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의 시대가 열리다

[베리타스알파=신승희 기자] 새로운 고전이 탄생하다!
미켈란젤로와 라파엘로, 거장들이 수놓은 16세기 로마 르네상스
오늘날 전 세계 사람들이 선망하는 도시 로마, 그런 로마에도 암흑기가 있었다? 

‘로마’ 하면 많은 이들이 로마 제국을 떠올리겠지만, 로마가 항상 제국의 영광을 유지했던 것은 아니다. 중세 유럽인들은 로마 제국의 유산을 이교도들의 문물이라 무시하며 방치했고,  15세기 교황이 자리를 비운 사이 로마는 급속도로 황폐해졌다. 15세기 로마에서 우리가 아는 서양문명의 중심지이자 살아있는 박물관, 위엄있는 로마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 이야기』(이하 『난처한 미술 이야기』) 7권은 16세기에 로마가 어떻게 지금과 같은 위대한 도시의 위상을 가지게 되었으며 그 원동력은 무엇이었는지, 로마 부활의 여정을 따라간다. 피렌체에서 시작된 르네상스는 16세기 로마에서 가장 화려하게 꽃피는데, 이 전성기의 정점에는 미켈란젤로와 라파엘로라는 두 거장이 있다. 이 두 거장은 예술을 통해 16세기 로마를 더욱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교황의 뜻을 실현시켰고, 이때 제작된 ‘아담의 창조’나 ‘아테네 학당’은 시대를 초월한 명작으로 르네상스의 완성작이라 평가받는다. 이후 서양미술사 반 천년을 장악하는 가장 강력한 미술사의 전형이 탄생한 것이다. 

고전이란 무엇인가?
당대의 가장 치열한 질문은 세기를 뛰어넘는 예술이 된다.

르네상스를 주 전공한 양정무 교수는 16세기 로마 르네상스의 전성기를 다루며, 거장의 작품을 통해 16세기 로마의 역사를 생생하게 읽어낸다. 미켈란젤로와 라파엘로의 작품이 탄생하기까지, 그 종교적, 사상적 배경은 물론 당시 유럽의 정치적 역학관계를 방대하게 펼쳐놓는다. 저자의 친절한 안내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우리는 거장들의 작업이 천재적인 재능뿐만 아니라, 그 시대의 가장 치열한 질문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인간과 신의 무게중심이 변하던 중세와 근대 사이에서, 미켈란젤로는 ‘인간이란 무엇인가’와 ‘인간과 신의 관계’를 탐구했고, 라파엘로는 ‘고전 철학과 기독교의 조화’를 추구했다. 이들 모두 당대의 종교적, 철학적 질문에 대해 예술로 답을 한 것이다. 그리고 이들의 작품 가장 밑바탕에는 그리스·로마의 고전에 대한 탐구가 있었다. 

그리스·로마의 고전을 재발견하며 시작된 르네상스는, 이제 동시대에 새로운 고전을 탄생시키는 단계까지 이른 것이다. 서양미술사의 가장 위대한 고전이 탄생한 르네상스 황금기를 양정무 교수와 함께 거닐다 보면, ‘고전이란 무엇인가?’, ‘고전이란 어떻게 탄생하고 유지되며 극복되는가?’라는 질문에 저마다의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뜨거운 불길, 차가운 칼, 종교개혁!

16세기 초반 마르틴 루터가 피워올린 종교개혁의 불길은 유럽 전체를 집어삼켰다. 가톨릭교회냐, 신교냐 두 패로 갈라진 유럽의 갈등 속에서 종교개혁의 뜨거운 불길은 미술에까지 영향 미친다. 알프스산맥 너머 북유럽에서 시작된 종교개혁은 기존의 종교미술을 부정하며 파괴하는 차가운 칼이었지만, 한편으로는 미술의 새로운 역할을 모색하게 해 결국 ‘도전하는 미술’을 탄생시킨 원동력이기도 하다.

저자는 신교도들이 종교개혁과 함께 미술을 통해 무엇을 전달하려 했고, 어떻게 이미지를 활용해 싸웠는지를 구체적인 작품으로 제시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결국 미술이 그 시대의 갈등과 고민에, 가장 직접적이고 치열한 답을 제시해왔음을 실감할 수 있다.

위기의 로마, 격동의 피렌체, 화려한 베네치아까지!
혼돈과 불안 속에 꽃핀 후기 르네상스의 세계

르네상스 하면 우리는 천재들의 시대라거나, 미술의 황금기 등 화려한 일면만을 떠올리기 쉽다. 이어지는 바로크, 로코코 시대도 워낙 화려하다 보니 르네상스는 찬란하게 빛나던 시대라는 인상만 남는다. 그러나 어느 시대든 꽃필 때가 있으면 지는 때도 있는 법이다. 양정무 교수는 르네상스 바로 직후, 미술사의 화려한 역사 속에서 간과되기 쉬운 전환기의 미술에 주목한다.

16세기 후기 르네상스의 변화를 권력의 중심지인 로마와 정치체제가 요동쳤던 피렌체, 독자적인 권력을 쌓아 올린 베네치아를 중심으로 풀어간다. 로마에서는 종교개혁 이후 파괴된 도시를 재건하는 데 골몰하고, 피렌체에서는 시민 공화정에서 메디치 가문의 독재 공국으로 전환하며 미술 역시 권력의 영향을 받는다. 베네치아에서는 색채를 중심으로 독자적인 회화의 발전과 함께, 고대 로마의 건축을 재해석한 새로운 건축이 등장한다. 종교개혁으로 절대적인 기준이 흔들리고 권력 주체가 바뀌면서 불안과 혼란 속에 휩싸인 상황 속에서도, 미술은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 

각 도시의 흥망성쇠에 따른 미술의 변화를 살펴보면서, 우리는 르네상스가 어떻게 저물고, 어디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했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원시 시대부터 현대 미술까지 다루는 ‘난처한 미술 이야기’ 시리즈! 
로마 현장 답사 등 2년을 공들인 끝에 선보이는 ‘르네상스 3부작’ 그 완결판! 

2016년에 1, 2권을 출간하며 첫선을 보인 『난처한 미술 이야기』시리즈는 미술을 다룬 교양서로는 유례없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양정무 교수는 출간 이후 『차이나는 클라스』, 『예썰의 전당』, 『책 읽어주는 나의 서재』, 『신기한 미술나라』 등 방송 출연 및 대중 강연을 통해 친절한 설명과 방대한 지식으로 대중들에게 ‘미술사의 가장 친절한 멘토’이자 ‘미술을 넘어 시대를 읽도록 이끄는 안내자’로 꼽힌다.

원시,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문명과 미술로 문을 연 『난처한 미술 이야기』 시리즈는 그리스 로마 문명과 미술, 초기 기독교 문명과 미술, 중세 문명과 미술을 거쳐 르네상스 문명과 미술까지 이르렀다. 르네상스 미술은 전체 열 권으로 완결될 이 시리즈에서 장장 세 권에 걸쳐 다룰 정도로 특히 중요하다. 르네상스 시대야말로 우리가 현재 미술이라고 생각하는 서양미술사의 개념과 이상이 정립된 시기였기 때문이다. 양정무 교수는 르네상스를 주 전공한 만큼 누구보다 더 쉽고 재미있게 르네상스 미술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면서 그 이면의 사회상까지도 읽어낸다.

‘르네상스 3부작’의 첫 권이었던 5권에서는 파도바, 아시시, 시에나 등 이탈리아 여러 도시국가와 피렌체를 중심으로 르네상스가 어떻게 태동했는지를 살폈고, 6권에서는 북유럽 너머의 르네상스와 베네치아 르네상스 미술을 통해 초기 자본주의와 르네상스 미술이 어떻게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발전했는지 보았다.

르네상스 3부작의 완결편인 7권에서는 피렌체에서 시작된 르네상스가 16세기 로마에서 절정을 맞는 영광의 순간을 다룬다. 이어 알프스산맥 너머 북유럽의 미술과 종교개혁, 16세기 후기 이탈리아반도에서 전개된 매너리즘 미술까지 다룬다.

양정무 교수는 7권을 집필하기 위해 로마를 직접 찾아 현장 답사하고 새로운 영감을 얻어 르네상스 완결판을 준비했다. 르네상스 전문가인 저자는 로마에서 새로운 고전이 탄생하기까지의 치열한 갈등과 도전의 자취를 목격했으며, 그 도전이 현재 우리에게까지 영향 미치고 있음을 발견한다. 르네상스를 읽는다는 것은 곧 우리 시대 미술의 뿌리를 읽는 것이다.

『난처한 미술 이야기』의 ‘르네상스 3부작’은 7권에서 마지막이며, 뒤이어 바로크 로코코 미술, 근대미술, 현대미술 편이 차례로 10권까지 출간될 예정이다. (양정무(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지음, 2만 5000원, 사회평론 출판)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 이야기 7권'-르네상스의 완성과 종교개혁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 이야기 7권'-르네상스의 완성과 종교개혁

 

■ 저자 양정무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미술이론과 교수
前 한국예술연구소 소장
前 한국미술사교육학회 회장

서울대학교 고고미술사학과를 졸업하고 미술사 분야에서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런던 유니버시티 칼리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교수이다. 한국예술연구소 소장, 19대 한국미술사교육학회 회장, 한국미술경영학회의 초대 회장을 역임했고 존스홉킨스 대학교와 메릴랜드 미술대학에서 방문교수로 미술사를 연구하는 등 학자로서 활발하게 활동해왔다. 특히 서양미술의 발전을 상업주의와 연결한 연구로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다양한 학문의 경계를 넘나들며 미술사를 풀어내는 데 일가견이 있어 미디어와 기관에서 강의 요청이 끊이지 않고 들어오는 인기 대중 강연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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