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1등급도 56.9% ‘증가’.. ‘의약계열 재수 반수 증가 영향’

[베리타스알파=유다원 기자] 올해 수능 수학에서 남학생 1등급 비율이 75.3%(1만3578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수능에서 1등급 학생 중 남학생 비율이 61.1%였던 것과 비교해도 14.2%p 급증한 규모다. 반면 수학 1등급 학생 중 여학생은 24.7%(4453명)에 불과하다. 

수학 평균 표준점수 역시 남학생이 우세하다. 남학생은 103점, 여학생은 96.8점으로, 남여 표준점수가 6.2점 벌어졌다. 지난해 수능에서 남학생이 100.7점, 여학생이 99.2점으로 1.5점 차가 발생했던 것과 비교해도 4배 이상 격차가 벌어졌다. 

반면 국어의 경우 1등급 비율은 남학생이 더 높지만, 전체 학생의 평균점수는 여학생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수능에서 국어 1등급 비율은 남학생이 56.9%(1만193명), 여학생이 43.1%(7721명)이지만 평균점수를 비교할 경우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1.7점 더 높다. 여학생은 100.9점, 남학생은 99.2점의 평균점수를 보였다. 지난해 수능 역시 여학생이 100.9점, 남학생이 99.2점의 평균점수를 보이며 1.7점의 격차를 보였다. 6일 종로학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2학년 수능 국어/수학 영역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올해 수능에서 남학생 1등급 비율이 75.3%(1만3578명)에 달한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올해 수능에서 남학생 1등급 비율이 75.3%(1만3578명)에 달한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통합형 수능 구조적 문제 ‘현실화’.. 전문가들 ‘남학생 미적분/기하 비중 높아 우세할 것’>
전문가들은 통상 남학생들의 미적분/기하 선택 비중이 높아 표준점수와 등급확보에 유리했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종로학원 오종운 평가이사 역시 “남학생들은 기하/미적분, 여학생들은 확률과통계를 선택하는 경향이 강하다. 기하/미적분은 난이도가 높아 표준점수와 등급확보에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올해 첫 시행된 통합형 수능은 수학 미적분과 같이 학습분량이 많다고 여겨지는 선택과목을 응시한 수험생 집단의 공통과목 점수가 평균적으로 높은 경우, 선택과목 점수 역시 다른 선택과목을 응시한 수험생들에 비해 상향 조정되는 구조다. 자연계 모집단위를 응시하기 위해 자연계 상위권 학생들이 주로 미적분을 선택하고 이들의 공통과목 점수가 높게 나오면서 미적분 조정 점수가 올라감에 따라, 결국 미적분 선택자들의 표준점수가 높게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는 것이다. 반대로 확률과통계를 선택한 학생들의 공통과목 점수는 낮게 나오기 때문에 확률과통계 점수가 미적분 학생과 동일하더라도 조정 점수는 상대적으로 낮아진다. 상대적으로 어려운 과목을 선택한 수험생들의 불이익을 없애기 위해 적용됐지만, 확률과통계 선택 학생들은 선택과목 점수가 하향 조정됨에 따라 유불리 논란이 이어졌다. 

올해 수능은 처음 실시된 통합형 수능의 구조적 문제가 현실화됐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특히 통합형 수능의 구조적인 문제는 사전에 방지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당국발 인재’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모의고사의 첫 단추였던 3월학평 당시 교육업계에선 수학 선택과목 간 유불리에 더해 영어 간접연계 100% 출제 영향으로 인문계의 수시 수능최저 충족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했고, 인문계 대상으로 수능최저 완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하지만 평가원은 점수 조정 방식을 통해 유불리를 완화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한 데다, 6월모평에 이어 9월모평에서도 선택과목별 세부통계를 공개하지 않으면서 ‘깜깜이 정시’를 예고했다. 올해 수능에서 종로학원의 추정자료에 의하면 수학 1등급 학생 중 미적분 선택자가 86%, 기하 선택자가 3.5%로 이과생이 89.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인문계 학생이 수학 1등급을 따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가)와 (나)로 성적을 따로 산출하던 지난해 수능 체제에서는 수학에 자신 있는 자연계 수(가) 학생들이 수(나) 학생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등급을 잘 받기가 어려운 구조였다. 수학을 잘하는 학생들끼리 경쟁할 뿐만 아니라, 응시자 수도 수(나)에 비해 적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수능에서 수학 응시자 40만6912명 중 수(가) 응시자는 13만9429명으로 34.3%, 수(나) 응시자는 26만7483명으로 65.7%를 차지했다. 수(나) 응시자가 두 배 가까이 많았던 셈이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수(나) 응시자들은 상위등급을 받기가 수(가) 학생들에 비해서는 쉬운 구조였다. 상위대학 수능최저에서 인문의 등급합 기준을 자연보다 높게 설정한 경우가 있다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

하지만 통합형 수능으로 바뀌면서 상황은 반대가 됐다. 인문계 학생이 상위 등급을 받기가 더 어려워진 것이다. 한 교육 전문가는 “수(나)에서는 소위 ‘깔아주는’ 하위권 학생들이 많이 있었고, 수(나)끼리만 경쟁하기 때문에 1,2등급을 받는 것이 수(가)에 비해서는 쉬운 구조였다. 하지만 올해는 인문계 학생이 자연계 학생과 같이 경쟁하기 때문에 1,2등급을 받기가 훨씬 어려워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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