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 ‘최고’ 통계학과 톱13 그쳐.. ‘신설’ 삼성 계약학과 차세대통신학과 ‘주목’

[베리타스알파=한정현 기자] ‘최상위권 대학’ 중 하나인 고려대에서도 통합형 수능의 구조적 폐해인 자연계 ‘싹쓸이’를 피하기 어려웠다. 고려대가 밝힌 2022정시 입결에서 톱12까지 모두 자연계로 인문계에서 성적이 가장 높았던 통계학과는 13위에 그쳤다. 최종 합격자 상위70% 기준 의과대학 717.03점, 반도체공학과 692.43점, 컴퓨터학과 684.91점, 전기전자공학부 682.67점, 화공생명공학과 680.23점까지가 톱5다. 고려대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3학년 입시설명회 영상을 12일 공개했다. 2022학년 입결의 경우 교과평균등급, 상위70%에 위치한 최종 합격자의 점수, 충원율, 고교유형별 분포 등이 상세히 담겼다. 실질 입시전략 수립에 활용할 수 있도록 상위70% 점수를 기준으로 입결을 살폈다. 

2023학년 주요 변화 사안으로 삼성전자와의 계약학과인 차세대통신학과가 신설되는 것이 있다. 총 30명을 모집한다. 수시 18명(일반전형-학업우수형/계열적합형 각 9명), 정시 12명이다. 입학생에게 등록금 전액과 학비 보조금을 산학 장학금으로 지원하며, 삼성전자 인턴십 프로그램 참가 등의 특전을 제공한다. 교과전형(학교추천)의 인문/자연 수능최저가 완화되는 변화도 있다. 통합형 수능으로 문이과 유불리가 발생한 데 따른 대응책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2021학년과 비교해 교과전형(학교추천)의 수능최저 충족률은 58.8%에서 42.8%로 16%p 하락했다. 학종 학업우수형-사이버국방전형이 신설되는 변화도 있다. 모집인원은 5명이다. 고대 대표적 군계약학과인 사이버국방은 2022학년 수시에서 특기자로만 18명을 모집했으나 올해는 학종을 신설하면서 특기자 15명, 학종 5명으로 전형을 세분화하고 확대했다. 대신 정시는 12명에서 10명으로 줄어든다.

2023전형계획을 보면, 고려대는 정원내 수시 2435명, 정시 1444명으로 총 3879명을 모집한다. 전형별로 수시 학종(일반전형-학업우수형) 881명, 학종(일반전형-계열적합형) 461명, 학종(고른기회) 168명, 교과전형(학교추천) 870명, 실기/실적(특기자) 55명과 정시 수능(일반) 1444명이다. 계약학과만 살펴보면, 차세대통신학과의 모집인원은 총 30명이다. 학종 일반전형-학업우수형/계열적합형 각 9명, 정시 일반 12명이다. SK하이닉스와의 계약학과인 반도체공학과는 일반전형-학업우수형/계열적합형 각 10명, 정시 일반 10명으로 총 30명을 모집한다.

고려대에서도 ‘자연계 싹쓸이’가 나타난 양상이다. 톱12까지 모두 자연계로, 인문계에서 성적이 가장 높은 통계학과는 13위에 그친다. 2023학년의 주된 변화로 삼성전자와의 계약학과인 차세대통신학과가 신설되는 것이 있다. 교과전형(학교추천)의 수능최저가 완화되는 변화도 있다. /사진=고려대 입시설명회 영상 캡처
고려대에서도 ‘자연계 싹쓸이’가 나타난 양상이다. 톱12까지 모두 자연계로, 인문계에서 성적이 가장 높은 통계학과는 13위에 그친다. 2023학년의 주된 변화로 삼성전자와의 계약학과인 차세대통신학과가 신설되는 것이 있다. 교과전형(학교추천)의 수능최저가 완화되는 변화도 있다. /사진=고려대 입시설명회 영상 캡처

<2022입결.. 자연 의대 717.03점, 인문 통계 675.36점 ‘최고’>
앞서 공개된 타 대학과 마찬가지로 고려대에서도 ‘자연계 싹쓸이’ 현상이 재현됐다. 입결 톱12까지 모두 자연계로, 인문계 중 1위인 통계학과는 13위에 위치했다. 최종 합격자 상위70% 내 성적 기준, 정시 전체에서 성적이 가장 높은 곳은 717.03점을 기록한 의과대학이다. 이어 반도체공학과 692.43점, 컴퓨터학과 684.91점, 전기전자공학부 682.67점, 화공생명공학과 680.23점, 신소재공학부 678.49점, 기계공학부 678.3점, 산업경영공학부 677.99점, 수학교육과 677.14점, 생명공학부 676.73점, 수학과 675.94점, 바이오의공학부 675.51점 순으로 톱12다. 13위 통계학과는 675.36점, 14위 경영대학은 674.56점으로 인문계 최고 선호도를 보이는 경영대학마저 14위에 그쳤다. 미적분과 기하를 응시한 학생에게 유리했던 통합형 수능의 영향이 드러난 것이다. 자연 1위인 의과대학과 인문 1위인 통계학과의 점수 차이는 무려 41.67점이다.

특히 수시의 수능최저 충족비율도 눈에 띄게 하락한 양상이다. 2021학년에는 교과전형(학교추천) 58.8%, 학종 일반전형-학업우수형 56.3%였으나 2022학년에는 교과전형(학교추천) 42.8%, 학종 일반전형-학업우수형 48.1%를 기록했다. 각 16%p 8.2%p 하락한 것이다. 실질경쟁률은 교과전형(학교추천)이 4.62대1(수능최저 충족자 3973명/지원 9504명)이다. 최초 경쟁률 11.09대1보다 2배가량 하락했다. 학종 일반전형-학업우수형의 실질경쟁률은 1.98대1(수능최저 충족자 1797명/면접 응시자 3776명)로 최초 경쟁률 18.64대1보다 약 16배 이상 하락했다. 지원자 1만6928명 중 1단계에서 5493명을 선발했지만 실제 면접 응시자는 3776명으로 감소했다. 면접 응시자 중 수능최저를 충족한 인원은 1797명이다. 학종 일반전형-계열적합형 실질경쟁률은 4.6대1(모집 474명/면접 응시자 2181명)로 최초 경쟁률 15.82대1보다 약 4배 하락했다. 지원자 7501명 중 1단계에서 2393명이 선발됐고 면접 결시인원이 적어 실제 면접 응시자는 2181명이다.

수시 교과전형(학교추천)에서도 상위70% 기준 성적이 가장 높았던 모집단위는 1.2등급의 의과대학이다. 이어 생명공학부 1.39등급, 수학교육과 1.4등급, 화공생명공학과 컴퓨터학과 각 1.43등급 순으로 톱5다. 정시와 마찬가지로 모두 자연계다. 인문계 중에서는 자유전공학부가 1.55등급으로 가장 높다. 전체 계열에서 성적이 가장 낮았던 모집단위는 중어중문학과 2.25등급이다. 최종합격자 기준 고교유형 분포도 공개돼 참고할 수 있다. 일반고가 91.6%로 가장 높고 특목고 4.4%, 자사고 4% 순이다. 통상 특목/자사고보다 유리한 내신을 가진 일반고가 강세를 보인 모습이다. 충원율이 가장 높았던 곳은 인문 자유전공학부 175%, 자연 정보대학 228.1%다. 자유전공학부의 경우 모집인원이 20명인 점을 고려하면 예비35명까지 충원됐다고 볼 수 있다. 정보대학의 모집인원은 컴퓨터학과 25명, 데이터과학과 7명을 합쳐 33명이다. 예비75번까지 합격했다는 의미다. 

학종은 수능전형/교과전형와 달리 정성평가를 진행하기 때문에, 공개되는 교과등급은 참고자료로만 활용해야 한다. 학종(일반-학업우수형)에서 상위70% 기준 교과등급이 가장 높았던 곳도 의과대학으로 1.51등급을 기록했다. 이어 컴퓨터학과 1.69등급, 수학교육과 반도체공학과 각 1.7등급, 데이터과학과 1.71등급 순으로 톱5다. 전체에서 교과등급이 가장 낮았던 곳은 중어중문학과로 3.57등급을 기록했다. 전반적으로 자연은 평균이 1등급 중반~2등급 후반, 인문은 1등급 후반~3등급 후반에 걸쳐 분포했다. 최종 합격자 기준 고교유형을 살펴보면 일반고 62.5%, 자사고 22.4%, 외고/국제고 13.8%, 영재학교/과고 1.3% 순이다. 교과전형 대비 일반고의 비율이 30% 정도 줄어들고 자사고 등이 강세를 보인다. 충원율을 살펴보면 인문에서는 경영대학이 119.1%, 자연은 정보대학이 116.7%로 가장 높다. 모집인원이 84명인 경영대학은 예비100번까지 합격한 것이다. 컴퓨터학과 26명, 데이터과학과 4명으로 모집인원이 30명이었던 정보대학에서는 예비35번까지 충원됐다. 간호대학은 충원이 발생하지 않았다. 

학종(일반-계열적합형)에서는 상위70% 기준 수학교육과가 1.78등급을 기록해 교과등급 평균이 가장 높다. 의과대학 1.92등급, 교육학과 2.35등급, 미디어학부 2.48등급, 경제학과 2.49등급 순으로 톱5다. 다른 전형과 다르게 인문계 모집단위가 과반수를 차지한 점이 특징이다. 전체에서 교과등급이 가장 낮았던 곳은 보건환경융합과학부로 4.73등급이다. 전체적으로 인문은 2등급 초반~3등급 중반, 자연은 1등급 후반~4등급 후반으로 넓게 분포됐다. 최종 합격자 기준 고교유형은 인문의 경우 외고/국제고 70.5%, 일반고 15.2%, 자사고 14.3%로 외고/국제고의 비율이 압도적이다. 자연에서는 영재학교/과고 83.1%, 자사고 9.6%, 일반고 6.7%, 외고/국제고 0.6% 순이다. 충원율이 가장 높았던 곳은 인문 미디어학부 212.5%, 자연 정보대학 381%다. 미디어학부 모집인원이 8명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예비17번까지 충원됐단 의미다. 정보대학 모집인원은 컴퓨터학과 14명, 데이터과학과 7명으로 총 21명이었다. 예비80번까지 충원됐음을 추측할 수 있다. 

특기자(자연)에서는 사이버국방학과만 모집했다. 상위70% 기준 4등급을 기록해 다른 전형보다 낮은 성적을 기록했다. 고교유형 분포를 살펴보면 영재학교/과고 78.5%, 일반고 11.9%, 자사고/특성화고 각 4.8% 순이다. 통상 내신 경쟁이 치열한 영재학교/과고의 비율이 다른 전형보다 높은 점이 특징이다. 충원율은 133.3%로 모집인원이 18명인 점을 고려하면 예비23번까지 충원됐음을 알 수 있다.

고려대는 지난해인 2022학년 수시 2493명, 정시 1690명으로 총 4183명을 모집했다. 정원외 모집인원은 수시 53명, 정시 244명이다. 정시는 수능100%, 교과전형(학교추천)은 교과80%+서류20%로 반영했다. 학종의 평가방법은 1단계 서류100%까지는 동일하지만 2단계에서 차이가 있다. 학종 일반전형-학업우수형은 1단계70%+면접30%, 학종 일반전형-계열적합형은 1단계60%+면접40%로 반영했다. 교과전형(학교추천)과 학종(일반-학업우수형) 특기자(사이버국방 제외)는 계열 및 모집단위별로 수능최저를 적용했다.

<2023전형 안내.. 차세대통신학과 신설, 수능최저 완화 ‘주목’>
2023학년 입시에서 가장 큰 변화는 삼성전자와의 계약학과인 차세대통신학과가 신설되는 것이다. 모집인원은 총 30명이다. 전형별로 수시 일반전형-학업우수형/계열적합형 각 9명, 정시 12명이다. 입학자에게 등록금 전액과 학비 보조금을 산학 장학금으로 지원하며, 대학원 연계 진학을 할 경우에도 등록금 전액과 학비 보조금을 지급한다. 이후 삼성전자 인턴십 프로그램 참가를 비롯해 실리콘밸리와 실리콘밸리 삼성전자 연구소, 해외 저명학회 등의 견학 기회를 제공한다. 차세대통신학과 신설에 따라 고려대는 전체 3개 계약학과를 운영하게 된다. 국방부와의 사이버국방학과, SK하이닉스와의 반도체공학과, 삼성전자와의 차세대통신학과다. 사이버국방학과는 2012학년부터 신입생을 선발했고, 반도체공학과는 2021학년 첫 신입생을 선발했다. 

교과전형(학교추천)의 수능최저가 완화되는 변화도 있다. 인문은 국수영탐(사/과,2과목) 중 3개 등급합 6이내, 자연(의대 제외)은 국수영탐(과,2과목) 중 3개 등급합 7이내를 충족시키면 된다. 전년에 비해 1등급씩 하락했다. ‘문이과 유불리’가 나타난 통합형 수능에 대한 대응책으로 평가된다. 

학종에서는 학업우수형-사이버국방전형이 신설된다. 사이버국방은 학종을 신설하면서 수시 20명(특기자 15명, 학종(학업우수형-사이버국방) 5명), 정시 일반 10명으로 총 30명 중 수시비중을 키우는 방향으로 인원을 조정했다. 지난해 수시에선 특기자로만 18명을 모집했고 정시 모집인원은 12명이었다. 학종으론 1단계에서 서류100%로 6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 1단계60%+면접20%+기타(군 면접/체력검정 등)20%로 합산한 후 수능최저를 적용해 최종 선발한다. 수능최저를 특기자에선 적용하지 않지만, 학종에선 적용한다는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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