이 대입개편을 지시하면서, 서울 소재 16개 대학에 정시를 40% 이상 확대하도록 하는 방침이 내려졌다. 특히 올해 논술전형을 운영하는 상위13개교 중 지난해보다 모집인원이 감소한 7개교 모두 올해 5월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에 선정된 학교다. 앞으로의 대입에서는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이 개편되지 않는 한 정시 확대가 빠르게 이뤄지고, 수시 자체가 교과전형 중심으로 재편/축소되면서 논술전형은 단계적으로 폐지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논술전형 준비.. 선행학습영향평가보고서 기반>
비록 논술전형이 점차 축소되고 있지만 그럼에도 수험생은 논술전형에 주목해야 한다. 학생부가 중심이 되는 학종은 평가의 중심축이 잘 구축된 학생부가 없는 경우 경쟁력이 떨어지며, 교과전형의 경우 일정 등급 이상의 학생부가 없다면 합격을 노리기 어렵다. 반면 논술전형의 경우 지원자격 제한도 없고 논술 점수에 의해 당락이 좌우되는 경향이 있어 매년 관심이 높다. 논술 문제의 난이도 하락과 매년 대학들이 공개하는 선행학습영향평가보고서도 논술전형에 주목해야 할 이유다. 선행교육금지법이라 불리는 공교육정상화법의 발효로 교육과정위반 여부를 매년 판정해 대학들이 실시하는 고사들의 난이도를 조정하면서 난이도가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게다가 대학들은 판정결과와 더불어 출제문항의 해설을 담은 선행학습평가보고서를 매년 공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선행학습영향평가보고서는 해마다 충실해지면서 수험생이 자기주도학습을 할 수 있는 수준까지 도달했다고 평가한다. 출제의도, 출전, 제시문 해석, 채점기준, 적용 교육과정 등 대학이 바라보는 논술전형의 방향 대부분을 명시한다. 출전은 출판사별 교과서, 도서명 등 출처의 페이지까지 상세하게 공개해 수요자를 배려한 접근을 보여주고 있다. 일부 대학은 상세한 분석과 모범답안까지 제시해 준비가 더욱 수월하다. 선행학습영향평가보고서 등 논술전형에 대한 투명한 입시정보를 대학이 공개하면서, 사교육을 배제한 준비가 가능해졌다는 의미다.

문제는 ‘수능최저’다. 논술전형을 실시하는 대학은 대부분 수능최저를 적용한다. 논술만으로 신입생을 선발하는 데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충족하지 못하면 합격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논술 못지 않게 중요도가 높은 수능최저는 수험생이 논술전형 지원을 꺼리게 만드는 한 가지 요인이기도 하다. 다만, 논술전형 운영 37개교 중 11개교가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는다. 수능에 자신이 없는 경우라도 논술에 강점을 보인다면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는 대학을 중심으로 논술 지원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물론 ‘일발역전’이라는 성격에 집중해 ‘요행’을 노리고 논술전형에 지원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학생부를 망친 경우 발을 들이기조차 쉽지 않은 여타 학종/교과전형에 비해 논술전형이 가진 ‘역전’의 효용은 분명하지만, 맹목적인 지원 양상을 보여선 안 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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