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김하연 기자] 최근 영국 글로벌 대학 평가기관 QS가 발표한 2022년 세계 대학 학과별순위(QS Worlduniversity rankings by subject 2022)를 보면 톱30에 든 국내 대학은 단 한 군데도 없습니다. 최근 수년간 흐름에서 너무 당연해진 국내 대학의 하락세를 실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QS세계대학 순위는 미국의 MIT가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어 영국 옥스퍼드대가 종합점수98.4점, 미국 스탠포드대와 영국 케임브리지대가98.7점, 미국 하버드대 98점으로 세계톱5를 형성 했습니다. 아시아톱5는 싱가포르국립대(싱가포르)가 종합점수 93.9점을 받아 세계순위 11위로 가장 앞서고 이어 난양기술대(싱가포르)가 종합점수 90.8점으로 세계12위, 칭화대(중국)이 89점 세계17위, 북경대(중국) 88.8점 세계18위, 홍콩대(홍콩) 86.3점 세계22위 순입니다. 이어 도쿄대(일본) 86.2점 세계23위, 복단대(중국) 82.6점 세계31위, 교토대(일본) 82.3점 세계33위, 홍콩과기대(홍콩) 82.2점 세계34위가 나오고 나서야 비로소 국내 대학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서울대는 종합점수 81.7점 세계36위입니다. 아시아권 10위입니다. 서울대에 이은 국내대학들 역시 전반적 하락세가 뚜렷했습니다. KAIST 39위에서 41위, 고려대 69위에서 74위, 연세대 85위에서79위, 포스텍 77위에서 81위로 전년대비 모두 순위가 떨어졌습니다. QS 평가의 하락이유는 평가 지표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평가 점수 40%가 아카데믹 평판 평가이고, 10%가 고용주의 평판 평가입니다. 2022년 아카데믹과 고용주 평가에는 각각 13만명과 7만5000명이 참여했습니다. 영국의 평가기관인 만큼 영국 대학의 선전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글로벌기업 진출 학생이 많을수록 고용자 평판도 좋아진다는 점에서 글로벌 기업의 아시아 본부가 위치한 싱가포르 대학의 순위가 높은 것도 이해가 갑니다.

평가의 나머지 50%는 논문의 피인용 숫자와 H-인덱스, 국제 협력 네트워크입니다. 특히 국제협력에 소홀했던 한국으로서는 새로 도입된 국제 협력 평가가 하락세를 더욱 부추겼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올해 QS 순위 전반을 놓고 판도를 따져 보면 QS 평가가 영국과 영연방 대학들을 과대평가한다는 지적을 감안하면 세계 대학의 경쟁력은 MIT 스탠포드 하버드 등 미국의 사립대학이 이끄는 모습입니다. 아시아권은 글로벌기업 아시아본부가 있는 싱가포르의 강세, 국가가 직접 지원을 아끼지 않는 중국의 추격이 돋보입니다.

혁신을 이끄는 세계 선도 대학들의 공통점은 엄청난 투자와 재원으로 보입니다. 올해 세계 1위MIT의 기부금은 21조9600억원에 달합니다. 올해 5위인 하버드대의 기부금을 토대로 한 발전기금은 50조1600억원으로 세계최고 수준입니다. 막대한 기부금을 재원으로 최고의 인재를 양성하면서 혁신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사회주의 체제인만큼 국가에서 칭화대, 북경대, 복단대 등에 직접적인 재정지원이 이뤄지는 상태이고 싱가포르는 활발한 민간의 발전기금 출연에 민간규모의 1.5~3배에 달하는 정부 대응 출연금을 지원받습니다.

국내 대학 사정은 어떨까요. 20년 가까이 발목을 잡아온 등록금 동결에 활성화되지 못한 기부문화로 발전기금 역시 쥐꼬리입니다. 오직 재정지원을 목빠지게 쳐다볼 수밖에 없는 상태지요. 하지만 우리나라 대학에 대한 재정지원은 OECD평균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특히 고등교육(대학)공교육비에서 정부투자의 비율은 OECD 평균인 66.2%에 절반 수준인 39.7%에 불과합니다. 대학에 대한 정부재원 비율은 0.6%로 OECD 평균인 0.9%보다 낮은 수준입니다.

여기에 문재인 정부 5년은 얼마되지 않는 대학지원을 철저한 나눠먹기식으로 일관하면서 200여개 국내 대학 전체의 생존을 연명했을 뿐 선도대학에 대한 지원은 훨씬 떨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리나라 전체GDP(국내총생산) 기준 경제규모는 세계 10위권입니다. 지난해 전세계 기준으로는 미국 중국 일본 독일 영국 인도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 한국 순으로 10위, OECD 기준으로는 미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 한국 순으로 8위입니다.

세계 10위권내 경제 규모의 한국이 세계대학평가에서 30위권에 드는 대학이 1개도 없다는 사실은 심각한 경고의 신호로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요. AI를 비롯 물밀 듯 밀려오는 4차산업혁명의 변혁기입니다. 대변혁의 시대에는 남보다 앞서 보고 앞서 투자하는 자가 승자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 대학을 둘러싼 국가 재정투자의 패러다임도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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