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탐방] KAIST 이승섭 입학처장 인터뷰

[베리타스알파 = 김경 기자] 이승섭(55) KAIST 입학처장(기계공학과 교수)은 부드러운 친화력에 아이디어가 번득이는 인물이다. 2010년 학생처장 시절 설계해놓은 신입생 추수지도 프로그램은 현재 입학처 산하 새내기행정팀에서 진행, 전국적 관심을 받고 있다. 입학전형팀에서 선발한 학생을 새내기행정팀에서 1년 동안 KAIST 체제에 적응하도록 관리하고 있는 가운데 이 처장의 교육관이 KAIST의 ‘도전’ ‘창의’ 정신과 맞물려 차원이 다른 이공계 인재를 키워가고 있는 셈이다. 서울대 공대를 졸업한 이 처장은 UC버클리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고, 1년 가량 삼성종합기술원, 6년 반 가량 포스텍을 거쳐 KAIST에 온 지 올해 12년째다. 입학처엔 2012년 4월 발을 들였다.

▲ KAIST 이승섭 입학처장
- KAIST가 가지는 특징이라면
“KAIST의 가장 큰 특징은 세계가 인정하는 최고 수준의 연구 및 교육역량이다. ‘Join KAIST, Be the best in the world!’라는 KAIST 입학처의 캐치프레이즈와 같이 이미 KAIST에서는 세계최고 수준의 교육과 연구를 경험할 수 있다. 2014 QS 세계 대학평가에서 KAIST는 종합대학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종합순위 51위에 랭크됐다. 특히 공학/IT 분야에서 KAIST는 세계 17위 대학이다(MIT 1위, 칼텍 8위, 동경대 13위, KAIST 17위, 서울대 23위).
‘다양성’ 또한 KAIST가 지닌 특징이다. KAIST에는 과학영재학교, 과고, 자율고, 일반고, 외국고, 외국인 등 고등학교를 마칠 때까지 다양한 유형의 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균형 있게 분포하고 있다. 태국의 최고 영재들이 다니는 마히돌 영재학교에서도 해마다 여러 학생들이 KAIST에 입학하고 있으며, 심지어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의 대입시험 전국 수석을 차지한 영재학생이 KAIST에 입학하는 등 KAIST는 세계 각지의 영재들이 함께 공부하고 연구하는 장이 되고 있다. 외국고전형의 경우 매년 60여 개국의 교포 및 주재원 자녀들이 지원하고 입학하고 있는데, 미국 아이비리그, 영국 옥스포드 등 세계적인 대학에 동시에 합격하고도 KAIST에 입학하는 학생들이 상당수 있다. KAIST가 전액장학금 등의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이유도 있겠지만, 우리나라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진 영향도 있으리란 생각이다. 입학생 중 비중이 높은 과고의 경우 전국 21개 과고에서 지역적으로 고르게 입학하여 KAIST만이 지닌 다양성을 더해준다.
‘Happy Campus’ 역시 특징이다. 즐겁고, 재미있고, 구성원 모두가 만족하는 대학. 바로 KAIST의 새로운 변화다. KAIST 하면 흔히 공부와 실험만 하는 조용한 캠퍼스의 모습을 떠올렸던 것이 종래 이미지이지만, KAIST 캠퍼스의 실제는 다양한 사람들이 어울려 다채롭게 생각을 나누고 취미를 함께하는 역동성과 즐거움이 가득하다. 특히 하버드의 프록터 제도를 벤치마킹하여 운영하고 있는 신입생 프로그램은 많은 예산을 투입하여 강의실에서부터 기숙사에 이르기까지 신입생들의 학업과 생활을 지원하고 있다. 덕분인지 최근에 신입생의 만족도는 지속적으로 거의 100%에 가까운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 KAIST가 입시에서 주목하는 학생역량은
“‘노벨상이나 필즈메달을 수상할 사람’ ‘10만명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사람’이 KAIST가 발굴하고자 하는 인재다. ‘잘 한 학생’이 아닌 ‘잘 할 수 있는 학생’을 선발하고자 한다. 수험생들은 수학, 과학, 소프트웨어, 디자인 등에 관한 빼어난 전문지식은 물론, 열정과 도전정신이 있어야 한다. 국가와 사회에 대한 사명감도 갖춰야 한다.
KAIST는 ‘숨은 보석’을 찾기 위해 입학사정관제를 처음으로 도입하면서 전면적으로 시행하는 등 혁신적인 입학전형을 실시하기도 했고, 지구 반대편 아프리카까지 찾아가 학생들을 선발하고 있다. 노력의 결실은 URP 프로그램 등을 통해 나타나는 학부생들의 성과로 확인된다. KAIST 학부생들은 매년 130여 과제를 URP 프로그램을 통해 수행한다. SCI급 논문, 유명 저널 표지 논문 장식 등의 성과가 나오고 있다. 연구분야에 탁월한 역량을 보이는 학생들 중에는 성적이 매우 뛰어나지 않은 경우도 있는데, 이러한 학생들은 강의실보다는 연구실에서 자신이 지닌 장점과 열정을 나타낸다. Start-up KAIST와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최근 학부생들의 창업이 두드러지고 있는 점도 고무적이다.”

- KAIST 진학을 희망하는 수험생들에게 조언한다면
“자기주도성이 부족한 학생, 일찍이 공부를 잘해서 두드러졌지만 대학입학 시기에 공부에 지쳐 열정을 불태우지 못하는 학생들은 정작 진정한 공부가 시작되는 대학생활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본인의 선택과 의지로 공부하지 않고, 사교육에 길들여진 학생이라면 지금 자신이 지쳐있지는 않은지, 계속해서 스스로 동기부여할 수 있는지, 자신 안에 꺼지지 않을 열정이 있는지 고민해봐야 한다.
최근 대입전형 방법이 변화하면서 고교생활 중 다양한 활동을 통하여 자신의 열정을 나타내고자 하는 학생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다만 일부는 기본에 소홀하고, 한쪽에 치우치거나, 학교를 벗어난 활동이 지나치는 경우도 있다. 기본기와 성실함이 부족하다면 열정이라는 말로 포장하여도 언젠가는 그 한계를 드러내게 마련일 것이다. KAIST는 이를 고려해 기본역량을 갖추면서 도전정신과 창의성을 갖춘 균형 있는 학생을 발굴하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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