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경력 독서활동 미반영 등 ‘모두 동일’

[베리타스알파=김하연 기자] 2023대입 학생부종합의 가이드라인 격인 2022 학생부 기재요령은 지난해 개선 사항 이후 큰 틀의 변화가 없는 상태로 공개됐다. 수상경력에 ‘수상 여부와 관계없이’와 자격증 및 인증 취득 상황에 ‘단 국가직무능력표준 이수 상황은 제공’이라는 세부문구가 추가된 데 그친다.  

대입 학종평가의 근간인 학생부 기재요령을 개선 없이 전년과 동일한 틀을 고수했다는 사실은 심각한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지난해 블라인드 평가의 전격적인 도입이 일반고 학생에게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교육계 전반에서는 학생부 기재 사항 변화의 필요성이 대두된 상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육부는 전년과 동일 기조를 유지하면서 올해도 애꿎은 일반고 학생의 피해만 확대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학종 공정성 강화방안의 일환으로 도입된 블라인드 평가는 일반고 역풍이라는 결론으로 마무리됐다. 코로나 상황에서 현장 부담만 가중시켰을 뿐,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 기대됐던 일반고 출신이 획기적으로 늘어나지 않은 것은 물론 영재학교 과고 등의 약진으로 상대적 불이익이 컸다는 평가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은 “그간 블라인드의 영향력이 미미할 것이라는 입학사정관을 비롯한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평가 과정이 복잡함에도 불구하고 의외의 결과는 없었다는 후문이다. 그동안 해왔던 대학들의 학생부종합전형 평가가 블라인드의 유무에 관계없이 공정하게 이루어져 왔다는 평가도 가능하다. 평가에 참여한 입학사정관들의 말을 빌리면 공정성을 위한 블라인드 도입이지만 실효성에 대해 의문이 있고 확연히 구별 가능한 특목고의 교육과정과 달리 일반고, 자사고의 교육과정상의 차이점은 발견이 일부 어려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학종 본산’이라고 평가받는 서울대 2022수시 결과를 열어보면 블라인드 평가 도입으로 인한 ‘일반고 역풍’은 명확히 드러난다. 서류 블라인드의 도입 취지가 ‘출신 고교의 후광효과를 차단하기 위해서’였지만 실제 효과는 정반대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서울대 수시최초 일반고 합격자 가운데 일반고(자공고 포함) 출신은 1205명(50.4%)으로 전년인 2021대입에서의 1358명(52.4%)보다 줄었다. 

반면 자사/영재/과고/외고/국제고는 일제히 확대됐다. 선발인원의 감소로 인원은 전년보다 줄었지만, 모두 비율이 늘었다. 특히 자사고는 2022학년 12.1%(289명)로 2021학년 11.9%(308명)보다 늘었다. 영재학교는 13.1%(313명)로 전년 12%(312명)보다 늘었다. 과고는 6.1%(146명)로 전년 5.7%(148명)보다 늘었다. 외고는 9.2%(221명)로 전년 8.6%(224명)보다 늘었다. 국제고는 2%(48명)로 전년 1.7%(45명)보다 늘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한 교육전문가는 “고교별 학업환경 차이를 확인할 자료가 사라지면서, 수시체제가 약화된 일반고가 오히려 불이익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일반고 입장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내신에도 불구하고 특목/자사고와 벌어진 수시 체제의 격차를 극복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재학생의 피해가 더 이상 확대되지 않도록 보완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올해 기재요령을 그대로 고수했다는 것은 교육당국의 안일한 인식을 그대로 보여준다. 코로나 상황에서 블라인드 평가를 정책효과를 감안하지 않고 밀어붙일 때부터 예견된 인재였다”라고 지적했다. 

교육부가 발표한 ‘2022학년도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요령’을 유웨이와 함께 살펴본다. 해당 자료는 베리타스알파 게시판 내 ‘구독자전용자료실’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 소장은 “수험생은 올해 학생부 기재요령을 숙지하고 특히 등교수업이나 원격수업의 상황을 살피면서 학생부를 보다 충실히 적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학생부 블라인드 평가도 대비해 학교의 후광효과보다는 객관적으로 돋보이는 학생부가 되도록 힘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교육부가 4일 발표한 2022 학생부 기재요령은 2021학년 개선사항과 큰 변화는 없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교육부가 4일 발표한 2022 학생부 기재요령은 2021학년 개선사항과 큰 변화는 없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수상경력 독서활동 미반영 등 ‘작년과 동일’>
교육부가 발표한 ‘2022학생부 기재요령’은 지난해와 동일하다. 2021과 동일한 내용으로는 블라인드 처리와 관련해 학생부에는 학생이 재학(또는 졸업 예정)한 고교를 알 수 있는 내용은 ‘학적사항’, 수상경력의 ‘수여기관’, 봉사활동 실적의 ‘장소 또는 주관기관명’을 제외한 어떠한 항목에도 기재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예를 들어 학교명, 재단명, 학교 축제명, 학교 별칭 등 학교를 알 수 있는 그 어떠한 내용도 포함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셀프 학생부와 관련해 ‘학교교육계획에 따라 실시한 교육 활동 중 교사 지도하에 학생이 직접 작성한 자료’로 학생부 기재 시 활용 가능한 자료를 한정했다. 동료평가서, 자기평가서, 수업산출물(수행평가 결과물 포함), 소감문, 독후감 등이다. 여기에서 수업산출물은 지난해 수행평가 결과물이 확대된 것이다.

수상경력은 2020~2023 모두 동일하다. 2021에 ‘학교생활기록부 작성 시 유의사항’에서 금지하는 실적을 근거로 한 수상실적은 학생부에 기재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문구(항목)가 신설됐는데 수상명에는 학생이 재학(또는 졸업예정)한 고교를 알 수 있는 내용을 입력할 수 없다. 2022학년 3학년의 경우 상급학교 진학 시 수상경력은 학생별 한 학기에 한 개만 제공한다는 내용과 2024학년 대입(졸업생 포함)부터 상급학교 진학 시 ‘수상경력’은 제공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강조됐다. 

자격증 및 인증의 경우도 2020~2022 모두 ‘자격증 및 인증 취득상황’은 대입전형자료로 제공하지 않는다고 명시됐다. ‘2021에서 재학 중 취득한 자격증은 누가하여 기록(이전 학년도 취득한 자격증도 학생부 정정 불필요)한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창의적 체험활동 상황에는 2020~2022 모두 실적은 한 개 영역에 입력하고, 다른 영역에 중복하여 입력하지 않는다는 내용, 자율활동/동아리활동/진로활동의 특기사항은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입력한다는 내용과 함께 2024학년도 대입(졸업생 포함)부터 상급학교 진학 시 ‘개인’ 봉사활동 실적, 자율동아리 실적, 학교교육계획에 의한 정규교육과정 이외의 청소년 단체활동은 제공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교과학습발달상황의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에서는 입력 불가 항목이 2020~2022 모두 열거하고 교내대회 참여사실과 그 성적과 수상실적도 적을 수 없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외 ‘학교생활기록부 작성 시 유의사항’에서 기재 금지한 사항 일체와 함께 K-MOOC, MOOC, KOCW도 적을 수 없다고 명시했다. 작년과 같이 자율탐구활동으로 작성한 연구보고서(소논문) 관련사항 일체는 기재할 수 없으며, 탐구보고서 등으로 편법적으로 기재하는 것을 금했다. 그리고 2024학년도 대입(졸업생 포함)부터 상급학교 진학 시 영재/발명교육 실적은 제공하지 않는 점을 분명히 했다.

독서활동상황은 독서기록장, 독서 포트폴리오,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의 증빙자료를 근거로 입력하거나 전체 학년 동안 동일한 책을 ‘독서활동상황’란에 중복하여 입력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지난해와 같다. 단순 독후활동(감상문 작성 등) 외 교육활동을 전개했다면, 도서명을 포함해 내용을 다른 영역(교과세특/창의적체험활동 등)에 입력할 수 있다는 점도 모두 같다. 2021~2022 기재요령에는 원서와 한국어 번역본을 모두 읽은 경우, 중복 입력하지 않는다는 점과 2024대입(졸업생 포함)부터 상급학교 진학 시 ‘독서활동상황’은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이 추가됐다.

행동특성과 관련된 내용은 시도교육감이 정한 방법에 따라 누가 기록하여 관리한다는 점은 동일하다. 다만 새로이 학교교육계획에 따라 실시한 봉사활동의 경우, 교사가 직접 관찰/평가한 학생의 특기사항은 필요시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 란에 기재 가능하다는 점이 2021에 추가됐다. 이는 봉사활동의 특기사항이 없어진 데 대한 보완이다.

<2024대입.. 사실상 ‘비교과 폐지’>
예비 고1, 고2가 치르는 2024대입부터는 학생부 반영 사항이 대폭 축소되므로 유의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개편사항에 따르면 방과후학교 활동/자율동아리/청소년단체활동/개인봉사활동 실적/수상경력/독서활동 영역을 반영할 수 없게 된다. 창의적 체험활동 사항에서는 2024학년 대입부터 ‘개인’ 봉사활동 실적, 자율동아리 실적, 학교교육계획에 의한 정규교육과정 이외의 청소년 단체활동은 제공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단체/봉사활동을 희망하는 학생의 경우,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단체 봉사활동 등에 중점을 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변화에 따라 학종 지원자에 대해 대학이 평가할 수 있는 항목은 ▲교과학습발달상황에 기록되는 내신성적/세부능력/특기사항(과목당 500자) ▲행동특성/종합의견(연간 500자) ▲창의적 체험활동상황 내 자율활동(연간 500자) ▲동아리활동(연간 500자) ▲학교교육계획에 따라 교사가 지도한 봉사활동 실적 ▲진로활동(연간 700자)만 남게 됐다. 

동아리의 경우 정규동아리는 교육과정에 편성되고 청소년단체활동과 소논문은 기재할 수 없으며, 자율동아리의 경우 기재하더라도 대입자료로서 반영되지 않는다. 봉사활동도 개인봉사활동 실적은 대입에 반영하지 않고, 학교교육계획에 따라 교사가 지도한 실적만 대입에 반영한다. 수상경력과 독서활동 부분도 대입에 반영하지 않는다. 

2023학년까지 축소 운영하는 자소서의 경우 2024학년에는 폐지된다. 사실상 ‘비교과 폐지’를 의미한다. 한 전문가는 “정시가 갈수록 확대되는 상황에서 학종 평가항목들을 대거 폐지한다는 것은 완전한 수능중심의 대입을 진행하겠다는 말과 같다”며 “반복학습이 유리한 정시 특성상 사교육 중심으로 대입을 준비하는 경우가 더욱 많아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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