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김대식 기자] 2016 서울대 수시 일반전형 구술면접의 윤곽이 처음으로 공개되면서 교과과정의 심화를 통해 서울대 구술 대응이 가능한 시대가 열렸다. 서울대 구술면접은 2013학년 가장 비중이 큰 일반전형의 2단계로 도입돼 서류의 작성 과 함께 수시 합격의 관건이 되어왔다.

지난해 시행된 ‘공교육정상화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서울대는 지난달 31일 ‘2015 서울대 입학전형 선행학습 영향평가’ 보고서를 공개했다. 공통과목으로 출제된 인문학, 사회과학, 수학, 물리,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 구술문항의 출제 근거와 출처를 비롯한 기출문제의 윤곽을 드러낸 것이다. 2013학년부터 시행된 일반전형 구술문제의 윤곽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에는 입학본부의 웹진 ‘아로리’를 통해 처음으로 자연계열 수리 과학의 기출문제가 공개됐지만 인문계열 구술문항은 공개되지 않았다. 물론 구체적 기출문항은 이달 중으로 업데이트되는 서울대 입학본부 웹진 ‘아로리’를 통해 공개된다. 결국 수험생들은 교과서를 바탕으로 구술문항을 분석, 사교육 없이 공교육의 틀 안에서 수시 일반전형에 대응 할 수 있고 학교 역시 교과서를 중심으로 교과과정의 심화를 통해 서울대 구술을 준비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서울대 구술 대응은 그 동안 기출문제 공개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지방 일반고를 중심으로 사교육의존도가 높았다는 평을 받았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서울대 전형은 지금지 사교육이 따라오기 힘든 방향으로 진화해왔다. 모 집단위별로 달랐던 구술면접은 소수 를 대상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한계 때문에 사교육도 쉽게 따라잡기 힘든 전형이었다. 문제는 학교현장에서도 서울대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적응이 쉽지 않았다는 점이다. 올해부터 시작된 서울대 구술문제 공개는 공교육에서도 충분히 교과과정의 심화를 통해 대응 가능하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공교육을 통한 서울대 학생부종합의 대응은 학교로 공이 넘어갔다”고 평가했다.

일반전형 구술준비는 올해에도 서울대 입시의 최대 관문이 될 전망이다. 2일 공개된 ‘2016 입학전형 안내’를 통 해 2016 수시에서 ‘면접 및 구술고사 Ⅱ’는 지역균형선발전형처럼 제출 서류 기반의 인성면접을 치르도록 했지만 해당자는 적을 것으로 보여 수험생 대다수는 기존 구술면접 형태인 면접 및 구술고사Ⅰ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존 국정감사와 <베리타스알파>의 취재를 통해 살펴보면 서울 대 우선선발자는 최근 11년간 연평균 51~52명으로 수시 일반전형 모집인원 1688명의 2.96% 수준에 불과하다.

▲ 서울대가 2015 수시 일반전형의 구술 문항에 대한 선행학습 영향평가 보고서를 낸 데 이어 이달 중으로 아로리 업데이트를 통해 수시 일반전형의 구술 문항을 직접 제공할 계획이다. 일선 학교에서도 대응이 가능한 환경이 조성됐다는 평이다./사진=베리타스알파 DB

<영향평가로 공개된 기출문제 분석부터 교과과정심화의 숙제>
구술면접을 앞둔 학생들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기출문제에 대한 분석이다. 기출문제는 시험의 종류를 막론하고 중요하다. 출제자들이 수차례 검토/보완하면서 내놓은, 공신력 있는 자료여서 출제자의 의도를 가장 정확히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달 서울대 ‘아로리’를 통해 공개될 2015 수시 기출문항은 지난달 31일 발표된 ‘2015학년도 서울대 입학 전형 선행학습 영향평가’ 보고서와 함께 올해 2016 수시 대비에서 가장 중요한 자료가 될 전망이다. 출제진뿐 아니라 현직 고교 교사들이 문항을 검토 해 고교 교육과정 내에서 출제가 이루어졌는지 모두 검토한 후 교육과정상 출제근거, 해당 내용이 나온 교과서 페이지까지 모두 적시해 교과서와 연계 한 학습이 가능토록 했기 때문이다.

보고서와 기출문제에 적시된 교과서 상의 출제근거를 보고 관련 개념과 필요한 용어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단순히 대강의 이해와 문제풀이 기술로 해결할 수 있는 수능 문제풀이 수준을 넘어 면접관에게 설명할 수 있을 경지에 오르기 위해서다. 이해하는 개념과 설명할 수 있는 개념은 차원이 다르다. 단편적인 용어나 개념의 이해에서 지식의 흐름까지 설명 할 수 있는 상태로 끌어올려야 한다.

문제를 통해 개념을 정리하면서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유사한 기출 문제를 찾아보거나 문제집이나 모의고사에서 출제된 참신한 소재 등을 정리하는 등 다방면의 접근과 대비가 필요하다. 2014 수시에서 출제된 문항 의 출제근거와 2015 수시에서 출제된 문항의 출제근거가 동일하고 사용된 개념도 같지만 문제가 여러 형태로 변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2014 학년 정시 구술면접과 올해 2015 수시 구술면접에서 상평형에 대해 물어본 화학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논제에 대한 다각도의 접근도 필요하다. 논제에 대한 풀이법이 한 가지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출문제를 통해 해당 모집단위의 문제가 어떤 구조로 이루어져 있는지, 어떤 논리를 활용해 어떻게 풀어야 할지 독해 와 풀이법을 습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2015 입시뿐만 아니라 2014, 2013 기출문제 분석도 필요하다. 공통 문항이 지난해 처음 도입된 인문학과 사회과학 제시문의 경우 2013~2014 구술문항 유형이 반영될 수 있기 때문이 다. 2013 수시와 2014 수시에서 동양 사학과와 철학과는 각각 국한문혼용 제시문을 출제하면서 옥편을 제공했다. 2014 수시에서 국어국문학과 영어 영문학과 중어중문학과 등 언어학과계 열은 영어제시문과 국문제시문 두 개를 제시하고 문항을 출제했다. 2015 수시에서 국문과 한자병기가 된 A4 1/3 분량의 제시문과 영어제시문과 그래프 및 그래프 관련 한글제시문이 나온 사회과학제시문과는 다른 유형으로, 충 분히 반영이 가능한 수준이다.

인문계열과 의학계열은 서로간의 기출문제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 2013 수시에서 사회과학대가 제시문과 지도를 보고 콜레라의 특성을 파악하고 콜레라가 퍼진 경로와 근거, 보건당국의 대처법을 묻는 문항이 출제됐고 2014 수시에서 의예과가 국가마다 색깔이 다르게 표시된 지도를 보고 독감의 특징 과 발병원인, 적절한 의료행위를 묻는 문항을 출제했기 때문이다. 2014 의대 지원자가 2013 사과대 문제를 접했다 면 어느 정도 대응이 수월했을 것이다.

<인문계열 대비법 ‘시사이슈의 전공/ 교과 연결’>
인문계열은 기출에 대한 분석과 검토를 끝냈다면 시사이슈를 꼼꼼히 챙 겨야 한다. 시사를 통해 전공적합성 검증뿐만 아니라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도와 이해도, 논리력과 설득력, 지원자의 소신 등을 파악할 수 있기 때 문이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우리사 회의 대표적 지식인인 서울대 교수들 의 지적 관심이 있을 만한 시사이슈들 이 무엇인지 예상해보는 것이 유용하다. 관심 있는 시사이슈들은 전공적합 성과 연결해 관련 자료를 읽어두어 심화하고 다시 사탐 과탐 교과서의 단원 을 따져서 기본적 개념들을 되짚어 보 는 방식의 연결시켜두는 작업이 필요 하다”고 강조했다. 평소에는 교과과정 을 따라가면서 관련 시사이슈가 무엇 인지 따져보고 자신의 전공적합성까지 연결해 참고자료를 찾는 심화과정 으로 공부해야 한다면 구술 대비를 위해서는 역으로 시사이슈에서 전공적 합성 교과과정으로 따져보는 연결고리를 되짚는 게 유용하다는 얘기다.

2015 수시에서는 사회과학 오전엔 나온 제시문이 시사와 연관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선거 연령 하향 조정, 부재자 투표 확대 등의 문제가 출제됐다”는 정치외교학과 지원생이 있었던 때문이다. 제시문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2014 수시 수의예과 지균면접에 서는 시험 5일 전 서울대공원에서 호랑이가 사육사를 물어 죽인 사건을 제시했다. 합격자인 제미성양은 5~6개의 신문을 읽어가며 동물관련 기사를 스크랩해 요약하는 ‘신문일기’를 작성해 수의학에 대한 가치관을 적립했다.

대답을 할 때는 자신의 생각에 전개 되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말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논리적으로 과정을 풀어내 는 연습이 필요하다. 임재훈(경제학부, 2014 수시일반)군은 “교수님들께서 문제를 풀어내는 능력을 가지고 있느냐 없느냐가 아닌 문제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사고할 수 있는 힘이 있는지 원 하시는 것 같다. 답변을 할 때 가장 기초적인 부분부터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대답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논리적으로 자신의 주장을 끝까지 관철하는 연습도 중요하다. 김경범 서울 대 교수가 2013년 12월 광주설명회에 서 “인문계 구술면접은 기본적으로 학 생이 대답을 잘할 수 있도록 무언가 도 움을 주지만 어떤 학생은 세밀하게 질문해 곤란에 빠뜨리기도 한다. 교수가 파놓은 함정에 빠져 ‘그런 것 같습니다. 제가 잘못 생각했습니다’고 답하면 생각이 없어 보인다. 인문계열 문제는 기본적으로 답이 없으므로 논리적으로 끝 까지 버티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입 을 번복하는 순간 생각이 부족한 것철럼 보일 수 있다. 예의를 갖추고 끝까지 버텨야 한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자연계열 대비법 ‘교과서 개념간 연결’>
자연계열은 개념을 연결해 글로 쓰고 말로 푸는 훈련이 필요하다는 게 현직 교사들의 조언이다. 서울대 구술문항 검토실무위원을 맡았던 우창영 휘문고 수학교사는 “교과서의 수학적 개념 을 정확히 이해해 이를 확장해야 한다. 아는 것과 아는 것을 설명하는 것은 다른 차원일 수 있다. 용어의 정리나 정의 등을 말로 표현하고 설명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며 “수능과 논술, 구술 준비를 한꺼번에 방법을 추천한다. 수능문제를 풀 때 개념을 잘 살피고 심화학습 을 하면 논술과 구술에 대한 충분한 대 비가 될 수 있다. 수능문제도 충분히 구술문제로 발전할 수 있다. <수능완성 수 학Ⅱ 실전편 B형>의 실전모의고사 4회 29번 문제는 2014 서울대 구술 4번 그래프 해석과 유사한 수능형 문제인식 으로 기존의 수능형 문제가 서울대 구술문제로 출제된 예는 많이 있다”고 말했다.

단원간 연계도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자연계열 수학에서 삼각함수, 함수의 극한, 벡터의 내적, 부등식의 영역 등을 넘나드는 출제가 이루어진 때문이다. 우 교사는 “여러 단원의 개념을 통합하는 방법을 생각해봐야 한다”며 “모두 교과 범위 내에서 출제됐지만 최상위권 학생을 변별해야 하기 때문에 단원간 연계된 복합적인 문제를 출제할 수밖에 없었다. 문제를 다양한 각도에서 단면으로 해체해 분석한 후 다시 결합하는 방법으로 접근해보라. 풀이과정을 써보 면서 출제의도가 보일 때까지 연습해보 라”고 조언했다.

화학의 경우 글로 쓰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방법을 추천했다. 손은정 휘문고 화학교사는 “화학은 왜 그러한지, 어떻게 적용되고 정리될 수 있을지 평소 고민해보는 것이 논리력을 키우고 해당 키워드에 대해 깊이 학습할 수 있는 방법”이라며 “수능 모의 기출문제 중 난도 있는 문제를 골라 풀이에 사용 하는 개념과 문제를 풀어내는 순서, 마 리까지 하나의 글로 써보는 것이 기초실력을 닦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후 구술기출문제를 풀어보자. 본인이 판단하기에 사용해야 할 개념으로 풀어 본 후 예시답안 출제근거와 비교하면서 생각하지 못했던 점을 채워나가라”고 조언했다.

자연계열은 교수들이 면접 과정에서 일종의 ‘팁’을 주는 것도 특징이다. 김경범 교수는 “자연계는 기본적으로 교수 들이 도와주려 한다. 도움을 달라고 적극적으로 나서고 도와 줄 때 잘 알아들으라. 못 알아들으면 못 알아들었다고 이야기하라”며 “지난해 물리를 요구하는 모집단위에서 물리Ⅱ를 고교에서 이 수하지 않은 학생이 구술면접을 통과해 최종합격했다. 자신이 아는 개념과 용어만 정리하고 모르는 내용을 구분한 뒤 면접에서 학생이 교수에게 질문을 했다. 상황이 역전된 것이다. 교수들은 재미가 있어서 대답을 해주기 시작했는데 학생이 알아듣고 문제가 무엇을 묻는지 이해를 했다”고 말했다.

<공통문항 활용방식>
구술면접 과목은 지난해와 동일하다. 인문대 사회과학대(경제학부 제외) 사범대(수학교육과 제외) 등 3개 단과대는 인문학+사회과학 관련 제시문을 활용한다. 경영대 경제학부 농경제사회학부 소비자아동학부는 사회과학+수학 관련 제시문을 활용한다.

자연계열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공통문항을 활용한다. 식물생산과학부 산림과학부 식품동물생명공학부 응용생물화학부 식품영양학과 등 5개 모집단위는 화학+생명과학 제시문을 활용한다. 수리과학부 통계학과 공과대학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수학교육과 등 5개 모집단위는 수학 제시문을 활용한다. 바이오시스템/소재학부는 수학+생명과학 제시문을 활용한다. 물리/천문학부는 물리 제시문, 화학부는 화학제시문, 생명과학부는 생명과학 제시문, 지구환경과학부는 지구과학 제시문을 활용한다.

인문계열과 자연계열 모두 모집하는 모집단위는 계열에 맞게 선택이 가능하도록 했다. 의류학과는 화학+생명과학 제시문 또는 사회과학+수학 제시문 중 1개를 선택하면 된다. 간호대학은 화학+생명과학 또는 인문학+사회과학 제시문 중 1개를 선택하면 된다. 자유전공학부는 인문학, 사회과학, 수학1, 수학2 중 3개를 선택하면 된다. 통상 인문계열 학생들은 인문학+사회과학+수학1을, 자연계열 학생들은 수학1+수학2를 선택하고 인문학이나 사회과학 중 1개를 선택하는 편이다. 수학1은 수학Ⅰ과 미적분과 통계 기본 수준에서 나오며, 수학2는 수학Ⅱ와 적분과 통계, 기하와 벡터 등에서 출제된다.

공통문항을 활용하지 않는 모집단위는 의예과, 치의학과, 수의예과 등 의학계열과 예체능계열인 미술대학, 음악대학이다. 의학계열은 다중미니면접으로 인성과 전공적성을 강하게 평가하고 예체능계열은 실기고사와 실기고사 결과물 및 포트폴리오 등에 기반한 면접고사를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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