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논술실시대학은 28개? 30개? 32개?

[베리타스알파=김대식 기자] 지난달 30일 언론들은 대교협이 발표한 ‘2017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의 내용을 바탕으로 “논술을 시행하는 대학은 28개교로 전년과 같지만 모집인원은 감소했다”, “논술시험의 경우 실시 대학은 28개교로 동일하지만” 등 2017학년도 입시에 관한 내용을 보도했다.

문제는 보도에 바탕이 되는 ‘2017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의 보도자료와 참고자료에 담긴 대학 숫자에 대한 기준이 없어 대학 숫자를 다룬 통계가 부정확하다는 것이다. 논술실시대학은 대교협이 28개로 계산해 발표했지만 교육부가 제시하는 본/분교 구분기준을 적용하면 30개 대학이 논술을 실시한다. 본/분교 통합체제인 중앙대와 캠퍼스를 운영하지만 본교/분교를 구분하지 않는 경기대를 별개의 대학으로 취급한 데 따른 것이다.

논술 실시대학뿐만 아니라 수시모집 대학 수와 정시 모집군 대학 수에 대한 통계도 대부분 엉터리일 수밖에 없다. 본/분교 통합체제인 학교 가운데 경희대만 본/분교 통합으로 제시하고 나머지 본/분교 통합체제인 단국대, 중앙대, 한국외대 등 3개교는 본/분교 통합이 실시된 지 시간이 꽤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본교와 분교를 분리해 제시했다.

교육부가 베리타스알파에 공식적으로 제공한 자료에서 본교와 분교를 구분하는 학교는 건국대, 고려대, 동국대, 상명대, 연세대, 한양대, 홍익대 등. 본교와 분교가 1개씩이 있어 모두 14개교라고 할수있다. 나머지 학교들은 본교와 분교 구분이 없이 캠퍼스가 여러 개인 1개 학교일 뿐이다.

 

▲ 단국대와 한국외대, 중앙대는 본분교 통합체제를 구축했지만 대교협 전형통계 상에서는 본/분교가 분리돼 공시된다. 반면 경희대는 본/분교 통합으로 통계가 제시돼 자료의 정확성이 크게 떨어지는 모습이었다./사진=베리타스알파 DB

<분교와 캠퍼스>
베리타스알파가 교육부에 본교와 분교 통합 및 구분에 대한 자료를 공식 요청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본교와 분교를 확실히 구분하는 학교는 건국대(서울, 글로컬), 고려대(안암, 세종), 동국대(서울, 경주), 상명대(서울, 천안), 연세대(서울, 원주), 한양대(서울, 에리카), 홍익대(서울, 세종) 등 14개교다.

분교는 제도적으로 본교와 구별되는 학교다. 교육부 관계자는 “본교 이외 지역에 별도의 학교를 세운 경우를 분교라고 한다”며 “별도로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4월30일 발표된 학교알리미의 평균등록금 주요지표 검색에서도 확인이 가능하다. 전국 197개 대학 중 7개 분교를 제외한 나머지 190개교는 캠퍼스가 있어도 본교로만 검색이 된다.

분교가 아닌 캠퍼스가 있는 학교는 어떻게 봐야 할까. 일단 본교지만 학습장이 다른 곳에 있거나 통폐합으로 인해 캠퍼스가 여러 곳이 된 경우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과, 학부, 단과대학 등 학교 시설물 일부가 이전한 경우이거나 대학 통폐합으로 두 곳 이상 학교를 운영하는 경우를 캠퍼스라고 한다”고 밝혔다.

결국 본교와 분교를 구분하는 건국대, 고려대, 동국대, 상명대, 연세대, 한양대, 홍익대를 제외한 나머지 학교들은 학습장이 여러 곳인 캠퍼스를 운영하는 학교들이다. 대표적인 학교가 성균관대. 서울이 인문사회과학캠퍼스, 수원이 자연과학캠퍼스다. 명지대도 인문은 서울, 자연은 용인에 캠퍼스를 두고 있다.

분분교 통합이나 대학간 통합으로 인해 여러 곳에 여러 곳에 캠퍼스를 두는 형태로 전환한 학교들이 있다. 경희대, 한국외대, 단국대 등 3개교는 본분교 통합사례다. 경희대는 서울캠퍼스와 국제캠퍼스를 본교로 통합하는 내용을 2011년 승인 받아 2012년 3월1일부터 운영했다. 한국외대는 서울캠퍼스와 글로벌캠퍼스의 통합을 2012년, 단국대는 죽전캠퍼스와 천안캠퍼스의 통합을 2013년에 승인을 얻은 후 2014년 3월1일부터 본/분교 통합체제를 구축했다.

대학간 통합의 사례는 가천대가 제시됐다. 가천의과학대학교와 경원대학교를 통합하는 내용을 2011년 승인받아 2012년 3월1일부터 운영하고 있다.

중앙대는 본/분교 통합과 대학간 통합이 결합된 사례다. 중앙대는 서울 본교와 안성 분교를 합치고 적십자간호대학까지 통합하는 내용을 2011년 승인해 2012년 3월1일부터 운영하고 있다.

<대교협의 '제멋대로' 통계>
매년 대교협이 발표하는 ‘대입전형시행계획’과 함께 나오는 참고자료 속의 학교 숫자는 교육부가 제시하고 있는 분교나 캠퍼스 개념을 반영하지 않고 통념과도 맞지 않아 늘 통계 숫자에 의문이 제기돼 왔다.

대교협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2017 대입전형시행계획’의 참고자료에서 모집시기별 모집대학으로 수시모집은 207개교, 정시모집은 가군 134개교, 나군 143개교, 다군 115개교라고 제시하고 있다. “제2캠퍼스를 별도 대학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제시했지만 실제 통계에서는 제2캠퍼스를 별도로 간주하지 않았다. 3개 캠퍼스를 운영하는 가톨릭대만 봐도 알 수 있다. 가톨릭대는 부천 역곡의 성심교정외에도 서울 반포동에 제2캠퍼스인 성의교정, 서울 혜화동에 제3캠퍼스인 성신교정을 운영하고 있지만 ‘가톨릭대’로 1개만 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본/분교 통합 여부를 반영하기 보다는 기존처럼 구분하기 위한 표현으로 “제2캠퍼스를 별도 대학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본/분교 분리 체제인 건국대(서울, 글로벌), 고려대(안암, 세종), 동국대(서울, 경주), 상명대(서울, 천안), 연세대(서울, 원주), 한양대(서울, 에리카), 홍익대(서울, 세종) 외에도 본/분교 통합체제인 단국대(죽전,천안), 중앙대(서울, 안성), 한국외대(서울, 글로벌) 등의 학교에 대해 캠퍼스 구분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부분은 경희대다. 경희대(국제)가 수시모집 207개교에서 빠져있기 때문이다. 경희대(서울)만 수시모집 207개교에 포함돼 있다. 2017 경희대 전형계획을 살펴보면 국제캠퍼스 모집단위도 경희대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의 대표격인 네오르네상스 전형으로 학생들을 선발한다.

정시모집 군별모집 대학에 관한 통계를 보면 경희대(국제)가 빠진 이유가 명확해진다. 경희대는 단국대, 중앙대, 한국외대와 달리 본/분교 통합으로 자료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2017 경희대 전형계획상 경희대 서울캠퍼스는 가군, 국제캠퍼스는 나군에서 신입생을 선발한다. 통계에서는 가/나군 분할모집대학으로 잡혀 있다. 단국대가 가/나/다군 분리 모집 대학으로 공시되면서 죽전캠퍼스와 천안캠퍼스 사진으로 구분돼 있고 중앙대가 안성캠퍼스 가/나군과 서울캠퍼스 가/나/다군으로, 한국외대가 서울캠퍼스 가/나군과 글로벌캠퍼스 가/나/다군으로 분리돼 제시된 것과 차이를 보인다.

논술전형과 적성고사전형을 실시하는 대학에 대한 통계도 엉터리이기는 마찬가지다. 대교협은 2017 대입전형시행계획 보도자료에서 논술실시 대학 숫자를 28개교로 발표하고 있다. 28개교는 엄연히 다른 학교로 보는 본교와 분교를 본교에 합해버린 수치이다. 교육부 기준대로라면 가톨릭대, 건국대(서울), 경기대, 경북대, 경희대, 고려대(서울), 광운대, 단국대(죽전), 동국대(서울), 부산대, 서강대, 서울과기대, 서울시립대, 서울여대, 성균관대, 세종대, 숙명여대, 숭실대, 아주대, 연세대(원주), 연세대(서울), 울산대, 이화여대, 인하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국항공대, 한양대(서울), 한양대(에리카), 홍익대(서울) 등 30개교여야한다. 하지만 대교협은 분교를 가진 연세대와 한양대를 하나로 취급하는 바람에 28개교로 계산된 셈이다. 

더 큰 혼란을 주고 있는 부분은 논술전형 도표에서 본/분교 통합체제가 아닌 캠퍼스 운영대학에 대해서도 캠퍼스를 분리해 적시, 논술고사 운영대학이 32개교처럼 보인게 한 점이다. 가톨릭대, 건국대(서울), 경기대(수원), 경기대(서울), 경북대, 경희대, 고려대(서울), 광운대, 단국대(죽전), 동국대(서울), 부산대, 서강대, 서울과학기술대, 서울시립대, 서울여대, 성균관대, 세종대, 숙명여대, 숭실대, 아주대, 연세대(원주), 연세대(서울), 울산대, 이화여대, 인하대, 중앙대(안성), 중앙대(서울), 한국외대(서울), 한국항공대, 한양대(서울), 한양대(에리카), 홍익대(서울) 등 32개로 나눠 제시했다. 2개의 캠퍼스를 운영하는 것일 뿐인 경기대와 본/분교 통합체제를 갖춘 중앙대는 1개 학교처럼 제시해야 했어야 했다. 

 

본/분교 구분 14개 대학
학교명 시/도 구분 
건국대 서울 본교
충북 분교
고려대 서울  본교
세종 분교
동국대 서울 본교
경북 분교
상명대 서울 본교
충남 분교
연세대 서울 본교
강원 분교
한양대 서울 본교
경기 분교
홍익대 서울 본교
세종 분교
※ 자료 : 교육부 제공

 

사립대학 통폐합 현황
본분교 통합 사례
학교명 통합이전 법인명 승인
연도
개교(운영)
연도
경희대 경희대 본교+분교 경희학원
(서울, 경기)
2011 2012.3.1.
한국외대 한국외대 본교+분교 동원육영회
(서울, 경기)
2012 2014.3.1.
단국대 단국대 본교+분교 단국학원
(경기, 충남)
2013 2014.3.1.
대학 간 통합 사례
학교명 통합이전 법인명 승인
연도
개교(운영)
연도
가천대 가천의과학대+경원대 가천경원학원
(경기)
2011 2012.3.1.
본분교+대학간 통합 복합 사례
학교명 통합이전 법인명 승인
연도
개교(운영)
연도
중앙대 중앙대 본교+분교+적십자간호대학 중앙대학교
(서울, 경기)
2011 2012.3.1.
※ 자료 : 교육부 제공

 

▲ 논술 실시대학 수를 28개교로 제시했으나 교육부 통계기준에 따르면 30개교다. 연세대와 한양대는 본교와 분교를 구분하기 때문이다./사진=대교협 보도자료 캡처

 

▲ 경희대(국제)가 없다. 경희대가 본분교 통합으로 자료가 제시된 때문이다. 나머지 단국대, 중앙대, 한국외대 등은 본분교 통합임에도 캠퍼스를 구분해 적시했다. 가톨릭대, 을지대 등 캠퍼스가 여러개인 학교와 동일한 선상에서 봐야하지만 구분해 적시했다./사진=대교협 참고자료 캡처
 
본 기사는 교육신문 베리타스알파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일부 게재 시 출처를 밝히거나 링크를 달아주시고 사진 도표 기사전문 게재 시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저작권자 © 베리타스알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