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전적으로 신뢰.. 2017학년엔 경영대에 이과학생 10% 배정

[베리타스알파=김경 기자] 올해 오성근(55) 한양대 입학처장(화학공학과 교수)의 ‘컴백’은 한양대의 공격적이면서도 안정적인 입학처 행보를 보여준다. 오 처장은 2007년부터 2년간 한양대 입학부처장, 2009년부터 2년간 한양대 입학처장을 지내다 2011년부터 2년간 대교협 입학전형지원실장의 오랜 입시 경력이다. 지난 2년간 한양대 입학처가 ‘논술전형의 수능최저학력기준 철폐’ ‘학생부종합전형의 학생부 100% 활용’ ‘교육수요자 마인드의 친절한 입학처’ 등 파격행보를 보인 이전에 이미 오 처장의 행보 역시 만만치 않았다. 화학공학과 교수로 97년 한양대와 연을 맺기 이전 아모레와 LG화장품에서의 ‘6년간의 학교 외 경험’은 경직된 교직 분위기를 쇄신하는 ‘부드러운 카리스마’ 행보를 뒷받침한 듯하다. 오 처장은 입학처장 시절, ‘교수직 보장 학과’의 신설과 ‘자연계열에 인문/상경 학과 문호 개방’ 등의 파격행보를 이미 실행해왔다. ‘친절한 입학처’ 마인드는 여전하다.

- 이미 교수직보장 학과, 자연계의 인문/상경 지원가능 등 파격행보가 눈에 띈다. 다시 도입할지
  “교수직보장 학과는 현재는 없어졌지만, 수능 전국 0.1% 정도 안에 드는 학생들이 한양대에 오면 장학금을 지급하고 교비로 유학을 보내주고 교수직을 보장하는 제도였다. 당시 한 해에 7~8명씩 입학했던 기억이 있다. 자연계 학생에 대한 인문/상경 문호 개방은 당장은 힘들지만 현 고2가 입시를 치르는 2017학년부턴 시행한다. ‘교차지원 가능’의 문 여는 시늉만 해서는 자연계열 학생들이 경영대에 합격하기 힘들다. 우리는 2017학년에 경영대에 자연계열 학생들을 아예 정원의 10% 가량 선발한다. 이 학생들은 공대 강의도 들을 수 있다. 자연계열 학생들을 적극 선발해 ‘금융공학인’을 실제로 육성하고자 하는 것이다. 경영과 공학 두 분야에 융합적 지식과 자세를 갖춘 인재에 대해 기업에서도 상당한 관심이라 취업에 많이 유리할 것으로 전망한다.”

▲ 오성근 한양대 입학처장(사진)은 "수요자 중심의 전형설계와 운영"을 강조한다. 고교에 대한 전적 신뢰를 반영한 학생부종합전형(자소서 추천서 없이 학생부만을 평가) 역시 올해도 유지하며 공교육 정상화에도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사진=신승희 기자 pablo@veritasnews.kr
- 입학처장 시절 학생부종합전형(당시 입학사정관전형)의 확대에 큰 관심이었다
  “정부에서 당시 사정관제를 강조했고 지원도 활발했다. 이후 대교협 입학전형지원실장을 지내며 각 대학 입시를 조율하고 관장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관심도 생겼다. 각 대학에 입학사정관 대상의 특강을 적극적으로 다니는 등 제도 정착을 위해 상당히 노력했다. 당시엔 도입 초기였기 때문에 인성조차도 지표화하는 등 경직되고 어수선한 측면이 있었지만 현재는 잘 안착되는 과정이라 본다. 전임 처장께서 한양대 입시 간소화를 파격적으로 이끌어가셨던 것 역시 잘하신 일이라 여긴다.
돌아보면 2000년대 후반의 입시에 비해 최근의 대입은 상당히 간소화했다. 전형개수도 당시 2300여 개에서 이젠 4~5개 정도로 이해하기 쉽게 바뀌었다. 학생들이 준비하는 데도 당시보다 수월하리라 본다. 수능점수로 줄을 세워 경쟁일로로 치닫기보다는 학생 개별 경쟁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학생부종합전형의 확대도 바람직하다고 본다.”

- 학생부 100% 반영의 학생부종합전형은 우려도 공존한다
  “학생부만 평가하기 때문에 학생부에 드러나지 못한 경쟁력을 보지 못할 것이란 우려인데, 오히려 학생부만 평가함으로써 교사들의 지위를 향상시키고 공교육을 강화시킨다고 본다. 학생부는 유일하게 사교육이 미치지 못하는 영역이다. 한양대는 학생부를 절대적으로 믿고 학생부가 제일 중요하다고 여긴다. 올해 학생부종합전형을 통해 고른기회를 포함, 1000명 넘게 선발할 예정이다. 지난해보다 늘었다. 논술전형을 줄이고 학생부종합전형을 점차 늘려나갈 예정이다. 학생부교과도 올해 면접을 폐지하고 100% 학생부교과만으로 평가한다.
  사실 수능점수만 갖고 사정한다면 우리도 편하다. 다만 수능점수만 갖고 사회에 진출해서도 잘할 것인지는 고민해야 한다. 한 줄에 줄 세우기보다는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종합적으로 평가,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본다. 대학이 고교를 믿어야 한다고 본다. 다만 교사들께서는 학생부에 학생의 경쟁력이 잘 드러나도록 기재를 충실히 해주시길 바란다. 수사가 아니라 내용을 주심으로 평가한다는 사실을 교사들께서 알아주셨으면 한다.”

- 수능최저를 적용 안 하는 한양대 논술전형에 관심이 많다
  “올해 입시는 지난해 큰 틀은 유지하는데, 논술에 큰 변화다. 수능 이후에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것이다. 수능 이후에 실시하긴 하지만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수능최저학력기준은 적용하지 않는다. 논술문제도 어렵게 따로 준비하지 않아도 학교교육만으로 해결 가능하도록 교과서 위주로 쉽게 출제할 방침이다. 변별력은 자연계열과 상경계열에선 수리논술에서 나는 편이다. 인문계열의 경우 변별력 강화를 위해 올해 논술연구회를 만들어 교수 중심으로 논술출제방향과 모의논술의 출제와 채점 등에 관해 교수들의 조율과정을 치밀하게 거칠 예정이다. 논술전형은 올해 65명 가량 정원을 줄였다. 향후 점진적으로 줄여나갈 예정이다. 2017학년에 상당부분 축소시키려 노력할 것이다.”

- 앞으로 어떻게 운영해나갈 예정이신지
  “투명하게 명쾌하게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느 누가 봐도 명쾌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전형설계를 진행할 예정이다. 전년도 입시결과도 일부 대학은 등록자 상위 70%까지의 자료만을 공개하지만 한양대는 등록자 100%의 자료까지 투명하게 공개한다. 등록자 내신성적과 수능백분위 합격사례 충원율 등 모조리 공개한다.
  수요자 중심의 친절 마인드 역시 한양대가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이다. 올해 3년째 설명회 이후 일대일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평가자가 직접 입시상담해주는 데 의미가 있다. 한양대는 친절이 모토다. 일부에선 상위권 대학일수록 ‘불친절’이 미덕 아닌가 생각도 하시지만, 한양대 입학처는 전원 입사할 때부터 ‘친절’을 주입 받는다. 심지어 ‘우리는 을’이라는 생각으로 수험생과 학부모를 모시는 마음이 기본이다.
  장학제도도 간단하고 명쾌하다. 다이아몬드7학과(융합전자공학부 소프트웨어전공 에너지공학과 미래자동차학과 정책학과 행정학과 파이낸스경영학과) 수시/정시 합격자(추가합격 포함) 전원에게 4년간 전액장학금, 정시 가군 최초합격자 전원(예능계열, 특별전형 제외)에 4년간 50%의 장학금 지급의 장학제도다.
  이전 입학처장 시절에도 강조했던 것인데, 한양대 입학처는 일하는 입학처가 아니라 ‘연구하는 입학처’다. 직관이나 경험만을 바탕으로 할 수 없다고 본다. 전형설계를 연구하고 분석하는 것은 물론, 2년 전부터 대입전형 R&D센터가 입학생들에 대한 종단연구를 체계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각 전형 입학생들의 사회 진로 이후까지 수집을 목표로 한다. 4~5년간 실시해 빅데이터의 의미를 갖게 하려 한다.”

- 수험생들에 조언하신다면
  “한양대의 전형설계를 두고 우려하시는 분들도 있다. 물론 과정상에 오류도 있을 수 있겠지만, 큰 방향은 맞는 듯하다. 문제점이 있다 하더라도 큰 틀을 유지하는 가운데 조율 보완하는 수준으로 나아가려 한다. 수험생들이 혼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학교생활에 충실히 임한다면 한양대 입학에 불필요한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아도 되도록 전형을 운영해나갈 예정이다.
  책상 앞에도 붙여두고 매번 확인하는 내용인데, 대입전형의 운영은 수시에선 학생부 중심으로 기초학습능력이 있으면서 선발인재상에 부합하는 인재, 정시에선 수능 중심으로 지식이 많은 인재를 선발하는 데 기본방향을 두고, 점차 수시에서의 선발비중을 확대하고자 한다.
  신입생을 선발할 때는 ‘창의와 나눔을 바탕으로 한양대의 설립이념인 사랑을 실천하는 지도자로 성장할 수 있는 인재’에 주목한다. 창의적 인재란 끼가 있는 인재, 열성적인 인재, 개성이 있는 인재, 도전정신이 있는 인재다. 나눔의 인재란 봉사와 배려와 인성을 갖춘 성실한 인재다. 적격자라 생각하는 수험생들의 지원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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