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임 김일형 대원외고 교장..'또다른 비상 기대'

[베리타스알파=김경 기자] 강석윤(67) 인천하늘고 교장이 4년임기를 채우고 38년 교직생활을 마무리했다. 13일 하늘고 종업식이 열린 직후 강 교장의 뜻에 따라 조촐한 퇴임식이 진행됐다. 강 교장은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설립한 전국단위 자사고 인천하늘고의 초대교장으로 스카우트된 인물이다. 구 자립형사립고(당시 포항제철고와 함께 민사고 상산고 현대청운고 광양제철고 해운대고 총 6개교)로서 전국적 관심을 끌기 전부터 이미 전국명문의 반열에 오른 포항제철고 신화의 일등공신이기도 한 강 교장은 포항제철고 교장으로서 정년퇴임을 마친 직후 인천하늘고 초대교장으로 스카우트됐다. 재단과 교사 학생 학부모를 아우르는 신설학교 초기세팅을 성공적으로 다지고 영광스런 퇴임을 했다는 평가다.

인천하늘고는 개교 당시부터 교육취약지역으로 알려져있던 인천지역의 '희망'으로 우뚝 서왔다. 특히 선발효과보다 고교경쟁력을 발현, 공교육모델로 자리했다는 평가다. 인천하늘고가 유일하게 광역단위로 선발한 자원으로 '수능 꼴찌 인천'이라는 지역적 열세를 고스란히 안고 있던 1기의 실적부터 화려하다. 서울대 7명, 고려대 5명, 연세대 12명 등 SKY 합격자(이하 중복합격)가 24명이다. 특히 서울대 실적은 전국랭킹 88위의 실적으로 7명 전원이 수시 합격함으로써 괄목할 수시체제를 입증했다. 전국단위 자사고이긴 하지만 전국단위 모집인원이 20명에 불과하고 1기의 경우 정원 225명보다 적은 185명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괄목할 성과다. 2015학년 대입을 치른 2기는 서울대 10명, 고려대 20명, 연세대 8명 등 SKY 38명으로 실적을 불렸다.

▲ 강석윤 인천하늘고 초대교장이 4년 임기를 마치고 38년 교직생활을 마무리했다. 수원 영복여고에서 교직을 출발, 포항제철고 교장을 정년퇴임한 강 교장은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스카우트로 인천하늘고 초대교장을 지냈다. 인성과 입시를 아우른 하늘고 교육모델의 초기세팅을 성공적으로 다졌다는 평가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인천하늘고의 진학성과는 강 교장이 나이를 가늠키 힘들 정도로 '부지런을 떨며' 교사와 외부강사를 초빙해온 결과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사로 부임한 첫 학교인 수원 영복여고를 부임 4년 만에 전국랭킹에 오르게 했고, 포항제철고의 현 수시체제 기반이 된 대학연계 프로그램의 토대를 만든 장본인인 강 교장은 이미 실적을 통해 재직한 고교마다 강공 드라이브를 통해 고교에서 혁신이 무엇인지를 보여준 인물이다. 하늘고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졸업생을 채 내지 않은 신생 하늘고엔 서강대 한양대 KAIST 중앙대 연세대 경희대 등 상위대학들의 입학처장들이 하늘고로 찾아 설명회를 꾸준히 열었다. 서울대 KAIST 고려대 한양대 이화여대 건국대 등의 교수들이 참여하는 교육프로그램 외에 포철고에서부터 유명했던 러시아 수학교수의 수준 높은 수학교육 역시 하늘고의 특색이 됐다. 신생 하늘고의 교사 라인업 역시 돋보인다. 심주석(수학) 김창재(수학) 이다지(역사) 교사 등 EBS 스타강사만 6명이다. 전국연합학력평가 출제위원, 수능교재 집필진이 다수 재직중이다. 교사연령은 개교 당시 평균 34세로 시작, 현재 37세에 불과하다. 공교육 스타들과 대학연계 프로그램을 갖추고 수많은 자체연수와 교과협의를 정례함으로써 교사경쟁력 역시 갖추는 데 중심추 역할을 한 주석훈 교감을 영입해온 것도 강 교장이 하늘고에서 임기 4년간 역량을 펼치는 데 큰 힘이 되었다 하겠다. 임직원자녀전형을 운영하는 대기업 자사고 포항제철고(포스코)에서도 그랬듯 인천하늘고(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도 재단과의 협력체제 구축 등에 있어 노련한 공력을 발휘했다.

강 교장이 진학에만 올인했던 건 아니다. 주당 1예 2시간, 1차 2시간으로 2년간 운영되는 '1인1체1예' 외에도 공식/비공식적으로 학생들이 마음을 붙여 만들어낸 동아리활동은 하늘고 학생들의 정서를 담보하는 동인이다. 입시교육이라 할 수 있지만 입시교육처럼 보이지 않는 교육시스템도 주목할만하다. 예체능이건 입시과목이건 간에 두세 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하더라도 강좌를 열고, 학생들에게 끊임없이 책을 읽고 논문을 쓰게 함으로써 학생 스스로 경쟁력을 높인다는 시스템을 구축해낸 것이야말로 하늘고의 경쟁력이라 할 수 있다.

강 교장의 학교사랑은 학교 홈페이지에 강 교장이 꾸준히 작성해 올린 '하늘소식'에서도 엿볼 수 있다. 학교 내 소식들, 교사들의 근황에 대해 상세하고 담백하게 전한 글들로 채워진 '하늘소식'은 매월 끊이지 않고 업데이트되어 왔다.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에게 격려의 얘기를 담은 강 교장의 애정이 돋보인다.

강 교장은 인천출신 49년생이다. 문예창작과의 모태로 유명한 중앙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수원 영복여고에서 교사로 첫 발을 내디딘 지 3년 만에 보직을 맡아 학교생활을 이어왔다. 서울대 실적이 전혀 없던 영복여고가 강 교장의 노력으로 20명, 강 교장의 반만 해도 10명의 서울대 실적을 내자 83년 개교 2년 된 포항제철고가 강 교장을 스카우트, 이듬해부터 3학년 부장교사의 보직이 시작됐다. 강 교장은 보직 첫 해 3학년 120명 중 10명을 서울대에 진학시켰고, 포철고가 자립형사립고로 전환하는 데도 역량을 펼쳤다. 2006년부터 2011년 2월 정년퇴임까지 교장을 지냈다. 퇴임했음에도 불구하고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스카우트되어 인천하늘고 초대교장으로서 2011년부터 4년 임기를 마쳤다. 전국단위 모집은 20명뿐이라 인천 및 인근지역의 자원 위주인 1기에 이어 2기에서도 괄목할 진학성과(SKY기준 1기 24명, 2기 38명)를 냈다. 강 교장의 행보는 고교현장에서 낯설었지만 거치는 학교마다 전국적 파란을 불러일으키는 성과와 실적으로 강석윤표 혁신의 정당성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강 교장의 후임으로 김일형 대원외고 교장이 자리할 예정이다. 김 교장은 재직한 대원외고가 학부모 중심이라는 편견을 깨고 학교교육으로 괄목할 실적을 낸 데 중심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대원외고는 영어내신 위주로 선발해 전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학력이 약화됐던 자기주도학습전형 1기를 데리고 2014학년 대입에서 서울대에 최종 96명(수시63명+정시33명)을 합격시켜 서울대 실적 전국1위를 달성한 데 이어, 2기가 응시한 2015학년 대입에선 서울대에 79명(수시48명+정시31명)을 합격시켜 서울예고에 이은 전국2위를 기록했다. 서울예고가 전형의 '무대'가 다르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사실상 대원외고가 전국1위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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