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유턴입학 '눈길'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올해도 새학기 입학 시즌을 맞아 독특한 사연을 가지고 전문대학에 진학한 이색 입학생들이 눈길을 끈다. 전공을 바꾸기 위해 유턴 입학한 사례, 친언니에 이어 쌍둥이가 동시 입학해 세 자매가 모두 동문이 된 경우 등으로 다양하다. 일반대학에 다니다가 전문대학에 유턴 입학한 경우는 더 이상 특이한 일로 비춰지지 않을 정도로 흔한 사례다. 

특히 올해 나이 80세로 신안산대 경영학과에 입학한 이웅조 씨의 사례가 눈에 띈다. 유년시절 한국전쟁을 겪고 그 후에 초등과정 학교를 졸업한 후, 최근 4년간 평생교육기관에서 중고등학교 과정을 마치고 올해 2월 졸업했다. 이 씨는 “지난 날 전문적으로 배운 것이 없어서 농사, 건설 현장일, 시청 임시직 등의 업무를 수행하며 6남매를 키워냈다”며 “학업의 한을 풀기 위해서 대학에 온 것이 아니라, 졸업 후 주택관리사를 목표로 내 꿈을 이루기 위해 매 학기 최선을 다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남성희 회장은 “2022년 이색 입학생의 사례에서도 보듯이 전문대학은 평생교육차원에서 제2의 인생 도전을 하거나 본인이 원하는 전공을 찾아 다시 유턴 입학하는 사례가 있다”며 “전문대학은 인생 이모작 차원의 평생교육을 학습하기 위해 진학이 증가되는 평생직업교육기관으로도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요즘 고등교육 진학자들은 자신의 꿈을 실현하고, 원하는 직업이나 취업에 필요한 역량을 갖추기 위해 관련되는 대학의 전공을 선택하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다”며 “가족 구성원들이 진학을 앞둔 수험생들에게 사회생활에  필요한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실용적인 전공을 가진 전문대학 진학에 격려를 해줬다는 것이 사회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전문대학 구성원들은 산업체 맞춤형 실무교육과 평생 직업교육중심 교육기관으로 더욱 거듭나고자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안산대 경영학과 이웅조 씨. /사진=전문대교협 제공
신안산대 경영학과 이웅조 씨. /사진=전문대교협 제공

 

<“나만의 진로 찾아 전문대 선택”>
경남정보대 화학공학과에 유턴입학한 권익환 씨는 첨단 신소재 연구의 꿈을 키우면서 일반대학(4년제) 첨단소재공학과를 입학하고 2학년까지 마쳤으나, 첨단 신소재공학을 전공하면서도 졸업 후 불확실한 미래, 취업과 진로에 대해 고민하게 됐고 꿈을 이루기 위해 화학공학과로 유턴했다. 이 씨는 “화학공학과의 높은 취업률을 알게 됐고, 나의 적성도 고려하면서 학교 선후배, 부모님과 의논 끝에 지원했다. 올해 선배들의 대기업 취업도 잘 진행되고 있어 대기업 취업의 꿈도 현실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입학 소감을 밝혔다.

청암대 안경광학과에 유턴 입학한 주소현 씨는 해외 검안 분야 진출의 꿈을 실현하고자 도전했다. 주 씨는 일반대학(4년제) 베트남어학과를 졸업해 무역영어 1급, 토익 880점, 토익 스피킹150점, OPIC 베트남어 IL등급을 갖춘 인재였으나, 바라던 취업과 향후 진로에 대한 벽을 느끼고 전문대학에 재입학한 사례다. 주 씨는 전문직으로 취업할 수 있는 안경사를 취득한 후에 본인의 장점인 외국어 능력을 활용해 최근 해외에서 인기가 급증하는 글로벌 의료관광, 미용 콘택트렌즈, 안경렌즈 등 분야에 대한 수출이 증가하고 있는 시점에서, 안경광학과에서 배운 전문 지식과 본인이 가지고 있는 외국어 능력과 무역 관련 자격증을 활용해 글로벌 검안 분야로 해외 진출하기 위한 꿈을 이루기 위해 지원했다. 

순천제일대 의료재활과에 입학한 임성은 씨는 산재관리공단 재활공학연구소 소속으로 순천산재병원 재활센터에서 근무하면서 다시 의료재활학과 학사학위 전공심화과정으로 입학한 사례다. 임 씨는 일반대학(4년제) 경찰법학과에 입학해 경찰공무원 준비 중 군복무를 다녀와서 복학 준비 중 장애우들의 재활이나 의료보장구에 관심을 가져 순천제일대 의료재활과로 유턴 입학하여 졸업하고, 2011년에는 몽고와 2012년에는 네팔 지역에 해외봉사단의 일원으로 봉사활동을 다녀오면서, 전문보건 재활인으로써 삶을 살아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임 씨는 “지금 생각해보니 적성에 맞춰 순천제일대 의료재활과를 선택한 것이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결정이었다” 말했다. 

계명문화대 산업디자인과 22학번 신입생으로 입학한 신미나, 신유나 쌍둥이는 이 두 학생의 친언니인 신하나 학생 또한 같은 대학교 호텔항공외식관광학부를 올해 2월 졸업해 세자매가 모두 동문이 됐다. 아버지의 사업관계로 필리핀에서 태어나 고등학교까지 그곳에서 보낸 쌍둥이 자매는 1년전 한국에 들어왔다. 평소 인테리어와 소품 디자인 분야에 관심이 많았던 쌍둥이 자매들은 좀 더 체계적인 직업교육을 받고 싶어 고심하던 중 친언니의 권유로 올해 계명문화대 산업디자인과에 입학하게 됐다. 신미나 학생은 “언니가 모교의 교육시스템과 장학혜택, 진로 및 취업지원 등 본인이 경험한 것을 이야기하며 모교에 입학할 것을 권유했으며, 그 후 직접 대학을 방문해 시설 등을 확인하고 교수님과 상담한 결과 실습위주의 특성화 교육과정을 학습하고자 자매가 함께 입학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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