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표 비공개 시점' 우려 여전

[베리타스알파=한정현 기자] 올해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가 주최하는 2023정시박람회가 12월15일부터 17일까지 사흘간 코엑스 1층 A홀에서 진행된다. 2023학년 수시박람회가 코로나사태로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정상진행되는 데 이어 2023정시박람회도 일찍 일정이 확정된 양상이다. 정시박람회는 코로나사태가 진정되면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오프라인으로 정상화할 예정이다. 아직 대학들의 참가신청을 받기 전으로, 참가대학 규모는 추후 확정될 예정이다. 대교협 관계자는 "작년 정시박람회에도 대학들의 많은 신청이 있었지만 코로나 사태로 인해 행사진행이 다소 위축된 측면이 있었다. 올해는 작년보다 상황이 나아지고 있어 더 많은 대학들의 참여 신청이 있지 않을까 한다"고 전했다. 

대교협 주최의 정시박람회는 매년 코엑스에서 진행되는 행사다. 참여대학은 2014학년 116개교, 2015학년 130개교, 2016학년 131개교, 2017학년 135개교로 꾸준히 확대됐다가 2018학년 전형료 인하에 따른 대학들의 재정 부담 여파로 129개교로 줄었다. 2019학년에는 138개교까지 확대됐지만 2020학년에는 다시 135개교로 소폭 줄었다. 2021학년엔 107개교가 참가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 거리두기 단계 격상으로 취소됐다. 2020학년의 정시박람회 이후 2021-2022학년 수시박람회까지 전체 세 번의 박람회가 코로나로 인해 연이어 취소됐다. 2년만에 재개된 2022학년 정시박람회는 전국 129개 대학이 참가해 작년 12월16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됐다. 

2023정시박람회가 12월15일부터 17일까지 사흘간 진행된다. 아직 대학 신청을 받기 전으로 참여대학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2023정시박람회가 12월15일부터 17일까지 사흘간 진행된다. 아직 대학 신청을 받기 전으로 참여대학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다만 정시박람회 일정이 대학별 탐구영역 변환표준점수(변표) 발표 전이라는 점에서 실효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변표를 활용하는 대부분 대학들은 수능성적이 발표된 이후 1~2주 정도의 분석기간을 거쳐 변표를 공지한다. 당해 수능의 탐구영역이 변별력이 높은 ‘불수능’인지 변별력이 낮은 ‘물수능’인지 면밀히 파악하고, 다른 영역의 성적까지 참고해 탐구 변별력을 어떻게 매길 것인지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의 경우 12월9일 수능성적이 발표되고 일주일이내인 15일부터 박람회가 시작되는 일정임을 감안하면 대학별 변표가 대부분 공개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특히 2022학년의 경우 생명과학Ⅱ 20번 문제오류로 인해 대학들의 변표 공개 시기가 평소보다 더 늦춰지기도 했다. 작년 변표 공개가 가장 빨랐던 곳은 광운대로, 생Ⅱ 전원 정답처리 발표 이틀 뒤 공개했다. 매년 수능 성적 발표당일 변표를 공개하던 동국대는 전원 정답처리 5일 뒤인 12월20일 공개를 진행했다. 한양대와 건국대도 같은 날 공개했고, 나머지 대학들은 12월22일~24일 사이 발표를 진행했다. 수능 성적발표가 12월10일, 생Ⅱ 전원 정답 처리가 15일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전체적으로 최소 1-2주의 텀이 발생했다. 서울대는 2022학년부터 변표를 사용하지 않고 성적표 상의 표준점수를 그대로 반영했다. 통합형 수능 2년차를 맞은 올해 역시 수능 관련 잡음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데다, 설명회 전까지 변표가 발표되지 않은 대다수의 대학들은 지난해 기준에 의존해 '깜깜이' 상담을 진행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박람회 실효성 문제는 결국 수요자들이 사교육에 눈 돌릴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는 지적으로 이어진다. 상담이 상세하게 이뤄지기 어려울 경우 수험생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교육전문가는 “입학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구할 수 있는 홍보물 모집요강 등을 받기 위해 박람회에 방문하는 경우는 드물다. 수능 점수 정량평가라는 정시 특성상 내 점수로 대학 합격이 가능한지 불가능한지 알고 싶은 것이 박람회를 찾는 수험생의 마음이다. 박람회가 유명무실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일정 조정 등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수험생들이 박람회에 찾는 이유는 입시 주체인 대학이 직접 진행하는 상담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학은 최근 몇 년간의 지원자 성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합불 사례를 갖추고 있어 데이터가 부족한 사교육 상담보다 훨씬 정확할 수 있다. 개별 대학 입학처를 직접 방문해 점수 상담을 받는 방법도 있지만, 박람회는 한날한시에 수많은 대학의 점수상담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지방 수험생들에게는 효용이 더욱 크다. 수험생 선호도가 높은 상위대학이 수도권에 위치하고 있어, 점수 상담을 위해 개별 대학을 찾아가는 것이 수도권 학생들에 비해서 어렵기 때문이다. 여러 대학 상담을 한번에 받아볼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지방 고교에서는 박람회장을 단체 관람하는 경우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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