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간 교육격차 해소’.. 사교육 차단 ‘전원 기숙사’

[베리타스알파=유다원 기자] 서울 강북에 자리한 하나고는 탄탄한 교내 프로그램과 교사진을 바탕으로 매년 수시 중심의 독보적인 대입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가장 최근인 2021대입에서 수시 42명, 정시 4명으로 총 46명의 서울대 등록 실적을 기록하며 명실상부 ‘최강 수시체제’ 고교임을 입증했다. 2020대입에서도 수시 50명, 정시 6명으로 총 56명의 서울대 등록자를 배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6대입 58명(수시53명/정시5명), 2017대입 54명(수시48명/정시6명), 2018대입 55명(수시52명/정시3명), 2019대입 51명(수시49명/정시2명)으로 수시 실적 정상을 고수하고 있으며, 수시/정시를 합산한 전체 실적으로 살펴봐도 매년 전국 톱5에 들어왔다.

하나고가 올해로 개교 11주년이라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공교육 롤모델로 정평이 난 배경에는 학생들의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극대화시키는 다양한 교육과정이 있다. 학술활동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과제연구’ ‘하나학술제’ ‘집현’ 등의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1개의 체육활동과 1개의 예술활동을 필수 이수해야 하는 ‘1인2기’ 활동 역시 학생들의 학업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정서적 안정을 도모하는 데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평이다. 자기주도적 학습을 위한 무계열 교육과정을 운영한다는 점 역시 주목의 대상이다. 학생들은 자신의 흥미와 요구에 맞게 작성한 시간표를 토대로 인문/자연을 아우르는 다양한 교과목을 체험하고 있다.

하나고는 2011학년부터 ‘강남 쿼터제’를 시행, ‘강남3구’로 불리는 강남/서초/송파 지역 학생 선발인원을 정원의 20%로 제한하는 파격적인 정책을 유지해 오고 있다. 지역간 교육격차를 해소하면서 명문고로 자리하겠다는 하나고의 취지가 엿보인다. 서울에 위치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원 기숙사 제도를 시행하는 것도 일종의 모험이라고 볼 수 있다. 주말 외출 금지라는 저돌적인 교육방침으로 인해 개교 초 학부모들의 반발이 컸지만, 대입실적으로 반발을 잠재움에 따라 현재는 하나고만의 대표적인 교육 시스템으로 자리잡았다.

하나고는 탄탄한 교내 프로그램과 교사진을 바탕으로 매년 수시 중심의 독보적인 대입 실적을 기록한다. /사진=하나고 제공
하나고는 탄탄한 교내 프로그램과 교사진을 바탕으로 매년 수시 중심의 독보적인 대입 실적을 기록한다. /사진=하나고 제공

<인문/자연 넘나드는 진로 설계.. ‘무계열 선택형 교육과정’ 운영>
하나고 학생들은 자신의 흥미와 요구에 맞게 선택과목을 수강할 수 있도록 개인별 시간표를 작성해 수업에 참여한다. 무계열로 운영되는 교육과정에서 학생들은 인문계열과 자연계열의 영역을 넘나들며 자유롭게 수강할 수 있다. 대학과 마찬가지로 전교생이 각자의 고유한 커리큘럼을 구성해 개인의 강점 분야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평이다.

2021학년 입학생 기준 일반과목 외 학생이 선택할 수 있는 심화/교양과목으로는 국/영/수 기초영역에 △영미 문학 △영어 비평적 읽기와 쓰기 △심화 미분적분학 △독서와 사고 등이 있다. 사회/과학 영역으로는 △전자기학/실험 △프로그래밍 △국제정치 △국제경제 등이 있다. 예체능이나 제2외국어, 교양 관련 과목도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합주 △음악 감상과 비평 △중국어 회화 △일본어 회화 △교육학 △심리학 △논술 등이 그 예다.

무계열 교육과정에 대해 하나고의 한 학생은 “문/이과 제한 없이 듣고 싶은 다양한 과목을 수강하면서 진로를 스스로 설계할 수 있다는 점이 하나고만의 강점이다. 수리경제학자의 꿈을 위해 AP미시경제와 거시경제 과목을 수강하면서 경제학을 심층적으로 배우고, 이과 친구들과 선형대수학/AP통계학 수업을 들으면서 융합적인 탐구활동을 해 나간 경험은 오직 하나고였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학생 스스로 펼쳐가는 학술활동의 장.. 국제학술심포지엄/과제연구/집현/학술제 등 ‘다수’>
하나고는 단순히 교과교육과 활동에만 그치지 않은 다양한 학술활동을 운영 중이다. 학생들이 스스로 관심분야의 심화된 탐구를 발표하는 교육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조계성 교장은 “선택형 개방형 교육과정 운영, 학생 중심의 참여형 수업, 과정 중심 평가 실시 등과 같은  기본적인 교육의 명제들을 제대로 지켜내는 학교를 찾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하나고 역시 ‘창의적 교육’이라는 이상과 ‘대입시험’이라는 현실의 괴리 속에서 어려움을 겪어야 했지만 모든 교직원의 하나된 노력으로 흔들리지 않고 꾸준하게 실천했다. 덕분에 10년이 지난 지금 하나고는 대한민국 명문고 중 하나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우선 하나고만의 학술 환경을 조성하고 장려하기 위해 1학년 전체가 논문의 구성과 읽기, 연구윤리, 인문과 자연계의 연구방법 예시 등을 필수로 수강하게 된다. 국립중앙도서관과 연결된 원문자료 검색, 유료 논문 검색 사이트를 제공하며 각종 정기간행물을 도서관에 비치하고 있다.

‘하나학술제’를 통해 학생들간 활발한 지식 소통의 장도 마련된다. 하나학술제는 정규 교육과정 외 개별 또는 팀 단위로 해왔던 연구 활동을 인문/자연 각 20팀 내외의 학술발표와 14팀 내외 학술활동으로 진행된다. 1/2차 심사를 통해 다양한 분야의 연구에 대한 발표자를 선정하고, 발표를 참관한 학생들은 자신이 평소에 관심을 갖고 있거나 새롭게 알고 싶은 분야에 대한 발표를 들으며 참관록을 작성한다.

‘국제학술심포지엄’을 통해 매년 해외 참가 학생들과 국제 사회 현안을 주제로 학술 심포지엄을 진행한다. 공식 사용 언어인 영어로 학술 논문을 작성해 발표하며 참가국들의 문화교류도 함께 열린다. 2011년부터 해외 참가자만 매해 100여 명 이상이 되는 대규모 국제 행사로, 작년과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학술 행사로 진행됐다.

‘과제연구’는 2학년 전교생을 대상으로 개설, 수강을 희망하는 학생이 선택해 이수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학생들은 연구그룹을 형성하거나 단독으로 과제연구를 수행하며 1학기 중간발표와 2학기 중간발표를 통해 평가를 실시, 최종 논문 평가에서 과제연구 논문집의 게재 여부를 판단한다. 인문/사회/수학/과학/융합의 다양한 주제로 실제 연구논문을 작성하게 되며 하나고의 꽃이라 불린다.

‘집현’은 3명 이상 8명 이하의 스터디 구성원끼리 자율적이고 협동적인 학습문화를 조성하는 학습공동체이자 스터디모임이다. 주 1회, 최소 6개월 간 총 30시간 이상 스터디를 진행해야 하며, 모임 진행 시 활동기록서를 작성하고 최종적으로 결과보고서를 작성해 심사를 통해 인증 받는다. 3년간 일관되고 꾸준한 활동으로 진로활동의 좋은 예시이며 실제 대학에서 많은 인정을 받고 있다.

이 밖에도 인문학교/과학학교/Master Class의 3개 과정으로 운영되는 ‘한아름 학당’은 물론, 2020년 ‘거북선 프로젝트’, 2021년 ‘미디어 리터러시 프로젝트’ 등의 프로그램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여러 교과 교사의 학술적 지도를 통해 교과별 학생 팀들의 개별 연구를 합쳐 거대 담론의 결과를 만드는 교과기반 융합프로젝트도 진행되고 있다. 코딩교육과 더불어 자율주행탐구를 통해 연구 논문을 만드는 자주차 프로젝트 등 실질적인 프로젝트들도 학술적 성과를 만들어 가고 있다.

<‘예체능 통한 스트레스 해소’ 1인2기.. 전교생 1개 체육활동/1개 예술활동 ‘필수 이수’>
하나고가 전국적으로 전파한 ‘1인2기’ 프로그램은 체육/예술 활동을 통해 체력과 감성, 지성, 덕성이 조화로운 전인을 육성하고자 하는 교육적 목적을 가지고 있다. 학생들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능력을 기를 뿐만 아니라 상대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배우고, 더 나아가 체육/예술적 기초 능력을 길러 평생 신체적/정서적으로 건강하고 풍요로운 생활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

하나고 학생들은 1학년부터 3학년까지 1체육, 1예술 활동에 매주 월/화/목/금 하루 90분씩 참여한다. 올해 역시 코로나19로 인해 일부 종목을 개설하지 못하거나 외부 체육시설을 사용하지 못하는 등의 여러 가지 제약에도 불구하고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며 예술 74개 강좌, 체육 27개 강좌를 운영했다. 연 2회 영상 발표회와 작품집 출간을 통해 성과를 나눴다. 1인2기는 고교생활의 활력소일 뿐만 아니라 평생의 여가와 취미활동의 방향을 제시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졸업생 대상으로 진행한 프로그램 만족도 조사에서도 1위를 차지했을 정도다.

<고3학생 위한 대입 프로그램.. 공교육만으로 ‘최대의 아웃풋’ 꾀한다>
하나고는 해마다 대입 면접대상자 전원을 대상으로 모의면접을 진행한다. 전년도 기출문제를 분석해 하나고 교사들이 직접 예상 문제를 출제, 학생당 2회에 걸쳐 실제 면접과 동일한 환경을 조성해 현장감 있게 모의면접을 실시한다. 모의면접의 전 과정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학생에게 제공하기 때문에 교사/학생 간 효율적인 피드백 교류가 가능하다. 학생들 역시 스스로 팀을 구성해 대학 면접을 준비하는 스터디를 만들어 활동한다. 정형식 3학년부장은 “사교육보다 더 강력하고 효율적인 진학지도를 하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한다.

매년 10개 이상의 대학을 방문하며 진학 방향을 설정하고 있는 점 역시 하나고만의 강점이다. 전년도 합격/불합격에 대한 대학 측 의견을 토대로 하나고의 교육 강점과 교육적 효과를 함께 분석하며 바람직한 진학 방향을 제시한다. 현재 하나고는 대입에서 정시 확대가 예고된 만큼, 정시 대비를 위해 교내 몰입존 운영, 토요 모의고사, 수능대비 방과후 프로그램 등도 진행하고 있다.

<2022하나고 ‘자소서 구체적이되 과장 없어야’>
하나고는 올해 정원내 200명을 모집한다. 일반 160명, 사회통합 40명으로 지난해와 동일 규모다. 남/여 성비는 각 50%다. 사회통합전형 중 다문화가정 자녀와 군인자녀는 전국모집이 이뤄지며, 그 외 지원자격에 해당하는 경우 서울모집이 이뤄진다.

1단계에서 교과성적과 출결을 합산해 정원의 2배수 이내를 선발한 뒤 2단계에서 서류평가, 면접평가, 체력검사를 거쳐 최종 합격자를 정한다. 하준호 입학홍보부장은 “1단계는 교과성적 40점에 출결감점, 2단계는 1단계 점수와 서류 20점과 면접 40점이 합산되고 체력검사가 실시된다”며 “2단계에서는 면접의 비중이 매우 크므로, 면접에서 자신의 역량을 잘 보여주는 것이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올해는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한 한시적 조치로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시 중학교 학생건강체력평가(PAPS)의 심폐지구력 종목, 근력/근지구력 종목 3등급 이내임을 증빙하는 서류를 제출할 경우 각각 오래달리기 윗몸일으키기 종목의 이수 기준을 충족한 것으로 처리된다. 해당 서류를 제출하지 못한 경우에는 면접 당일 체력검사에 응시하면 된다. 사회적 거리두기 2~4단계 시 체력검사는 미실시된다.

제출서류는 학생부와 자소서다. 자소서는 1단계 합격자만 제출한다. ‘학교생활에 충실하고 자기주도 학습능력이 뛰어나며 공동체 의식을 갖고 있는 학생’이라는 하나고 인재상에 부합하는 모습을 어필하는 것이 좋다. 자기주도 학습을 통해 창의력을 발휘하거나 문제해결력을 향상시킨 경험이 있다면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하 부장은 “자소서 내용은 면접의 근거 자료가 되므로 과장과 구체성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며 “다소 거칠더라도 자신만의 언어로 경험이나 생각을 피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2단계 면접은 지원자의 역량/강점/잠재성을 확인하기 위한 과정이다. 서류에서 특정 분야에 대해 관심이 많다고 자신을 소개했다면, 면접에서는 그 활동을 정말 자기주도적으로 수행했는지 검증하고, 해당 역량의 수준이 얼마나 깊은지를 평가하고자 한다. 일례로 자소서에 역사에 대해 관심이 많다고 기술한 학생에게 ‘우리나라 역사에서 가장 의미를 지닌 사건은 무엇이라 생각하며, 그 이유는’이라는 질문이 주어지는 식이다. 학생의 답변을 토대로 그 사건에 대한 또 다른 해석을 제시한 후 ‘이를 논박해본다면’과 같은 확장적인 질문이 주어질 수 있다. 학생마다 관심분야/진로/학습경험이 각자 다르므로 이를 검증하기 위한 면접문항 또한 개인마다 다르다는 것을 유의해야 한다. 자신만의 경험/성장/깊이 있는 사고/내적 성찰을 잘 담아낼 수 있도록 답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 부장은 “하나고는 자기주도적으로 노력하고 도전하는 창의적이고 잠재력 가득한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하나고는 그러한 학생들의 꿈을 실현시켜 주기 위해 최상의 교육환경을 갖추고 있으며 다양한 교육과정과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하나고에 적극 지원해 자신만의 미래를 마음껏 만들어 가길 바란다”며 “하나고는 개교 때부터 사회적 배려대상 학생들이 교육비 걱정 없이 학업에 전념하고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아낌없는 장학지원과 세심한 지도를 하고 있다. 사회통합전형 자격에 해당하는 학생들의 적극적인 지원을 바란다”고 설명했다.

하나고 원서접수 기간은 12월8일부터 10일 오후3시까지다. 서류제출은 12월8일부터 10일 오후5시까지며, 면접대상자 발표는 12월16일 오후5시로 예정돼 있다. 면접대상자 자소서 온라인 제출 기간은 12월16일 오후5시부터 20일 자정까지다. 면접과 체력검사는 12월26일부터 28일 사이 이뤄진다. 최종 합격자는 내년 1월4일 발표되며, 예비소집일은 1월8일이다.

 
본 기사는 교육신문 베리타스알파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일부 게재 시 출처를 밝히거나 링크를 달아주시고 사진 도표 기사전문 게재 시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저작권자 © 베리타스알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