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탐방] 포스텍 조준호 입학학생처장 인터뷰

[베리타스알파 = 김경 기자] 조준호(46) 포스텍 입학학생처장(전자전기공학과 교수)은 포스텍과 11년째 인연을 맺고 있는 ‘젊은 피’다. 규모가 작지만 때문에 운신의 폭이 넓은 포스텍은 인재 임용에도 젊은 피를 수혈하는 데 거침이 없다. 학생지도와 관련한 보직을 맡아오며 “회초리 드는 역할”을 해온 조 처장이 입학학생처 수장이 된 것도 당연했다. 전교생이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포스텍에서 학생들은 선발 이후 생활관리에서도 조 처장의 회초리에 따라 자신을 단단하게 다져가고 있는 셈이다.

▲ 포스텍 조준호 입학학생처장
- 포스텍의 특장이라면
“포스텍은 ‘사립대학’이라는 근본적 차이가 장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이공계특성화대학들은 국립대학이기 때문에 학교의 운영이나 정책의 결정에 있어서 정부의 승인이 필요한 경우가 사립대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다. 이는 의사결정의 효율성을 제한하고, 의사결정의 속도를 제한하지만, 포스텍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교육 및 연구 등 학교 제반에 걸친 정책 결정에 있어서 더 유연하고 빠른 결정을 할 수 있다는 것은 포스텍이 가지는 큰 장점이다.
또한 포스텍은 개교 당시부터 산학연간 협력체제 구축을 건학이념에 명시했다. 각 부문의 협력을 통해 인력과 연구성과의 교류 및 산업 현장으로의 적용까지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한 것은 포스텍이 가진 또 다른 장점이다. 포스텍은 포항산업과학연구원 및 포스코와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심지어 포항산업과학연구원은 포스텍 캠퍼스 내에 위치하고 있다. 기술사업화센터에서는 기술지주회사, 포스코기술연계센터, 창업보육센터를 통합 관리해 창업아이템 발굴, 보육-산학협력-창업 및 창업기술지원의 유기적 관리, 산학연 연계의 생태계 조성 등을 꾀하고 있다.
최근 포스텍은 학생들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혁신적인 스타트업의 창업에도 적극적으로 지원을 하고 있다. 특히 APGC(Association of POSTECH Grown Companies)에서는 포스텍 구성원의 스타트업 창업을 지원하고 장기적으로 포스텍 출신의 혁신적인 기업가가 탄생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동문 대학 기업들이 모여 스타트업 계획을 발표하고 의견을 주고받는 컨퍼런스를 개최하는 등 포스텍 출신으로서 스타트업 설립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 개소한 ‘창조경제혁신센터’ 역시 지역의 전략산업과 연계하여 혁신적인 기업의 탄생을 지원하게 될 것이다.
포스텍의 전통적인 강점이지만, 여전히 강점으로 작용하는 ‘소수정예’ 그리고 뛰어난 연구인프라 역시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교수 1인당 학생 수가 매우 적기 때문에 학생 1명에게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이 많고, 지도교수 역시 학생에 대해 관심이 높다. 1인당 교육 투자비 역시 타 대학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에 각 학생에게 제공되는 기회 역시 매우 많다.
2015년에 완공되는 4세대 방사광가속기와 같은 연구 인프라 역시 다른 대학은 가지기 힘든 포스텍만의 장점이다. 빠른 의사결정을 통한 과감한 연구인프라 투자와 산업체와의 긴밀한 연계를 통해 단순히 교과목의 지식만 습득하는 대학에서는 얻지 못할 확실한 ‘실력’을 얻을 수 있는 대학이 포스텍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입시에서 주목하는 학생역량은
“학업역량과 잠재력의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학업역량 면에서는 ‘포스텍에서 수학할 수 있는 학업 역량 유무’에 초점을 맞추어 평가한다. 다만 학업 성적을 가지고 줄을 세워 학생을 선발하지 않는다. 학업역량이 충분히 갖추어진 학생들의 합격여부를 결정짓는 것은 학생들의 잠재력이다. 학생들의 잠재력에는 다양한 항목들이 포함되는데, 이공계 분야에 대한 관심과 열정, 학업 태도, 리더로서의 역량, 공동체 기여 의지 등을 중심으로 학생의 역량을 평가하게 된다.
포스텍은 단순히 공부를 잘하는 학생을 원하지 않는다. ‘성적’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성장’이라고 여긴다. 입학 후에도 이공계 분야의 학업을 지속할 수 있는 열정과, 좋은 학업 태도를 가지고 주변 친구들과 협업할 수 있는 인재가 포스텍이 선발하고자 하는 인재다. 특히 향후 이공계는 다양한 분야의 학제간 연구 및 융합학문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질 것이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함께 일할 수 있는 팀워크, 리더십과 같은 인성적 측면 역시 매우 중요한 평가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 정시모집을 실시하지 않는 이유는
“입학 후 적응 및 성과 등을 분석해본 결과, 수시모집으로 입학한 학생들의 성과가 정시모집으로 입학한 학생들의 성과보다 상대적으로 좋았다. 수능의 정형화된 문제풀이를 중심으로 학습을 해 온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대학 입학 후 근본적인 개념이나 원리를 중심으로 접근해나가는 대학교의 학습 방식에 적응하는 데 애를 먹는 것이 주된 이유라고 판단했다. 포스텍이 2010학년도 입학전형부터 전원 수시모집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다. 다만 수능 점수를 통해 학생을 선발하는 것이 수시모집에 비해 열등하다거나, 문제가 많다는 뜻은 아니다. 수능 점수는 훌륭한 기준이 될 수 있는 전형요소이며, 수능 점수를 활용한 학생선발 역시 좋은 학생을 선발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포스텍의 학업적 특성상 수능을 통한 학생선발보다는 수시모집을 통한 학생선발이 어울린다고 이해해주시면 좋겠다.”

- 포스텍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에 조언한다면
“학생의 주어진 배경을 이해하여 종합적으로 평가하지만 적어도 인성적 측면이 좋지 않은 학생들은 소수의 학생들이 기숙사에서 단체 생활을 하는 포스텍의 특성을 고려할 때, 부정적인 평가를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일부 학생들이 전략적으로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한 교과목은 ‘포기’하기도 한다. 학업역량 평가에서는 충분히 학업역량이 있다고 평가 받지만, 학업태도에서는 고민할 수밖에 없는 학생이다. 모든 것을 다 잘하라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적어도 본인의 수업시간만큼은 최선을 다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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